[포티스 플리거 블랙] ★ 함 사세요~! ★ Fortis
안녕하세요, 아롱이형입니다!
이번 달에 15년지기 친한 친구가 장가를 갑니다.
그래서 저번 주 금요일 저녁,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바로 '함'을 들이기 위해서죠.
요즘은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이 많아서인지, 함을 들이는 경우가 많이 없죠.
늦은 밤에 소리 지르고 실갱이를 벌이는 것이 민폐로 여겨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나름, 이웃들에게 결혼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알리고, 예비 처가와 신랑측 간의 해학이 담긴
우리네 문화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런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게 좀 아쉽긴 합니다.
어쨌든, 저와 제 친구들은 모두 처음 해보는 '함들이기'!!!
모두들 퇴근 후에 삼삼오오 모였습니다.
마트에 가서 오징어를 사고, 커터칼과 고무줄을 샀습니다. 양초도.
손재주가 있는 친구가 자신이 쓸 오징어 가면을 열심히 커팅 중입니다.
'코도 뚫어야 하지?' 요러면서 말이죠. ㅋㅋ
그리고 오늘의 예비 신랑이 준비해 온 청사초롱!
안에 오늘 산 양초를 세워 넣고 불을 밝혀야 합니다.
오늘, 저는 포티스를 데려 갔습니다.
왠지, 쌀쌀한 밤에 밖에서 신부측과 실랑이를 벌이려면, 야광놀이도 할 수 있는 요녀석이 제격이란 생각이 들어서.. -_-;;
오옷!!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오징어 가면이 완성 되었군요!
귀에 걸칠 고무줄이 마땅한게 없어서 마스크를 하나 사서 고무줄만 떼내어 오징어에 걸었습니다. ㅎㅎ
그 사이, 다른 친구는 열심히 청사초롱을 셋팅 중입니다.
저는... 시계 사진 찍는 중. ㅎㅎ
이런.. 벌써 7시 10분이군요. 늦었습니다. 얼른 예비 신부 집으로 가야겠습니다.
신부 집 앞에서 최종 리허설을 앞두고 있는 오징어 가면맨.
그리고... 또 하나의 주인공, 청사초롱!
짠~!
짠~짠~!!
대놓고 보이는 것보다는 살짝 가려진 듯 비치는 모습이 오히려 더 매력적입니다. 쿨럭 -,.-;;
포티스 야광샷.
친구들이 뭐하냡니다. ㅎㅎ
자, 이제 출발~!!
결전의 순간입니다.
"하나, 둘, 세엣~! 함 사세요~!!!!"
"....."
" 못들었나?"
"다시, 하나, 둘, 세엣~!! 함 사세요~!!!!!"
이 때 친구의 예비 장인어른이 몸소 나오십니다.
그리고 "추울텐데 밖에서 그러지 말고 얼른 들어가, 자, 자, 들어 가자." 라며 제 친구 오징어맨의 등을 떠미십니다.
"어, 엇~???" 하면서 힘없이 끌려 들어가는 오징어맨.
신부측에서는 예비 장모님이나 신부 친구들이 나올 줄 알았는데, 난데 없는 예비 장인어른의 등장에, 예비 신랑도,
오징어맨도, 청사초롱1,2 도, 찍사인 저도 당황합니다.
페이스에 말려서 3분 만에 상황 종료..
함이란게 이런 건가요? ㅠㅅㅠ
다들, 처음 하는거라 기대에 부풀고, 어렸을 때 미술 시간에 조립식 만들듯 오징어 가면을 만들고,
한 시간쯤 버틸까? 밖에 너무 추운데 30분만 할까?? 막 이런 얘기들을 나누며 예비 신부의 집 앞으로 향했는데..
ㅋㅋㅋ
어쨌든, 저와 친구들의 처음 맞이하는 함들이기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그리고 집안에 들어가니, 신부측 분들의 의기양양한 웃음..
예비 장인, 장모님과 예비 신랑인 제 친구, 그리고 함지기인 오징어맨이 맞절을 합니다.
이어서 함 해체식.
하나씩 예물과 예단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신부의 녹의홍상은 언제 봐도 참 예쁘군요.
함 해체식 이후에는 예비 장모님이 하루 종일 준비하셨다는 음식 퍼레이드!
친구 녀석, 음식 솜씨 하나 끝내주는 장모님을 두었습니다.
물론, 저희 장모님 음식 솜씨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만..!!
음식을 먹으려 오손도손 앉은 자리에서 옆자리 친구의 손목에서 번쩍거리는 시계가 제 눈에 들어옵니다.
헉, 이것은!!!!
이것은!!!!
루이 까르띠에?? (게다가 금통??)
용두의 파아란 까보숑 사파이어가 참 매력적인 녀석입니다.
(그리고 금통에, 블루핸즈 ㅠㅅ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크로스샷.
이 친구도 타포 회원입니다.
뭐, 눈팅 회원이긴 하지만, 시계에 관심도 많고, 좋은 시계들도 많이 가지고 있는 친구라서
눈팅하러는 자주 들어온다고 합니다. ㅎㅎ
그러더니, 하는 말.
"닉네임 못 바꾸나 보더라? 아롱이형 친구로 바꾸려고 했는데. "
"어, 못 바꿔. 재가입 해야돼"
그 때 다른 친구 하는 말.
"어, 그럼 난 아롱이형 친구2"
"어, 그럼 난 아롱이형 친구3"
ㅋㅋㅋㅋ
말로만 하지 말고 좀 바꾸든지;;
뭐, 하여튼, 맛난 음식들을 먹고 간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눴습니다.
청사초롱과 오징어가면은 신부 집에 기념으로 놓고 왔네요.
정말이지 어설픈 함들이기였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나중에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추억 하나가 또 생겼습니다.
그럼, 이 날 아침에 찍은 제 포티스 사진 올리고 물러 가겠습니다.
날이 쌀쌀해서 장갑을 끼고 나가게 되네요.
여러분도 이번 주말에는 오랫동안 못 본 친구들과 만나서 즐거운 추억 만드시기 바랍니다. ^-^
Fin.
댓글 28
-
Gilles
2012.11.07 22:57
-
아롱이형
2012.11.07 23:02
다들, 얘기만 하지 정작 실천으로는 안 옮기더라구요. ㅎㅎ
그래도 옆 친구와는 만날 때 마다 시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의외로 주변에 시계에 대한 얘기를 나눌만한 친구들이 잘 없거든요.
그리고 오징어맨이 바로 제가 결혼하기 몇 달 전 먼저 결혼 하면서, 블랑팡을 예물 시계로 들여서,
저를 시계의 길로 인도한 친구 녀석입니다. ㅎㅎ
그 땐 '블랑팡이 뭔데?' 라고 했는데, 몇 달 후에 예물 시계를 고르면서 저도 기계식 시계에 빠지고 말았죠. ^-^;;
아, 이 친구도 타포 회원이긴 한데, 예전에 가입하고 포스팅 딱 한 번 하더니 활동을 아예 안하네요.
이 친구가 글도 좀 쓰고 예술적인 감각도 있는 친구라서, 하나 남긴 포스팅이 꽤 볼만 합니다.
링크 걸어 놓을게요. 정말 특이한 시계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_^;;
-
도사오월
2012.11.08 00:04
ㅎㅎㅎ 정말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ㅡ^ 저 또한 예전 함을 멘적이.. ㅎㅎ 있습니다.. 살짝; 그때 생각을 잠시 하게되네요..
그리고 정말 아롱이(고양이맞는거죠?;) ㅎㅎ 한테 형님들이 너무 많아 지네요.. ㅎㅎ
정성스럽고 아기자기;?한 따뜻한 포스팅 잘봤습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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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2.11.08 08:31
앗, 도사오월님도 함지기를 해보셨군요.ㅎㅎ
저는 이번에 처음 해보는거라서 기대가 컸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친구들 얼굴 보고 같이 뭔가를 한다는게 참 좋더군요.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 -
승희아빠
2012.11.08 01:04
저도 한때 포티스에 꽃쳐서 알아본적이 이있어요..
함 오랜만에 보내요....옛생각이 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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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2.11.08 08:33
포티스는 참 만족감을 주는 브랜드 같습니다.
예전에 함 하셨나 보죠? 기억이 새록새록 나시겠네요. ^-^ -
worb
2012.11.08 01:45
ㅎㅎㅎ 재미있는 포스팅 잘 봤습니다..
친구 분들과 함께 시계 생활하시는 모습이 부럽네요. 제 주위에는 없답니다 ㅠㅠ
그나저나 함 문화가 바뀐 것인가요? 아니면 어르신 선빵(?)에 밀리신 건가요 ^^?
-
아롱이형
2012.11.08 08:37
함께 시계생활 하는건 아니고, 거의 저 혼자 합니다. ㅎㅎ 그리고 사실은.. 함값을 이미 정해서 봉투에 담아두셨다고도하고, 빌라촌이기도 하고, 안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나 저희나 배가 고플거 같기도 한 상황에서 예비장인어른이 나와서 분위기를 몰아가시니 다들 정신없이 휘둘린 것 같습니다. ㅋㅋ 역시 한 만큼 받아야 의지가 생기는지도요. ^-^;; -
longman
2012.11.08 07:12
요샌 진짜 함 잘 안하는것 같아요. 저도 안했고요 ㅋ 근데 이왕 하기로 한거 한번도 못빼고 그냥 들어가신건가요? ㅋㅋㅋ 딴것보다 얼마나 받으셨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
-
아롱이형
2012.11.08 08:40
사실 친구들은 함값으로 술먹으러 갔는데, 전 다음날 아침에 일이 있어서 술자리는 못 갔습니다. 그래서 얼마였는지까지는.. 그래도 넉넉히 주셨겠죠?
함값은 애초에 정해져 있다고 해서 더 쉽게 휘둘린 것 같습니다. 안그랬으면 끝까지 정신 바짝 차리고 버텼을듯 ^-^; -
쭌파파
2012.11.08 07:33
포스팅 잘 봤습니다.
4-5년 전 친구네 처가가 압구정이라 거기서 제가 함지고 사람들의 이목을 좀 끌었던 기억이 나네요^^
친구놈들이 시계에 관심이 있어서 시계 얘기도 좀 할수 있음 좋을텐데, 그렇지 못해 항상 타포에서 해결하네요 ㅋ -
아롱이형
2012.11.08 08:43
저도 이렇게 가끔씩 친구들 만나는 자리가 아니면 시계 얘기할 상대가 없어서 역시 타포에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ㅎㅅㅎ
앗, 4~5년 전이면 저도 결혼 전이라서 압구정에 있었을 때입니다. ㅎㅅㅎ 함하시는거 봤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 -
사이공 조
2012.11.08 07:55
잘 보고 갑니다 -
아롱이형
2012.11.08 08:43
넵, 조심히 들어가셔요! -
박준상옆자리
2012.11.08 08:29
ㅎㅎㅎ 마음 맞는 친한 친구들이랑 좋은 추억을 만드셨네요 ~ 부럽습니다 ㅎㅎ
포티스도 까르띠에도 둘다 넘넘 깔끔하고 예뻐요! ㅋ -
아롱이형
2012.11.08 08:46
그러게요, 오징어맨은 중고등학교랑 재수때 동창, 두 녀석은 고등학교 동창, 나머지는 재수 때 같은 반 친구들.. 그런데 지금은 다들 친해서 벌써 14년 이상 친구들입니다. 일이 있으면 늘 같이 모이곤 하죠. ^-^ -
위하여
2012.11.08 09:10
올해로 결혼 20주년이 11월 22일인데,,,
이벤트를 뭘로해서 마나님께 사랑 받을까 고민 중입니다.
요즘보기 힘든 모습이네요^^
옛날 장가가던날 생각이 납니다.
포티스가 함진애비따라 추억을 만드는군요!! 보기 좋습니다^^
-
아롱이형
2012.11.08 10:04
안녕하세요, 위하여님.
저도 11월에 와이프 생일이 있어서 어떤 선물을 할까 생각중입니다. 함문화는 요즘 보기 힘들어져서인지 더 재미가 있더군요. 즐거운 추억을 떠올리셨기 바라면서.. 오늘 하루도 힘차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 -
치우천황
2012.11.08 11:48
아이고...이건 정말 아닙니다... 한번에 밀려 들어가시다뇨 ^^ 최소한 예비신부 친구분들의 애교섞인 술한잔은 받으셨어야죠 ㅋ ㅋ
처음이라고 하니 한번 용서(^^)해 들릴께요 ㅎ ㅎ
정말 요즘 함들이기 보기 힘들어 세상이 너무 삭막하다 싶었는데... 웬지 옛생각도 나고..정말 훈훈한 포스팅입니다 ^^
시츄에이션에 따라 적절한 시계를 착용하시는 아롱이 형님...정말 멋진 시계생활입니다.
-
아롱이형
2012.11.08 12:32
ㅎㅎ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들어가니 신부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저도 예전부터 한 번 쯤 꼭 해보고 싶었는데, 느즈막히 장가를 가는 친구가 소원을 풀어주네요.
허무하게 끝나긴 했지만, 오징어 가면을 만들고, 청사초롱을 준비하던 과정이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남은 친구들이 아직 몇 명 더 있으니, 다음 기회가 오면, 완전 땡깡 한 번 부려 봐야겠습니다. ㅎㅎ
-
꾸벌뜨
2012.11.08 17:35
오호호호~ 잼있어보입니다..^^
오징어맨은 아롱이형님이 아니셨나봐요~;;;ㅋㅋ
제가 결혼하거나 제 단짝친구가 결혼하게 될땐 저런 재미를 느낄 수 있으려나요?~ㅋㅋㅋ
-
아롱이형
2012.11.08 17:42
네, 저는 찍사였습니다. ㅎㅎ
어른들 말씀에 따르면, 오징어맨은 아들을 낳은 친구가 하는거라고 하시더군요.
꾸벌뜨님 장가 가시거나 친구분 장가 가실 때 하게되면 좋겠지만, 가장 중요한건 예비신부측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는거! ㅎㅎ
나중에 기회 닿으시면 좋은 추억 만드시기 바랍니다. ^-^
-
sarasate
2012.11.09 00:32
아... 시계에 관심이 있는 친구분들이 있다니, 부럽습니다. 전 혼자서 거울에 시계 비춰보면서 (캔디 처럼) 거울속의 나하고 이야기합니다...ㅜㅜ
-
아롱이형
2012.11.09 07:01
아..저도 두세달에 한 번 만나서 잠깐 얘기하는 것 뿐인걸요.. 노래 하나가 생각나네요.. 내 귀에 캔디~♪ 아 놔 ㅜㅜ 힘내세요~ 그래서 타포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
반셔터
2012.11.11 22:21
저도 옛생각이나네요
근데 친구분 넘 당황하셨군요 흐흐
그땐 양반다리로 아스팔트에 딱 붙었어야하는데요
잼난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
아롱이형
2012.11.11 22:42
그러게요.
우리가 한만큼 함값을 받는다고 했으면 아무래도 좀 오래 버텼을 것 같은데,
이미 함값이 정해져 있다는 말을 듣고는 전투력 상실이 된 것 같습니다. ㅎㅎ
그래도 친구들끼리 좋은 추억 하나 만든 것 같습니다.
나중에 술 한 잔 하면서 얘기할 날이 오겠죠. ^-^
-
El fenómeno
2012.11.11 23:11
어이쿠! 낚이셨군요. ㅎㅎ 오징어맨(함진아비)은(는) 말빨 좋고, 넉살 좋은 친구가 해야합니다. ^^
저도 어렸을 적에 몇 번 봤는데 신랑 측 사람들 대단하더라고요~
성인이 되고 함들이 하는 걸 못봤는데 훈훈하네요. ㅎㅎ
-
아롱이형
2012.11.11 23:24
ㅎㅎ
함진 친구 녀석도 원래는 말빨 좋고 넉살 좋긴 한데..
순식간에 당해버렸네요. ^-^;;
주저 앉아서 소주 한 병 깔 생각도 하더니 찬 바람 맞으면서 밖에 있기 싫었나봐요. ㅎㅎ
그리고 아무래도 빌라촌이다 보니, 친구 장인어른께서 민폐 끼칠까봐 서둘러서 데리고 들어가신 점도 있는 것 같아요.
안그래도 제 친구 녀석들 중에 함을 한 녀석이 없어서 좀 아쉬웠는데,
이번에 하게 되서 즐거웠습니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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