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데이네요. 스캔데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사진을 올리고 싶지만 가장 최근에 찍은 사진이
그닥 상태가 좋지 못해서 스캔데이에는 걸맞지 않는 것 같고.. 좋은 시계는 왜 좋은 배우자와 같은지..
결혼 3년차를 맞이하는 관점에서 몇가지 적어볼까 합니다. ^^;;
제 예물시계이자 주력시계이고 양복을 입을때면 늘 함께 하는 론진 마스터컬렉션 문페이즈입니다. 결혼전에 와이프에게
받은 시계니까 함께 한 시간이 이제 3년이 좀 넘었습니다. 각 브랜드포럼에 올라오는 멋지고 화려하고 압도적인 시계들을
늘 탐내면서 보다가도 이 시계에 눈길이 가면 그렇게 부럽고 갖고싶고 안타까웠던 마음이 눈녹듯이 사그라 듭니다.
일전에 어떤 분은 예물 시계가 갖고 싶어서 결혼이 하고 싶다는 글을 올리시기도 했던데.. 시계를 장만하고 싶은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결혼은 그렇게 충동적으로 해서는 곤란합니다. 시계 하나 받자고 너무 댓가가 커질수도 있거든요. -_-;;
아내를 처음 만나서 3개월만에 결혼을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3년째 살고 있구요. 예물 시계도 처음 본 순간에 결정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내는 롤렉스를 사준다고 했지만 저는 이 녀석을 고집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_-;;
그냥.. 아내와 결혼하기로 했을때 같은 직감이었습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저는 결혼한 것도 이 시계를 고른 것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좋은 시계와 좋은 배우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을 봐도 늘 새로운 느낌이 들구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줍니다.
옷(스트랩)만 갈아 입었을뿐인데도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매력이 발견 되기도 하고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이 가끔씩 느껴질때면 왠지 모르게 뿌듯해집니다.
이런 매력과 아름다움이 누구나 다 아는 유명세나 브랜드 밸류가 아니라 나만이 알고 사랑할 수 있는
그런 나만의 것이라는 느낌이 시계에 대한, 그리고 아내에 대한 사랑을 견고하게 만들어갑니다.
제 예물 시계는 섬세하게 가공된 다이얼과 귀족적으로 빛나는 블루 핸즈, 늘 도움이 되는 트리플
캘린더와 달의 주기까지 알 수 있는 문페이즈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을 재고 싶을때는 크로노
그래프 기능까지 있으니 더 이상의 기능은 필요가 없지요. 보면 볼수록 다재 다능하고 질리지 않고 아름다운
시계입니다. 몇년을 차더라도 처음과 같이 빛나는 사파이어글래스를 보면 결혼식을 올릴때, 아내의 젊고
아름다웠던 모습이 떠오르고 케이스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을 보면 조금은 주름살이 늘고 체형이 변했지만
그 시간만큼 넉넉해지고 현명해진 지금의 아내가 떠올라 슬며시 미소를 짓게 됩니다.
(물론, 아내는 여전히 저에게 과분할 정도로 아름답고 또 아름답습니다. ㅎㅎㅎ^^;;)
오늘도 가방을 들고 일을 하러 나섭니다. 제 손목에는 늘 함께 하는 좋은 시계가 있구요. 시계를 볼때마다 점점 사랑이
깊어지는 제 아내를 떠올리며 힘을 냅니다. 좋은 시계는 좋은 배우자와 같다고 생각해 봅니다. 예물시계를 잘 고를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좋은 배우자를 맞이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시계를 보는 안목과 사람을 보는 안목은 결국 비슷한
종류의 것일테니까요.
댓글 21
-
은빛늑대
2010.11.05 13:25
한편에 짧은 수필이네요 ^^ 좋은글 좋은사진 그리고 론진마콜~! -
오류겐마스터
2010.11.05 13:30
아직 예물은 없지만 마치
저도 자기 몸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시계를 갖고 싶네요 -
세오.
2010.11.05 13:44
시계도 이뿌지만, 정말 좋은 말씀을 적어주셨네요. 시계의 가격보단 가치와 의미가 중요하다는것을... -
jamse1
2010.11.05 13:46
시계에 대한 철학이 아름답고 담백합니다. ^^
저는 언제쯤 그런 경지(?)에 오를 수 있을지....^^;;;;;
평생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
복성각
2010.11.05 13:49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로 시계와 여자는 아껴줘야 빛을 발하는거 같습니다.^^ -
라니
2010.11.05 14:04
부인되시는분이 이 글을 읽으면 참으로 좋아하겠습니다.
경상도 남자랑 사는 제 와이프가 갑자기 좀 불쌍하게 느껴진다는....^^;; -
호스킹
2010.11.05 14:10
와~ 진짜 글 멋있습니다~ 지금 구하고 있는 마콜문페에 대한 이런 글을 읽게 돼서 더욱 뽐뿌가 밀려오네요. ㅎㅎ 저도 제 와이프는 사랑하지만 시계는 여러 좋은 걸 차보고 싶네요~ ㅎㅎ 잘 봤습니다~ -
천우신조
2010.11.05 14:19
좋은 말씀과 사진 잘봤습니다. 로키님의 글을 보니 아쿠아테라쿼츠를 다시 보고게되고 다시 생각하게 만드네여. -
드레스덴
2010.11.05 15:17
좋은 글과 함께 우아한 복잡 시계가 참 멋있습니다. -
불일암의뜰
2010.11.05 15:27
로키님 // 글 잘보고 갑니다.. 감동입니다.. ^^
집사람한테 문자보낼까요..
"좋은 시계는 배우자와 같다." ------> 이해 못할거 같습니다..ㅋㅋㅋ 욕이나 안먹으면 다행이죠..^^ -
물고기맘
2010.11.05 15:44
진심이 묻어나는 좋은 말씀 들입니다 ㅎㅎㅎ 글 읽구 저두 3년차 파듯 파듯할때 생각이 잠깐 나네요 ^^*
-
pultke
2010.11.05 15:57
경험에서 우러나는 적절한 비유가 마음에 와닿네요. 시계사랑만큼이나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 참 보기 좋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
벽송
2010.11.05 16:36
약간의 질투심이 나면서도 기분 좋은 글입니다. 사진엔 없지만... 부인되시는 분이 무척 미인이실 듯 합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로키
2010.11.05 16:42
따뜻한 댓글들 감사합니다.^^ 아내에게 잘하는 사람이 나이 들어서도 구박받지 않는답니다. 예물시계말고 좋은 시계를 더 만나려면.. 행복한 아내가 필수이기도 하구요. 아내에게 잘합시다요들. ^^ -
배론
2010.11.05 17:00
저는 아직 미혼이라 안그래도 제 와이프라고 생각하고 챙겨주고 있습니다. ㅋㅋㅋ 로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저 복잡마콜을 선택하신 로키님이 참 멋져보입니다^^ -
피사의사탑
2010.11.05 17:52
이런게 진정한 시계생활인가요~^^ 멋지십니다 멋진생각이세요 -
초록화랑
2010.11.05 18:40
좋은배우자와 함께 좋은시계를 가지고 계신 로키님이 부럽습니다 ^^ -
카라준
2010.11.06 09:49
제 시계생활을 다시 돌아보게끔 만드시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타임러버
2010.11.06 18:42
좋은 글이네요..아내에 대한 사랑도 깊으신듯.. -
태그마니아
2010.11.06 20:45
잠시 생각에 잠기게 하는 멋진 글이었습니다~^^ -
studever
2010.11.08 01:58
시계를 자주 바꾸고 픈 저로서는 정착하고 싶은 제 마음과도 닿아, 좀 뜨끔하기도 하네요.ㅠ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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