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츠의 속살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Cartier
네에...
정말 그런 거 같습니다.
제목 그대로, 누구도 쿼츠의 속살 따윈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ㅎㅎ
하지만 모름지기 시계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으로서,
쿼츠의 똥꼬도 과감하게 따주는 센스가 있어야 합니다. (표현이 너무 저질스러운가요? ㅋ)
그래서 밤에 심심하고 잠도 잘 안 오길래
제 탱크 솔로의 뒷백을 열어 제끼는 뻘짓을 감행해 봤습니다.
마침 작은 1미리 드라이버가 있길래 쉽게 개봉...
역시 쿼츠의 속살은 별거 없군요...
방수용 고무패킹을 벗겨 내고 안에가 좀 더러워 살살 때도 벗겨 줬습니다.
제 까르띠에 탱크 솔로 L 모델에는 칼리버 690이 들어갑니다.
산토스 드모아젤 L 사이즈와 발롱 블루 M 사이즈 모델 등에도 동일한 칼리버가 들어갑니다.
초침도 없는 아주 단순한 구조의 타임 온리용 쿼츠 무브이죠.
쿼츠 무브 주제에 그래도 브랜드랍시고, 제네바 스트라이프도 돼 있고 몇개의 인조 루비도 보이네요 ㅋㅋㅋ
네에... 그래도 역시 쿼츠라 좀 많이 허접하군요.
다시 결합하고 착용해 봅니다.
제건 쿼츠지만 제가 까르띠에 탱크 라인 자체를 오래전부터 좋아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약간의 로망이 있었다.
- 이유인즉, 대학 신입생 때 문예 비평 전공자이신 한 젊은 교수님 수업을 들었었는데,
당시 제 기준으로는 굉장히 특이한 방식으로 가르치시는 이 잘 생긴 교수님의 손목에
제 기억으로는 까르띠에의 금장 탱크시계가 착용돼 있었습니다.
그 분이 프랑스서 공부를 오래 하신 분인데,
상당히 지적이면서도 뭔가 보헤미안적인 기질도 다분해 제가 나름 인간적으로 흠모했던 교수님입니다.
당시 그 분의 지적인 카리스마와 탱크 시계가 참 잘 어울렸기에,
저도 나이 들면 저런 시계를 차야지 했던 생각을 갖고 있었지요.
2. 아르데코 스타일과 뭔가 빈티지한 느낌이 좋다.
- 탱크는 아르데코 스타일을 예견한 최초의 시계로도 유명합니다.
최초의 손목시계이자 까르띠에 하우스의 맏형 격인 산토스에도 살짝 남아 있는 곡선이
1917년 탄생한 탱크 라인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사라지죠.
그저 네모 반듯한 최초의 시계가 등장한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탱크도 곧 100주년이네요. 산토스처럼 탱크 100라인이 몇년 후 추가될 듯)
당시로서는 다소 혁신적인 디자인이었을 이 시계가
세월이 흐르며 클래식으로 등극하는 동안, 탱크는 까르띠에에서도 가장 흔한 대중 워치가 돼 버렸죠.
하지만 그 대중성은 그만큼 이 군더더기 전혀 없는 심플한 디자인이 먹혀들었다는 얘깁니다.
디자인적으로는 지금 기준에서 봐도 상당히 모던하고 대범한 디자인인데,
특유의 까르띠에스러운 멋과 오랜 세월 사랑받은 모델이라는 대중성의 아우라가 더해지면서,
신형 라인인 탱크 솔로 조차도 어딘가 빈티지스러운 느낌을 안겨주게 되었죠...
전 이런 느낌이 좋습니다.
제작된지는 몇 년 안 되는데, 이상하게 물려 받은 시계처럼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쉽게 받아들여지는 시계,
과거와 단절된 전통이 아니라 여전히 지속되고 앞으로도 지속될 스타일이기에 비슷한 시계를 찬 사람을 만나게 되면,
나이를 불문하고 괜히 묘한 심정적 동질감 같은 것마저 들게 하는 기표(기호학적 용어로서의)로서의 워치.
마지막으로 타임존에서 퍼온 사진 한장 첨부해 봅니다. 불펌인데, 타임포럼 각인이 들어가서 거시기하네요. (자삭해야나?!;;; )
초박형 F. 피게의 수동 무브먼트가 들어간 금통 LC 탱크 워치랍니다. 저두 갖구 싶네요... ㅜㅜ
저 러브(Love) 브레이슬릿과 너무 깔맞춤으로 잘 어울리는 듯.
저두 나중에 좀더 나이 들면, 화골 러브 팔찌 하나 사서 저런 스타일로 차고 다니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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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한달쯤 전에 주문한 탱크 솔로 전용 메탈 브레이슬릿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네요.
이러다 유럽 쪽 휴가 시즌 되면 더 늦어지는 거 아닌가 불안합니다.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ㅠㅠ
여튼 회원 님들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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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모르탈
2011.07.0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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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2011.07.02 14:25
까르띠에는 히스토리와 디자인 파워가 있는 브랜드죠.
탱크는 보기엔 되게 단순해보여도 이 안에 많은 스토리가 담겨 있고 디자인 자체도 지금 기준에 봐도 상당히 모던합니다.
전 까르띠에 전 라인의 디자인이나 케이스의 미려한 가공을 좋아합니다.
까르띠에 안에서도 완전한 남자시계라 할 만한 게 있죠. 칼리브 드 까르띠에라구요. 이 시계의 남성적인 매력과
젊은 여성들이 열광하는 발롱블루의 섬세한 매력만 보더라도 까르띠에가 왜 욕을 먹으면서도 인기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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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론
2011.07.01 14:34
ㅋ 탱크....저도 대학생 때 참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던 시계입니다.
요즘의 칼리브같이 화려한 맛의 라인업보다는 트레이디셔널한 까르띠에의 아이콘인 탱크, 산토스 라인업이
저도 뭔가 더 정감가고 이뻐보입니다. 아무래도 탱크나 산토스를 착용한 모습을 봤을 때 더욱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나더군요.
컬렉션이 참 저와 극과극이신데 한번 커피정모한번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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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2011.07.02 14:34
배론 님 ㅎㅎ 저두 산토스나 탱크 라인이 이상하게 시계 잘 모를 때부터 정감이 가더군요. 주변에서 종종 봤던 시계라 더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트레디셔널한 라인이 요즘 트랜드에 비해 좀 작고 너무 흔한 느낌이 있어서 요즘 젊은 남성분들에겐 그다지 인기가 없는 걸 알지만,
뭐 제가 좋아하면 그 뿐이죵.ㅋㅋ 탱크 솔로는 뭐, 기술력이나 무브 같은 거 모를 때 산 이유도 있겠지만 디자인 자체를 전 예전부터 무지 좋아했습니다.
커피 정모요? 오호 좋죠!! 언제든 환영입니다. 언제 시간 나실때 쪽지로 살짝 메모랑 연락처를 함께 주시면 바로 날을 잡죠.ㅋㅋ 조촐히 둘이 봐도 좋고,
Jimmy eat world 님도 얼마전 보자는 얘기가 있었는데, 시간 맞추기가 살짝 애매할 지 모르지만 셋이서 봐도 좋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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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벌뜨
2011.07.01 16:06
Eno 님의 용기 덕분에 뒷모습도 구경 할 수 있엇네요^ㅡ^ 그와 더불어 멋진 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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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2011.07.02 14:39
꾸벌뜨 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멋진 글이라시니 송구스러움 감출수 없지만요 ㅋㅋ
네.. 뒷모습 진짜 별거 없더라구요. 저도 기계식에 입문하고 부터는 쿼츠는 확실히 좀 거시기합니다. ㅋㅋ 애정이 많이 식었다고 할까?
하지만 탱크는 디자인적 매력 때문인지 계속 갖고 있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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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에뜨
2011.07.02 10:16
좋은 구경합니다. 하지만 보고나니 쩝. -
Eno
2011.07.02 14:47
감사합니다. 근데 쩝이라 하심은, 쿼츠라 맘에 안 드신단 뜻이죵? ㅋㅋㅋ 넹... 확실히 동호회에선 깔띠 쿼츠가 인기가 없죠. ^^
무브 같은 건 잘 모를 때 산 시계인 점도 있지만... 만약 나중에라도 탱크 루이 라인에 자사수동 무브가 들어간 신제품이 나오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또 구매할 의사도 있습니다. 그 정도로 탱크 라인 자체에 전 오래전부터 묘한 애정이 있답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런 아담한 스퀘어 타입의 시계 자체를 좋아하는 취향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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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에뜨
2011.07.04 10:01
맘에 안든다는 뜻보다는 ...제가 지금 롱드솔로 입양할까 심각히 고민중이라 사실 편하게 찰 쿼츠도 한녀석 필요하고 해서요...
근데 뒷백을 보니 더 심란해 지네요...ㅎㅎ..마음을 다잡았는데...차라리 보지 말것을...
아마도 탱크랑 무브가 같은걸로 알고 있는데요...쩝..하여간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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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jnhg
2011.07.02 14:30
ㅎㅎ쿼츠이든 오토이든간에 자신이 끌리는시계가 최고아닐까요ㅎ 시계멋집니다! -
Eno
2011.07.02 14:53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타포 가입하기도 전인 그니까, 시계의 시자도 모를 때 걍 오래 전부터 좋아했던 스타일의 시계라 덥썩 산 녀석입니다. ㅋ
타포를 알게 되고 기계식에 매력을 느끼면서 쿼츠라는 점이 항상 묘하게 걸리면서도 이 녀석을 방출하겠단 생각은 하지 않았답니다.
그만큼 디자인 자체는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고, 쿼츠라 편하게 차기엔 좋아서 또 기계식과는 다른 나름의 장점이 있더군요.
님 말씀처럼 쿼츠냐, 기계식이냐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시계여야 오래 정이 가게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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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ises
2011.07.04 00:41
까르띠에는 뭔가 시계 느낌보단 항상 보석의 느낌이 이 먼저 와닿았달까요...
전 그런 매력에 산토스와 발롱블루를 거쳤지만 탱크까지 매력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났으니 한번 즘 손에 올려보면 지금은 다른느낌일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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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샤넬
2011.07.06 23:31
까르띠에 속살도 속살이지만 겉털도 굉장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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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ris
2011.08.17 02:37
오 잘보고 갑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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