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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2104 2007.09.12 16:09

50년 전통의 다이버 워치.

 

다이버 워치의 대명사.

 

방수시계의 살아 있는 증인.

 

 

시니스터님 사진 불펌. 훗훗훗.

 

모두 롤렉스 서브마리너를 지칭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말들입니다. 다이버 워치를 논하는데 있어, 서브마리너를 기준으로 삼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아마도 잘못된 일은 아닐 겁니다.

 

제가 처음 서브마리너를 접하게 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롤렉스의 시계가 싫어서이기도 했고 남들이 입이 닳도록 칭송하고 갈망하는 그 잘난 시계를 직접 체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감성 센서가 좀 둔한 탓인지 아니면 마음보다 머리로 대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처음 서브마리너와 만남은 생각보다 실망이었습니다. 누구나가 롤렉스, 롤렉스했기 때문에 그 유명한 롤렉스의 시계로구나 하는 느낌 말고는 고루해 보이는 디자인과 그 때만 해도 두께가 얇은 박형 무브먼트가 대접을 받고 있었던 때라 두껍고 못생긴 롤렉스 무브먼트에 대한 생각은 구입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죠.

 

한 번 거쳐가는 시계로 만족했을 수 도 있지만, 어느날 갑자기 되살아 난 서브마리너에 대한 열망은 좀처럼 식지 않았습니다. 결국 견디지 못하고 다시 구입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처음과 달리 논데이트로. 지금도 서브마리너의 정통 계보는 데이트가 없는 모델이라는 생각과 또 데이트 창에 그다지 목숨을 걸지도 않으며, 새로 서브마리너가 나온다면 논데이트로만 (실현도 0%?)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의 단순한 바람이고, 이미 데이트 모델을 겪어본 이후로는 자꾸 비교가 되어 허전한 14060 보다는 다이얼이 꽉 찬 ref.16610가 다시 그리워 집니다.

 

 

 

역시 불펌입니다. ㅎㅎㅎㅎㅎ

 

서브마리너는 편식이 심한 제 시계 지름에서도 몇 번이나 되산 시계입니다. 롤렉스의 시계들이 묘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고 많은 말기 중독자들을 볼 수 있지요. 그러한 롤렉스의 시계들 중에서 가장 강한 중독성을 가지는 것은 아마 서브머리너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세 번째로 맞이한 서브마리너는 신화만큼이나 부풀려진 이 시계에 대한 어줍잖은 배경지식 탓인지 손목 위에 있는 것을 보면 든든한 시계가 됩니다.

 

든든하긴 하지만 오래된 연인과 같은 존재가 된 세 번째 서브마리너는 좀 더 강한 끌림을 찾아 다시 헤어지게 되고 한동안은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중간에 그린 서브마리너와의 잠시간의 만남도 있었고요.

 

문득 떠오른 생각입니다.

 

만약. 만약입니다. 단 하나의 시계만 평생 착용하라고 하는 제게는 정말로 끔찍한 일이 생긴다면 과연어떤 시계를 구입할 것인가.

 

아마. 물론 아마입니다. 어디가서도 꿀리지 않을, 자동차를 산다면 적어도 2000cc의 소나타는 사야지 하는 이렇게 남의 눈을 의식하는 그러한 주위의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롤렉스의 서브마리너를 선택할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스스로는 시계 마니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계를 잘 아는 사람이 봐도 혹은 시계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좋은 시계 혹은 고급 시계의 기준이 될 그러한 시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처음 도입부의 세 줄에 두 줄을 더하고 싶습니다.

 

 

고급 시계의 기준.

 

또 한 줄은

 

끊으면 끊을수록 금단증상이 심해지는 마약 시계라고요.

 

껄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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