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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굴개굴 1589 2011.08.05 12:05

지난 며칠간 정말 맘 졸이고 힘들고 짜증나고... 그랬지만 일단락 된 이야기입니다.

해결된 일을 적는 것이 뭔가 뒷담화 갖고... 자기 얼굴에 침뱉기 같은 느낌도 들지만,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적어봅니다.

만약 문제성 글이라고 지적해주신다면 바로 지우겠습니다.

 

1. 6월 17일

8~9월에 온다던 그린섭이 도착했다하여 기쁜마음에 획득했습니다. 일 마치고 잠실까지 한시간거리 택시타고 가서 시계 차보고... 가격인상 하루전의 기쁨도 배가 되어 잠도 이루지 못한 하루였습니다.

예물시계는 먼저 바로 차는거 아니라는 말에... 비닐도 안뜯고 사진만 몇장 찍고 봉인들어갑니다.

 

 

2. 7월 31일 토요일 저녁

신부측과 상의해서 이제 시계를 개봉하기로 합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방에서 비닐을 하나씩 제거하기 시작합니다... 너무너무 좋습니다...ㅜㅜ(이때의 느낌은 평생 못 잊을 듯)

다 제거 하고 맨 서브를 처음으로 손목에 올립니다. 벅찬 가슴으로 감상하는데.. 형광등 아래에서 뭔가 이상한 것을 봅니다. 글라스 안쪽 9분 익덱스 지점에서, 각인된 이너베젤과 글라스 사이에 절삭된 금속절편으로 보이는 이물질이 끼어 있는 겁니다. 그냥 밝지 않은 조명에서 잘 안보였는데... 외부도 아닌 이물질이 딱 낀게 보여서 놀랍니다. 먼지가 아니었고요. 일단 놀란 마음에 시계를 다시 넣어 둡니다...ㅜㅜ 구입처에 전화를 했습니다. 일단 가지고 오랍니다 최대한 빨리.

 

 

3.  8월 1일 일요일

월요일은 안한다는 말에 일요일 폭우를 뚫고 매장에 갔습니다. 확인합니다. 이 때 알게 됩니다... 롤렉스 매장의 조명은 상당히 어두운 편이더군요. 루뻬까지 가져와서 보시고 이물질을 서로 확인하십니다. 구입 후 기간이 지났다는 사실은 알지만, 예물의 특수성, 그리고 예정보다 빨리 받은 점등을 들어 함께간 신부측은 교환을 문의합니다. 안된다고 하더군요. 롤렉스는 스위스본사, 한국본사, 매장 이렇게 3단계 검수를 한다는데.. 그 과정에서도 못잡은 이물질을 제가 딱 확인했고, 새것인데 교환이 안되냐고 물으니 계속 안된다고...

 

뒷백을 열고 제거 해보겠다고 합니다. 그것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새 차 사자마자 센터 들어가는 기분... 더더군다나 한번도 제대로 차보지 못한 예물을 다짜고짜 연다니 기분이 안좋더군요. 노발대발하는 신부놔두고 일단 그렇게 해달라 했습니다.

 

내부 작업실로 가지고 들어가십니다. 그로부터 한 40분 이상 기다렸고... 그 과정에서 작업실에서 자꾸 우리 담당하시던 직원분을 불러서 들락날락 하게 하시더군요. 불안했습니다.

중간에 다 분해되서 속이 빈 케이스만 들고나오셔서 제거되었다고 보여주시더군요..............................................

그리고 조립다시 해서 가지고 나오시더니 일단 제거되었다고. 근데 제거는 된거 같은데 어디로 그 이물질이 갔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여긴 진공 무슨 시설이 없어서 본사로 가지고 가야 한다고 합니다. 거기서 다시 열고 다시 조립한다고.... 이때 폭발할 뻔 합니다. 아니 그럴거면 진작 본사로 가지고 간다고 하지..

새 시계를 두번이나 열게 된거죠. 근데 ... 월요일에 백화점 휴무지만, 직접 제가 일하는 병원까지 배달해준다고 해서... 수긍하고 넘어갔습니다.

 

직원분이 그러시더군요. 이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그런데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피해는 제가 보는 것 같다고, 막말로, 지금 당장 시계를 중고로 판다고 하면, 이런 상태 아니고 연거 아니면 바로 940에도 팔 수 있는데 뚜껑 두번 연 시계를 내역 알리고 팔면 누가 사겠냐고? 왜 앉아서 몇백 손해보는거냐고 항의는 했습니다.

 

열받은 신부를 다독이는게 더 힘들었던 하루...ㅜㅜ

 

 

4. 8월 2일 월요일

완벽하게 처리해서 가지고 가겠다는 직원분의 문자도 받고... 점심시간에 병원으로 직접 가지고 오셔서... 시계도 다시 보고 기분이 많이 풀렸습니다. 이물질 제거 된거 보고.. 시계 겉도 살펴봅니다. 몇가지 잔기스도 생기고.... 한쪽 러그에 살짝 찍힘 생겨왔고, 브레이슬렛을 여러번 탈착하는 과정에서도 뒷백쪽에 잔 기스가 생겼더군요. 한숨이 나왔지만... 성심성의껏 응대해주시는 모습에 넘어가기로 합니다...(물론 애초에 교환을 해주었다면 이런일은 없겠지만요...)

 

돌아가시고... 진료보느라 정신없었죠. 오후에 잠시 시간이 남아서 이제 시계를 차고 어둑한 제 자리 아닌 밝은 진료실쪽 가보니... 처음 언급된 9분 그 자리에 뭔가 이상한게 보입니다. 금속이물질은 분명히 없어졌는데... 대신 그 자리, 글라스 안쪽에 흠집이 생긴 것입니다. 이물질 있던 자리에, 베젤 곡선을 따라 3미 정도 흠집이 있고, 그 안쪽으로도 흠집. 아마도... 이물질 제거 과정에서 생긴 듯 하고, 글라스에 안쪽면에 생겼기 때문에 특정 입사광선 각도에 따라 뚜렷하게 보이게 된 것 같습니다.

 

화도 안나고... 그냥 한숨이 나더라구요. 열심히 처리해주려고 노력한 그 매장 직원에게 뭐라 하기도 그렇고... 그냥 쓰자고 맘 먹은 상태였기 때문에, 롤렉스코리아에 전화를 했습니다. 지금까지 경과를 이야기하고, 제가 원하는 것은 이제 다른것도 아니고... 또 케이스 열기도 싫고, 그냥 몇년 후 제가 오버홀 하게 되면, 지금 언급된 사항에 대해서 적절한 처리만 해준다고 명시해주면,  잘 쓰겠다고요.

 

일단 가져오랍니다. 무조건 가져오라고만 하네요.... 또 열어봐야한다는 식이네요..  그리고 영업시간을 알려주는데 평일 5시까지만이네요....ㅜㅜ

 

백화점 컴플레인 부서에 전화를 했습니다. 이러저러한 상황 설명하니... 명품담당 부서 직원 연결해주더군요. 또 구구절절 설명합니다.. (몇번째인지...) 일단 알았다고 연락준답니다.

 

 

5. 8월 3일 화요일

연락이 옵니다. 매장이랑 이야기를 해봤는데... 매장측에서는 '다이얼이 금과 다른 합금으로 만든 것이고 특성상 흠집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라고 하네요... 저... 다이얼이 아니고 글라스 안쪽면이라고 몇번을 말했는데 말이죠.. 물론 그 전에 한번은, 중간 수리과정서 생긴케이스 겉  흠집으로 제가 컴플레인 한거라고 매장에 전달해줬더군요................ 그래서 그런거 아니다... 이런저런 과정 또 다시 설명하고...

 

당신입장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예물시계라고 산건데 사서 차지도 못하고 뚜껑만 몇번 열고 한번 또 열자고 하는데... 준사람이나 받은 사람이나 뭐가 되냐고. 이해는 한답니다. 그런데 롤렉스는 환불 교환을 판매후 절대 해주지 않고 이에 대해서 백화점에서 압력을 넣을 방법은 없다고... 계속 똑같은 소리를 합니다. 그리고... 일단 만나서 확인하고 이야기를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6. 8월 4일 수요일

일터에 민폐를 끼치며...  구입처로 갑니다. 사실 구입처에 가기는..싫었습니다. 미안하고 내가 민폐끼치는 느낌... 도착하니 직원분들이 확인을 합니다. 매장의 조명에서는 사실 잘 안보입니다. 내부 작업실로 가서 보여드립니다. 사장님도 계시더군요..

 

잠시 후, 통화했던 백화점 명품담당부서 직원도 오십니다. 그분은...전화상에서는 친절하시더니.... 아 계속 친절은 하셨죠. 그렇게 설명을 드리고 또 드렸고, 새차사서 엔진 3번 내리러 센터가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라고 조용히 말씀도 드렸는데...

 

결정적으로 제가 화가나게 하는 말씀을 한마디 하시더군요. 

 

'고객님의 마음은 이해한다. 사실 되게 작은 흠집이고 자긴 보이지도 않는다... 고객님이 아마 직업때문에 더 민감하게 그러는 것 같다... 난 꼭 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다....'

 

'이 흠집이 있어서 시계 차는데 불편하시냐?'

 

그동안 그냥 참고..되도록 써보려고 했고, 직원분들과 웃으면서 자꾸 와서 민망하다...라고 하던게 이순간 폭발하더군요. 그 말인 즉슨, 내가 과민하게 구는거 같다, 근데 굳이 쓰는데 불편한 정도는 아니지 않냐...로 들렸습니다.

 

아 물론... 그 전에도 귀를 의심하게 하는 말씀은 몇번 하셨었지만요. 아무리 롤렉스라도 형광등 아래에서 보면 다 흠집 있더라....라는 말씀 포함.

 

안색이 변하고 화나서 한마디 하려고 하는 순간,나이 지긋한 매장 사장님께서 직접 나오셔서 빨리 수습하시더군요. 고객이 문제가 있다고 하면 있는거다... 고객님이 원하시는대로 해드리겠다... 이미 이땐 다른 생각은 없었죠. 교환하고 싶다... 라고 하니...

 

교환은 이미 웨이팅 있는 분들을 밀리게 해서 안된다... 하지만 환불을 원한다면 해주겠다... 하지만 한가지는 알아달라. 이렇게 해서 스위스로 보내면 문제판정 나는데 1년이상이 걸린다, 다만 우리 매장이 그건 감수하겠다 고객님의 새 시계고 더더군다나 예물이니 의미있는 만큼 이정도면 우리가 최선을 다하는거다.라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신부측과 이야기를 하니 일단... 환불을 하라더군요. 웨이팅을 걸면 그냥 현재 마지막 순위로 걸 수 있다.. 라고 하는데.. 일단 정신도 없고... 그래서 환불을 결국 받았습니다....ㅜㅜ

 

 

 

이게 불과 며칠 사이에 있던 일이고.... 나름 꼼꼼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일이 얽히고 나니 참 지치고...일하는데 지장도 있더군요. 물론 구입 후 한달여 지나서 시계의 문제를 발견한 것은 제 잘못이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롤렉스매장에서도 계속 언급하였듯, 원래 8~9월 수령예정이라고 해서 웨이팅을 걸었고 예물의 특성으로 인해 먼저 받았어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 롤렉스 매장에서는 그래도 언성높이는 일 없이 처리를 잘 해주시려고 노력해주셨고 그 점에서 참 고맙고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진작에 본사로 들어가서 잘 처리되었고 그렇게 뒷 케이스 한번만 열었더라면... 분명히 감안하고 그냥 간직했을 시계인데... 아마 일요일에 사장님 안계실때 직원들만으로 일 처리가 이루어지다 보니 무언가 미숙하게 진해오딘 듯 합니다. 사장님도 처음에 잘 되었음 좋았을텐데... 라고 아쉬워 하셨고요. 처음은 좀 그랬지만... 마지막에 너무 잘해주셔서 더 미안했습니다. 사장님과 담당하셨던 직원분께 다음에 구매할때 꼭 다시 오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롤렉스 한국 본사... 그냥 모르겠습니다. 무조건 안된다는 말만 하네요.

 

백화점 직원.... 처음에 좋았다가 나중에 절 분노하게 만드셨죠.... 친절은 하셨지만, 구입자의 마음도 조금은 헤아려주셨으면 좋았을텐데요. 안그래도 이상한 사람이라는 소리 들을까봐 시계 들고가기전에 주변분들에게 다 확인시켜드리고 갔는데요..

 

 

 

어쨌든... 길어서 아무도 읽지 않으시겠지만....(중간에 오고간 많은 이야기를 스킵했음에도.....!)

우리 회원님들... 신품 구매하시려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 무조건 매장에서...

 

매의 눈으로 보셔야 합니다............................................. 사실 매장에서 들은 이야기도 있지만 이건 언급하기 좀 그럴 듯 하고요.....ㅜㅜ

 

하여튼... 롤렉스는 제게 돼지목의 진주목걸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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