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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복길 130  공감:2 2024.12.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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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전 사진>

 

 

 

아버지의 롤렉스 시계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 그 시계는 멈춰 있었습니다. 마치 오래된 시간의 조각처럼, 시계 속 초침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고, 유리 위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계는 단순한 고장난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의 시간, 추억, 그리고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손목 위에서 수십 년을 함께한 시계. 그 시계는 아버지의 젊은 날, 일과 삶을 위해 뛰었던 순간들을 증명하고, 가족을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시계"라기보다는, 아버지라는 사람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장난 시계를 보며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계를 단순히 유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다시금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야겠다고 말이죠. 그래서 정식 롤렉스 매장을 찾았고, 수리 견적을 들었을 때 금액은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저는 단순히 시계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연결된 시간들을 되살리는 작업이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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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 후 사진>

 

 

 


약 한달 반의 시간을 기다린 후 수리가 완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매장을 찾아가 수리가 완료된 시계를 손에 쥐었을 때, 너무 가슴이 벅찼습니다. 멈춰 있던 초침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세월의 흔적이 사라진 그 모습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처럼 느껴졌습니다. 손목에 시계를 착용하자마자 그가 살아온 시간들이 다시 레거시가되어 살아 숨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이 시계는 단순히 '롤렉스'가 아니라 아버지의 시간과 제가 걸어갈 새로운 길을 함께할 동반자가 된것 같습니다. 초침이 움직일 때마다 아버지의 이야기가 살아 숨쉬고, 앞으로의 시간을 만들어 갈 생각에 가슴이 벅찹니다. 

 

 

 

제가 가진 섭마보다 어쩌면 더 애정을 가지고 소장해야할 새로운 동반자를 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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