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여러모로 성골하기 힘든시기이기에,
그간 시계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몇가지 경험담을 얘기해보려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아쉬웠던 순간들)
#1. 2010년 5월 서울
한참 바쁘게 사무실에서 일하는 데 친한 시덕친구의 전화. "시계정리중이라 05년식 씨드하나 팔려고하는데 너가 살래? 풀셋구성이고 5백에 줄게"
당시에는 롤당에 입문하기 전이라, 잠시 고민하다가 바로 거절.
#2. 2014년 8월 파리 공항
신혼 여행지로 가기 위해 환승하는 중간에 공항면세점 진열장에 있던 그린섭을 만나게 됩니다. 첨 손목에 올려보는거라 그린색이 그날따라 제 피부에 너무 촌시러웠지요.
그래서 쿨하게 그럼 담에 올게~ 하고 나옴.
#3. 2018년 6월 자카르타 쇼핑몰
한참동안 주말마다 부띡에가서 직원에게 눈도장찍고 뭐 들어온거 없냐고 물어 보곤했는 데, 그날 따라 특별한 건 없고 이거하나 있다 하면서 안쪽에가서 꺼내온 시계는..
바로 젬티마스터2. 아 이건 내가 찾는 펩시가 아니네. 하며 노땡큐를 외침.
#4. 2019년 2월 싱가포르 공항
출장갔다가 돌아오는길에 매장에 들러서 프로페셔널 모델 재고를 물어보니, 아직 진열하기전 제품이 하나 있다고 시계를 서랍에서 꺼내는데.. 지금 너는 완전 럭키한거야 하면서..
투명플라스틱을 열고 하얀 스티로폼안에 들어있던 시계는 익스1. 한 30여분 매장에서 이리저리 차보면서 고민하다가 비행기 탑승 시간이 가까와지면서 그냥 포기.
이상이 제 기억에 가장 남는 장면들인데요. 지금 쉽게 못구하는 모델들이기에 아쉽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당시에는 '지조'라는게 있었던것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모델을 고를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감도 있었구요.
물론 지금의 어려운 시장 상황을 고려해볼 때,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었던 저 때가 정말 좋았다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다들 원하시는 모델로 득템하시기를 바라며.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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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밭의파수꾼
2020.06.25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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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yayuna
2020.06.25 08:13
주옥같은 말씀이시네요.
저도 일종의 집단 광풍같은 바람에 타지 않으려 요즘은 시계를 안차고 다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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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경사마
2020.06.25 08:48
아쉬운게 많으실것같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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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루즈
2020.06.25 09:02
ㅋㅋㅋㅋㅋㅋㅋ 공감 100% 아~ 눈 앞에 스쳐가는 지난 시간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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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주민
2020.06.25 10:11
사진이 없는데도 몰입이 되었네요 ㅋㅋㅋ
ㅊㅊ합니다! -
안권1
2020.06.25 10:57
ㅋㅋㅋ 그 심정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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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3on
2020.06.25 12:17
브랜드 이미지 만큼이나 희소함이 주는 욕구가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구하기 어려운 모델을 쿨하게 담에 올게요! 단박에 거절하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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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찬TOWSOME
2020.06.25 13:16
저도 1~2년전 천안 코스트코인가? 에서 그린섭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그린색 별로 안좋아해서 구입 안했습니다.
지금도 손목에 그린은 별로라서 후회 없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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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이별
2020.06.25 15:03
점점 취미보단 재테크로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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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
2020.06.25 16:18
요즈음 롤은 윗분 말씀대로 욕망 자체인것 같습니다.
사람의 심리를 마케팅에 잘 이용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 사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기에 큰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좀더 원활히 많은 분들이 이용할 수 있는.환경으로 변하면 좋겠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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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갑부
2020.06.25 23:09
10년쯤 전 당시 구형 그린섭을 차고 있는 보스를 보면서 이해할 수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물건 보는 센스가 있는 보스였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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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봄파
2020.06.26 10:07
세라토나 출시 문자 받고 예약할때 왜 화이트만 예약을 했으며(블랙도 같이 하실래요? 그랬는데)
1년 6개월 만에 세라토나 받을때 스카이드웰러 청판도 예약하세요 그랬는데 왜 안했을까 하며 ㅋㅋㅋ
그 당시 전시장에 있던 배트맨을 와이프가 별로라고 해서 안샀고 ㅋㅋㅋ
지금 보면 후회가 많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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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박사
2020.06.27 11:02
마음은 갈대와 같습니다. 시류를 거스를여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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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오면
2020.08.26 22:12
공감합니다 지난시간들이 많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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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오히려 객관적으로 시계를 볼 수 있었읗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희소성과 이에 덩달아 올라버린 중고시장 시계의 가격이 롤에 대한 욕망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저도 과거 섭마 헐크보고 촌스럽다고 여겨서 구매할 생각도 하지 않은 적이있습니다만 지금 백화점에 동일 모델이 전시되어 있다면 분명 카드를 꺼낼 것 같습니다. 이쯤되면 내 자신의 기호가 아니라 집단화된 욕망이 롤을 사게 한다고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