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공무원입니다. Submariner
안녕하세요^^ 제목이 뜬금없죠? 저는 자세히 설명드리기힘든곳에서 근무중인 공무원입니다. 지금차고있는시계는 얼마전에 입당신고드렸던 두줄논데를 팔고 신섭논데이트를 차고있어요~ 박봉의 공무원에게 서브마리너란 시계는 당연히 부담스러울수밖에 없는 고가의시계임이 분명하고 또 주변에서도 일부는 고가의 시계를 차는것에대해 의아해하는 사람도있습니다.
하지만 시계는 제 인생의 일부라고 해도 다름없습니다. 저의 시계인생의 시작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되팔이라는 단어로 부를수있을것같네요. 제인생 첫시계는 스와치 이글루라는 8만원짜리 시계였어요. 중학교때 지하철에서 신문을보다가 지면에 실린 광고를보고 가슴설레하면서 스와치 본점까지 바로 달려가 8만원이란 전재산 세뱃돈을털어 시계를 구매해서 손목에 차고 집에오는길에 지하철손잡이에 기스가나버려 가슴아파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시계를 1년이 넘게 차고 4만원에 팔고 다시 다른 시계를사고 또 그시계를 팔고 다른시계를 사고. 네 제가 되팔이가 될수밖에없었던것은 저에게 두개의 시계를가질수 있을 만큼 금전적 여유가 없었기때문이지요. 집안형편도그랬구요. 그러다 대학교에 입학하니 제손목엔 여러분들 아실지모르겠지만 구알바웹 올검반메^^; 라는 시계가 손목에있었고 그이후로도 시계에 대한 관심은 끊임이없었습니다.
이후 티쏘 프로그맨 해밀턴 프레드릭콘스탄트같은 쿼츠시계를 거쳐 보메메르시에라는 기계식시계를 처음으로구매했을때는 제 사회생활이 시작되던 시절이었어요. 전 기계식시계가 무엇인지도 모른채 구매를했고 시계가 중간에 멈추자 판매자님께 전화해서 왜 고장난 시계를 팔았냐며 따졌던 기억이납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부끄럽네요. 그때부턴 본격적으로 기계식시계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한번 시작을 하면 끝을 봐야되는 편이라 기계식시계에 대한 거의 대부분의 포스팅과 영상들은 다 보게되었고 잡지도 마구 사들여 읽게되면서 싸구려 시계를 가진 시덕이 되었습니다.
점점 사회생활이 늘어가고 여유가생기면서 아쿠아타이머나 j12 타임마스터와같은 시계들도 경험해보고 또 분에넘치게도 파네라이라는 시계도 물론 중고지만 경험해보고 정말 저를 거쳐간시계만해도 50개는 넘을것같아요
그러다 세월은 또 흘려 결혼을하게되었고 하루종일 폰을들고 유투브에서 시계분해결합 영상을보고 타임포럼 모든 브랜드포럼 게시물을 하나하나 읽는 제모습이 불쌍했는지 와이프가 새시계를하나 사는게 어떻겠냐고 묻더군요. 저는 단호하게 내형편에 안맞는 짓은 안된다고 일갈했습니다. 그러던중 정말 기적적이게도 정말좋은가격의 서브마리너를 조회수가0일때 발견하게되었고 바로 연락을드려 거래를 하게되어 서브마리너라는 위대한 시대의 걸작을 얻게되었습니다.
물론 빅파이브나 다른 하이엔드시계에 비하긴어렵겠지만 저에게 서브마리너는 미학적 관점의 정점에서있는 완전체라고 여겨졌던 시계였기때문에 더 감동이 컸습니다.
그이후 제취미는 시계 분해결합이나 박스오픈 동영상을보는것이 아닌 제시계를 멍하니 바라보는것이되었고 와이프는 그모습을보며 웃곤합니다
전 공무원입니다. 공무원에게 비싼시계는 무리겠죠. 하지만 저는 누구에게 보여주기위해 시계를차지않습니다. 시계가 미끄러지듯이 가는 장면을보고 야광의 섬세한 빛을보고 잘다듬어진 마감을보다보면 제 스스로가 황홀경에 빠지게 됩니다.
글이 굉장히길었네요 앞으로도 제 시계인생은 계속되겠죠^^
두서없는글 읽어주신 여러분께감사드립니다.
사진은 로렉스가아닌 제 첫시계 스와치 이글루로 담아봅니다. 서브마리너는 사진 잘찍어서 올려볼게요
좋은밤되시길빕니다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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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UTA
2017.10.13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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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지오
2017.10.14 01:47
롤렉스 dj를 온리 시계로 사용하는 사람입니다. 단순히 시계에 대한 사랑으로 차는건데. 누군가는 속물근성으로 바라보기도 하겠죠.
너무 아쉽습니다. 누군가가 롤렉스를 오직 속물근성과 연관지어 생각할수 밖에 없이 지적능력이 얕다는것과 그래서 저를 오해 한다는게.
가끔은 묻고 싶습니다. 내가 얼마를 벌면 롤렉스 차다되는거냐고. 그리고 그건 누가 정한 진리냐고.
저는 흰티에 청바지에 데잇져스트 콤비 차고 잘 돌아다닙니다. 제가 이 시계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정직하게 소유하게 된것이라면, 그 이상 증명해야 할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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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김쌤
2017.10.14 03:34
시계사랑이 팍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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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
2017.10.14 08:22
“하지만 저는 누구에게 보여주기위해 시계를차지않습니다. 시계가 미끄러지듯이 가는 장면을보고 야광의 섬세한 빛을보고 잘다듬어진 마감을보다보면 제 스스로가 황홀경에 빠지게 됩니다.” 저도 이 마음 너무 공감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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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존심
2017.10.14 08:40
정성스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해밀턴 째마부터 시작했네요.^^ 그 때 설레임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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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메이웨더1
2017.10.14 08:48
핑봉님의 시계를 사랑하는 그 마음, 아름답습니다.
조건없이 무언가를 사랑할 수 있는 그 순수함.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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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미미
2017.10.14 10:48
하. 처음부터 끝까지 한줄 한줄 너무 정겹게 잘 읽었습니다. 제목까지도요. 완전 추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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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림재은아빠
2017.10.14 12:17
포스팅 정말 잘 봤습니다.~
시계를 정말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이 제 마음까지 전해 지는군요~
본래 시계란 하루 동안의 시간의 변화를 측정하거나 시각을 알려주는 장치라고 합니다.
근데 전 그 시계가 무척이나 좋습니다.~
밖에 나갈때도 시계가 없으면 불안하죠~
많이 많이 아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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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gbong
2017.10.14 13:37
자고일어났더니 너무나많은분들이 추천과 댓글을 달아주셨군요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행복한주말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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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y.g.f.
2017.10.14 14:15
여기계신분들 모두 비슷하게 시계를 좋아하기 시작하셨을겁니다. 저도 차나 옷 기타 다른모든것은 저한테 박한데 시계만큼은 후합니다. 그게 다 누굴 보여주기위해서가 아니라 시계가 주는 행복때문이겠지요. 공감 많이 하고 추천 박고 갑니다. 즐거운 시계생활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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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2017.10.14 16:05
정말 시계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네요~~멋진 분이시네요~~~너무너무 축하드려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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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1999
2017.10.15 02:35
시계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글 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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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2017.10.15 15:13
시계에 대한 사랑으로 외길 걸어오신게 잘 느껴지는 글입니다 ^^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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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형
2017.10.15 15:57
시계의 끝은 롤렉스라는 말이 여기서 나오는군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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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애호가
2017.10.15 16:08
저도 현직 공무원으로서 적극 공감합니다. 저도 본인 스스로 떳떳함은 물론이거니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시계를 차지 않습니다.
단지, 시계가 좋아 롤렉스 DJ와 오메가 PO를 차고 있습니다. 제 스스로 떳떳하기에, 타인 눈치 전혀 안 봅니다.
차에도 큰 관심 없기에 자동차는 국산 중형차 타고, 옷도 비싼 옷 안 입고, 수수하게 입고 다니며,
해외여행, 맛집, 힐링 등 욜로(YOLO)와는 매우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짠테크라 할 정도로 허리띠 조여매며 삽니다.
그러나, 고생한 제 자신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시계만큼은 좋은 거 차고 싶더군요.
시계는 저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항상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의미로 항상 스스로에게 동기부여하고, 가슴 속에 새기며 살고 있습니다.
비록 수집가는 아니지만, 전, 시계 생활 중 확고한 철학을 정했습니다.
1. 중고제품은 일절 구매하지 않으며, 한 번 들인 시계는 절대 중고로 팔지 않고, 평생 소장한다.
2. 딱 3~4개로 끝내겠다 결심하였습니다. 앞으로 1~2개만 더 구매 후 끝낼 예정입니다.
단, 1~2개는 아주 먼 미래에 구매하리라 봅니다.(마음 속으로 정해둔 시계는 2개 정도 있습니다.)
즐거운 시계생활 영위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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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gbong
2017.10.15 21:19
저와 비슷한 생활을 하고계신것같아 공감이 큽니다. 좋은 글 감사드리며 행복한 시계생활하시길 저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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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2
2017.10.16 00:40
글이 왜 이렇게 예쁘죠?
멍하니 시계를 보며 행복한 남편
그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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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
2017.10.17 10:05
공무원 사무관 더 높은곳까지 오르셔서 가지고싶은 시계 모두 가지세요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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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무브
2017.10.18 13:17
남들이 시청이라고 부르는 직장에서 근무중인 노동자입니다. 공감가는 글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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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 Kim
2017.10.19 08:27
시계사랑이 느껴지는 정성스런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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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스톤
2017.10.26 11:31
시계사랑이 정말 묻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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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MALONE
2017.12.15 09:58
요즘은 공무원이 대기업 회사원보다 좋은 직장 아닌가요?
그냥 차고 다니시면되지요 시계는 셔츠안에 있어서 잘 안보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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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J
2018.08.24 02:20
잘 보고갑니다!
- 전체
- Daytona
- Datejust
- Submariner
- Sea Dweller
- Sky Dweller
- Milgauss
- Cellini
- Date
- GMT master
- Explorer I, II
- Yacht I, II
- etc
첫줄이 젤 아쉽네요 두줄논데 섭을팔고 ㅜㅜ 저도 월급쟁이인데 롤렉스 끼고 다닙니다 ㅎ 특히 섭마는 나이있으신분들은 거~~~~의 못알아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