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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체 960 2016.08.31 15:41

기계식 시계-섭마 청콤을 차고 댕기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요즘 핸드폰에 시간 다 나오는데, 왜 그런 (부정확하고 비싸고 무겁기 짝이 없는) 시계를 차나요?"


그럴 땐 귀찮아서 그냥 간단하게 답한다. 
"이뻐서요. ^^"


그러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카시오 G-shock도 좋고, 아이폰에 내장된 시계도 좋다. 

월드타임에서부터 알람, 스톱워치 기능도 모두 훌륭하다. 


하지만 나는 데일리로 차는 시계는 항상 오토매틱 시계-서브마리너를 선택하는데, 이것은 나의 시간 관념을 단련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

아마도 사용자의 시간관념을 가장 예리하게 별러주는 것은 수동와인딩 시계가 아닐까 싶다. 


매일 용두를 돌려 밥을 줘야 돌아가는 시계를 사용하는 사람은 시간 관념이 매우 철저할 가능성이 높다. 

상당히 부지런해야 관리가 가능한 시계이므로 그렇다. 나는 현재 수동와인딩 시계를 갖고 있지 아니하지만, 향후에 하나쯤 구입할 용의가 있다.


내부에 회전자(로터)가 돌아가면서 자동 와인딩되는 오토매틱 시계 역시 수동 못지 않게 관리가 필요하다. 

하루 여덟시간 이상 착용을 하지 않으면 시계가 멈춰버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관리를 해줘야한다.


수동와인딩이나 오토 와인딩시계는 일오차 몇 초~몇십 초나 되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시간을 재조정해줘야하며, 

날짜 기능이 있다면 31일과 30일 사이에서 날짜 역시 맞춰줘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부정확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조정하고 관리해줘야 하는 시계일수록 사용자의 적극적인 개입을 필요로 하고 

그로 인해 사용자의 시간 관념은 더욱 날카롭게 단련되어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


기계식 시계에 있어서 일오차 평균 +1.75초냐 +2.5초냐 하는 것은 30일 가까이 누적되면 1분 이상 오차가 나느냐의 여부를 

좌우하므로 상당히 중요한 관찰 포인트가 된다. 시계가 갑자기 하루 오차가 몇초 수준에서 몇십초 수준으로 커진다면 오버홀을 

통해 전체적인 분해점검을 해줄 때가 된 것이다. 통상 기계식 시계는 5년에서 10년 정도마다 한번씩 분해점검을 해줄 필요가 있다.


반면 GPS나 전파수신 혹은 인터넷으로 시간을 항상 칼 같이 맞춰주는 휴대폰 시계, 전자시계, 쿼츠시계 등등은 아무리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더라도 사용자의 시간관념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거기엔 사용자가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몇년에 한번 배터리를 교체해주는 정도로는 그냥 객관적인 시간에 지나지 않을 뿐 관리해줘야할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나의 손길이, 관심이, 노력이 주기적으로 투입되어야만 정확도와 신뢰도가 유지되는 기계식 시계야말로 시간관념을 

초단위까지 날카롭게 벼를 수 있는 좋은 도구가 아닌가 한다.


ps. 한 가지 이유를 더하자면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빠를 기억할 수 있게 아끼던 시계를 남겨주고픈 욕심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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