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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몽 1969  공감:22 2016.02.11 23:43


돌이켜 보면, 

롤렉스라는 브랜드는 꽤 유명하고, 영화나 소설등 여러 매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기에, 

롤렉스라는 이름을 알고 지낸 시간은 꽤 오래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실제로 오토매틱 시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시기는, 매우 최근이며, 그 시간 또한 짧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솜씨로나마, 

서브마리너를 손목에 올리기 위해 고심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4편을 적습니다.

 

그동안 전편을 통해 왜 논데이트를 고르게 되었는지에 대해 적었다면, 

4편에 이어 쓸 내용은, 실제 찍은 사진과 함께 제목에 부합되는 사용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최근 lijinglv 님께서 쓰신 글을 보면, 날짜창의 유무에 따라 서브마리너 논데이트/데이트가 아니라, 서브마리너 (오리지널), 그리고 서브마리너 데이트가 올바른 표현이라고 합니다. )

저도 이제부터 서브마리너라고 지칭하겠습니다.




4. 서브마리너를 찬다는 건 서브마리너를 찬다는 것.


글을 쓰고 있는 바로 지금까지도, 저는 시간을 확인하면서 서브마리너가 가진 아름다움에 취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아직 눈에 씌워진 콩깍지가 벗겨지지 않은 것이겠죠.


처음의 블링블링함에 마치 풀메이크업한 모델 앞에 있는 것처럼 압도되었다가도, 


subc20160211062943

( 섭마 스틸은 조명을 받는 순간 빛을 발하면서 정장에도 참 잘 어울리는 모습이 됩니다. ) 



적당히 손때가 묻으면 매트해지는 모습은 허물없이 기대는 오래된 친구 같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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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특히 이런 각도에서 이런 매트한 질감으로 나오는 사진이 참 좋습니다. ^^ )



아직까지 운전하면서 매일 아침마다 빠져나오지 못하는 서브마리너의 얼짱 각도가 있다면 바로 이 각도입니다.

운전대에 손을 올려놓고, 잠시 신호를 기다릴 때 눈 앞에서 펼쳐지는 - 아침 날씨에 따라 천의 빛깔로 반짝이는 - 이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설레임을 줍니다.


세라믹 베젤의 진가는 여기서 드러나죠 ^^


20160211055121

( 사파이어 글래스와 함께 정말 환상적인 베젤의 빛깔이라고 생각합니다. :D )



서브마리너를 찬다는 건 다른 설명이 따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마치 이번 아이폰 6s의 광고처럼 말이죠.


Screen Shot 2015-07-10 at 6.45.16 PM
( 서브마리너가 아니라는건, 서브마리너가 아니라는 것. )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습니다.
내가 찬 시계에 대해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도 않고, 누군가에게 일부러 보여줄 필요도 없습니다.
바로 롤렉스의 서브마리너니까요.

서브마리너는 균형잡힌 성능과 미적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보통의 RPG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밸런스 잘 잡힌 "초보용" 캐릭터 처럼 말이죠.

범접하지 못할만큼의 위압감을 내보이는 권위나, 
시스루백과 같이 메카니컬한 아름다움을 밖으로 내보이지는 않지만, 

아름답고, 튼튼하고, 정확합니다.

저처럼 오토매틱 초심자에게 툴워치로써, 
서브마리너 - 스틸은 정말 좋은 시계라고 생각합니다.


4.1 시계를 관리해주는 것.


처음에는 매일 매일 블링블링한 서브마리너를 위해 중성세제로 세척해주는 일을 일주일 마다 해주었습니다.

손에 땀이 많고, 베젤이 날카로워서 그런지 셔츠를 입으면 먼지도 생각보다 많이 끼더군요.

타임포럼의 롤당에서 읽었던 미지근한 물과 중성 샴푸로 하는 세척이 가장 효과적인 세척 방법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후에는 잘 말려 안경 닦이 융으로 쓰다듬어주면, 처음의 그 영롱함이 살아납니다.

이 때의 이 기분은 참 뿌듯하더군요.


저는 차를 관리해줄 때에도 정기적으로 세차를 직접 해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시간도 많이 뺏기고, 날씨에 영향도 많이 받고, 힘도 들고, 이게 무슨 고생인가 싶기도 하지만...


실제로 세차를 하는 시간은 차와 대화를 나누며 그동안 발이 되어준 차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곤 합니다.

어디 기스가 난 곳은 없는지, 타이어 상태는 어떤지, 유리창에 유막도 제거해주고, 가끔 왁스를 먹여주면, 더 오래 광택이 가죠.


* 요 이미지는 시리얼 넘버가 나와서 내리겠습니다 *

(노란색 구도일 에스오일 앞에서 주유를 하던 중에 한컷 찍어봤습니다. 광활한 서브마리너 오리지널과 노란색감의 조화가 참 잘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시계도 마찬가지더군요.

아쉽게도 어디서 생겼는지도 모를 상단 러그 부분에 찍힘이 생겼지만, 

매일 매일 융으로 쓰다듬어 주면서 말을 건네 봅니다.


너도 나와 함께 이렇게 세월을 함께 겪어가고 있구나..


괜히 주인을 잘못 만나 고생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만큼 더 스스로 서브마리너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야겠죠.


매일 들여다보고 애정을 쏟다보니, 

처음에는 서운하기도 했던 2% 부족한 마감의 품질과, 

작은 러그의 찍힘까지도 이제는 많이 익숙해진듯 합니다.




4.2 롤렉스의 정확성.


시계의 외형에서 오는 뽐뿌는 쉽게 줄지를 않는데, 

의외로 정확함에 대한 의구심이 저를 괴롭게 했습니다.


왠지 시간이 정확하게 맞아야 롤렉스인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오토매틱 시계를 공부하고, 외국 포럼의 글들을 참고하면서 그 정확성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새삼 알게 되는 문서가 있었으니...


timekeeping1.jpg

( 일오차 3초라 하더라도 그 정확도는 무려 99.99% !! )


사실 오토매틱 시계가 가지는 정확성이란 정말 놀라운 것입니다!


착용자의 움직임에 반응해서 동력을 저장하고, 그 저장한 힘으로 초당 8번씩 진동하는 그 섬세함이라니요!


그렇게 한참을 서브마리너와 씨름하던 저는 드디어 제게 맞는 위상차를 이용해서 거의 일오차 0에 해당하도록 맞춰주고 있습니다.

매일 일오차가 얼마나 났는지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시계에 대한 관심인가 싶기도 하고,

제 생활 패턴과 착용 시간등을 고려하면서 신경을 써주다보니, 

점점 더 애정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팔을 많이 휘두른 활동적인 날이면, 좀 일찍 벗어서 쉬게 해주면 일오차를 거의 0로 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 적응이 많이 된듯 합니다.




4.3 롤렉스의 착용감.


서브마리너의 착용감은 사실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이야 브레이슬릿의 단단한 안정감에 적응이 되긴 했지만, 

롤렉스를 차는 법이라고 누구나 말하는 새끼손가락이 하나 살짝 들어갈 정도의 헐렁함에 처음에는 사실 편안하지는 않더라구요.


하지만 지금은 사실 어째서 불편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즐겁게 차고 있습니다.

처음엔 뒷판의 볼록한 부분이 조금은 의식이 되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 지금은 이지링크 덕분에 제 손목에 잘 맞도록 조정했고, 

툴워치로서 훌륭히 제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아마도 눈치채셨을거라 믿습니다.

제가 아직 서브마리너에 콩깍지가 씌여 있기 때문에 이런 작은 단점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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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정말이지, 이 사파이어 글래스에 하늘이 비치는 이 광경이 너무나 사랑스럽더군요 ㅎ ) 





4.4 서브마리너, 저에겐 첫 오토매틱이자 일생의 동반자.


저는 타임포럼에 가입해서 많은 분들의 좋은 글들을 읽어왔고, 

또 그 글들을 잘 갈무리하고 있습니다.


아직 배울 것이 많고, 

저 저신이 그 열정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만, 


자기가 착용하는 시계를 애정하고, 

그 애정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모여 타임포럼을 더욱 더 멋진 커뮤니티로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롤당으로 올 수 있었던 것은, 

시계를 사기로 결정 한후에, 

한번에 가자,

데일리로 가자,

이렇게 마음 먹으며 서브마리너로 결정하게 된 것은 

많은 회원분들이 정성들여 쓴 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저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글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많은 분들이 기변과 기추를 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시계를 찾기 위해 탐험을 하고, 모험을 하죠.

각자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도전합니다.


그리고 결국 자신과 함께할 동반자를 찾아내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빈티지가, 

누군가에게는 한정판이, 

누군가에게는 신상품이 동반자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시계들이 가격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다는데에는 모두 동의하실 겁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시계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어하고, 

영원히 함께 하고 싶어하는 이유이기도 하겠죠.


자신만의 시계를 찾는 것,

그리고 그 시계와 함께 하는 것.


그렇게 함께 늙어가는 것은 시계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참 멋진 일이 아닐 수 없을듯 합니다.


물론 영원할 수는 없겠죠.

러그는 깨질 것이고, 

베젤은 빛을 잃을 것이며, 

핸즈는 언젠가 멈출 것입니다.

 

하지만, 

서브마리너와 함께 했던 시간과 공간, 그 추억들은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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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게는 의미가 깊은 곳을 다시 찾아 서브마리너와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 )



늦었지만, 타임포럼 롤당 여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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