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마피아 보스같았던 근엄한 보나티 사장의 뒤를 이어 2018년 등장한 장마크 사장의 시대가 2025년 3월말을 기점으로 끝이 납니다.
인스타 및 각종 SNS와 디지털매체를 적극 활용하는 등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면서 파네라이 고객층의 기반을 확장시킨 반면 올드 파네리스티들로 부터 저주에 가까운 악평을 듣기도 했었던 장마크 사장이었지만 파네리스티 커뮤니티와는 아주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많은 서포트를 해주었으며 익스피리언스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그만의 차별화된 성과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파네라이에서의 행보가 긍정적으로 재평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그의 8년의 CEO 재직시절 발매된 무수한(?) 파네라이 중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베스트 5선을 한번 꼽아볼까 합니다.
1. Pam 961
최초의 익스피리언스 모델 3종 중 가장 파네라이스러운 이탈리아 해군 훈련체험이 포함된 47미리 카보테크 섭머저블 모델이죠. 개인적으로는 너무 사고 싶었으나 한국에 딱 1개만 배정되는 바람에 사지 못하고 하위버전인 979를 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파네라이 코리아 지사장 초청으로 훈련프로그램에는 참가하는 기회를 가졌는데 지금도 잊지 못할 만큼 너무 독특하고 재미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이후 다른 익스피리언스 모델을 구입하고 싶었지만 체험이 맘에 들면 시계가 제취향에 맞지 않고 시계가 취향에 맞으면 체험이 별로고 해서 아직 이루지 못했지만 두가지가 맞아 떨어진다면 꼭 한번 더 익스피리언스 체험을 해보고 싶네요.
2. Pam 1075
유독 클래식한 47미리 루미노르 스페셜 에디션에 인색했던 장마크 시대에서 그나마 출시된 알비노 다이얼의 데스트로 모델이죠. 47미리 루미노르 스페셜 에디션 모델들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당연히 구매할 만한 모델이었는데 출시 전 사진만으로 봤을 때는 완전 별로라고 생각해서 구매의사가 없다가 코엑스 부틱 매니저가 보여주자 마자 실물에 반해서 바로 구입한 모델입니다. 에그쉘 다이얼의 색상과 질감이 정말 매력적인 모델이죠.
3. Pam 1225
환경이라는 주제를 정말 매니악하게 풀어낸 44미리 에코티타늄 섭머저블 eLab-ID 모델입니다. 랩아이디 모델중에서는 3번째 이면서 정말 말도 안되는 리테일 프라이스가 매겨져서 소리소문없이 묻혀버린 비운의 모델이죠. 케이스, 다이얼, 글래스, 무브먼트, 야광 그리고 스트랩까지 꼼꼼하게 모두 재생된 재료로만 소량 만들다 보니 많은 부품업체들의 콜래보레이션으로 만들어져 제작비가 당연히 높을 수 밖에 없는 브랜드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즘 지구환경의 변화를 몸소 느끼다보니 이 모델이 주는 메세지는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향후에 크게 재평가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4. Pam 1364
45미리 라디오미르 플래티늄 애뉴얼캘린더입니다. 파네라이가 2021년 퍼페츄얼캘린더 모델을 출시했지만 파네라이의 심플리시티를 유지하면서 퍼페츄얼 캘린더를 구현하려다 보니 다이얼 구성이 좀 애매했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2023년 출시된 애뉴얼 캘린더는 아주 밸런스있게 구현시켰죠. 앞선 2개 모델의 버건디 다이얼과 블루다이얼 버전 보다는 3번째 그린 다이얼 버전이 파네라이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파네라이가 예전에 선보였던 균시차 모델에 이번 애뉴얼 캘린더를 결합한 모델이 출시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5. Pam 919
네 44미리 티타늄 루미노르, 바로 서울에디션 입니다. 이전 부티크 모델들과 다이얼은 동일하지만 런던부티크 에디션과 더불어 티타늄 바디를 채택한 몇개안된 모델이죠. 더군다나 뒷백은 "거북선". 보수적인 보나티 사장이 아직 있었으면 아마도 출시 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거북선은 한국사람들한테는 너무 의미가 깊지만 일본사람들한테는 거부감을 일으킬수도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다음번 한국에디션은 44미리 섭머저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지극히 제 개인 취향의 베스트 파이브를 꼽아 보았습니다. 다음 번에는 워스트 파이브를 한번 꼽아 보겠습니다. ^^
- LGO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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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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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저도 979와 알비노는 정말
잘나욌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행사때 공개한 25모델도 장마크 모델로 봐도 되겠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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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도 장마크 작품으로 봐야죠. 올해 공개되는 제품들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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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멋진 모델들이군요~.
에그쉘 다이얼은 파네라이의 다이얼 표현이 수준급임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합니다. :)
그리고 919는, 제가 놓친 멋진 팸들중 하나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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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스트 5 기대 됩미다! 10으로 하셔야 할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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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워스트는 사실 보유하신분들이 있어서 좀 조심스럽긴 합니다. 그래서 원래 3개만 하려다 그래도 균형 맞추려고 5개로 한번 해보려구요.
919 쵝오 ㅡㅡ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