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g”를 잠수함에 싣는 모습.
잠시 “Pig”를 이용하는 작전 수행 매뉴얼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1.컨테이너에 봉인된 상태로 잠수함을 통해 작전 지역 이동.
2.작전 지역 근접시 2인 1조의 대원들 잠수정 밖으로 나와 컨테이너를
열고 이상 유무 확인한 다음 이상 없을시 “Pig”를 꺼내어 입수.
3.입수 후 야광 나침반 방향 따라 작전 지역으로 서서히 이동.
4.초반 이동시 방향 확인과 호흡을 위해 머리는 물 밖으로 내놓고 이동.
5.작전 지역에 가까이 다다르면 속도 줄이며 경계초병 주의.
6.항구 초입 진입시 만약 방어용 그물망을 발견하면 그물망 하단으로 내려가
들어서 공간 확보 후 통과하거나 그런 통과가 불가능할 경우 망 절단 후 통과.
7.그물망 통과 후 항구안 정박지로 진입한 다음엔 머리 반만 입수 후 목표물 이동.
8.목표물 30미터 거리 다가서면 배 밑바닥 수위까지 내려간 후 배의 용골(하부)까지 접근.
9.조종과 이동은 첫 번째 대원(Pilota)이 맡게 되고 두 번째 대원은 목표물에 도착 후
내려서 선박 하단부 용골 근처 롤링 제어 날개에 구멍을 내고 폭발물을 묶을 끈을 설치.
10.이후 S.L.C. 선수부분(약 300kg의 압축 폭약)을 분리해서 미리 연결해 놓은 끈에 묶고
배의 용골 밑에 위치시킴.
11.기폭 장치의 폭발 타이머를 정해 놓은 시간으로(보통 2시간 30분 뒤) 맞춤.
12.성공적으로 마치면 “Pig”.로 돌아와 천천히 물 위로 부상해 대기중인 잠수함으로 복귀.
물론 실제 작전에서는 예상치 못한 수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Bocca di Serchio(Pisa 근처)에 위치한 비밀 연구소에서
S.L.C.(a.k.a."Pig")를 점검하고 있는 테세오 테세이(Teseo Tesei)
콤수빈(COMSUBIN)에 전시되어 있는 테세오 테세이의 B.G.2 작전 당시 S.L.C 조종간에서
나침반과 수심계 사이에 수직배열 물방울 수평계 위아래로 panerai란 글씨가 보입니다.
지브롤터에서 스페인군에 포획되었다가 1975년 이탈리아로 반환됩니다.
테세오 테세이(Teseo Tesei)는 엘리오스 토스키(Elios Toschi)등과 함께
S.L.C. 개발을 주도했고 후에 데치마 부대 역사상 가장 큰 희생을 불러왔던
Malta 2 작전 중 자신의 S.L.C.와 함께 폭발하면서 전설이 됩니다.
후에 파네라이는 “Maiale”가 들어간 파네라이 모델들을 생산하면서
테세오 테세이와 라 데치마의 업적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1936년
이렇게 “Maiale”와 Explosive Boat의 발명이 성공하면서 이탈리아 해군은
1935년 영군군 함대가 지중해로 진입한 후 그에 맞설 비대칭 전술에
사용할 무기를 기존의 MAS와 더불어 다양화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마칩니다.
3.파네라이 라디오미르의 탄생
S.L.C.개발이 시작된 같은 해인 1935년,
이탈리아 해군은 파네라이를 포함한 몇몇 매뉴팩쳐들에 접촉하여
잠수 작전시 그들의 부대원들에게 정확한 시간을 제공하고
극한의 작전 상황속에서도 견딜 수 있는 시계의 제작을 의뢰합니다.
파네라이는 1916년 야광 물질인 Radiomir 도료를 발명한 뒤
이미 이탈리아 해군에 정밀 계측 장비를 공급하는 공식 업체였습니다.
쥬세페는 뛰어난 발명가였던 아버지 귀도(Guido)의 피를 물려 받기도 했고
아버지때부터 이어온 해군과의 관계를 통해 해군을 존중하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1935년 무렵 쥬세페가 운영하던 상점.(현재 피렌체 부티크 자리)인
오롤로제리아 스빗쩨라(Orologeria Svizzera) - 스위스 시계 전문점.
오피치네 파네라이(OFFICINE PANERAI SRL)란 이름은 쥬세페 파네라이
사후인 1972년부터 디노 자이(Dino Zei)에 의해서 사용됩니다.
당시 스위스 브랜드의 시계들(Longines, ROLEX, V.C., P.P.등)을
취급하며 판매하는 공식 딜러이기도 했던 쥬세페 파네라이는
무쏠리니의 외국 자원으로부터의 독립과 경제적 자립을 골자로 하는
“ITALY FIRST”정책에도 불구하고 롤렉스에 시계를 주문합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첫번째는 쥬세페 파네라이 본인이 워치 메이커가 아니었기 때문이었고
또 다른 두번째는 1935년, 그가 롤렉스 카탈로그에 실려 있던
특이한 오이스터 케이스의 시계(Ref.2533)를 봤던 기억을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그는 어쩌면 이 Ref.2533으로 해군의 까다로운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시계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즉시 주문하여 11월 받게됩니다.
1935년 롤렉스에서 제작한 카탈로그.
카탈로그 우측 상단에서 확대한 Ref.2533.
쥬세페가 당시 주문하여 받은 Ref.2533은 Gold Case였습니다.
이 정도면 라디오미르는 롤렉스의 유산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시계를 받아 본 쥬세페 파네라이는 해군의 요구에 부합하는
시계를 만들 수 있겠다라는 이전의 막연했던 생각을 확신으로 바꾸고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 기존의 발명물질 이름을 따 라디오미르라 칭합니다.
최초의 프로토 타입 1936 캘리포니아. 10개 제작되었습니다.
Colbert사가 롤렉스에 독점적으로 공급했던 Caliber 618.
당시 대부분의 라디오미르 Ref2533, Ref 3646들은
오이스터 쿠션 케이스와 Cal.618을 가지고 만들어집니다.
이후 해군의 다양하고 강도 높은 테스트를 거쳐
결국 라디오미르는 해군 공식 장비로 채택이 됩니다.
여러 타입의 다이얼로 제작된 Ref.3646
콤수빈(COMSUBIN)에 보관 중인 알렉산드리아 작전(G.A.3)의 영웅
루이지 두란드 델 라 펜네(Luigi Durand de la Penne)의 3646 라디오미르.
각인이 희미하긴 하지만 분명히 확인되는 데치마 부대 각인 ”XA FLOT MAS N.038”
프란체스코 페레티(Francesco Ferretti)가 수집한 두 개의 Ref.2533,
하단의 Ref.2533(3,6,9,12 카디널 인덱스)은 페레티 본인의 말에 따르면
데치마 2대 사령관이었던 마리오 죠르지니(Mario Giorgini)의 시계라고 합니다.
이 두 개의 귀한 Ref.2533은 지금도 페레티 부티크 금고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2018년 11월 작고한 프란체스코 페레티는 살아 생전 열렬한 파네라이 매니아였고
그의 몬테카티니 테르메(Montecatini Terme)의 부티크는 1993년부터 파네라이 공식딜러로
연을 맺은 후 파네라이의 역사적 장비들을 수집하고 보여주는 하나의 보물 같은 박물관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2018년 여름, 직접 방문했던 몬테카티니 페레티 부티크. 다음 번엔 포럼 분들과 함께 가보고 싶네요!
마리아 테레사 파네라이(Maria Teresa Panerai)
마리아 여사의 손목에도 루미노르로 보이는 파네라이가 보입니다.
2010년 열렬한 수집가였던 프란체스코 페레티는 남편 사후에 반세기 가까이
파네라이를 지켜 오고 있는 마리아 여사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하고 수락을 받는데,
그는 15만 유로(다른 소스에서는 3만 유로였단 이야기도 있음)를 지불하고
쥬세페 파네라이가 세상을 떠난 1972년 2월 이후 그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았던
그의 사무실에 들어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보고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롤렉스가 파네라이에 보낸 인보이스 원본.
이탈리아 해군은 드디어 19개의 라디오미르(Ref.2533)를 주문합니다.
파네라이는 롤렉스에 주문을 했고 1936년 6월 13일 피렌체에 도착합니다.
두 개의 오리지널 Ref.2533을 수집해서 보유하고 있던 프란체스코 페레티는
이런 서류들을 발견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렇게 해서 이탈리아 해군의 공식 임무 시계가 된 라디오미르는
데치마 부대원들에게도 지급되어 지중해 특수 임무 작전을 도우면서
그 이후의 이야기는,,, 아시는 대로 다이버 시계의 전설로 남게 됩니다.
다음으로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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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라이짱
2020.05.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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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na고추장
2020.05.20 21:34
네~
저도 준비하고 작성하면서 힘들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가슴 뜨거워지는 경험이었네요.
파네리스티라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야기라 그렇겠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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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GoesOn
2020.05.20 11:08
흥미진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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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na고추장
2020.05.20 21:37
고맙습니다^^.
모든 브랜드가 각자의 스토리가 있겠지만
파네라이는 정말 스토리면에서도 타브랜드들과
차별화되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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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왜비싼거니?
2020.05.20 12:39
2편 정독 완료~~ 3편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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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na고추장
2020.05.20 21:38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왜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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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oromo
2020.05.20 22:10
다큐멘터리 영화 보는거 같아요. 정말 잼니요.
시계는 롤파 라고 하던데. 롤파 조합 기원이 이거였네요. 너무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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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na고추장
2020.05.21 21:10
흑백 사진들과 실제 스토리 때문에
그렇게 느끼셨나 봅니다^^
롤렉스와 파네라이의 오랜 역사 속 협업이
오늘날까지도 매니아들에게 어필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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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
2020.05.20 22:15
눈에 띄는 장소 그리고 익숙한 디자인의 파네라이 역사군요. :)
롤렉스의 인보이스라니 두 회사간 인연인 히스토리도 재미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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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na고추장
2020.05.21 21:11
넵! 이런 히스토리가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더 증폭시키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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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2020.05.21 00:31
너무 재밌습니다~ 시간 가는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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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na고추장
2020.05.21 04:58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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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푸치노
2020.05.24 09:32
한편의 영화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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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na고추장
2020.05.24 16:38
와우 기분 좋네요~ 고맙습니다~
와와~
왜 저까지 가슴이 뛰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