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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제가 포럼에 올린 글을 읽으셨던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지난 3월초 당시 제가 수개월간 찾아 헤메던 시계를 해외 포럼장터에서 발견했었습니다.  (중간에 포기했다가 다시 검색하곤 했던 것 까지 포함하면 족히 1년반 이상입니다만)
딱 하룻밤 고민한 후에 집사람에게 욕먹을 각오하고(몇주전에 또 지른 것이 있어서..) 송금전 몇가지 문의 사항을 판매자에게 보냈는데 돌아온 답변은 이미 시계가 팔려나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싶더군요. 워낙에 매물이 안올라오고 대부분 나오기가 무섭게 판매되는 모델이라서...  일단 집사람에게 욕먹을 일은 없겠다고 위안하면서 이 모델 구입을 사실상 포기했었지요.

그런데 이게 왠걸요 !  열흘 정도 지나서 다른 해외 사이트의 중고장터를 기웃거리고 있는데 이 모델이 또 매물로 나온 겁니다. 근데 이번엔 Bracelet대신 Nato Strap으로.
참, 신기하더군요.  보통은 몇달에 한번정도 뜨는 물건인데 며칠사이에 두건이나 뜨다니...   그런데 판매자가 올린 시계 상태를 읽어보니 아무래도 얼마전 제가 사려고 했던 바로 그 시계인 것 같았습니다.
바로 메세지를 보냈지요. 

Q : 이 시계 혹시 니가 얼마전 아무개 장터에서 구입한 것 맞냐 ?  무슨 문제가 있어서 파는 것이냐 ? 그런데 왜 Nato Strap이냐 ?
A : 맞다. 최근에 아무개 장터에서 구입한 거다. 좋은 시계이지만 며칠전 Ro*** GMT II를 좋은 조건에 구입해서 돈 보태려고 팔기로 했다. Bracelet은 그냥 내가 쓸거다.
Q : 좋다, 내가 사겠다. 근데 시계Head만 팔면서 왜 가격이 $150밖에 안내려갔냐 ?  Bracelet 가격이 얼마정도인지는 너도 알지 않느냐 ?  좀 더 깍아주라.
A : $50 깍아주마.  살건지 말건지 빨리 말해라.  다른 구매후보자에게도 같은 금액 제시했다.
Q : 야, 너 정말 너무한다.  알았다.  입금할 Paypal E-mail주소나 알려줘라.

보시는 바와 같이 주도권을 상실한 매우 굴욕적인 협상으로 점철되었습니다.  또 하룻밤을 넘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
판매자의 과거 거래내역과 몇가지 신용확인을 한 후 대금을 송금했습니다.  바로 답변이 오더군요.  

Seller     : 입금 확인했다. 고맙다. 늦어도 내일까지는 부치겠다. 시계 마음에 들거다.
Dreamin : 알았다. 목빠지게 기다리겠다.

다음날,
Seller     : 오늘 보냈다. Tracking Number 첨부한다. 근데 사진에 올렸던 나토 스트랩이 어디갔는지 안보여서 그냥 검은색 다른 걸로 넣었다.  Strap 마음에 안들면 반송해라. $10 되돌려주마.
Dreamin : 농담하냐, 어차피 나토 안 쓸건데 $10 돌려주던지 말던지 니 맘대로 하세요.

이러고 나니, 이제 당장 Bracelet을 구해야겠더군요.  새제품을 산다는 건 지출이 너무 심한듯 하여 다시 포럼장터검색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놀라자빠졌습니다.  아시다시피 Bracelet 중고 매물은 그야말로 가물에 콩나지 않습니까 ? 근데 있는 겁니다. 그것도 2가지 종류가..
하나는 Seamaster GMT 모델에 사용된 본드스타일 (황금색로고가 잠금장치에 적용된)과 또하나는 2254.50에 사용된 Speedy Style로.
원래 이 모델은 Speedy Bracelet적용 모델이지만 몇분동안 고민한 끝에 본드스타일로 결정을 봤습니다.  정장과 케쥬얼 둘다를 소화할 수 있는 모델로 구입하는 것이라서 가급적 드레시한 느낌을 주는 것이 좋을 듯 해서 입니다.
게다가 잠금장치에 있는 황금색 로고가 제법 고급스럽기도 하구요.


이렇게 해서 Bracelet구매도 어려움없이 마치고 나니 정말이지 그 시계가 저와 인연이 있었나보다 싶더군요. 불과 보름사이에 다른 사람 손을 거쳐서 내손에 들어오는 것도 그렇고 Bracelet까지 이렇게 쉽게 구하다니...

이런 식으로 시계와 브레슬릿을 따로따로 구입하면 더 비싸지 않냐고 물으실텐데 당연히 훨씬 더 비쌉니다.  솔직히 이 정도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중고모델을 사야하는 것인지 잠깐이나마 주저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저에게 다른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언제 또 매물로 뜰지 모르는 녀석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계는 제가 평생 가지고 있기로 마음 먹은 모델이기 때문에 가격에 그다지 제약을 두지 않았다는 게 솔직한 대답인 것 같습니다.

기다림의 지루한 날들이 지나고 드디어 오늘 시계가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길래  찾아왔습니다.
자세한 사용기는 브래슬릿 도착해서 실제 착용한 후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브래슬릿 판매자가 게을러서인지 입금후 3일이 지나서야 우편부쳤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후줄근한 나토 스트랩에 묶여있는 시계를 급한대로 한장 찍어 올립니다.


기분이 어떠냐구요 ? 묻지 마세요.  좋아 죽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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