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런 글은 안 쓰려고 했습니다만.. 국내 공식 오메가 서비스센터의 수준에 너무 큰 실망을 하여 이렇게 후기를 남깁니다.
차라리 미국 같은 나라였으면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할텐데 손재주와 꼼꼼함으로는 일본에 버금가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정밀 기기를 이렇게 다루다니 한심할 따름입니다.
저는 소위 moon watch라고 불리는 오메가 3573.50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 모델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2010년 12월에 구매하여 현재 2년이 넘었죠.
아시다시피 이 시계는 스위스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시계는 아닙니다. 무브먼트로 calibre 1863을 사용하는데 허용 일 오차범위가 -1 ~ +11 초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제 시계는 불행히도 일 오차 +14초 정도여서 작년 2011년 12월 경에 서비스센터에 의뢰를 했습니다. 정말 신기한 것이 센터에서 측정한 결과로는 일 오차가 -2.6초라고 하더군요. 솔직히 제가 한두번 측정해 본 것도 아니고 +14초를 실생활에서 매일 겪었기 때문에 좀 이해는 안 갔지만 어쨌든 센터에서도 무상으로 오버홀을 해주기로 약속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제가 의뢰할 때에 뒷케이스를 절대 열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였습니다. 일단 시계가 비정상이라는 것만 확인하고 싶었고 불편함을 그냥 참고 쓰다가 오버홀은 나중에 2년 보증기간 끝나기 전에 하려고 생각했었거든요. 게다가 잘 아시는 레드닷이 지워지는 것도 원치 않았구요.
문제는 제가 작년 12월에 시계를 찾아가고 나서 자세히 보니 케이스를 연 흔적이 있었다는 겁니다. 어떻게 알았냐면 레드닷이 반으로 쪼개어서 밀려져 있었습니다. 케이스를 열다가 만 건지 아니면 케이스를 열었다가 다시 닫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너무 화가 나서 센터에 항의전화를 하였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 그쪽에 서비스 매니저라는 사람이 전화를 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하였습니다. 저로서는 신품 가치가 하락된 것이기 때문에 무언가 보상을 받아야 하겠는데 금전으로 보상 받는 것도 좀 그렇고 해서 그냥 나중에 쓸 수 있는 오버홀 1회 쿠폰을 그쪽에서 발행해주는 식으로 하여 합의를 보았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센터에서 직원이 실수로 그랬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또한 해결도 서로 win-win하는 방향으로 해결했기 때문에 오메가에 나쁜 감정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시간이 흘러서 보증기한이 가까워지고 이번에는 정말로 오버홀을 맡기러 가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처음에 맡기는 데에서 한번 사람 기분을 망치게 하더군요. 접수를 하고 좀 기다리니 직원이 한다는 말이 작년에 쿠폰이 하나 발행된 게 있다고 하면서 이번 오버홀을 1) 그 쿠폰을 사용해서 할거냐 2) 2년 보증기한을 사용해서 할거냐고 물어보더군요. 이 질문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바보가 아닌 이상 당연히 2년 보증기한으로 하는거죠. 작년에 분명히 서비스 매니저와 통화했을 때도 그 쿠폰은 보증 끝나고 사용하기 위함이라는 뜻을 밝혔는데 말입니다. 뭐 어쨌든 기분 나쁘지만 그냥 넘어갔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번에 그 오버홀 맡긴 시계를 찾으면서 생겼는데요. 시계의 뒷케이스와 밴드가 연결되는 부분에 없던 스크래치가 생겼더군요. 그 부분을 end link또는 end piece라고 하는 것 같은데 스크래치 형태를 보니 시계를 대각선으로 바이스 같은데 물려 놓아서 생긴 흠집 같았습니다. 그 흠집에 대해서 이야기하니 흰색 가운 입은 테크니션이 나와서 한참 발뺌하더니 해결해주겠다고 하더군요. 저는 시계 폴리싱하는 것을 싫어했지만 아주 약한 브러쉬로 하면 될 것 같다길래 그렇게 하기로 하였고 다행히 그 흠집은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서비스로 밴드 버클 부분에 생긴 잔 흠집들도 살짝 폴리싱해주셔서 솔직히 시계를 험하게 다루는데 기분은 나빴지만 그냥 이번에도 넘어가려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시계를 최종적으로 인수하여 가다 보니 이상하게 예전보다 뒷케이스에 흠집들이 너무 심할 정도로 많더군요. 아시다시피 3573.50은 시계 뒷케이스가 사파이어글라스로 되어 있고 그 테두리 부분에 THE FIRST AND ONLY WATCH WORN ON THE MOON이라고 음각되어 있습니다. 그 음각되어 있는 스테인레스 부분에 아까 제가 추측했던 대각선 방향으로 바이스 같은 기구를 물렸을 때 생길 법한 엄청난 마모가 (잔 흠집들) 발생되어 있었습니다. 눈에 확 뛰는 흠집은 아니지만 자세히 보면 그 부분이 엄청나게 마모되어 있더군요. 다행히 사파이어글라스 부분은 강해서 그런지 스크래치가 없었습니다.
지금 더 큰 문제는 크로노그래프인데요. 크로노그래프를 작동시켰을 때 스톱워치 초침이 1초를 5번 정도 잘게 나눈 것처럼 움직여야 하는데 그렇게 움직이다가 중간중간 한단계를 건너 뜁니다. 마치 보면 스톱워치 초침이 부드럽게 가다가 탁탁 튀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이거 분명히 시계를 다시 오버홀하거나 해야할 것 같은데 정말 걱정되는 상태입니다. 다행히 일오차는 허용오차 범위내로 들어온 것 같긴 하더군요.
내일은 대통령선거때문에 공휴일이니 모레 다시 센터에 방문해서 이야기를 해야 할텐데 정말 줄줄이 너무 큰 실망을 해서 여기에 이렇게 장문의 하소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초정밀기계인 시계를 다루는 사람들이 이렇게 무심하게 시계를 다룰 수 있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오메가도 마찬가지지만 백화점 시계 매장에서는 수리 의뢰하면 장갑끼고 조심조심 다루잖아요. 그런데 충정로 서비스센터는 공식 센터라는 곳이 무색하게 데스크 직원들이 시계를 바닥에 놓을 때도 그냥 탁탁 내려 놓는 것도 황당하고 더 황당한 건 안에 흰색 가운 입고 일하는 테크니션들이 저렇게 시계를 험하게 다룬다는 것입니다. 그럴거면 흰색 가운은 왜 입고 일하는지요? 게다가 제 시계가 그렇게 복잡한 무브먼트도 아니고 일반적인 크로노그래프 정도 수준이라고 생각하는데 오버홀하고 스톱워치 기능을 테스트도 안해보는지 의문이 듭니다. 만약에 더 복잡한 moon phase 같은 것이 들어있는 고가의 complication이었으면 이 사람들 수리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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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alis
2012.12.1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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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12.18 23:40
스와치 AS의 평가가 나쁜 것만은 아닌데 편차가 심한 것 같습니다.
브랜드별로 따로 담당 테크니션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오메가의 경우 물량이 많으니 가장 많은 직원들이 있을 것이고, 손으로 하는 일이다보니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른 영향이 있을텐데 그 중 숙련되지 않은 사람이 다루었을 것 같네요.
신입 직원도 있을테고, 그런 사람이 작업하는 경우 마루타가 될 수도 있을텐데...ㅜㅜ
이미 생긴 스크래치는 어쩔 수 없겠지만, 다시 오버홀을 받으시면 잘 처리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런 일로 다시 작업할 때는 잘 하는 사람이 해주겠죠...잘 수리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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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 조
2012.12.18 23:44
정말로 마음 고생 많으시겠습니다 -
승짱
2012.12.18 23:53
음........ 일오차라는게 측정을 하다보면 정말 머리아파 지는거 같습니다.... 저는 대충 한달정도 착용하고 5분 안짝이면 그냥 신경을 안쓰는게 속편하드라구요.
암튼 시계에 없는 스크레치가 생겨서 상당히 속상하시겠네요.. 다만 제가 쓰신 글을 보니 조금 민감하신 편인거 같은데 맡기시기 전에 사진을 먼저 찍고 맡기셨으면
좀더 빠른 조치가 가능할텐데요 그부분이 좀 아쉽네요. 저도 스와치와 전화통화후 실망감이 엄청 커서 다시는 전화를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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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ery
2012.12.18 23:56
마음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수십만원대 시계도 저런 서비스라면 가슴이 아플텐데 .... 수백만원의 가치를 지닌
명품 오메가가 그렇다니요.. 어서 CS팀에서 이런 사실을 알고 확실한 조치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힘내세요. 잘풀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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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
2012.12.19 00:26
서비스센터는 정말 그날그날에 따라 복불복인것같습니다...
그나마 명보는 말이 덜나오던데...힘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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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락
2012.12.19 00:53
정말 안되겠네요 충정로점..
크로노그래프 쪽 항의 잘하셔서
좋은 결과 있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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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빠
2012.12.19 01:01
스와치그룹 서비스센터에 대한 좋은글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군요...
제가 이래서 스와치그룹의 시계들을 구입하지않고 있습니다...
아마 저 뿐만 아니라, 이런분들 꽤 많으실거라 사료됩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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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은
2012.12.19 04:06
여러분들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대도 안했는데 이렇게 댓글을 많이 달아주시니 힘이 되네요. 다른 분들은 저같은 경우를 안 당하길 바랄 뿐입니다. 목요일쯤 다시 센터 방문해서 어떻게 처리했는지 기록을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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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벌뜨
2012.12.19 09:57
아...정말 저또한 맘이 아프네요...ㅠ_ㅠ
A/S 센터도 제대로된 마인드를 가지고서 했으면 좋겠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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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시대
2012.12.19 10:30
흠.. 이런 글을 보면 예지동이 답인가 싶네요..
저는 이번에 시계 잠깐 맡기면서 예전과는 좀 다르게 친절함을 느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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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리끼
2012.12.19 11:45
야 이건 정말 화나실정도인데요. 차라리 시계장인분 찾아가시면 이런스트레스는 안받아도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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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13등급
2012.12.19 12:49
저도 충정로 들렸을때, 직원분들도 친절하시고 해서 잘 댕겨 왔는데....이번엔 뭔가 기술적으로 문제가 좀 있나보네요....암튼 좋은소리 듣기 힘든 스와치CS..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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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제
2012.12.19 13:13
한두푼 하는 시계도 아닌고 얘네들 대체 왜 이러는지 ㅠㅠ 꼭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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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ssa
2012.12.19 13:33
글 읽으면서 안타까움이 밀려옵니다. 서비스가 제일 중요한건데... 왜 그걸 모를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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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i
2012.12.19 18:49
오메가 참 안타깝네요. -
고니오라비
2012.12.19 19:18
마음이 아픕니다. 잘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힘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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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꾸라
2012.12.22 12:19
제 시계도 구매전 주인께서 오버홀 의뢰했다가 스크래치가 아닌 푹 패일정도의 스크래치가 생겼다고 들었는데 충정로AS는 걍 막다루나바요 오버홀도 중요하지만 외관의
스크래치는 신경도 안쓰나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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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사마
2012.12.24 14:19
이래서 전 스와치그룹쪽 시계보다는 명보쪽을 선호합니다.. -
브릭스
2012.12.30 20:40
계속 쓰는 얘기지만 직원들 교체될때 어느정도 알고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거 보면 참 오메가 정떨어집니다. 손기술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참내.. -
이동은
2013.01.17 22:33
오래된 게시물이라 댓글로 달아도 안 보일 듯 싶어서 새로 게시물을 작성해서 경과를 설명하겠습니다. 엮인글 기능이 있는 듯 한데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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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엄마
2013.02.21 08:56
안타깝네요 좋은결과가 있었기를 바랍니다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습니다.. 우선 마음 상하신 것을 얼른 추스리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부디 좋은 쪽으로 해결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