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Speedmaster Daydate 3520.50.00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시계를 보니 글라스 안에 이슬이 맺혀 있었습니다.
이 아이의 기능에, 나아가 수명에도 치명적일 가능성이 아주 높은 습기의 흔적이었습니다.
오늘 점심 즈음 외근을 다니는 길에 부랴부랴 충정로 스와치 CS 센터에 맡기고 왔습니다.
오후에 다시 전화를 받았는데... 무조건 오버홀을 받으라 하더군요.
솔직히 습기 건이라면 당연히 오버홀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쨰서 습기가 들어가게 되었느냐는 제 질문에 전화를 건 여자분의 대답이 다분히 불쾌했습니다.
"테스트 결과, 방수 기능에는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물이 들어갔다.
그러므로 이는 [방수 50m의 감당폭 이상의 수압을 가한] 사용자의 부주의다."
그리고는 [방수 50m의 감당폭 이상의 수압]의 정의에 대해 설명을 시작하려고 하더군요.
크로노그라프, 날짜, 요일 등을 아기자기하게 보여주는 제 시계는 그러나 물에 약합니다. (방수 50m)
플래닛오션이나 옆 동네 서브마리너 등과, 태생적으로 DNA가 다른 아이라는 점 저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샤워는 커녕, 손 씻을 때에도 풀어 주머니에 고이 모셔두곤 했습니다. (타포의 덕택이기도 합니다.)
다음부터는 생각나는대로 간략한 대화를 옮기고자 합니다:
-- tieric: 기계식 시계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그리고 50m 방수의 의미를 알고 있다.
단언컨대, 시계에 물이 들어갈 만한 일은 하지 않았다.
-- 직원 분: 혹시 비는 맞지 않았냐? 떨어지는 빗물의 수압이 엄청나게 높다. 빗물만으로도 습기가 들어갈 수 있다.
-- tieric: 빗물을 맞았다면 내가 시계를 풀어서 시계 뒷 쪽에 비를 고의적으로 맞혔다는 얘기인가? 이게 대체 말이 되는 건가?
그리고, 가격 최소 200만원 이상 가격에 판매되는 오메가 시계의 50m 방수 기준이
빗물로 인해 습기가 들어간다는 것인가? 이게 공식적인 입장인가?
-- 직원 분: 오메가는 물론, 블랑팡도 50m 방수라면 이러한 생활 속의 물기라도 들어갈 수 있다.
-- tieric: 오히려 그렇게 얘기하니 더욱 이해가 안 간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물기가 들어있었던 것인가?
내 시계는 시스루백이 아니라 내부 상태를 나는 알 수 없다. 무브먼트의 데미지는 얼마나 되는가?
-- 직원 분: (동문서답) 물기가 들어있는 것 자체가 치명적이다.
-- tieric: 마지막 수리를 스와치 CS에서 했다. 이 때 방수 처리가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그 쪽에서는 문제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가?
-- 직원 분: 당시 방수 처리는 완벽했다. 습기가 그 동안 발견되지 않은 것이 그 증거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소비자 부주의다.
-- tieric: 오버홀 비용은 모두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가? 마지막 수리 이후 2년이 지나지 않았다.
-- 직원 분: 그렇다. 수리 이후 기간과는 상관 없고, 무상 수리 기간은 지났다.
참고로, 이 아이는 2006년 초봄에 괌 DFS에서 제가 직접 구입했고 (당연히 박스 카드 등 전부 있습니다.)
2007년 가을에 바늘이 빠지는 문제로 스와치 CS 센터에서 수리를 받았습니다. (이 때는 무료 수리를 받았습니다.)
오버홀을 받는 것 자체는 그리 억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구입 후 고작 3년인데, 벌써 때가 된 것인가요?
그것도, 방수 기능이 아직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습기가 들어간 것이라면
앞으로도 제가 아무리 잘 관리를 해도 또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하여, 다음 몇 가지를 여쭙고자 합니다:
1) 빗물, 땀, 또는 물수건, 물에 젖은 휴지 등과의 접촉 만으로 습기가 들어갈 수 있는지요? (방수 50m 기준)
2) 오버홀을 하면 습기로 인한 데미지가 완벽히 회복되는지요? (크로노그라프라서 더더욱 걱정입니다.)
3) 솔직히 오버홀 비용(41만원)도 너무 비싼데요... 평균보다 훨씬 이른 오버홀에 대한 비용 책임을 제가 져야 하는 것인지요?
(특히, 마지막 수리 이후 채 2년이 지나지 않았습니다.)
직원 분의 논리가 대단히 기분이 나빴습니다만...
그 분 역시도 회사 정책을 대변하실 뿐이므로, 그 분 개인에 대한 감정은 접고자 합니다.
고급 시계 서비자 및 잠재 소비자이실 타포 회원 님들의 고견/조언 여쭙습니다. thx. dk
댓글 9
-
제와피
2009.08.03 20:41
5기압 방수라는 개념이 좀 그렇습니다.. 손 씻을때 나오는 수돗물 기압이 7기압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크로노그래프의 경우 충격이나 방수에 논크보다 좀더 예민합니다. 너무 기분나빠하지마시고 새시계찬다는 기분으로 오버홀하세요 ㅎㅎ 마모되거나 손상된 부품은 새걸로 갈아주니까 새시계 같으실꺼에요 ^^ -
김명랑
2009.08.03 23:07
에고고..많이 속상하시겠습니다. 운이 안좋으면 빗물로만도 5기압방수는 물을 머금을 수 있다고는 하던데 저는 여지껏 비로 인한 습기 피해는 입어 본 적이 없습니다..심지어 30m 생활방수되는 제 스와치도 몇년간 마구 써도 아무 이상없었는데,,아무래도 시계 뽑기 운이 안좋았던게 아닐까요..
오버홀 하면 습기 데미지는 거의 사라지지않을까 생각되네요.. 힘내십시요! -
홍콩왼손잡이
2009.08.04 09:02
저도 충정로CS센터를 자주 갔었고 몰상식한 여직원때문에 화가 난적도 있었습니다
일단 제 경험상 CS센터에서는 원인모를 고장등에 대해선 무조건 소비자부주의로 처리되더군요
한번은 무상수리를 놓고 여직원과 언쟁을 하던중 남자직원분이 오셔서 무상수리로 마무리 지어준 경험도 있습니다
오버홀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더욱 화가나는건 무조건 소비자부주의로 넘기려는데 있습니다
직접 찾아가셔서 항의해 보시는것도 한 방법이 될수 있습니다 참고로 CS센터 여직원중 한명 빼고는 시계에 대한
기초상식도 없는 여직원분들이 대부분 입니다 -
클래식
2009.08.04 09:53
확실한 것은 내부를 직접봐야 알겠지만 유리에 김이 서리는 것을 발견한 즉시 뚜껑 열어 습기를 제거하였다면 별 문제없을 겁니다. 오버홀까지 해주면 확실하겠고요. 내용을 정리하면 3년 6개월 정도 사용한 시계가 방수에 문제가 생긴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요. 방수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비 뿐만아니라 땀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시계를 테스트한 결과 방수 성능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하고 tieric님은 물이 들어갈 일이 절대 없었다고 하시고.... 답을 드리기 참 난감한 질문같습니다. -
준서아빠
2009.08.04 10:49
난감한 상황이군요...오버홀이후 방수문제가 바로 나타나서 이의제기를하지 않았다면,
한국CS센타는 당연히 오리발 내밀꺼고요...이 곳 서비스정신은 오메가?만큼 한없이 부족하죠!!
클래식님 말씀처럼, 그래도 즉시 발견한 상황이니, CS센타에서는 내부상황을 점검하여서, 굳이 대분해소제까지는 말고라도 습기제거 및 간이소제로 가능할 정도인지 판단하여 알려주면 좋을텐데요...물론 그정도는 무상또는 실비 처리해줘야 CS고요~
고객만족은 커녕, 아쉬워서 찾아온 사람들 봉으로보고 장사만 하려드는 듯해서 씁쓸합니다.
정식매장 이력관리만 아니라면, 맘같아선 오메가따위야ㅎ 예지동 할아버지께 10만원돈이면~
눈앞에서 화려한 무브와 샤알레에 하나하나 담겨지는 수십개 부품의 완전분해소제신공까지 감상할 수 있을텐데요..^^
보이지도않아 없애도될 유리창너머에서 나름 자세잡고 작업하는 CS직원을보면, 그높은 공임에 걸맞는 정성과 내공이 있는지 왠지 궁금하더군요!! -
준서아빠
2009.08.04 11:25
참, 주저리 쓰다보니 글만 길었네요^^; 질문에 대한 제의견은요,
1) 5기압방수는 1-2년지나면 습기에 약하더군요, 침수는 뒷백보다는
용두 크로노버튼쪽이 더욱 취약하고요.
특히 공기중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는, 시계에 약간의 충격이나
용두조작중에 물보다 입자가 작은 vaport상태의 습기가 침투되기
쉽습니다.
2) 비교적 즉시발견하셨으니, 조치하면 무브는 전혀 괜찮을 겁니다.
듕국산SUS도아니고, 그래도 알아주는 오메가무브쟈나요ㅋ
3) 윗분 댓글처럼, 니네도 오버홀을 제대로 못한 부분에 잘못이있으니,
비용을 조정해달라고 요구하십시요!
여직원이 안통하면 윗분을 만나게해달라고해서,
조용하면서도 강하게 항의해보시죠^^ -
tieric
2009.08.04 13:53
어제는 아무런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글을 올렸었는데요...
윗 분들 말씀을 듣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편리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오버홀을 종용하는 CS의 속보이는 장사속이야말로
제 그 불쾌감의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오늘 다시 연락이 되어서 CS 측과 통화를 했고,
습기가 언제 들어갔는지는 모르지만, 무브먼트 외관 상으로는 문제가 없고, 작동에도 지장이 없는 상태이니,
(무료로) 제습 처리를 해서 보내주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CS의 입장은 오버홀을 받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이더군요.
워낙 가난한데다 최근에 뭐 큰 걸 지르느라 캐시 플로가 극도로 좋지 않은 상태여서...
일단은 제습 처리만 해 두고 구입 5주년 전에 꼭 오버홀을 받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여러분들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조언을 구할 곳이 있다는 게 든든합니다.
저도 뭔가 도움을 드리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thx. dk -
tieric
2009.08.04 13:59
덧붙여... 이번 일을 기회삼아, 아이를 습기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끔 해야 겠습니다.
그런데, 여름이 땀이 무척이나 많이 나는 편이라, 걱정이네요... thx. dk -
폭풍남자
2009.08.04 17:15
41만원이라는 비용은 누구에게도 작은 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버홀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보다도 그들의 태도와 자세에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