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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쾌히 씨마 청판을 넘겨준 후배와 저녁을 먹으며 그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연애도 우정도 시계와의 만남도 모두 인연이라고.

 

사실 이렇게 빨리 제가 오메가 포럼에 글을 쓰게될줄은 몰랐네요. 불과 일주일 사이에 모든 것이 다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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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1.80은 007 시계로 더 유명하지 않은가 합니다. 역대 본드중에 비주얼면에서 가장 좋아했던 피어스 브로스넌이 차고 나온 시계라네요.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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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자마자 손목에 올리고 한컷. 후배가 2차구매하고 필드워치로 맘껏 차던 놈이라 스크래치가 대박입니다. ㅎㅎ 필드워치는 이게 제맛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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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찬히 뜯어봅니다. 다이얼의 물결무늬가 눈에 띄네요.. 별다를 것 없는 다이얼이 생동감을 얻습니다. 300미터 방수가 되는 크로노미터 시계입니다. 중고가격이 좋아서 크로노미터 인증 받은 시계를 이 가격에 살 수 있다면 참 훌륭하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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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바뀌면 색감도 좀 바뀝니다. 밝은 파랑은 아니고 좀 어두운 파랑에 다이얼은 진회색이라고 하는게 맞겠습니다. 차분해 보이는 것이 캐주얼 뿐만 아니라 수트에도 꽤나 잘 매치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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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살때 날짜창이 없으면 일단 후보에서 제외시키는 제 취향에 비춰 볼때 저렇게 시인성 좋은 날짜창은 너무 고마운 옵션입니다. 노안이 일찍 오는지 날짜보려고 눈을 찡그리는게 영 성가십니다. 그냥 볼때는 무반사 코팅이 없나 싶었는데 안쪽면에 되어 있는 모양이군용. 푸르스름하게 비치는 형광등 불빛을 보고야 그렇구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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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브레이슬릿과 베젤은 모두 교환이 가능한 옵션입니다. 한참 신나게 차다가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하나 하나 바꿔줄 생각입니다. 브랜드 시계를 사는 이유중에 하나가 이런 메인터넌스의 편리성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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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에는 포세이돈이 타고 다닐법한 해마가 양각되어 있고 다이얼과 비슷한 패턴의 물결무늬가 있습니다. 열기 위해서는 전용 도구가 있어야 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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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는 ETA 2892를 수정한 Cal 1120을 사용합니다.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기 위해서 당연히 해야할 기본적 수정과 5자세차 수정까지 했다고 적혀있군요. 튼튼해 보입니다. 거듭말하지만.. 가성비 쩌는 크로노미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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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는 12밀리 입니다. 손목에 착 달라붙으면서도 와이셔츠 소매속으로 쉽게 들어가는 사이즈라 드레스워치로써의 기능성도 충분합니다만 너무 딱 달라붙는 느낌이라 손목에 땀이 쉽게 차는 느낑이 들기도 합니다. 5연밴드도 땀이 좀 나면 밀착도가 올라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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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이어 글라스는 중앙부가 살짝 솟아오른 돔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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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젤과 브레이슬릿에 만개한 스크래치는.. 세월의 흔적이지만 얼굴만은 아직 청순한 20대의 모습입니다. 10년, 20년을 버텨도 야광이 노랗게 익어갈 뿐 큰 문제는 없을만한 만듦새의 시계가 아닌가 합니다. 사실 이 시계를  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두가지는 방수기능도 아니요. 제임스 본드의 시계라는 유명세도 아닙니다. 인덱스와 핸즈인데요. 오메가 말고 다른 시계에서 이런 인덱스를 보고 한동안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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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 305입니다. 12시 방향의 더블바 인덱스와 여섯시 방향의 싱글바. 그리고 다른 인덱스들은 원형으로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비슷하지 않은가요? ㅎㅎ 게다가 핸즈도 가운데가 비어있고 끝에만 야광도료가 채워진 형식인것도 유사합니다. 오메가가 좀 귀여운 반면에 파네라이는 남성적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처리된 핸즈는 기능적으로도 유용합니다. 시분침이 겹칠때도 손쉽게 몇시 몇분인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오메가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기능적으로 설계된 반면에 305는 그렇게까지 눈에 딱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출시 시기는 305가 더 늦기 때문에..(2010년인가요?) 오메가의 디자인을 파네라이가 도용한게 아닌가 오해하실수도 있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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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의 디자인은 원조인 ref 2533을 곰국 우리듯이 우려서 나온 결과라.. 시작이 2차대전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누가 누구를 베꼈다가 아니라 과거의 시계들에서 현재의 모든 시계들이 조금씩 영향을 받는것이지요. 그중에서도 2531.80은 인덱스와 핸즈만 놓고 볼때 완성도가 참 높은 시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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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손목에는 조금 헐거워서 살짝 줄여야 겠네요. 겸사 겸사 센터에 가서 방수와 오차도 테스트하고 베젤이나 브레이슬릿 교체비용도 알아봐야겠습니다. 오버홀 비용은 많이 비싸던데 그냥 잘하는데서 할지 센터에서 정식으로 할지도 생각해봐야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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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시큰둥한 생각이었는데 보면 볼수록 괜찮은 시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41밀리의 크기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사이즈이고 방수테스트만 제대로 하면 포화잠수까지 가능한 다이버워치이니(10시 방향의 헬륨밸브를 보시면 아실 수 있죠) 수영을 하던 사우나에 가던 안심입니다. 뭣보다도 참 할 이야기가 많은 오메가에서도 자기 나름대로의 히스토리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시계이면서 봐도 봐도 질리지 않을 시계이기도 한것 같습니다.

 

이녀석을 지르면서 그동안 아끼던 시계 하나를 내보냈습니다. 다이버워치가 두개일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원하시는 분이 마침 계셔서 라구나를 곱게 보냈죠. 아쉬웠지만 새로운 인연과 또 좋은 이야기를 써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이 친구와 새로운 인연을 맺고.. 지금부터 또 새로운 이야기를 써가듯이 말입니다. 늦은 밤이군요. 더위가 아직 가시지 않았습니다. 다들 좋은 꿈 꾸시고 밝은 내일 맞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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