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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 BRAND

안녕하세요?

일주일 전 Nav.B Chrono Limited Gold Edition을 영입하고서, 스타인하트에 중독되어 버린 omentie 입니다. ^^

(이 녀석에대해서는 https://www.timeforum.co.kr/index.php?mid=brand_GermanBrand&document_srl=7574495&page=1 를 참고하세요.)

 

그동안 여러 시계들을 수집하면서, 제 나름대로 고수했던 원칙은, 원 브랜드-원 워치 였습니다.

브랜드에 치중하지 말고 시계 자체의 매력에 빠져보자며 세운 원칙입니다.

하지만, 스타인하트의 엄청난 가성비 때문에, 오래동안 지켜왔던 원칙을 깨고 말았네요.

스타인하트는 정말이지 브랜드 자체로 사랑스러운 것 같습니다. ^^

 

이번에 들인 녀석은 오빈밀입니다.

 

ETA 2824-2을 장착하고, 300m  방수, 양면 무반사 돔형 사파이어 글래스, 다소 투박하지만 깔끔한 피니싱을 가진 이 녀석의 리테일가는 350유로.

세금 빼면 295유로 밖에 안 하고, 고양이네 판매가도 629,000원;;;

 

저는 이마저도 40만원대 초반의 중고를 들이는 바람에, 다른 시계들에 채워준 스트랩 두 개 가격에 이 녀석을 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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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시다시피, 스타인하트 오션1 시리즈는 섭마의 오마쥬입니다. 그리고, 섭마는 누가 뭐래도 다이버시계 디자인의 교과서 같은 존재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저는 섭마가 다이버시계 디자인의 교과서가 된 건 어디까지나 다이얼, 인덱스, 베젤, 케이스 때문이지, 핸즈 때문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래 제 콜렉션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시원하게 쭉쭉 뻗은 핸즈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시계 부위 중 가장 자주 보는 게 핸즈니까요.

(깜빠놀라 코스모사인과 프콘 FC-910은 다이얼이 너무 예뻐서 예외입니다....두 녀석 들이고서 핸즈 바꿀까 엄청 고민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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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저에게 섭마는, 다른 것 다 좋은데, 외계인 머리 연상케 하는 시침!!! 바로 그 동글동글한 시침 때문에 영입을 꺼리게 된 비운의 명작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시계 생활 시작할 무렵부터 제일 갖고 싶었던 시계는 밀섭이라 불리는 밀러티리 서브마리너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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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제가 보기에는 다이버시계 디자인의 끝판왕 같습니다.

 

하지만 널리 알려져 있듯, 밀섭은 1970년대에 영국 해군을 위해 섭마 5513과 5517을 베이스로 하여 약 1200개 정도만 주문제작되었고, 대부분 이미 망가진 상태입니다.

제치를 모두 갖춘 녀석들은 초레어 아이템이 되어 구하기도 힘들 뿐더러, 물건이 있더라도 엄청난 가격을 줘야 손에 쥘 수 있는....궁극의 레어템입니다.

만약 롤렉스가 현행으로 밀섭을 만들었다면, 저는 밀섭 하나로 시계 생활 시작한 후 바로 끝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현행 섭마에 핸즈와 다이얼, 인덱스를 커스텀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커스텀은 여전히 초짜 시덕후에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저에게, 오빈밀은 하나의 축복과도 같은 시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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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젤의 거친 톱니가 신경쓰이지만, 다이얼과 인덱스, 그리고 핸즈는 정말 뛰어나게 재현해냈습니다.

베젤도 5분 단위가 아니라, 밀섭의 1분 단위 마크를 촘촘히 새겨 놓았습니다.

인덱스의 노란색은 Super Luminova vintage "old radium"으로 페이크이지만, 오랜 세월 농익은 빈티지스러움을 표현하는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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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섭마에는 없지만, 밀섭에만 있는 중앙의 Ⓣ도 ①로 바꾸어 표기해둔 깨알 같은 센스까지 ! ^^

 

그런데, 밀섭의 다이얼을 충실히 재현하려다가 좀 심한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바로 660ft=200m의 표기인데요, 밀섭의 베이스가 되었던 1970년대의 섭마 5513과 5517은 방수 성능이 200m 밖에 안 되어서, 이 문구가 박혀있지만;;;;

오빈밀은, 오션1을 베이스로 하기에 방수 성능이 1000ft=300m 입니다.

원작을  충실히 재현하려다 보니, 다이얼에 시계의 방수 성능을 낮추어 표기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듯 합니다.

뭐;; 그래도;; 싸면서도 예쁘니까! 이런 건 살포시 용서해주고 넘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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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듯이 날카로운 저 시침과 초침, 정말 멋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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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커버에 포세이돈을 멋지게 새겨 넣었습니다. 백커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녀석의 방수성능은 1000ft=300m 입니다! 다이얼에 있는 200m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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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에는 스타인하트의 아기자기한 로고가 새겨져 있습니다.

동형 사파이어 글래스가 참 예쁜데, 뾰족한 베젤의 톱니 때문에 옆태가 죽습니다. ㅠㅜ

 

 

이제 감상 그만하고 손목 위에 얹어봅니다.

사진 색조도 빈티지스럽게 바꾸어 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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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샷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오빈밀은 다이얼, 인덱스, 핸즈, 돔형 글래스로 얻은 점수를 베젤의 톱니와 브레이슬릿이 다 깎아 먹고 있습니다.;;;

 

베젤의 톱니가 뾰족한 것도 문제지만, 돌려보면 너무 뻑뻑해서 편하게 자주 돌릴 엄두가 안 납니다.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투박한 메탈 브레이슬릿입니다.

40mm 짜리 밀섭을 42mm로 사이즈 키우면서 러그도 20mm에서 22mm로 키웠는데, 이 때문에 케이스와 러그의 조화가 무너졌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밀섭은 원래 메탈 브레이슬릿을 정착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나토 밴드만 장착하도록 만들어져서 바네봉이 스프링바가 아니고, 굵은 철심으로 고정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과감히 메탈 브레이슬릿을 버리고, 밀섭을 충실히 재현하기 위해 나토 밴드를 채워줍니다.

나토 밴드 중에서 빈티지스러운 멋은 가죽 나토밴드가 최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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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 2mm의 두꺼운 누벅 가죽 나토 밴드입니다. 바네봉과 케이스 사이의 거리가 멀어서 오빈밀에는 무리 없이 장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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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브레이슬릿 떼어내고 나토 밴드 채워줬더니, 이제야 진짜 밀섭 다운 맛이 사네요. ^^

 

 

다시 한 번 녀석을 손목에 얹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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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모습도 메탈 브레이슬릿을 장착했을 때보다 가죽 나토밴드 착용했을 때가 훨씬 낫네요. ^^

 

 

밀섭이 나토밴드용으로 만들어진 시계이니, 가죽 나토밴드로만 만족할 수는 없죠!

나일론 소재의 나토밴드도 채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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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익은 노란색 인덱스와 깔맞춤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완전히 같은 색을 찾지 못 해서 그나마 비슷한 샌드색으로 채워줬습니다.

2%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여전히 메탈 브레이슬릿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이제 이 녀석도 손목에 얹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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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샷을 봐도 깔맞춤에대한 미련은 남네요 ㅠㅜ

혹시 농익은 노란색의 나토 밴드 알고 계신 분 있으시면 좀 알려주세요~

 

 

오빈밀이 다른 스타인하트 오션 1 시리즈들보다 좋은 점은, 뛰어난 야광성능입니다.

얼마나 좋은지 제대로 느껴보기 위해 LED 스탠드 밑에 놔두고 빵빵하게 축광시킨 후 불을 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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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정말 자체 발광이라 부를만큼 야광 빵빵하네요. ^^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오빈밀 인덱스의 Super Luminova vintage "old radium"는 야광시 노란 색이 아니라 녹색을 띱니다.

그래서  한 낮의 그늘 경계에 가면, 반쪽은 노락색, 나머지 반쪽은 녹색인 오묘한 색깔을 보여줍니다.

 

오래전부터 오빈밀을 갖고 싶었는데, 솔직히 스타인하트에대한 신뢰가 부족해서 (저렴한 가격에 이렇게 좋은 시계를 만들어낼 줄 정말 몰랐습니다;)

계속 망설이다가 Nav.B Chrono Limited Gold Edition를 통해 스타인하트를 신뢰하게 되어 이제야 뒤늦게 오빈밀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빈밀로 밀섭에대한 갈망이 어느 정도 해소될 줄 알았는데....

잘 만들어진 오빈밀을 차고 있으니, 밀섭에대한 갈망이 더욱 불타오르는군요. ㅠㅜ

하지만, 지금 당장은 넘사벽인 밀섭을 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아쉽더라도 한동안 오빈밀을 바라보며 만족해야 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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