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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3604  공감:15 2012.01.18 02:04

epfw5u.jpg

 

안녕하세요. 또 인사드립니다. 이노(Eno)입니다.

 

퇴근 후 씻고 책 보면서 쉬고 있다가 갑자기 좀 무료해져서 짧은 넋두리나 하나 풀고 가려 합니다. ㅋ

 

 

오늘 제가 얘기하고 싶은 건 세이코의 미드(mid) 클래스 시계들에 들어가는 6R15 무브먼트에 관한 것입니다.

세이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시라면, 6R 계열의 무브가 저가 입문용인 7S 무브를 베이스로 수정이 됐다는 얘기 정도는 들으셨을 겁니다.

7S 계열 무브는 거의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세이코가 역사상 가장 많이 생산하고 저가 라인에 폭넓게 쓰인 대표적인 범용 무브먼트입니다.

흔히 그래서 ETA 2824 무브먼트에 비견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2824가 설계면에선 보다 완성도 높은 무브라는 평이 지배적이지만요)

 

참고로 7S26 무브에 관한 자세한 사항이 궁금하시다면 타포 번역게시판의 관련 글을 찾아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SKX799(AKA. 블랙몬스터) 상세하게 풀어낸 해외 유저의 글을 한 회원님께서 번역해 놓은 글입니다.(아래 링크 참조)

https://www.timeforum.co.kr/index.php?mid=translation&document_srl=87970

 

 

 

여튼, 7S 무브먼트를 베이스로 진화한 6R15무브는 사실 등장한지 몇년 되지 않습니다. 올해로 한 5-6년쯤 됐나? 여튼 그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처음 이 무브가 소개됐을 때 세이코 매니아들은 크게 환영했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 검증된 로버스트한 무브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핵기능과 수동감기 기능이 있으며 파워리저브가 크게 향상돼 50시간 정도를 유지하는 새로운 무브. 어찌 관심이 가지 않았겠습니까.

 

 

해외 포럼을 보다 보니, 7S26과 6R15 무브를 한 유저가 직접 분해해 분석한 그레이트한 글이 있더군요. 이 역시 참고로,

관련 링크 첨부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http://seikoholics.yuku.com/topic/48/Inside-the-Seiko-6r15-with-a-comparison-to-the-7s26

 

picture333.jpg

 

전문적인 용어도 많이 등장하는 매우 상세한 분석의 리뷰여서 저도 아직 완벽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제법 두 무브의 구조적 특징, 유사성과 차이 같은 것을 엿볼 수 있는 훌륭한 리뷰였다고 생각합니다. 관심 있으시면 함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그렇다고 지금 이 글에서 위 해외 리뷰어처럼 테크니컬한 부분을 면밀하게 파고들자는 의도는 아닙니다. 그럴 지식도 없구요.

 

다만 제가 일전에도 포스팅에서 언급했다시피, 전 스모와 SARB065,  두 6R15 무브먼트가 들어간 시계를 사용하면서

이 무브먼트에 그야말로 푹 빠져버렸음을 다시 한번 환기하고자 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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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6R15 무브먼트는 스위스 고급 무브들과는 비교가 안 되게, 큰 수정 하나 돼 있지 않은 그야말로 미적인 관점에선 빵점에 가까운 공산품 그 자체이자,

7S나 4R 계열과 같은 다른 세이코 입문 무브들처럼 전혀 볼 게 없는 게 사실입니다. (플레이트는 단순 레이저 절삭돼 있고 페를라주? 그딴 거 없으며... 등등)

그나마 6R15 무브에는 앞선 범용들과 달리 로터 상단에 도쿄 스트라이프가 선명하게 코스메틱되고,

검정색 페인트 같은 걸로 브랜드와 무브명 같은게 프린트 되는 정도의 장식이 추가되지만,

사실 스위스 고급 시계들이나, 하다못해 세이코의 상급 라인인 그랜드 세이코나 크레도르의 그것과 비교하면 우스운 애들 장난 수준이지요.

 

 

하지만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무브먼트의 미적인 화장질은 사실 무브 자체의 성능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이는 현존하는 최고의 시계 장인으로 존경 받으며 자기 시계에는 미친듯이 집착적으로 화장질을 해대는 필립 듀포 옹께서도

수차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쿨하게 인정하신 대목입니다. ^^

 

 

그럼 아시다시피 무브먼트의 성능에 직결하는 부분은, 바로 부품을 어떤 걸 썼느냐,

주요 휠과 피니언을 어떻게 배치하고 가공했느냐, 뭐 이런 것일 겁니다...  

무브 설계에 관해서는 기본 베이스가 되는 7S 계열 무브가 오랫동안 그 공신력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기에

크게 딴지를 걸게 없다고 봅니다. 사실 그렇게 따지면 한도 끝도 없는 게 이런 분야기에 전 애써 스킵하려 합니다.

그럼 남는 건, 주요 부품의 스펙인 셈입니다.

 

55.jpg

 

전 스모나 사브를 착용하면서 한가지 사실에 매우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계는 어찌하여 이토록 와인딩 효율이 좋은 것이냐.... '

이는 그냥 제가 이 글을 쓰기 위해 대충 지어낸 소리가 아니라,

많은 유저들이 공통적으로 공감하는 대목입니다.

(아마 이 글을 보시는 관련 무브 시계를 가지고 계신 유저분들께서도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

 

 

일전의 포스팅에서도 호들갑스럽게 첨언하긴 했지만, 전 그간 경험한 어떤 ETA 범용 무브보다도

이 두 시계에 들어간 6R15 무브를 훨씬 더 호의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시계를 자주 풀러놓는 습관, 사실 오토매틱 유저로서는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는 안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는 저인데(이럴바엔 차라리 수동을 써야지),

스모나 사브 시계는 진정 한번도 중간에 멈춘 적이 없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잠깐 착용하고 회사와서는 줄곧 풀러놓고, 점심 시간 때 잠깐 착용하고 식사 마치고 와서 또 풀러놓고(중간에 종종 외근 나갈때는 또 착용)

그러곤 퇴근 길에나 또 얼마 차고 집에 와서는 또 풀러놓는 수준인데,

이들 시계들은 한시도 멈춤 없이 아주 묵직하게 잘 굴러갑니다. 게다가 일정한 오차 범위를 유지한다는 것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만약 제가 다른 시계가 없이 딱 이 두 시계만 갖고 있고 하루씩 번갈아 가면서  착용한다고 가정하면,

제 생각에 두 시계는 와인더가 따로 필요 없이 계속해서 스스로 굴러가게 될 것 같습니다.

 

 

전 이토록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성능을 자랑하는 오토매틱 무브를 다른 브랜드 시계에선 경험해 본적이 없습니다.(하이엔드급 무브는 경험이 없으니 논외)

이보다 수십배에 달하는 시계들의 그것도(주로 에타 베이스지만) 사실 성능은 실망스러운 수준이기 일쑤인데 말이지요.

그나마 비교할 만한 수준이 롤렉스 정도? 근데 체감하는 파워리저브 시간은 롤렉스의 대표 무브들보다도 제겐 더 길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다만 롤렉스같이 오차범위가 거의 없이 정확한 시간을 보여주진 못하지만요.  

(이는 6R15 태생 자체가 진동수가 낮은데다, 롤렉스처럼 출하 직전 기술자들에 의해 면밀하게 조정되진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오차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저로서는 이 정도의 퍼포먼스만 되도 실제 생활 속에서 체감하는 만족도는 충분합니다.

사실 디자인에 처음 반해서 구입한 시계들인데, 이렇게까지 뜻하지 않게 무브 성능 면에서도 기대 이상의 면면을 보여주니

정말이지 이런 표현은 오그라들지만 사랑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과연 이 무브(6R15)의 정체는 무엇일까? 하고 전 나름 이런 저런 서치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너, 뭐니???)

그리고 몇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선, 6R15 무브는 미적으로는 전혀 볼품없는 공산품에 가까운 것일지 몰라도,

적어도 주요 부품, 특히 메인스프링을 상당히 훌륭한 걸 쓴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sd4sm.jpg

 

위 메인스프링과 배럴 관련 사진은 아난타의 스프링 드라이브 모델(8R 계열 무브)의 그것을 빌려온 것입니다.

 

근데 흥미로운 것은 이 아난타의 그것과 동일한 메인스프링이 훨씬 저가 라인의 6R 계열 무브에도 들어간다는 사실입니다.

 

위 A번이 바로 그것인데요. 이 메인스프링은 스프론(Spron) 510 이라는 세이코만의 신소재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 스프론 510이 무엇이냐? 세이코사의 설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SEIKO developed a new high-elasticity alloy "Spron 510" for the mainspring.
SPRON 510* is SEIKO's unique alloy and leads the industry and delivers

extended power and accuracy.
*SPRON is a registered trademark of Seiko Instruments Inc.

 

 

spron_history_01E.jpg

 

spron_feature_02E.jpg

 

세이코는 5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주요 부품은 물론, 메인스프링이나 헤어스프링 등까지도 직접 다 자사에서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런 스프링을 자사에서 수급하고 충당하는 메뉴팩처는 세계에서도 극히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자체생산이 힘들다는 얘기겠죠? 여튼,

롤렉스(파라크롬), 파텍 필립, 랑에 운트 죄네, H. 모저 앤 씨에 그리고 세이코, 딱 이 정도만 자체 메뉴팩처 스프링을 쓰고(몇 브랜드는 일부 모델에만),

여타의 브랜드들은 전부 니바록스 사의 것을 가져다 씁니다. 시덕이 되는 초반에 많이들 언급하고 촌각을 곤두세우며 이거 맞냐 저거 맞냐 하는

부분 중 하나가, 니바록스 1등급, 2등급, 니바 플렉스 어쩌고 하는 용어들이지요. ㅋㅋ

 

 

여튼 그런데 이들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브랜드들 중에서도, 니바록스 사를 제외하곤 가장 오래된 기술력과 노하우,

또 충분한 수급(생산) 능력 등을 갖춘 브랜드는 온리 세이코 뿐입니다.(그밖의 다른 모든 부품들도 철저히 자사서 해결하는 진정한 메뉴펙처지요)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게 파라크롬이고 이 또한 다량생산이 가능한 브랜드가 롤렉스지만, 롤렉스는 자체 생산 역사가 짧으니 논외)

 

 

세이코가 2000년도 초반쯤에 완성한 스프론 510은 수십년 간 긴밀한 파트너쉽을 맺어온 토호쿠 대학 금속재료연구소와의 합작이 빚어낸

하나의 성과입니다. 이 배경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이 궁금하신 분들은 세이코 인스트루먼츠 Inc.(이하 SII)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관련 링크: http://www.sii.co.jp/components/spron/historyEN.jsp

 

스프론에 관한 SII 측의 설명 원문 중에서...


"SPRON" is a special metal (Co-Ni alloy) developed for mechanical watch

springs, through collaboration with the Institute for Materials Research,

Tohoku University.
It has the excellent characteristics of high elasticity, durability,

corrosion resistance, and heat resistance allowing to be used in wide-range

of fields, including medical materials, small precision springs, and metal

diaphragms, as well as springs for watches.
 
FEATURES

SPRON 510 is a strain age-hardening type Co-Ni-Cr-Mo alloy with material

characteristics that are more advanced than SPRON 100.
It is non-magnetic and features ultra high elasticity and high mechanical

strength, as well as high durability and heat resistance.
 
APPLICATIONS

• Metal diaphragms for clean valves
• Metal diaphragms and pipes for mass flow controllers
• Parts for pressure sensors
  (diaphragms and pipes)
• Corrosion-resistant, precision processed parts
• Precision parts for medical equipment
• Precision springs
  (coils, torsion springs, flat springs, disc springs)

 

여튼 세이코사가 주장하는 스프론 510의 장점을 써머리 하자면,

탁월한 내식성, 내구성, 내자성 이렇게 요약될 수 있을 것입니다.

 

spron_feature_01E.jpgfile_PRODUCT_MASTER_50121_GRAPHIC02.jpg

 

 

세이코 인스트루먼츠 홈페이지서 퍼온 이미지를 참고하면,

스프론 510은 니켈과 코발트, 크롬 계열의 복합적인 조합으로 만들어진 신소재인 셈입니다.

(참고로, 롤렉스의 파라크롬은 니오브-지르코늄 합금소재이지요. 아... 골치아픈 화학의 세계...ㅋㅋ)

주요 장점은 위 도표에 열거돼 있듯,

높은 내구성과 탄성력을 자랑하며, 절대 녹이 슬지 않으며, 자성을 아예 띠지 않아 자기화되지 않으며, 온도 변화에 강하다...

대충 이렇다는 군요.

 

 

세이코사의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말 혁신적인 겁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세이코는 이런 자신들의 혁신을 그다지 전면적으로 강조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그들의 홈페이지 테크니컬 게시판 같은 데 보면 이런 혁신이 있다, 정도로 간단히 코멘트가 돼 있긴 하지만,

롤렉스가 최근에야 처음으로 자사 헤어스프링인 파라크롬을 만들어냈을 때처럼 호들갑스럽게 대대적인 광고를 하진 않았다는 것이지요.

이미 수년전에 이런 훌륭한 소재의 신소재 스프링을 개발하고 적용시켰음에도 세이코는 그저 묵묵히 넘어갔습니다.

 

 

세이코는 어쩌면 이 정도의 혁신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품질향상에 있어서 만큼은 지속적이면서도 보수적인 행보를 보여온 그들이기에 어느 부분은 이해도 갑니다.

 

여튼 스프론 510은 메인스프링 뿐 아니라 플랫 헤어스프링의 소재로도 활용되어(이 소재 자체가 각종 산업용으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네요.),

6r15, 6r20, 6r21, 6r24 등의 6R계열 전 라인(프로스펙스 및 SARB 계열 등 기타)과 8R 계열 전 모델(브라이츠나 아난타 급),

그랜드 세이코 급에 들어가는 9S, 9R 전 칼리버에 들어가게 됩니다.(그 밖의 고급 라인 모델들에도) 몇몇 하이비트 모델들은 더 강화된 스프론 530이 들어간다고!

(반면 저가의 무브인 7S 계열은 스프론 100이 쓰인다네요. 허나 적어도 스프론 100 역시 니바록스 사의 그것과 비견될 만큼 그 내구성은 충분히 인정받은 셈입니다.)

 

 

메인스프링이나 헤어스프링의 소재가 좋으면 당연히 성능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제가 다른 세이코 5나 몬스터류, 다른 7S36 무브를 쓴 저가의 다이버 워치를 사용하다가

6R15 칼리버가 들어간 시계들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파워리저브와 안정적인 작동성 같은 것을 실감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spron_history_02E.jpg431c4d56d089db5ce5399dad8016fd6a.jpg

 

 

세이코는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작년에는 또 스프론 610이라는 업그레이드 버전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참고로 세이코는 공기저항이 적고 관성 모멘트를 키울 수 있으며 편중 현상도 적은 스무드 밸런스를 일찍이 선호해 왔습니다. 위 사진 참조) 

이 업그레이드 버전 스프링은 그랜드 세이코 130주년 기념 모델 같은 최고급 라인의 신형 무브의 밸런스 스프링으로 활용되었지요.

기존 스프론 510보다 내자성이 몇배가 더 강화되고 탄력성(복원성)은 몇배가 더 늘고 자체의 내 충격성까지 한층 강화되었다고 

세이코 측에선 소개하고 있더군요. 근데 이 조차도 아주 시크하게 간단한 설명 정도로만 첨언하지 막 자랑하진 않습니다. ㅋㅋ

여튼 이 새로운 헤어스프링 덕분인지 이 스프링이 들어간 최근에 출시된 모델들은

실질적으로 72시간(3 Days) 정도의 롱 파워리저브가 가능하게 되었다는 군요.

 

 

여기서 또 재미있는 건, 세이코의 시계들은 IWC 일부 자사 무브나 오메가 8500 베이스, 파네라이의 인하우스 무브들처럼 더블 배럴 형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도 비교적 긴 메인스프링 길이와 또 이를 뒷받침하는 훌륭한 탄성을 가진 신소재의 조화 만으로도

롱 파워리저브를 실현해 보였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스위스 유명 브랜드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는

세이코의 숨은 내공과 기술력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비근한 예라고 생각합니다.

(더블 배럴 형태의 안정성 및 효율성에 대한 의문도 해외 포럼에선 최근에 제기된 신랄한 토론 주제 중 하나더군요. 이 또한 난해하니 패스.)

 

 

애니웨이...

그리고 더불어 6R15의 훌륭한 와인딩 효율의 또다른 비밀 하나를 추가하자면 세이코가 1959년도에 개발해 특허를 낸

매직 레버 시스템을 들 수 있을 겁니다.

사실 매직 레버 시스템은 7S계열 같은 저가에서부터 그랜드 세이코 급의 무브에 이르기까지(스프링 드라이브 계열 칼리버 포함)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세이코만의 전매 특허 시스템입니다.

일종의 뭐랄까요? IWC의 인하우스 모델들에만 들어가는 팰라톤 시스템 같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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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속의 양 갈래의 뿔 같이 생긴 게 바로 세이코만의 매직 레버 시스템이지요.

이게 뭘 어떻게 효율적으로 오토 무브를 운용시키는지는 전 자세한 건 모릅니다. 다만,

이 시스템은 반세기 넘게 꾸준히 그들 시계에 골고루 들어갔고 유저들에게 그만큼 그 효율성과 유니크함을 인정을 받은 장치입니다.

 

주요 기능은 양방향에서 메인스프링의 와인딩 속도와 효율성을 높여주는 데 있겠지요?!  

 

One of the key breakthroughs in the modern history of mechanical watchmaking

was the invention by SEIKO in 1959 of the "magic lever." This ingenious

device harnesses the energy created by the rotor as it turns in both

directions, clockwise and anti-clockwise, greatly increasing the power

transfer to the main spring and delivering faster winding speed.

 

세이코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설명은 위와 같습니다.

 

(추가로 흥미로운 사실은 세이코의 전매 특허와도 같은 '매직 레버 방식'이

파네라이가 2009년도에 발표한 인하우스 무브인 P.9000계 무브먼트에서도 변형된 형태로 발견된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경위로 이 프로세스를 도입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세이코의 저력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여튼 결론적으로 말해,

 

세이코의 중간대 라인에나 들어가는 6R 계열 무브먼트는 외관은 참으로 볼품없고 단순한 구조의 무브일지 몰라도,

적어도 동급의 어느 세계 브랜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매우 튼튼하고 혁신적인 소재의 메인스프링 등이 쓰인

즉, 오랜 내구성을 기대해도 좋을 기본 바탕이 꽤 괜찮은 잘 만들어진 무브먼트라는 사실입니다.

 

 000.jpg

 

세이코가 최근 몇년 간 사브나 프로스펙스 주요 히트 모델들을 계속 단종시키고

똑같은 무브가 들어가고 외관만 살짝 바뀐 새 모델들을 내놓으면서 리테일가는 이전에 비해 거의 1/3가까이(혹은 그 이상) 인상시키는 행보만 보더라도,

이제야 세이코는 자신들이 내놓은 이 무브먼트의 가능성을 스스로 잘 인지한 듯 보입니다.

즉 앞으론 이 6R 무브먼트가 들어간 시계를 지금의 한화 1백 이하나 그 언저리의 착한 가격대에서 만나기란 거의 힘들어질 거라는 소리입니다.

 

 

6R 계열 무브는 그동안 그 태생의 가치에 비해 다소 저평가돼 있었다고 봅니다.(아니 저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사실 여기서 약간 수정되고 기능이 좀 더 들어간 6R21이나 6R24 같은 칼리버가

세이코의 비교적 고급라인인 브라이츠 피닉스나 아난타에 들어가고,

6R15를 베이스로 크로노 모듈을 얹고 버티컬 클러치와 컬럼휠 방식을 넣어 생산된 8R28같은 것이 아난타에 들어간다는 것을 생각할 때,

6R 계열 무브의 무한한 가능성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봅니다.(더불어 고급화 전략도 같이)

 

 

gg.JPG

 

 

사실 누구나 그랜드 세이코나 아난타 스프링 드라이브나 크레도르 같은 시계들을 경험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하지만 모름지기 세이코 유저라면 시무룩해 할 필요 없습니다. ^^

 

6R 계열 무브가 들어간 미드 클래스 시계들 역시 충분히 좋은 스펙과 대중성 사이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로 이들 칼리버가 들어간 시계를 구입하면 됩니다. 적어도 아난타나 그랜드 세이코와 같은 최상급 소재의 메인스프링을 사용하고,

주요 휠을 포함한 부품들의 구조적 형태도 거의 같습니다.(단, 가공처리의 차이) 저렴한 시계에나 들어가는 무브먼트라고 혹평하기엔

6R 계열 무브는, 특히 오늘 이글의 주인공인 6R15 무브는, 매력적인 장점이 가득한 무브먼트라고 생각합니다.

 

 

이 무브의 플레이트나 브리지에 약간이라도 사람 손길이 느껴지는 수정과 가공을 하고(브리지 모따기나 미러폴리싱 같은),

또 이스케이프 휠이나 앵커 같은 주요 부품을 그랜드 세이코처럼 특수한 형태의 신소재로 교체하고(요즘 업계의 대세 지요 ㅋㅋ)

주요 휠 주변에 고급 홀스톤을 박아넣고 크레도르처럼 그 주위를 역돔형으로 어느 정도 예쁘장하게 마감처리하고,

지금의 진동수를 8진동으로 끌어올리고, 미세 레귤레이터를 달고, 조정만 5자세차 정도로 잘 조정하기만 하면,

아마도 이 무브먼트는 지금보다 훨씬 더 비싼 고급 시계에나 들어가는 그런 칼리버의 운명으로 바뀌었을 것입니다.

 

 ph-SBGR055-01.jpg

그랜드 세이코 오토매틱 모델에 들어가는 9S65 칼리버.

6R, 8R 계열 무브들과 비교시 가공수준이 확실히 다릅니다. 근데,

6R 무브도 플레이트나 눈에 보이는 나사 같은 거만이라도 살짝 수정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ㅋㅋ 

 

 

애니웨이... 완성형의 무브먼트에 사실 이러한 허접하기 짝이 없는 'What If'의 가설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설득력이 있겠냐 만은...

그만큼 조금만 다듬으면 훨씬 더 고급스러운 오토매틱 무브로 분류될 수 있을 정도로, 그 기본 바탕은 좋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함입니다.   

 

 

만약 이글을 보고 있는 회원님께서 6R15무브가 들어간 시계를 갖고 있는데 오차가 나서 불만이다. 그럼 유능한 기술자가 있는 샵에서 조정만 하면 됩니다.

사실 오차에 있어서도 아난타나 그랜드 세이코 급이 아닌 이상, 세이코는 상당히 유연하고 느슨하게 관리하는 편입니다.

즉 마지막 조립단계에서 정밀한 조정을 대게 생략하고 그냥 출하한다는 소리죠.

하지만, 이 부분은 분명 차후 수정이 가능합니다. 그것도 비교적 간단한 작업으로 말이죠.(즉 이 부분은 핵심적인 단점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전 실제 생활 속에서 느끼는 부분에 있어서도 이 6R15 무브에 이렇다할 불편이나 불만을 전혀 못 느끼겠습니다.

중저가의 시계에서 이토록 큰 만족감을 준 무브먼트는 단연코 없었고 앞으로도 드물 거라는 게 제 예상입니다.

 

 

 sbdc011-b.jpg

 

고로 이 가격대비 훌륭한 무브가 들어간 시계를 가능한 지금처럼 구하기 쉽고 착한 가격일 때 구해서 즐기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단종직전인 사브의 클래식한 모델들이든, 스모나 필드마스터 같은 프로스펙스 라인의 스포츠 워치이든, 프리미어 라인의 오토 모델이든, 어떤 것이든 간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모델이 있다면, 하나쯤 질러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결론은 이렇듯 뜻하지 않게 지름 충동성 멘트로 마무리 되는 거 같아 괜히 송구스럽네요. ㅋㅋㅎ

하지만 이런 동호회 사이트의 목적이 이런 소소한 정보공유 아니겠습니까. ㅋㅋ

 

 

오늘도 생각보다 주절주절이 길어졌습니다.

이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그저 잠이 안 와서 잉여력이 폭발해 쓴 글이라고 생각해주시고,

주관적인 관점이 많이 들어간 부분들은 다 제가 지식적으로 딸려서 그러려니 하시고 너그러이, 재미로 봐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마치겠습니다. 꾸벅. zzzz 윽;;; 졸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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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70년대 시계인데 거의 새거라구요? 15만원이요? [14] 준소빠 2024.11.28 19480 3
Hot 70년대 세이코 실버고스트 [8] 준소빠 2024.07.31 5768 2
Hot 세이코 구매 건으로 질문을 좀 드릴까 합니다. [18] J9 2024.02.26 4943 1
Hot 시티즌 프로마스터 복어 & 이베이 쥬빌리 브레이슬릿 장착 (고추장님 보세요) [13] 죠지리 2024.01.19 3020 4
4649 [ETC] 오랜만에 취침샷..^^ [5] file 서브마리너 2012.01.26 342 0
4648 [CASIO] 울 아들놈 전자시계 ^^* file 렉스블루 2012.01.26 293 0
4647 [SEIKO] 모델명은 모르지만 든든한 친구 file azarin 2012.01.25 313 0
4646 [SEIKO] 꼭 필요한 시계 [9] file 굉천 2012.01.25 638 0
4645 [SEIKO] Seiko 130th 오랜만에 올리네요 ㅎㅎ [8] file 군사마 2012.01.25 486 0
4644 [CITIZEN] 전파시계^^ [3] file herb 2012.01.25 525 0
4643 [CASIO] G-Shock Love the sea and the earth 득템입니다! [6] file 루리테일 2012.01.25 443 0
4642 [CITIZEN] 나의 시계관과 부합하는 오래 같이할 친구 [13] file tooloo 2012.01.25 981 0
4641 [SEIKO] 자꾸만 생각나는 아난타......스프링드라이브 [7] file man2321 2012.01.25 1115 0
4640 [CITIZEN] 나이트호크와 스타인하트 가죽줄 [6] file 쿨빡 2012.01.24 589 0
4639 [CASIO] [G-Shock] 스카이 콕핏과 빅페이스 [9] file 샤크블루 2012.01.24 778 0
4638 [SEIKO] 블몬 버클이 안잠깁니다 ㅠㅠ;; [4] file 자유인의삶 2012.01.23 273 0
4637 [SEIKO] 새해도 마마.. [5] file zum 2012.01.22 700 0
4636 [CASIO] 재팬 포럼엔 처음입니다~^^ [2] file Cayenne 2012.01.22 254 0
4635 [CASIO] 전천후 g-shock 5600 [3] file 쿨빡 2012.01.22 607 1
4634 [CITIZEN] 시티즌 슈퍼티타늄 구매하였습니다.^^ [18] file 시계신사 2012.01.21 1561 0
4633 [SEIKO] [ 오랜만의 블랙몬스터 ] [17] file 폭풍남자 2012.01.21 797 0
4632 [CASIO] 조금은 오래된 G-Shock입니다. [7] file 루리테일 2012.01.21 334 0
4631 [SEIKO] 3번째 GS 득템기입니다. (조금의 스왑주의~) [31] file roon 2012.01.20 2315 3
4630 [CASIO] [스캔데이] 엄청 불성실한 스캔데이~ [3] file McQueen 2012.01.20 286 0
4629 [SEIKO] 안녕하세요 스눕질문합니다! 아우우우 2012.01.20 71 0
4628 [SEIKO] Seiko 130th 모델입니다. [5] file 군사마 2012.01.20 430 0
4627 [SEIKO] 프리미어 문페이즈로 인사드립니다 [8] file 버켄스톽 2012.01.18 780 1
4626 [CASIO] [[ 오랜만에 카시오^_^ ]] [17] file 폭풍남자 2012.01.18 471 0
4625 [SEIKO] 그랜드 세이코 한국지점(?) 다녀오신문 질문드려요^^ [7] file 막사들입니다 2012.01.18 993 0
» [SEIKO] 세이코 6R15 무브먼트에 관한 몇가지 주절거림 [46] file Eno 2012.01.18 3604 15
4623 [CASIO] [G-Shock 6900] ★ 다들 하나쯤은 가지고 계시죠? ★ [22] file 아롱이형 2012.01.16 828 0
4622 [SEIKO] 주말에 한적한 곳에서 쉬고 왔습니다 ^^ [17] file 와카사마 2012.01.15 508 0
4621 [CASIO] NO.5000 [7] file 닥토 2012.01.15 486 0
4620 [CASIO] GW-M5600BC [4] file McQueen 2012.01.15 692 0
4619 [ETC] 게임을 좋아하셨던 분들이 있을까요. [12] file Thesob 2012.01.15 414 0
4618 [CASIO] [G-shock White] ★ 여행의 동반자 ★ [8] file 아롱이형 2012.01.15 406 0
4617 [SEIKO] SNZ391J1 한번 보고 가세요~ [10] file 스탼햐트 2012.01.15 420 0
4616 [SEIKO] 세이코 삼총사와 그외.. [9] file 레이싱변 2012.01.14 528 0
4615 [SEIKO] [하루 늦은 스캔데이] 세이코家의 형제들... [17] file Eno 2012.01.14 115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