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세이코 24절기에는 어떤 시계가 나왔는지 Araboja -여름 편- GRAND SEIKO
헤리티지 컬렉션의 사계
엘레강스 컬렉션의 사계
지난 봄 편에 이어 이번에는 여름편입니다. 24절기 모델은 지역 한정판을 제외한다면 공식(?)적으로 2개 버전이 있습니다. 봄 편에서 소개했던 헤리티지와 엘레강스 컬렉션에서 각 계절을 대표하는 4개 모델로 구성되며 이것이 2세트 있다고 볼 수 있죠.
여름
입하(立夏)
소만(小滿)
망종(芒種)
하지(夏至)
소서(小暑)
대서(大暑)
여름 편에서는 여름의 시작인 입하와 더위가 기세를 더해가는 소서. 두 가지 모델이 발매되어 있습니다. 헤리티지 컬렉션에서 62GS 케이스의 기계식인 SBGH271이 입하, 엘레강스 컬렉션에서는 봄 편에서 소개했던 GMT 기능의 기계식인 SBGJ251의 다이얼, 색상 변형 버전인 SBGJ249가 소서를 담당합니다.
SBGH271 입하
입하의 SBGH271은 24절기 컬렉션 중 유일하게 금색의 인덱스와 바늘을 사용했고 다이얼의 프린트 일부까지 금색을 썼습니다. 다이얼 패턴은 세로 라인을 그리는 초록 다이얼 위에 올려져 빛을 받으면 금의 기운을 다이얼의 전방위로 반사시켜 굉장히 오묘한 빛깔을 드러냅니다. 녹색과 노란색이 부드럽게 섞인 듯한데요. 위 이미지 샷을 보면 대나무 숲 속으로 풍부한 햇살이 내려온 모습입니다. SBGH271의 주제를 잘 드러내는 이미지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여름이 시작하는 시기의 초록으로 물든 대지와 그 위에 내려앉은 햇볕을 다이얼과 인덱스로 묘사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금색 인덱스와 바늘이 과한 게 아닌가 싶었지만 계속 보니까 입하의 계절감을 잘 표현한 조합이라 생각합니다.
SBGJ251 소서
자작나무 SLGH005
위에서 부터 다이얼 원판, 3회 프레스 한 다이얼, 7회 프레스한 다이얼
입하로부터 4번째 절기인 소서는 말 그대로 작은 더위를 말합니다. 한여름이 절정을 향해가는 시기인 만큼, 더위를 식힐 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SBGJ249는 실버 다이얼 베이스에 연하게 푸른 빛을 입혀 잔잔하게 물결치는 수면을 표현했습니다. 다른 24절기 모델에 비해 다이얼에 공수가 더 들어간 듯합니다. SBGJ249의 다이얼이 상대적으로 깊이감, 입체감을 지니기 때문인데요. 자작나무로 부르는 SLGH005의 다이얼을 기준으로 본다면 다이얼의 패턴을 프레스 하는데 총 7일이 소요됩니다. 하루에 1회씩, 7회의 프레스로 완성합니다. 다이얼이 얇아서 파손과 금속피로를 방지하면서 깊이감, 돌출감이 느껴지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24절기나 자연환경 시리즈가 같은 기능에 비해 비싼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 봄의 느낌이 크게 와 닿지 않던 SBGJ251와 달리 다이얼 패턴과 색상에서 느낌이 바로 옵니다. GMT 핸드와 인덱스도 주제에 맞춰 파란색을 입혔습니다. 물결을 묘사한 다이얼은 봄과 여름의 다른 모델에 비해 선명하고 뚜렷한 패턴을 가지므로 캐릭터가 확실하지 않나 싶습니다.
24절기에 해당하지 않는 잡절 버전은 여름 편에도 있습니다. 계춘의 SBGW283의 딥 그린 버전인 초하(杪夏/Byoka)가 있습니다. 24절기에는 포함하지 않지만 계절감을 드러내는 단어로 풀어보면 여름의 끝이라는 뜻입니다. 봄 편에서 소개했던 계춘과 마찬가지로 계절의 끝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11월 일본에서 발매예정(국내는 아직 미정?)인 잡절 시리즈(제 맘대로 이름붙인 시리즈입니다)의 나머지 모델이 공개되면서 이 역시 계획된 시리즈가 아닌가 싶은데요. 가을과 겨울 편에서 소개하겠지만 모추(暮秋)와 만동(晩冬)이 발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컬렉팅 의지가 마구 샘솟다가도 37mm 대의 케이스 지름을 생각하면 급 시무룩해집니다. 그랜드 세이코 50주년 쿼츠도 그렇고 사고 싶은 건 왜 죄다 작게 만들어서
공식적인 24절기와 잡절에 포함되지 않으나 여름 느낌을 내는 모델이 있죠. 다이얼에 녹색을 쓸 수 있는 여름에 해당하는 모델이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과 달리 그렇지는 않더군요. 그랜드 세이코 패턴 다이얼에 방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는 자작나무 시리즈의 색상 변종이죠. 여름의 자작나무 숲을 그린 SLGH011입니다. 자작나무 다이얼의 그린 다이얼 버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럼 여름 편을 여기까지 하고 가을 편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Coming Soon
가을
입추(立秋)
처서(處暑)
백로(白露)
추분(秋分)
한로(寒露)
상강(霜降)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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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zenta
2022.11.0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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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2022.11.10 16:48
출장때 득템도 꼭 하시기 바랍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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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스
2022.11.03 08:23
그랜드세이코가 계절판에 재미를 붙였는지 너무 다양하게 나와서
정신이 하나도 없고 놓치는 것도 많았는데 이렇게 정리해주시니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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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2022.11.10 16:48
무서운건 아직 끝이 아니라는 것 같다는 점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계속 버전업하면 나중에 글 길이가 엄청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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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
2022.11.07 12:33
요즘 일본 시계들이 스마트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부쩍 한정판과 다양성으로 승부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니네요.
그래서 그런지 저도 좀 정신이 없는데 이렇게 한번에 정리해서 보니 좀 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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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2022.11.10 16:51
정리하면서 사계절로 모으고 싶다는 생각이 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버전이 좀 더 좋은 느낌이라 조금 지켜보려 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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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2022.11.10 17:08
초하 개인적으로 조금 떙겼어요. ㅋㅋㅋ 정리 감사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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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아름답지만 SBGH271의 금색 인덱스가 절묘하네요 그세도 금색 다이얼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알라롱님의 포스팅을 보니 이번 일본 출장때 꼭 그세 매장에 들려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