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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본 브랜드 포럼에는 처음 글을 남기네요.


중고등학생 시절에 지샥과 베이비쥐는 저에게, 참 애증의 대상이자 선망의 브랜드였습니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까지 제 나이또래에 있어 가장 핫한 브랜드중 하나임에 틀림 없다고 생각합니다. 넘버원 브랜드는 단연 소니였고, 지샥은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아이콘이었습죠.


사실 그러한 열망(?)과는 달리 제 첫 지샥은 군대생활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간부출신인 관계로 폰을 늘 구비하고 다녀 굳이 시계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훈련기간을 거치다보니 관리가 쉬운 시계에 대한 필요성이 정말 강하게 느껴지더군요. 당시에 피엑스에서 머드맨을 6만원 아래에 판매를 하고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55,000원이었던것 같기도 하고, 기억이 살짝 가물가물하네요. 구매 시기가 지금으로부터 딱 10년전이네요. 2008년 4월말로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머드맨과 파란만장한 군생활을 마치고, 사회초년병이 되고, 기계식 시계에 재미를 들이다보니 사실 머드맨과는 상당히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배터리가 나간 이 녀석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비슷한 시기에 들였던 해밀턴 카키필드도 거의 같은 신세였습니다. 그리하여 올초에 저는 큰 마음을 먹고, 제 숙원 사업중 하나였던  머드맨 배터리 교체 그리고 카키필드 오버홀이라는 과업을 완수했습니다.


배터리교체이전.jpeg  배터리교체이후.jpeg


다시 태어난 이녀석과 함께 당분간 격한 운동을 할때는 함께 하고자 다짐을 했었지요. 매일매일 다른 기계식 시계들과 비교해가며 초 체크도 해주고 여러모로 다시 정 붙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배터리 교체를 진행한지 1달도 채 되지 않아 저는 제 10년의 추억을 날려버리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3월말 올림픽을 치른 평창의 설질을 기어이 한번 맛보겠다고 기어간 용평스키장에서 머드맨을 분실하고 만 것이지요....ㅠㅠㅠㅠㅠㅠㅠ


용평스키장1.jpeg


용평스키장하늘.jpeg


그날의 날씨는 정말 아름다웠지만, 추억을 분실한 그 기분은 참 뭐라고 표현을 할 길이 없네요.


내심, 뭐 싼거니까 다시 사면 되지 라는 자기 위로를 했지만.. 다들 아실겁니다. 정붙인 물건을 잃어버렸을때의 상실감과 같은 그러한 느낌을요.


그렇게 제 군샥과 그 기억은 용평의 푸른하늘과 함께 누군가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사실 저는 최근 몇년간 기계식 시계에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처음에 불장난 비슷하게 시작한 취미가 현재에 이르러서는 대형 화재로 번져 있는 그런 느낌이네요.


어지간한 유명브랜드들은 다 한번씩 제손을 거쳐갔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와중에서도 편한 전자식 시계에 대한 니즈는 항상 존재하더군요. 그래서 운동하게 될 새 가족을 물색하고 있었습니다.


분실한것과 같은 머드맨도 알아보았고, 애플워치도 있었지요. 그리고 가장 최근엔 지샥 스틸버전 출시에 대한 소식도 접했습니다.


지샥스틸.jpg


이 디자인이라는게 정말 구미를 당기게 하는 맛이 있더군요. 역시 클래식 디자인은 언제 어디서라도 통한다는것이 진리인것 같습니다.


한국 런칭 첫날에 제품이 완판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긴했으나, 비슷한 물건에 대한 욕구가 생겨 맛이라도 보자 싶어 이태원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해당일에 건져온 새 가족은 이 녀석이었습니다.


새로운지샥.jpeg


스틸버전과 비슷한 제품들을 여럿 검토하였고, 최종 내린 결론이 이 녀석이었네요.


최근에 테니스를 치거나, 달리기를 하거나, 자전거 운행시 즐겨 착용하고 있습니다. 만족감이 상당 합니다. 



시계를 두고 누군가는 그런 표현을 합니다. '시계는 단지 정확한 시간만을 제공하는것이 아닌 개개인의. 역사를 기억하게 하는 도구이다. '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듬새 좋은 이 녀석이 앞으로 제가 경험할 몇십년의 생활에 역동성을 가져다 주었으면 하네요. 그리고 그 기억들이 늘 좋은 느낌들과 함께 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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