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브라자 입니다.
현재 기계식 시계의 대세는 롱파워리져브이고 얇음의 미학은 매니아들 사이에서 조차 그닥 고려대상이 아닌것 같습니다. 저도 시계공부를 해가며 느끼는 것이 LPR와 UT는 상극이란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더군요. 예거의 예를 들자면 cal 849의 경우 얆아지는 대신 오차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극단적으로 큰 밸런스 휠을 채용합니다. 무브 직경 21mm에 8mm의 밸런스휠... 자연스레 큰 밸런스휠을 돌리려면 많은 힘이 필요 하고, 그에 따른 짧은 파워리져브는 어쩌면 울씬 모델의 운명이 아닌가 합니다. 매일 20바퀴이상 돌려주지 않으면 금세 죽어버리고 마는... 주인의 끊임없는 관심을 받고싶어 하는 녀석이 바로 이 수동 울씬 모델들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저는 왠지 모르게 이러한 얆음의 미학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첫 드레스 워치로 울씬 모델을 구매하게 됩니다.
링고님 칼럼에서 수동 울씬 무브의 판단 기준은 무브 두께가 2mm가 넘지 않아야 한다고 하지만 그 무브를 담는 케이스의 직경이나 두께에 관한 언급이 없습니다. 이에 관하여 리서치 도중 한 해외 울씬 매니아의 글을 읽게 됩니다. 울트라씬의 기준은 직경과 두께의 비율이 12%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즉 케이스의 두께나 직경 하나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두꺼운 시계라도 12%의 비율이 충족된다면 울씬이 되는것이고 얇은 시계라도 12%가 안되면 울씬이 아니라는 흥미로운 글이었습니다. 이 원리에 의하면 얇은 무브는 기본이고, 추가로 케이스의 두께는 얆을수록, 직경은 클 수록 울씬이 되기에 유리한 조건이 되는 것입니다. 과거 JLC의 울씬 포켓워치들도 모두 이 조건을 충족시킵니다. 모두 11%를 넘지 않습니다. 문제는 예거의 울씬 34모델의 경우 34mm의 직경에 4mm대의 두께로 이 룰을 지키고 있지만 2008년에? 출시한 38mm의 경우 6mm대의 두께는 비율이 16%가 되므로 진정한 울씬이 아니라는 것이고 해외 여러 울씬 매니아들은 예거의 34mm를 진정한 마지막 울씬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예거의 행보는 진정한 울트라씬으로의 복귀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 것일까요?
쥬빌레 모델의 39mm의 직경과 4.05mm의 두께는 10~11%의 비율이니 기존 울씬 34의 비율보다 더욱 울씬의 범주안에 드는 셈입니다. 다만 한 가지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솔리드 백이라는 것입니다. 가장 얆은 시계를 너무 의식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VC보다 조금 더 두껍더라도 무브를 감상할 수 있게 씨스로 백을 채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 초보 울씬 유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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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황
2013.03.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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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자
2013.03.17 08:54
예거의 수장이신 치우천황님, 오랜만입니다 ^^
제 진 시계 포스팅에도 자주 댓글을 달아주셨었는데.. 아무튼 반갑습니다.
더욱 내공있는 브라자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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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황
2013.03.17 09:23
추천을 깜빡했네요^^. 저는 그리고 예거동의 수장이 될 수준이 아닙니다만 ..하여튼 브라자님도 정말 반갑습니다.
저는 님의 거시기(^^)사진이 없어서 의아했는데...사진이 보이는군요.역시 브라자님은 이사진이 같이 떠줘야 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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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리
2013.03.17 11:51
저도 알짜배기 정보 얻어가서 감사합니다 ㅋ 그런 비율이 있었군요..^^ 솔리드백은.. 천황님 의견대로 이후에 멋진 모델들이 나올거라 믿고 있습니다 ㅎ -
브라자
2013.03.18 01:02
쇠통에 솔리드백으로 가격을 좀 더 낮춰서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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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코왕자
2013.03.17 21:34
시스루로 하면 더 두꺼워지는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꾸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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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자
2013.03.18 01:02
저는 두꺼워 지더라도 시스루가 더 좋은거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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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3.03.17 22:17
브라자님! 반갑습니다^^ 요즘 라코시리즈가 안올라와서 궁금했었는데 ㅎㅎ
이렇게 예거동에서 뵈니 더 반가워요!
저도 개인적인 생각을 좀 적어볼께요^^
1. 개인적으로 얇음의 미학은 대세와 상관없이 시계 세계에서 계속된 주제라고 생각해요. 아마도 클래식 워치에 대한 향수겠죠? ㅎㅎ 물론 기술적인 측면과 마케팅 측면도 있겠지만요.
2. cal. 849의 짧은 리저브는 논란이긴 해요.(피아제 830p는 2.5mm에 65시간^^;) 근데 실제로 cal.849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험은 파워리저브가 40시간이상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바세론의 42시간이나 큰 차이가 없는데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시계는 이 정도 파워리저브를 가지고 있는지라... 큰 문제라기 보다 아쉬움이고, 또한 반대로 브라자님께 매력 요소로 다가온 것처럼 어떤 사람에겐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전 롱파워리저브가 좋아요 ㅋ)
3. 굳이 링고님 기준으로 따지자면 실제로 수동 울트라씬 무브는 많지 않을거에요. 피아제를 예를 든다면, 얇다하는 피아제의 utrathin altiplano의 430p 무브먼트도 2.1mm 이고 10년 뒤에 나온 830p도 2.5mm인데 단지 두께로 따지면 이것들은 울트라 씬 무브에 들어가지 않는 조건이네요. 그리고 430p altiplano의 케이스가 6mm인데 14~15%로 말씀하신 한 매니아의 기준인 12%는 훨씬 넘어섭니다. 그 매니아 기준에 의하면 피아제 거의 모든 울트라 씬 모델은 "울트라 씬"이 아니라는 이야기인데 50년 넘게 울트라 씬을 가지고 모델을 내고 있는 피아제 입장에선 아마 섭섭한 이야기 일거에요. 얼마전 이노님께서 포스팅에서하신 말씀대로 피아제는 울트라씬을 자기 아이덴티티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울트라 씬의 기준은 정말 개인적이라고 생각하고 크게 신경쓸 것이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중요한 건 혹시 타이틀?? ㅎㅎ
4. 시스루는 정말 아쉽죠. 하나의 재미이고 또한 뭐랄까 우리 이정도 해! 라는 자신감이기도 하기니까요^^(파텍이나 랑에처럼!)
말씀대로 이건 타이틀 때문에 포기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저도 치우천황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시스루로 조만간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멋진 모습으로!
5. 라코, 유투에 이어 어떤 울트라씬 모델을 영입하셨는지 심히 궁금합니다! 보여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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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자
2013.03.18 01:01
페니님 활발한 활동으로 저도 시계공부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저도 이노님의 리뷰를 보며 피아제에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페니님이 언급하신 피아제의 예를 보면 울씬의 기준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브두께나 비율을 보지않고 그저 시계 두께가 6mm 대이거나 그 이하이면 통상 울씬으로 취급합니다. 이게 제일 널리 쓰이는 룰 같습니다. 사실 위에 적은 무브두께 2mm룰도 충족하기 까다로운 것이고 12%룰은 2mm룰 보다 더욱 충족하기 힘든 룰입니다. 저도 울씬 분야를 공부하며 알게된 흥미로운 룰인데, 마침 쥬빌레 모델이 그 룰을 완벽히 충족시키기에 적어본 것입니다. 많은 울씬 모델들이 이 조건에 상관없이 멋진 울씬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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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port
2013.03.18 16:11
브라자님 예전에 어떤 포스팅에 (자게였나요? 잘 기억이...) 미국 constitutional law 에 대해서 자세히 댓글 달아주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역시나 예거동에도 매우 scholarly 한 포스팅을 올려주셨네요 ㅎㅎ.
개인적으로는 울트라씬 시계들에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브라자님의 포스팅은 흥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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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자
2013.03.18 17:47
저도 프리포트님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멋쟁이 프리포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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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랜드
2013.03.24 18:03
전 40~43mm 사이즈에 적당한 존재감 있는 시계가 좋던데 말이죠..
브라자님!! 정말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처음 알았네요.직경과 두께의 상대비라!! 역시 시계에 대한 지식은 끝이 없군요.충분히 설득력있는 논리입니다.
그리고 쥬빌레가 솔리드백을 채용한 것이 아마도 4.05mm라는 기록을 너무 의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100% 동의합니다.그리고 예거가 울씬분야도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것도 아마 그런듯합니다.일단 울씬분야의 기록을 경신한 후 씨쓰루백이 채용된 진정한 울씬의 최강자를 출시하려는 전략일듯도 하구요.
추천드리며 자주 이런 내공있는 포스팅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