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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천 1254  공감:15 2012.06.2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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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제목을 한글로 풀어보자면.. '나는 롱파워리저브를 좋아한다' 가 되겠습니다 ㅋ


최근 링고님께서 작성하신 칼럼 글(https://www.timeforum.co.kr/4641896)에는, 필자께서 롱파워리저브를 싫어하시는 이유에 대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발췌해보자면..


ETA의 무브먼트들 보다 긴 파워리저브를 가졌다는 것으로 ETA와 차별화하기 위한 치졸한 전략.

무브먼트의 제한된 공간을 저렇게 온통 배럴로 가득 채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쿼츠처럼 1~5년 이상 작동하는 시계를 만들 것도 아니면서 10일이나, 30일의 파워리저브가 기계식 시계에서 왜 중요한 것일까???

더구나, 일정한 부피를 가진 무브먼트에 큰 스프링 배럴(밥통)을 배치하면 다른 부품들은 차지할 공간이 없어지기 마련입니다. 

메인스프링 배럴을 크게하면 밸런스며 다른 부품들은 죄다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뭐 이정도 내용이 되겠습니다.


이 글을 읽다보니 예~전에 TF에서 (무려) 필립뒤포르 씨를 인터뷰한 글(https://www.timeforum.co.kr/89543)도 생각이 나서 한번 다시 읽어보았는데,

이런 부분이 있더라구요.


TF: JLC, 블랑팡, 파네라이등 다양한 브랜드들에서 복수 배럴을 사용한 롱 파워리저브 시계에대한 많은 발표가 있어왔다. 복수 배럴을 사용하기 위해 이 브랜드들은 더 작은 휠과 밸런스를 무브먼트에 사용하였다. 이러한 롱 파워리저브 기술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어떠한가?

 

듀포: 3일, 7일. 8일, 혹은 랑게처럼 31일 파워리저브는걸 발표한다는건 좋은 마케팅 수단인듯하다. 흥미로운 부분이다. 하지만, 내가 아까 이런 생각을 이야기 했듯이, 남자는 그 많은 돈을 들여서 시계를 사면 그 시계를 가지고 놀고 싶어한다. 태엽을 감아주는 건 밤에 하던 낮에 하던 습관이 되고 한 사람의 일과가 된다. 롱 파워리저브 시계를 가지면, 매주 일요일 마다 감아줄 건가? 아니면 한달에 한번씩? 롱 파워리저브라지만…… 내가 무슨말을 하려는지 알겠는가?


이렇듯, 롱파워리저브 무브먼트를 바라보는 시각 중에는 많은 부정적 시각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판적 시각의 출발점은, 현대에 등장한 이들 롱파워리저브 무브먼트가 일종의 차별화 전략을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서 등장했다..는 데에 있는 것 같더군요.


이 점에 대해서는 사실 제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소한 현대 LPR의 출발점, 개발 동기 중 하나가 그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롱파워리저브 시계를 좋아합니다. 이유를 몇가지 적어보겠습니다 ㅋ


제가 생각하는 LPR 수동시계의 가장 큰 장점은, 수동시계에 대한 로망을 충족시켜 주면서도, 매일 감아줘야 한다는 단점을 보완해 준다는 점입니다.


40시간대 파워리저브의 수동시계.. 저도 사용해본 적이 있습니다. 뒤포르씨의 명언.. 오토는 여자들의 시계, 매일 아침 감아주는 남자들의 장난감..


뭐 이런 주옥같은 멘트들을 떠올리면서요 ㅋ 


그런데.. 한달 정도 지나니.. 하루 이틀, 감아주는걸 깜빡 하는 날이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한두번은 괜찮았습니다. 용두를 뽑아 시간을 다시 맞춰 차는 것도 수동시계의 매력중 하나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근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죠.. 차려고 할 때 마다 그 시계는 죽어있었고, 매번 시간을 다시 맞춰야 했으니.. 나중에는 그게 귀찮아서 


그 수동시계는 잘 안찾게 되더라구요.


특히 요즈음은 온리워치의 시대가 아닌 컬렉션의 시대 아니겠습니까. 시계가 40시간대 수동시계 딱 하나 뿐이라면야 저도 (좋든 싫든) 매일아침 


어차피 하나뿐인 시계를 감아주며 하루를 시작하는 버릇을 들일 자신.. 뭐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특히 그 시계가 심플리시티 정도 되는 시계라면요^^)


하지만, 와인더나 보관함 앞에서 '오늘은 무슨 시계를 찰까' 하며 행복한 고민 끝에 눈에 들어온 녀석을 딱 골라잡고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른 아이들은 전부다 현재 시각과 날짜를 가리키며 쌩쌩 돌아가고 있는데 한놈만 죽어있고.. 그래서 시간 맞추고 용두까지 감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실제 저 상황에 처해보니.. 수동시계와 사이가 점점 소원해지게 되더라는 것이죠;


그러나 감아줘야 하는게 1주일에 한번이 된다면? 아니, 1주일 정도까지 내버려둬도 되고, 그 기간 안에는 언제든 내가 원할 때 감아주면 OK라면?


매일 감아주지 않으면 죽는다는 어떤 속박감이 아닌, '자유' 속에서 수동시계를 감는 로망을 즐길 수 있게 되더라구요. 심지어 어떤 때는 


'빨리 1주일이 지나, 감는 즐거움을 느끼는 날이 왔음 좋겠다' 라고 하는 설레임까지도 느낄 수 있구요.


이것이 제가 LPR 수동시계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컴플리케이션과의 상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40시간대 일반 수동 무브에 컴플리케이션이 들어간 경우.. 흔히들 보신적 있으신가요?


기껏해야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가끔 데이트 창 정도 가 전부인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10년 이상 전에 출시된 시계들 중에는 가끔, 40시간대 수동무브에 막 퍼페츄얼캘린더 모듈을 얹어버린 경우도


가끔 보이긴 하던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최악의 상성입니다.


왜냐면.. 그상태에서 죽어버린 채로 며칠 지나면.. 그만큼을 고스란히 용두를 돌려 다시 시간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죠.


해당 컴플리케이션을 단지 장식용으로 쓰지 않고, 제대로 사용할 생각이라면 말이죠.


아마 그래서 요즈음에는 그런 상성 안좋은 시계들이 잘 안나오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롱파워리저브 수동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PRI는 물론 문페이즈, 빅데이트, GMT, 심지어 PPC 와도


얼마든지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한 1주일간 안차고 내버려두거나, 어디 여행을 다녀오더라도, 시계는 잘 살아있으니까요.


그리고, 알라롱 님의 번역글(https://www.timeforum.co.kr/87986) 에도 잘 나와 있지만..


현대의 롱파워리저브 무브먼트는 그냥 단순히 배럴 갯수만 늘려 리저브 시간만 뻥튀기 한 무브는 아닙니다.


인용하자면.. 롱 파워 리져브가 밸런스의 진동각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이상에 도달한 것은 고작 20년전의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즉, 현대의 롱파워리저브 무브먼트는 리저브 시간을 늘리면서도 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진동각 감소에 의한 오차 증가를


최소화 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부은, 진화된 형태의 무브먼트 라는 점입니다. 와인딩 효율 측면에서도 과거 LPR 무브와는 비교 불가이구요.


정리해보자면.. 현대에 개발된 롱파워리저브 무브먼트는, 그 출발은 ETA와의 차별화 전략, 즉 마케팅 수단으로서 였을지 몰라도


컴플리케이션을 좋아하고 수동시계에 대해 로망을 갖고 있지만, 다른 여러 오토시계가 포함된 '컬렉션'을 운영하는 현실 속에서


매일 수동시계를 감아주거나, 수동시계가 죽을 때 마다 시간을 새로 맞춰 착용하는 귀찮음은 또 견디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차별화 부심(?)이라는 측면을 제외하더라도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고 실용적이다.. 그리고 과거의 전유물을 마케팅을 위해


단순히 살려냈다고 치부하기엔 현대의 롱파워리저브는 과거의 그것보다 여러 면에서 비교하기 힘들정도로 안정화 되어있고, 뛰어나다.


뭐 이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장점들을 포기할 수 없다 보니, 항상 이야기 되는 배럴 때문에 다른 부품들은 다 작아지고, 플레이트로 다 가려버렸다, 안정화라는 미명하에


밸런스 크기가 콩알만해져 버렸다, 아무리 안정화 됐고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하나 태엽 거의다 풀리면 일반 무브에 비해 오차가 클 수 밖에 없다..


등등의 단점들은 저에게는 그다지 크게 (이것 때문에 LPR 시계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는) 다가오지 않더군요.


2000년대 초반까지가 새로운 LPR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들의 활황기였다면, 최근에 들어서는 그 열풍 아닌 열풍이 오히려 조금은


사그러든 느낌까지도 듭니다. 사실 제대로 된 LPR 시계를 찾으려 해봐도, 예거의 87x 계열 들어간 마스터시리즈나 그랑 리베르소,


IWC의 부엉이나 빅파 등에 들어가는 7일짜리 오토 무브, 그리고 최근 출시된 파네라이의 8일 무브 외에는 금방 떠오르는 무브가 잘 없는 것이 현실이죠.


(해외에서는 블랑팡의 8일 무브도 인기가 좀 있는 것 같고, 쇼파드의 8일 무브도 괜찮아보이긴 하던데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LPR의 인기가 더 커져서, 각 브랜드마다 한 라인 정도씩은 떡하니 LPR 무브 탑재된 시계 군이 탄생하여,


LPR 시계 선택의 폭이 보다 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덤으로.. 조금만 더 작고 얇은 LPR 무브가 탄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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