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말경, 우론이라는 회원님께서 예거 포럼에 이런 글을 써주신 적이 있습니다.
"예거 서브다이얼의 바늘은 무언가 칠해서 푸른색을 낸 것 같던데 괜찮으신가요?"
https://www.timeforum.co.kr/2911405
이에 대해 많은 분들이 리플로 의견을 달아 주셨는데,
어떤 분들은 하이엔드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다, 원가 절감 차원인 것 같다 등의 의견을 주시기도 하셨고
또 어떤 분들은 그냥 디자인 차원에서 그런것 같다 는 의견을 써주기도 하셨었죠.
제 경우, 이전 글 리플에도 썼습니다만, M8D 구매전부터 그 부분을 알고 있었는데,
예거는 구운 블루핸즈와 페인티드 블루핸즈를 특이하게도 섞어서 쓰고 있으며 블핸 전체가 파란색인지
가운데는 스틸의 색이고 일부분만 파란색인지를 통해 이를 구별해놓았다, 그런데 상하위 기종이나 신구제품 불문하고
이걸 섞어 쓰고 있어서 어떤 기준에 의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뭐 이런 내용을 적었었습니다.
이후 저도 늘 궁금하던 부분이라 리치몬트 코리아를 통해 예거 본사에 관련 내용을 직접 문의해 보았답니다 ㅋ
설명의 편의를 위해.. 문의하면서 이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신형 지오그래픽의 사진이죠. 한눈에 구별이 되시겠지만, 센터 초침은 구운 블핸, GMT 핸즈, RDM 핸즈, 데이트 핸즈 등은 모두
페인티드 블핸입니다.
답변 내용은.. 뭐 별로 길지도 않으니 그대로 보여드리죠 ㅋ
(마스터 지오그래픽 스틸 제품의 핸즈를 기준으로)
1. 푸른색으로 된 초침은 100% 열처리를 통해 완성된 블루핸즈 입니다.
2. 그 외 핸즈의 일부분만 블루컬러로 처리된 파워리저브 핸즈, GMT 시분침, date창 핸즈의 경우 블루 래커 처리된 핸즈 입니다.
이렇게 핸즈의 일부만을 푸른색 래커 처리하는 이유는 일종의 장식 효과로 제품의 미적 요소를 부각시키기 위함입니다.
래커 도장은 2가지 컬러로 된 핸즈, 즉 실버/골드/블랙 컬러의 핸즈에 일부분만 블루 컬러로 입혀져 있는 경우만 해당되며,
파란색 단일 컬러로 된 핸즈는 모두 열처리를 통해 완성된 블루핸즈입니다.
결국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디자인' 이었습니다.
위 최종 답변 메일을 받기까지 의사소통의 착오가 있어 몇번 메일을 더 주고받았었는데,
특이한 점은 예거측에선 사진상의 센터초침 같은 구운 블핸 만을 '블루핸즈' 라고 표현하고,
다른 페인티드 핸즈에게는 아예 '블루핸즈'라는 표현 자체를 쓰지 않더라는 사실입니다.
이 답변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뭐 각자의 몫일 것 같네요.
개인적인 의견은, 앞서도 말했지만 구운 블핸과 페인티드 블핸은 상하위기종 - 신구모델을 불문하고 섞여 사용되고 있다는 점,
보통 단가절감을 위한 페인티드 블핸 사용의 경우 1. 열처리 블핸 생산시설 자체가 없어서 외주를 주고 사와야 하는 경우이거나
2. 열처리 블핸이나 스크류를 만들 때 부품 하나 하나를 열판 위에 가열시켜 만들어내는 경우
둘 중 하나이어야 할 것인데, 예거는 이미 열처리 부품 자체 대량생산 시설을 완비하고 있는데다가, 일부라도 실버 색상의 핸즈의 경우
모두 로듐도금 처리를 하고 있어 페인티드의 경우와 열처리 경우를 비교할 때 단가가 과연 얼마나 절감될지 의문인점,
https://www.timeforum.co.kr/2843484 (열처리 부품 생산 관련 포스팅입니다 ㅋ)
실제로 래커 처리된 핸즈들은 열처리 블루핸즈와는 분명히 구별되는 볼륨감 있고 광택 있는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진다는 점
(특히 M8D의 경우 쥬르에뉘 페이즈의 밤 부분 색과 같은 도료를 사용하여 통일성도 추구하였습니다.)
등 때문에, '디자인이다' 라는 예거의 말에 신뢰가 간다는 쪽이네요^^
어쩌면 이런 신뢰를 갖게된 더 큰 이유는 제가 열거한 것들 보다도, 이제까지 제가 보고 느껴온 예거의 행보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ㅋ
예거의 두가지 종류의 블루핸즈.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실지 궁금합니다 ㅋ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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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성군님의 리플처럼, 열처리 블핸이 더 고급 공정이다 라는 인식이 매니아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ㅋ
이러한 인식은 해외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존재하는듯 하더군요. (열처리 블핸이 아니어서 아쉽다..는 식의 글이나 리플을 종종 봤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토픽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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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랑
2012.04.30 00:01
음.. 저도 M8D와 IWC의 5001 07 부엉이와의 블핸을 비교해보며, 예거는 구운 블핸 느낌이 아니라 페인티드 느낌이 나서 07부엉이로 결정한 계기가 되었지요.
그래도 설마 예거가...? 혼자 생각했었는데... 그게 사실이였군요.
그런데 예거 본사측 입장에서 디자인을 위한 페인티드라 주장을 해도, 단가를 위한 수단으로도 이용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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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타포에는 대단한분들이 많다고 생각할수 밖에없는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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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황
2012.04.30 09:48
저번 우론님의 포스팅 기억납니다.상당히 논란이 있었죠. 원가절감이다 에거정도에서 그럴수 있냐?하면서 ^^
정말 수고하셨네요.그의문을 풀기위해 여러번 메일을 주고받으셨다니...근데 의문을 확실히 풀지 못하신거로 보이네요..안타깝게도...
질문하실때 혹시 정확히 원가 절감문제를 애기해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제 경험상 그친구들은 그런부분(원가절감같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그들 생각..)
아예 답변에 고려 안했을수도 있습니다.제가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올해 SIHH신제품으로 나온 딥씨빈티지크로노 굉천님 프리뷰에서 인텍스간격 논란 기억하시죠?
http://www.timeforum.co.kr/xe/3110386
이걸 제가 메일로 예거에 질문한적 있는데... 웬 개소리냐는 반응( 정확하게 너무 황당해 하는 모습..) 그저변에는 너희들이 예거를 뭘로보냐는 식의 느낌이었죠.
결국 실물이 공개된후 말도 안되는 얘기로 입증됐지만요.... ㅋ ㅋ
혹시 요번에도 그런 유사한 경우가 아닐까요? 자신들은 비용때문에 그런짓을 할 회사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걸 아예 생각못할수도 있단거죠...
저는...저가가 아닌 고가에도 페인티드블루핸즈를 섞어쓰는건 전 디자인때문이라는그들의 얘기를 믿습니다.
제가 현재까지 보는 예거는 그런 얍삽한 브랜드는 아닙니다.그렇다면 이미 유명 연예이나 스포츠스타마케팅으로 올인했겠죠(왜 많쟎아요..그런 브랜드들 ^^)
그리고 구운블루핸즈만 쓰고(솔직히 웬만한 회사에서도 다 쓰는건데...) 가격을 더받는게 이익창출이 쉬운건 상식에 가까운 얘기 아닌가요? ^^
PPC도 그렇고 듀오미터도 2배이상 가격을 더 받을수 있는 아이템인데... ㅎ ㅎ(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CEO제롬과의 여러번에 걸친 인터뷰기사나 매장에서 듣는 그들의 철학은 최소한 하이엔드 예거의 미래전략과 철학에 대한 신뢰를 보여줍니다.
하여튼 예거도 이런 고객들의 의구심을 확실히 풀어줘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혹 CEO 한국 방문시 VIP초대에서 반즈님이나 굉천님이
보실기회 있다면 직접 물어보는것도 괜챦을듯 합니다 ^^
끝으로 이런 재미난얘기가 생각나네요. 유명 마술사기 마술을 보여주면 외국에선 그내용에만 박수를 치는데 반해 한국사람들은 마술의
빈틈(속임수의 진실)을 찾는데만 신경써서 실제 마술 내용에는 집중하지 못한다. 데이비드카파필드도 한국에선 공연을 힘들어한다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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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예거의 푸른색 래커 처리 핸즈의 공정과정(열처리와 비교하여 수작업이나 공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열처리 블핸과 래커 처리 블핸의 생산 단가 차이(ex. 래커 처리 블핸의 경우 일단 로듐 도금을 하고 그 위에 래커처리를 하므로 얼마가 든다..라거나)
등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면 의문이 완전히 해소되었겠으나,
이런걸 꼬치꼬치 묻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저 역시 문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 친구들이 원가절감 같은 얘기를 '말도 안되는 얘기' 라고 생각한다는 느낌, 강하게 받았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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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군
2012.04.30 20:12
예전에 우론님의 포스팅을 봤었는데 아직까지 그 논제에 대해 생각하고 계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아무래도 구운블루핸즈가 더 고급기법 이고, 또 그렇다는 인식이 있기때문에... 모르면 모를까.. 알게 된 이상 아무래도 페인티드보단 구운블핸을 좀 더 찾게 되는게 사람의 심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 또 블루핸즈의 매력이란건 헤어나오기 힘들정도로 이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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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빼먹은 사진이 있네요.
구형 master rdm 모델에 쓰인 열처리된 블루핸즈 모습입니다.
이번 신형에서도 역시 같은 열처리 블핸을 사용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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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또한가지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로듐도금 + 부분 래커 도색 핸즈' 와 '도금 없이 열처리한 블루핸즈'
이 둘 중에 과연 단순히 열처리 블핸을 더 고급 재료라고 볼 수 있을까? 라는 부분입니다.
아시다시피 마스터 시리즈의 인덱스와 핸즈 중 실버 색상의 그것들은 모두 로듐 도금 처리를 하고 있죠.
일부 푸른색 래커 처리 된 핸즈의 도색 안된 실버 부분의 경우도 다른 인덱스나 핸즈와 같은 느낌의 광택을 발하는 것을 볼 때
이 핸즈들도 로듐도금 처리가 1차적으로 된 핸즈가 맞습니다.
로듐도금 후 일부분에 푸른색 래커를 도색한 핸즈와, 로듐 도금 없이 열처리만 된 블루핸즈(당연히 도금이 없어야 열을 받은 스틸이 푸른색으로 변하겠죠).
어찌보면 로듐도금핸즈 vs 열처리 블루핸즈 의 문제라고 볼 여지도 있겠군요.
이 둘의 비교는 한번쯤 더 생각해볼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열처리 블핸이 더 고급 재료라고 하는 명제는,
로듐 도금이나 이런것 전혀 없이 부품 전체를 '마치 열처리 블핸인 것 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푸른색으로 도색한 핸즈와의 비교에서 성립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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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상 전체를 블루로 하려면 블루핸즈로, 일부만 블루로 하려면 페인팅을 하는 것이죠. 디자인상의 문제입니다. 원가 절감 등은 이유가 안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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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킬
2012.05.12 11:27
일부만 블루핸즈로 하는 것이 디자인 상 특별히 더 이쁜건 모르겠는데요. 이런 의심을 사면서까지 할만한 디자인적 메리트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구운핸즈가 확실히 더 고급이고요. (그러니까 브레게, 예거 자기들 스스로 카달록이나 앱등에서 구운핸즈를 강조하는 거겠지요) 디자인을 위해서라는 것이 명확한 이유는 못되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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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타임포럼 들어왔는데 이것에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계셨군요 ㅎㅎ
그때 당시만해도 저는 원가절감 차원이 아닐까.. 라는 의견이였는데. 이렇게 예거본사에 메일도 보내시는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 한시계에 열처리한 블루핸즈와 페인티드블루가 함께하면 아무래도 위화감이 생겨서.. 저는 디자인적인 이유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오메가의 구형아쿠아테라.. 인덱스와 핸즈의 색상차가 꽤 티가나죠 ㅠㅠ.. 아니 이경우는 예거와는 급이 다른얘기인가..?)
굳이.. 디자인을 이유라.. 전 아직도 댓글 사진속 예거의 블루핸즈가 전체적으로 통일성있고 더 아름답다고 생각이 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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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2012.07.25 10:00
아.. 글쿤요..ㅎ
오호.. 메일까지 보내서 답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토픽 재미있네요.
사실 전 시력이 나빠 안경을 새로 맞춰야하는건지..ㅋ 실제 신형 지오 핸즈를 봤을때 색감차이를 느끼진 못했거든요. ㅋㅋ
저는 시계 고르는데 이런 핸즈 공정 차이는 중요한 요소가 되진않지만 어떤 사람들한테는 구매 결정에 중요한 요소도 되나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