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품이 어느 시기에 나온 제품인지 대략 알 수 있는데...
10년 주기로 리베르소 케이스 형태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랑 테이유라는 케이스 사이즈가 처음 선보인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JLC 90년대 무브먼트 시리즈 1 - Cal. 824)
90년대가 그랑 테이유의 시대였다면
00년대는 그랑 리베르소의 시대였습니다.
8데이즈 롱 파워 리저브가 본격적인 트렌트도 자리 잡기 전인
2000년 초반에 JLC는 70주년 리베르소를 통해
롱 파워 리저브 시계를 담을 수 있는 그랑 리베르소 케이스를 선보입니다.
(JLC 2000년대 무브먼트 시리즈 1 - cal. 879)
그랑 리베르소의 기함은 당연히 70주년 리베르소입니다.
< 출처 : 퓨리스트프로 >
로즈 골드와 플래티늄 재질의 한정판으로 출시된 70주년 리베르소는
롱 파워 리저브를 구현하면서도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였고
골드 재질의 무브먼트를 제작하여 상당한 볼거리도 제공하였습니다.
문제는 역시나 가격이죠 ㅎㅎ
출시 가격인 좀 더 저렴한 로즈 골드 모델의 경우도
수천만 원을 하였고 지금도 중고지만 상당히 비싼 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만약 00년대 롱 파워 리저브 리베르소를 갖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
JLC는 기함만 출시한 것이 아니라 각각 다른 측면의 하위 버전들을 출시해줍니다 ㅎㅎ
그랑 리베르소 썬문입니다.
구형 썬문과 비슷하면서도 좀 다르죠.
무엇보다 신형 썬문은 스틸에 8데이즈로 나왔습니다.
무브먼트에 별자리 데코가 멋진 시계였습니다.
또 다른 시계로는
그랑 리베르소 GMT가 있습니다.
듀오 페이스 형태를 그랑 리베르소 케이스에 적용하였고
역시나 8데이즈 롱 파워 리저브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위 버전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리베르소가
바로 오늘 리뷰의 주인공
그랑 데이트입니다!
"Grande REVERSO Date 8 Days"
제가 개인적으로 70주년 리베르소의 하위 버전 중에
그랑 데이트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스틸이라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ㅋ
시계 생활과 실생활에 유용하고 필요한 기능들로만 채워진 리베르소가
그랑 데이트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제가 사용하면서 느낀 점들과 몇 가지 특징들을 설명드리겠습니다~
1. 8데이즈의 롱 파워 리저브
역시나 그랑 데이트의 가장 큰 특징은
8데이즈의 롱 파워 리저브입니다.
지금은 파네라이 등 롱 파워 리저브 시계들이 흔하지만
이 당시만 해도 8데이즈의 롱 파워 리저브 시계들이 흔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있더라 하더라도 오차 문제들로 홍역을 치르고 있었죠.
하지만 제가 위에 링크한 것처럼 cal. 879는 여러 기술적인 문제들을 잘 잡았습니다.
이러한 어려움들을 해결할 수 있었던 이유는
JLC의 현재 기술력도 있겠지만 1900년 초반부터 8데이즈 롱 파워 리저브 시계를
많이 만들어냈던 JLC의 역사와 축적된 노하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말은 8데이즈인데 실제로는 9-10데이즈까지 운용이 됩니다.
대략 230시간인데... 정말로 편한 기능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주에 한 번 와인딩을 해주면 되니까요!
(물론 많이 해줘야 합니다 ㅋ)
2. 실용적인 기능들의 조합
제가 신형 썬문보다 그랑 데이트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신형 썬문이 무브먼트로 보자면 별자리도 있고 더 이쁜데
외형과 기능면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문페이즈와 데이 앤 나잇은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좀 겹쳐 보입니다.
대신 그랑 데이트는 일상생활에 유용한
빅 데이트를 넣어줍니다.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빅 데이트, 스몰세컨으로 구성된 기능 조합은
너무 과하지도 않고, 겹치지도 않고, 꼭 필요한 기능들로 채워진 느낌입니다.
여기에 롱 파워 리저브까지 있으니 진짜 기능적으로는 아쉬움이 없는 시계죠!
3. 독특한 무브먼트
그랑 데이트는 cal. 875를 사용합니다.
8데이즈 무브먼트이기에 더블 배럴을 사용하고 큼지막합니다.
그런데 사각형 무브먼트이기도 하고 독특한 브릿지 형태를 가지고 있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무브먼트를 양분하는 센터 브릿지와
큼지막한 센터 휠, 그리고 역시나 큰 밸런스 휠은
cal. 879의 유산이자 독특한 매력을 가져다줍니다.
블루 스크류와 크랜베리 색 쥬얼도 대비가 좋고
앵글라쥐도 크게 크게 잘 해놓았습니다.
케이스에 최적화되고 꽉 찬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백 처리를 해주니 참 좋습니다!
무브먼트 사진 몇 장 더 감상해 보시죠~
물론 기함 cal. 879처럼 골드 플레이트가 아니고 스완넥이 없으며,
cal. 873처럼 별자리가 없는 건 아쉽지만
가격 생각하면 어쩔 수 없죠 뭐 ㅎㅎ
4. 입체감 있고 디테일한 다이얼
다른 어떤 설명을 하지 않아도 사진을 보시면
얼마나 입체감 있고 디테일한 다이얼인지 금방 확인이 가능합니다.
센터에는 기요쉐로 멋지게 장식해주었고,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스몰세컨, 빅 데이트는
모두 입체감 있게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화이트 다이얼에 모든 핸즈가 열처리 블루핸즈라
더 멋진 대비가 됩니다.
다이얼 디테일도 접사 사진으로 한 번 보시죠~
아! 참고로...
핸즈 끝이 휘어있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인덱스를 정확히 가리키기 위한 것입니다.
이것은 다른 시계들에도 많이 적용되는 것이니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생각보다 좋은 착용감
그랑 데이트는 그랑 리베르소 사이즈이기 때문에
46.5 x 29mm의 큰 사이즈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형 시계에 비하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죠.
그런데 위 사진을 보시면 스펙보다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거기에다 실제 착용감은 큰 시계 치고는 정말 좋은 편입니다.
그 이유는 러그가 그랑테이유나 지금 나오는 울씬 리베르소보다
훨씬 짧은 데에 기인합니다.
그래서 착용감도 좋고, 리베르소 전용 스트랩이 아니어도
러그가 튀어나와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손목 둘레가 16mm 정도인데
그랑 리베르소를 정말 잘 차고 다닐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착샷 몇 장도 같이 보시죠~
제가 그랑 데이트를 애정하다 보니
장점만 주르륵 남겨놓았는데...
물론 단점도 존재합니다.
우선 가장 큰 단점은 역시나
사이즈와 두께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 사이즈가 작아지는 추세에 큰 사이즈와 두께는
현시점에서 보면 단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리베르소는 캐주얼에도 착용하긴 하지만
드레시한 코드가 더 잘 어울리는 것이 사실이기에
셔츠나 수트에 겨우 들어가는 사이즈와 두께는
약간 애매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손목이 얇은 사람들에게는요.
이건 단점이라고 하긴 좀 뭐 하지만...
위 사진처럼 유독 그랑 리베르소 사이즈 시계들은
리버스 할 때 케이스가 끝까지 수평으로 가지 않습니다.
어중간 한 상태에서 리버스를 해야 합니다.
잘 모르고 끝까지 밀었다간... ㅜㅜ
최근 그랑 데이트 중고 매물이 나와
지인분이 득템을 하셨지만
그랑 데이트는 흔한 모델이 아닙니다.
단종된 지 이미 5년 이상 흘렀고
앞으로는 모델을 접할 기회가 더 없어질 것 같습니다.
이때 그랑 데이트의 진짜 가치가 드러날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밀레니엄 시대, 00년대 롱 파워 리저브 시계를 하나만 가지고 있어야 한다면
현실적으로 선택될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계, 리베르소가
바로 그랑 데이트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으로 그랑 데이트 리뷰를 마칩니다~
- 페니 드림
< 상세 스펙 >
Jaeger LeCoultre Reverso Grande Date 8 Days
Q3008420-240.8.15
Case Size: 29mm x 46.5mm
Thickness: 12mm
Movement: Manual-wind, Large date, 8-days Power Reserve, Jaeger calibre 875
Dial: Silver Dial with Black Arabic Numerals
with Power Reserve Indicator between 10 and 11 O'Clock,
Small Second Indicator between 4 and 6 O'Clock, Big Date Window.
Caseback with Sapphire Crystal
Water-Resistance: 30m - 100ft
그랑 데이트 정말 멋집니다.. 날짜창도 적당한 위치에 적당한 사이즈로 이쁘게 자리잡은거 같고 무브먼트도 예쁘네요 ㅋ 한번 경험해 보고 싶은 시계입니다. 추천누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