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쿼츠파동을 겪으며 기계식 시계 업계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때
JLC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이때 cal. 846이나 cal. 839(울씬 무브먼트)같은 명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침체되어 있었던 것 만큼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cal. 846과 cal. 839(839는 현행 849의 모태)
80년대에 들어서도 이런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JLC는 쿼츠가 들어간 모델을 발표하는데
81년에는 cal. 606, 82년에는 601(당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무브먼트)를 발표하고
이듬해에는 cal. 608(1.6mm)로 자신의 기록을 경신합니다.
그리고 87년에는 메가쿼츠가 들어간 모델들을 발표하는데
이 때 들어간 cal. 630은 역사상 가장 작은 크로노그래프가 들어간 하이브리드 쿼츠 무브먼트였습니다.
물론 이때는 많은 브랜드들이 쿼츠 및 하이브리드 쿼츠를 발표하였습니다.
파텍과 로렉스 마저...
우측이 87년 발표된 cal. 630
파텍필립의 쿼츠와 IWC와 브라이틀링의 메가쿼츠
70-80년대 여러 가지 무브먼트들이 개발되었지만
역시나 쿼츠가 주류를 이루었고 그렇게 시대는 흘러갔습니다.
하지만 90년대는 또다른 시계의 흐름이 도래하는데
JLC는 리베르소라는 자신들의 아이코닉한 모델로 다시 기계식 무브먼트들을 발표하기 시작합니다.
90년대 리베르소 무브먼트의 시작은 바로 cal. 824입니다.
91년 발표된 cal. 824는 90년대 로즈골드 시리즈의 첫 작품인 Reverso 60ème의 심장입니다.
골드 플레이트에 시간, 분, 날짜, 파워리저브가 탑재된 모델이었습니다.
원형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사각형도 아닌 것이, 가운데로는 브릿지가 있고,
상대적으로 큰 밸런스 휠과 센터휠이 있는 것이 이 무브먼트의 외형적 특징입니다.
오늘의 주인공 Reverso 60ème과 그의 심장 cal. 824
이 분이 실뱅 골레이씨인데 밸 쥬 토박이로 정말 시골 할아버지처럼 생기셨네요.
90년대 리베르소 로즈골드 시리즈의 첫 작품인 Reverso 60ème과
두 번째 뚜르비옹이 바로 이 분 작품입니다^^;
그런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무브먼트 구조입니다.
아직까지 기본 리베르소의 심장으로 쓰이고 있는
cal. 822의 모태가 바로 cal. 824이기 때문입니다.
(심플한 무브먼트의 베이스가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라니 좀 이상합니다만^^;)
cal. 822는 cal. 824가 발표된 다음 해에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2.94mm의 두께와 21주얼, 21,600진동수를 가지고 있는 822는
상당히 오랜기간 다양한 리베르소에 탑재되며 성능을 검증받았습니다.
현행 모델들도 822를 쓰거나 초침이 있는 822변형 버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20년을 훌쩍 뛰어넘는 시간동안 아직 현행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cal. 822는 능력을 인정받아 팔려나가게 되는데...
바로 VC에 에보슈로 공급되기도 합니다.
참고로 그랑테이유 사이즈도 822와 함께 1992년에 등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cal. 824는 기본 리베르소로 변형되기도 하였지만
컴플리케이션을 더 추가하여 변형되기도 합니다.
바로 90년대의 마지막 해였던 2000년에 발표된
일명 구형 썬문의 심장 cal. 823입니다.
823은 문페이즈, 데이앤나잇 인디케이터가 추가된 버전입니다.
구형 썬문은 아직도 찾는 이가 많은 명작입니다.
특히 플래티넘 버전은 150개 한정으로 무브먼트에 데코까지 매력적인 요소를 다 갖추고 있습니다.
타포엔 플래티넘님께서 소유하고 계시죠 ㅎㅎ(자주 보여주세요~)
또다른 버전으로는 2000년도 발표된
리베르소 아트데코의 심장인 cal. 822AD가 있습니다.
822를 스켈리톤화 시키고 거기에 아트데코를 한 버전인데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지만 824의 색다른 무브먼트 변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쿼츠 파동에서 살아남은 JLC가
90년대 리베르소 로즈골드 시리즈로 돌파구를 찾을 때 선봉에 섰던 녀석이
Reverso 60ème이고 그의 심장이 바로 cal. 824입니다.
cal. 824는 cal. 822등 다양한 변형들을 낳아
아직도 현행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JLC 입장에서 cal. 824가 얼마나 사랑스러울까요?
2015년 cal. 824를 다시 한 번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 인생도 cal. 824와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다음엔 또다른 90년대 무브먼트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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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황
2015.02.1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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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5.02.18 13:11
내공은 없지만 열심으로 ㅎㅎ
사실 리베르소 로골시리즈 하나하나 다 다루고 싶었는데
그것보단 주요한 몇 개만 하고 2000년대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최근엔 822와 899같은 기본 무브먼트들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예전에 살짝 무시했었는데 역시 내공이 필요한 듯 싶습니다.
무브데코도 제네바씰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구요.
역시 기본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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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링
2015.02.18 00:16
역시 리베르소~_~ 사진만 봐도 즐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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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5.02.18 13:13
리베르소를 다룬다는 것이 많은 것들을 포함한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리베르소는 컬트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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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천
2015.02.18 00:22
크 저의 사랑스런 823이 등장하는 이런 명 포스팅이라니.. 기분 최고입니다 ㅎㅎ
vc에서 822를 가져다 쓴건 처음 알게 되었네요 ㅋ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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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5.02.18 13:14
사정이 있어서 구형 썬문이는 오래 소유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다시 갖고 싶은 모델입니다^^
플래티넘은 못 구하겠지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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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
2015.02.18 09:40
저도 살포시 추천하고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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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5.02.18 13:15
저도 차에 대한 포스팅 잘 봤습니다^^
블로그까지 들어가서 봤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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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랑객64
2015.02.18 10:57
보면서(다들 그러셨겠지만) 침흘리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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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5.02.18 13:15
저도 군침흘리는 모델 많습니다!
돈이 많으면 시리즈를 하나하나 다 구했을텐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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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융
2015.02.18 13:18
정말 볼 때마다 갖고 싶은 썬문입니다^^;;;. 예거에서 신형으로 다시 만들어주지 않으려나요 ㅠㅠ. 저도 추천드리면서, cal. 899에 대한 페니님의 포스팅도 궁금하군요(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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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5.02.18 13:35
구형썬문은 지금 그대로 나와도 아마 엄청 잘 팔릴겁니다^^
비슷하게라도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JLC는 포스팅할 꺼리들이 많아서 좋습니다 ㅎㅎ
아마 다른 능력자분들 많으셔서 금방 해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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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마니
2015.02.18 14:49
와우~멋진 글입니다. 페니님 덕분에 리베르소의 오늘을 있게해준 824 822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갑니다^^ 추천!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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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5.02.18 15:06
부족한 글에 추천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옴마니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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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a
2015.02.19 00:11
추천입니다. 항상 많이 배우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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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5.02.19 08:11
추천 감사합니다^^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오피직 자주 보여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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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a
2015.02.19 09:52
조만간 포스팅하겠습니다. 페니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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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mind
2015.02.19 02:43
항상 좋은 게시글 올려주셔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
822 유저로서 특히나 반갑네요.
그나저나 JLC의 쿼츠는 GP의 것이었다는 이야기를 얼핏 본 것 같은데, 사실일런지요..?
여하튼 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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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5.02.19 08:18
쿼츠 파동이 시작될 때 스위스시계업계는 충격을 받았고 곧바로 공동대응을 위한 Centre Electronique Horologer(C.E.H)를 조직합니다. 하지만 70년 JLC와 GP는 CEH를 약간 신뢰하지 않아서 둘 만의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독자 노선을 걷게 됩니다. 일종의 위기탈출을 위한 콜라보레이션인 거죠. 시작 당시 GP가 쿼츠무브먼트쪽에 기술력이 있었기에 상당한 성공을 이루게 됩니다. GP쿼츠 무브먼트를 가져가 썼다기보단 협력관계였다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나중엔 독자노선을 걸었던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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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yz
2015.02.19 05:44
페니님 글에는 항상 멋진 사진 혹은 배울수있는 정보들이 많아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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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5.02.19 08:21
으... 앞으로 노력해야겠네요 ㅋ
체이즈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아이랑 즐거운 명절되세요~
아 미국에서는 설 어떻게 보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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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io Kim
2015.02.19 10:44
늦게 봤네요~~^^
이런 포스팅 덕분에 제 리베르소 뽐뿌는 잠잠해지려면
다시 스물스물 올라온답니다~~^^ㅋ
남은 설 연휴 잘 보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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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5.02.19 15:35
차를 들이셨으니 잠시 쉬셨다가
리베르소 하나 들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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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르샤
2015.02.19 15:52
무브먼트 사진을 보는 일은 언제봐도 즐거운 일입니다.
그나저나 좋은 브랜드들은 쿼츠무브도 알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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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5.02.20 13:53
야르샤님 RDM은 잘 있나요? ㅎ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파텍이 쿼츠를 만들었다니... 당시 분위기가 어땠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이죠.
근데 쿼츠도 그냥 만들지는 않아서 꽤 볼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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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제이
2015.02.22 10:21
너무 멋진 글이네요. 예거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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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아일랜드
2015.02.23 03:34
예거는 없지만.. 무언가 좋은느낌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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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s
2015.02.23 10:13
너무예뻐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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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inum
2015.03.17 14:50
오랜만에 들어와서, "이렇게 좋은 글이..." 라고 생각하며 보다가 제 아이디가 나와서 깜짝 놀랐네요.
언제나 좋은 글들 감사 드립니다.
ㅎ ㅎ 페니님의 내공과 열정이 예거 무브라는 광대한 주제의 문을 여셨군요. 멋진 첫 작품에 대한 추천과 함께 후속작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