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여정 - IWC3583 포르투기저 오토매틱 40 Portugieser
스위스의 대표적인 시계 브랜드인 IWC에는 여러가지 라인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대표적이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라인은 포르투기저 라인입니다.
19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 포르투기저 라인은 웬만한 시계에 관심있는 분들은 다 아시다시피...
포루투갈 상인이 주문한 손목시계용 마린 크로노미터를 IWC가 그들의 회중시계 무브먼트인 Cal.74와 Cal.98을 사용해 만들어 주었던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당시에는 손목시계로는 너무 큰 42mm의 싸이즈로 인해 그리 많이 팔리지 못하고 단종되었던 이 시계가...
1990년 초 우연히 IWC의 두 전설적인 콤비 귄터 블륌라인과 커트 클라우스의 눈에 띄어 1993년 IWC 125주년 쥬빌레 모델로 부활한 것은 IWC 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한 이야기 이지요.
42mm 싸이즈에 당시 IWC에 남아있던 Cal.982에 125주년 각인을 한 Cal.9828을 이용해서 1750개를(스틸 1,000개, 로즈골드 500개, 플레티넘 250개) 만들었던 포르투기저 라인의 시조였던 Ref.5441은 모두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고...
그 뒤로 포르투기저 라인은 IWC의 간판 라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 데뷔한 포르투기저의 다른 모델들...IWC 3712와 IWC 5000이 그 디자인적 DNA를 유지하며 꾸준한 스테디셀러의 반열에 오른데 비해...
Ref.5441의 후계작들은 상대적으로 유저들의 손이 덜 가는 모델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너무 컸기 때문이죠...ㅠㅠ
IWC가 포르투기저 Ref.5441의 후속작을 위해 만든 Cal.98295는 그 무브먼트 넘버로 보나, 탑 플레이트 위로 레귤레이터가 쭉 뻗어있는...마치 창립자 F.A. Jornes의 IWC 초창기 회중시계 무브먼트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보나 5441의 Cal.9828의 후속작임이 분명했으나...
이를 탑재한 IWC 빈티지 컬렉션의 Ref.5445는 커도 너무 큰 44mm 였습니다.
아무리 IWC의 포르투기저가 마린 크로노미터라 하더라도...
생겨먹은게 완전 드레시한 주제에...44mm는 너무한 크기였죠.
그 뒤 정식으로 포르투기저 라인으로 나온 Ref.5454도 44mm...ㅠㅠ (위 사진에서 좌측부터 포르투기저 5445, 5454, 5441, 5441-PISA 한정판 입니다)
그 뒤로도 신형 무브먼트인 수동 8 데이즈 Cal.59215를 달고 나온...
포르투기저 75주년 한정판,
포르투기저 정식 모델인 Ref.5102,
IWC 150주년 기념모델 모두 43mm의 알흠다운 크기를 자랑했습니다...거기다 한술 더 떠서 데이트창까지...ㅠㅠ
누가 마린 크로노미터 아니랄까봐 하나같이 이런 벩스러운 크기로 나와 버리니...
오히려 포르투기저 라인 초창기의 혼란을 틈타 1998년에 나온 JLC 891 탑재 모델인 Ref.3531이 그 35mm의 작은 크기에도 더 인기가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던 IWC가 달라졌습니다.
2020년 마침내 40mm의 포르투기저가 나온 것입니다!
정확히는 40.4mm에 12.3mm의 두께!
Ref.5441을 꼭 닮은 외모...
무브먼트도 신경써 줬습니다.
논란의 Cal. 32110이 아닌 Cal.82200!
비록 크로노모듈 뗀 7750 아닙니까! 라는 철없는 지적에(IWC에게 이런 지적질이라니요! IWC에게 7750은 신앙입니다!) 그게 뭐 어때서? 7750이 얼마나 좋은데...일부러 그렇게 했어! 라고 커트 클라우스 영감님이 일갈!했다는 에피소드가 패시브로 따라붙는 무브먼트지만...
이제는 IWC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펠라톤 와인딩을 가장 적은 비용으로 경험할 수 있는 무브먼트가 Cal.82200 입니다.
펠라톤 와인딩 시스템은 특유의 구조때문에 어쩔수 없이 따라붙는 두께때문에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에는 도저히 사용할 수 없어서...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3716의 Cal.69355나 그보다 더 비싼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클래식이나 요트클럽의 Cal.89361에서도 경험할 수 없고...오로지 포르투기저 부엉이나 빅파일럿의 7 days 무브먼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IWC만의 아이코닉한 기술이니까요.
새로 발매된 포르투기저 오토매틱 40의 인기몰이를 믿어 의심치 않으며...
IWC 포르투기저의 시조새인 저의 Ref.5441로 이 글을 마무리 해 보겠습니다(엣헴!).
이제는 현행에서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옛스러운 필기체의 IWC 로고와...
현행에서는 오직 Ref.3716에만 허락된 도트 인덱스,
그리고 그 무엇보다 Ref.5441을 빛나게 해주는 Cal.9828...
현행이 아무리 이뻐도...5441은 사랑입니다~ ^^;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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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계초보
2020.04.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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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0.04.27 09:30
IWC 얼굴이야 자타공인 이쁘다고 난리인거고...항상 싸이즈가 문제였는데 간만에 괜찮은 싸이즈로 나왔네요. 뭐 그래도 다른 신작들 보면 IWC의 빅싸이즈 트랜드는 한동안 계속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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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구1
2020.04.27 09:33
서브세컨 모델 정말 멋지네여 클래식합니다 정성스러운 포스팅에 추천누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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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0.04.27 10:20
IWC가 디자인 하나는 기가 막히게 뽑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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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폴폴
2020.04.27 09:55
추천합니다!
예거에 새로나온 마스터컨트롤과 함께 고민하게 하네요.
그나저나 실물은 언제나 볼수있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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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0.04.27 10:22
실물 이미 몇몇 매장에 풀린 것 같습니다. 물들어 온 김에 노젓는 재빠른 마켓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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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찐찐
2020.04.27 10:36
어제 실물을 봤는데, 기대가 너무 커서 그랬는지 두께도 약간 거슬리고 사이즈도 조금만 더 작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긴 했습니다.
그래도 예쁘다는 데에는 토를 달 수 없을만큼 디자인이 잘 나온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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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0.04.27 11:44
그간의 IWC를 생각한다면 그래도 이번건 똥양인들을 좀 배려해 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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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2020.04.28 18:02
저도 실물 보고 실망한게 사이즈는 불만이 없는데 생각보다 너무 심심하더라고요. 이번에 신형 나온게 전부 전에 있던 제품들보다 낫다 라는 느낌을 못받았습니다. 확실히 기존 스테디셀러들이 명작인 이유가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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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20.04.27 16:51
좋은 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이번 모델의 의미가 더 확실하게 들어옵니다.
11mm 언더로 두꼐를 뽑아줬으면 완벽했겠지만, 설명해주신대로 무브먼트 문제가 있고,
또, 다른 모델들의 두께를 생각하면 이정도면 완전 땡큐네요.
간만에 IWC 에서 사고픈 모델이 나타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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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0.04.27 17:40
와우~올드 팬들이 돌아오고 있어요~^^ 팬들을 이렇게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브랜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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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머렉스
2020.04.27 18:37
mdoc님의 좋은글 덕분에 포르투기저 연대기가 한눈에 잘 들어 옵니다 ^_^
(정성 글 추우우우천!!)
Base가 되는 Cal.80110은 7765에서 얻은 Inspiration을 통한 범용 자사화가 무엇인지
IWC가 보유한 무기들로 확실히 보여준 무브라고 생각 해요.
(위대한 KK님의 캐리 실력!! 만쉐! ㅎㅎ)
아무쪼록 리사이징 컨셉들이 이번 신제품들을 시작으로 IWC 앞으로의 방향성이나,
소비자 Feedback에 좋은 바람이 불어오면 좋겠습니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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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0.04.27 21:32
아...그...그만! 너무 많이 기대하면 IWC는 삐뚤어져 버린다구욧!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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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3on
2020.04.27 19:41
전 이 모델 출시되면 mdoc님이 포스팅 해주실거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수동 빈티지 감성 취향임에도 이번 포르투기저는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럼에도 포스팅의 마지막 사진을 보니 역시 5441을 따라올 수 없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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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0.04.27 21:34
으아니~텔레파시 삐비빅 인가요? ^^; 사실 전 도트 인덱스 때문에 신작 오토매틱 40 보다는 3716이 더 빈티지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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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타곤
2020.04.28 08:19
정말 iwc는 볼수록 매력적인 모델들이 넘치는 듯 합니다.
정성이 듬뿍 담긴 포스팅에 감탄하면서 감사히 추천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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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ioKim
2020.04.29 11:03
ㅎㅎ포르투기져 라인들이 다시 부흥해야 아덥씨가 살아나니
이번에야말로 R사를 다시한번 위협(?)해볼만 하지 않을까하는
혼자만의 생각^^;;;;
7750에피소드 재밌게 잘 써주셨네요~
신앙 맞습니다~~
꼭 제가 3714가 있어서 그런건 아닙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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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y.g.f
2020.04.29 16:35
드디어 국시공에서 가슴을 뛰게할 녀석이 나타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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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시비3
2020.04.30 20:06
좋은 글 감사합니다. 돈 모아서 5441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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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도릉
2020.05.06 00:06
IWC is back 이랄까요, 모처럼 사이즈 웰에 자사무브까지 기대가 큽니다. 실물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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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Keeper
2020.05.11 21:20
글 잘봤습니다. IWC가 드디어 작은 시계들을 내놓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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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
2020.05.11 23:12
오옷
좋은 글 잘 감상했습니다
한방에 정리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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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더맑음
2020.05.13 08:03
오히려 이렇게 되면 5007의 매력이 떨어지게 되는걸까요...같은 펠라톤 와인딩을 경험하는데 비싼값을 지불해야하니까요. 두개 모두 자사무브먼트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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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1999
2020.06.01 22:06
정성이 담긴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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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rdeNoir
2020.06.02 15:44
현행도 이쁘게 잘 나왔지만 소장하고 계신 5441이 너무나 이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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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데
2020.06.04 12:15
기존에 나오던 폴투기저 모델이 너무 큰게 부진의 큰...그것도 아~주 큰 이유라고 저도 늘 생각했었는데, 드디어 대중적인? 40 mm대로 들어왔군요. 두손들고 환영입니다 ㅋㅋ 이러면 또 다음 기추번호가 IWC가 한단계 올라가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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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훈킴
2020.06.13 09:50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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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지켜랑
2020.07.29 16:48
추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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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진군
2020.08.29 23:12
와 클래식하면서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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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IWC동에 글을 남겨주시지 않았습니까^^
블로그도 종종 들리는데 그때마다 포르투기저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는데 이렇게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포르투기저 시리즈는 드레스 워치 답지 않은 빅사이즈와 마린크르노미터의 DNA로 세미 드레스, 혹은 세미캐주얼 워치로 제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3583은 가격, 사이즈, 아이코닉한 펠라톤 와인딩으로 매니아뿐만 아니라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 3714도 신제품군들이 나오니 오히려 더더욱 애정이 가네요.
항상 좋은 글 잘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