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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를로스 2346  공감:8 2013.03.11 04:10

지난 브레게에 대한 설명에서, 브레게의 그룹내 최상위 포지션을 위해 블랑팡은 하향조정 되었다는 설명을 했습니다.

블랑팡은 재규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데 제가 보기엔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과거에 대해서는 잘못 아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리고, 재미삼아 한 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앞서 다뤘던 브랜드들과는 달리 블랑팡의 내부자료나 마켓 현황에 대한 자료를 많이 가지고 있지 않고, 마켓내 포지션이나 가격대 등 객관적인 지표를 제외한 매출이나 시장 점유율, 인기도 등은 누구나 접근 가능한 수준의 자료들만 참고하여 적어보는 것이니 신뢰도가 높진 않습니다.

 

 

1. 재규어의 변신

 

재규어가 예전에는 롤스로이스같은 최고급 차량이었다고 들었습니다.

클래식 자동차를 모으는 사람들이 재규어를 좋아하고, 가치를 인정하는 것으로 봐서는 완전 뻥은 아닌 듯합니다.

 

그러나 시대가 흘러 독일과 일본 자동차들이 성능은 물론 현대적인 스타일을 앞세워 대세를 잡았음에도 재규어는 계속 고집을 부렸습니다.

클래식을 고집하는 모습은  "나는 롤스로이스급, 벤츠보다 윗급!" 이라 외치는 듯 보였지만, 인기나 가격 모두 갈수록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클래식 취향이지만 롤스로이스는 버거운 일부 소비자들만 재규어를 찾게 되었고, 유럽처럼 되고싶은 열망이 강해 클래식 인기가 유별난 일본에서만 그나마 선전을 했다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제 재규어는 인도의 부자에게 인수되었고, 이제 과거의 향수를 벗어버리고 최첨단으로 승부하는데..쉽진 않아 보입니다.

헤맨 기간이 제가 아는 것만도 20년은 족히 되니, 독일3사에 대적하긴 무리겠지요.

조금 일찍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지혜가 부족했음이 아쉽습니다.

 

 

 

2. 블랑팡은 어쩌려나

 

블랑팡은 스와치그룹의 최상위 브랜드로 세워졌으나 만족스럽지 못했는지 브레게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명맥만 남아 초라한 집에 왕궁이라는 팻말만 걸어놓았던 브레게를 위해 한동안 지내던 호화로운 성에서 쫓겨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저택이라도 왕의 성에 살았던 블랑팡에겐 자존심이 상했는지.. JLC, IWC 같은 친구들에게 "나는 너와 달라!" 라는 말을 하고싶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그 친구들보다 특별히 나을 것도 없는데 말이죠.

 

스틸 제품을 만들며 일반 소비자층을 공략하려 하면서도 자꾸 윗동네에 미련이 남는 것처럼 보입니다.

가격도 친구들보다 조금 비싸게 측정하는 것 같고, 요즘은 다이아몬드를 잔뜩 박아 윗동네 여성들에게나 어필할 것들을 발빠르게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블랑팡이 선전하려면 현실을 받아들여 JLC, IWC, 제니스 와 경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꾸 수천만원 하는 것들만 홍보하며 문턱을 높이지 말고 현실적인 대중의 입맛에 맞는 천만원 내외의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야 될 것입니다.

지나치게 우아하고 보기만 해도 비싸보이는 사진들만 광고에 내보내면 대중들은 지레 겁먹고 들어가 보지도 않을 것입니다.

 

브레게에 가까운 스타일을 지키는 것은 좋지만, 조금 모던하게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어 보입니다.

우아하고 비싼 시계에선 브레게에 밀리고, 롤스로이스-재규어와 달리 가격차도 얼마 없으니 브레게의 대안이 되기도 어렵고, 현실적인 가격대에선 상기 브랜드들에 밀리고 있으니...이러면 곤란하죠.

50 fathoms 라는 인기상품도 있고, 디자인과 가격대만 조금 손보면 괜찮을 것 같은데, 이것이 말처럼 쉽다면 고전할 브랜드는 없겠죠.

 

 

 

3. 앞으로의 기대

 

재규어나 블랑팡 모두 역사가 있는 회사들이고, 체질개선중에 있으니 속히 경쟁력을 회복하면 좋겠습니다.

재규어도 좋은 디자인은 물론 품질을 높여 고급차 시장에서 선택의 폭을 넓혀주면 좋겠고,

블랑팡은 고급시계 쪽에서 매출이 상당히 나온다고 하던데, 그래도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천만원대 스틸류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어쨌거나 소비자의 공간에서 저와 별 상관없는 브랜드들을 놓고 평가하니 재미가 있고, 제가 대단한 뭔가가 된 기분입니다.(아르노씨가 이런 기분일까요?)

그러나 계속 밝히듯이 제 평가는 많이 팔아야만 하는 판매자의 시각일 뿐이니, 참고 정도 하시면 되겠습니다.

재규어나 블랑팡의 소유자들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도 아니고, 취향일 뿐이지만..그 취향이 대중적이지 않다는 것 뿐입니다.

 

아래 다른 분의 글을 보니 블랑팡 매장이 크게 오픈한 듯 하던데, 가서 보시면 제 글을 보고 예상하신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블랑팡이 한국인의 취향이 맞아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도 재규어의 과거 디자인과 블랑팡의 시계들이 우아하고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사용하기에는 버거운 디자인이지만요.^^

 

사심이 들어간 비교를 하자면..JLC는 고급 제품도 있지만 접근성이 좋은 느낌의 홍보를 하는 반면, 블랑팡은 스틸류도 있지만 호화스런 골드제품만 있는 느낌의 홍보를 합니다(게다가 다이아몬드까지).

그리고 저는 JLC의 홍보방식이 더 맞다고 봅니다.

만약 현재 방식을 고수하여 블랑팡이 성공한다면 저로서는 민망한 일입니다만, 어떤 방법으로든 좋은 브랜드로 남아주기를 희망합니다.^^

 

 

 

P.S.

제가 써놓을 글을 보시면서 저를 '전능한 마케팅의 신' 처럼 보실 수도 있겠다는 염려가 됩니다.

남의 일이니 쉽게 말할 뿐, 제 자리에서는 헤매는 경우도 많고, 막상 저런 회사로 옮겨서 지금 말한대로 한다해도 성공할 보장도 없습니다.

저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많은데도 잘 안되는 회사들이 많으니까요.

 

말하는 것만 들어보면 주식 투자해서 망할사람 하나도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인 것과 같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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