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스로의 여행, 열번째 Independent
그전의 오퍼스들과는 달리 막시밀리안 뷔세가 떠난 이후의 오퍼스들은 대중의 관심과 호응이 초라하기 그지 없었으니까요. 그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이 남자. 장 프랑소와 모종( Jean- François Mojon _이하 모종)입니다. 마치 장 마르크 비더레흐트와 프랑소와 폴 주른을 합친 것 같은 이름을 가진 이 제작자는 그간 오퍼스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는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바로 오퍼스의 열번째 작품. 오퍼스 10(X) 입니다. (일부 사이트에서는 오퍼스 시리즈를 둘러싼 한숨과 탄식이 마침내 멈췄다는 재미있는 표현을 썼더군요.)
얼핏 보기에 시계 제작자라기 보다는 스위스 국대 축구팀 주장처럼 생긴 이 제작자가 들고 있는 트로피는 발롱드르컵이 아니라 2010년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에서 받은 베스트워치메이커의 트로피입니다. (왠지 발롱드르가 잘 어울리는 비쥬얼입니다만..) 2010년에 여러개의 시계와 무브먼트 제작에 참여했겠지만 아마도 오퍼스 10으로 이상을 받았겠지요.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오퍼스 10에 대한 업계의 평가를 짐작케 합니다. 본격적으로 오퍼스 10을 한번 파헤쳐 봅시다.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오퍼스10의 동영상을 먼저 보시는 것이 이 시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유용할 것 같습니다. 오퍼스 가문의 열번째 형제로 등록된 오퍼스 10은 일찌기 오퍼스 5에 채택되었던 새털라이트 시스템과 비슷한 시간 표시 방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만 차이점은 다이얼 전체가 회전한다는 것입니다. 한 축을 중심으로 마커가 빙글 빙글 돌아가는 새털라이트 시스템에 대비되는 표현으로 Planetary Syste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더군요. 우주공간에서 궤도를 따라 회전하는 천체를 보는 느낌을 잘 표현해주는 말입니다.
이 리뷰를 쓰기전에 다른 시계 매니아들의 취향을 알아보려고 설문을 한번 올려본적이 있습니다. 1-10까지 어떤 오퍼스를 제일 선호하는가 하는 질문이었는데 아직 오퍼스 10에 대한 리뷰가 올라가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은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중적인 인기와 인지도가 제일 높은 펠릭스 바움가트너의 오퍼스 5가 1위를 한거야 당연한 결과라고 해도 불과 한표차이로 오퍼스 10이 2위를 한것은 의외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 오퍼스 9이 한표도 얻지 못한것을 보면 사람들의 눈이라는게 거기서 거기인가 보다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어쨌거나.. 이런 간단한 설문결과를 봐도 오퍼스 10은 그 전작들이 가졌던 위상이나 인기를 반전시키는데 일조한 오퍼스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럭셔리 시계 사이트에 올라와있는 오퍼스 10의 가격입니다. 100개 한정판이고 가격은 22만불 정도에 책정이 되어있군요. 비교적 근래에 제작된 오퍼스인지라 아직 프리미엄이 붙지도 않았지만 사실 100개라는 숫자는 프리미엄을 붙이기에는 애매한 숫자이기도 합니다.
반면에 발매 당시에 87,000불 정도였던 오퍼스 3의 가격도 역시 22만불입니다. 그만큼 인기가 있고 프리미엄이 많이 붙었다는 뜻이겠지요.
어쩌면 가장 인기있는 오퍼스라고 할만한 오퍼스 5의 가격은 발매 당시에 비해 두배 이상 오른 25만불에 육박합니다. 시계 자체가 혁신적이기도 합니다만 시계를 만든 제작자 펠릭스 바움가트너의 이후 행보가 아마도 프리미엄의 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세계에서 가장 핫한 시계 브랜드라고 할만한 Urwerk를 이끌면서 계속해서 열정적인 시계 제작의 길을 걷고 있으니 말입니다.
반면에 안드레아스 스트렐러의 오퍼스 7은 발매 당시 가격보다 오히려 더 할인된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발매 당시 가격보다 6만불이나 깎아줘도 살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왠지 김포나 인천에 즐비하다는 미분양 아파트 생각이 나는군요. 이렇게 인기있는 오퍼스와 인기없는 오퍼스를 살펴보다 보면 오퍼스 시리즈의 정체성이 처음보다 또렷하게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오퍼스 시리즈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뭘까요??
저는 "아방가르드" 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네이버 백과사전에 의하면 아방가르드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위(아방가르드:avant-garde)란 본시 군대용어로, 전투할 때 선두에 서서 적진을 향해 돌진하는 부대의 뜻이다. 이것이 변하여 러시아혁명 전야 계급투쟁의 선봉에 서서 목적의식적으로 일관된 집단으로서의 정당과 그 당원을 지칭하게 되었다. 그것이 이윽고 예술에 전용(轉用)되어 끊임없이 미지의 문제와 대결하여 이제까지의 예술개념을 일변시킬 수 있는 혁명적인 예술경향 또는 그 운동을 뜻하기에 이르렀다.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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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만
2012.07.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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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7.11 09:51
추천 감사합니다. 오퍼스 11은 표시 방식과 모양에 있어서 가히 혁신적인(
기괴한) 녀석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
천지인
2012.07.10 21:47
아!
오늘 잠 다 잤습니다.
이런 멋진 시계로 불을 지르다니,,,
가격만 ㅎㄷㄷ하지 않으면 바로 지르겠는데,,,
추천 한방 누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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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7.11 09:52
이 시계는 아직 재고가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시계가 없어서 못사는 경우는 없으니 이제 돈을 모으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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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ee
2012.07.11 03:48
진정한 하이엔드의 세계~
로렉스가 주식이라면
하이엔드는 디벨로퍼의 세계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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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7.11 09:52
롤렉스는 우량주, 오퍼스는 작품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건축물에 비유할 수도 있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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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마니
2012.07.11 09:40
잘 읽었습니다. 오푸스 시리즈 여행...즐겁습니다. 그나저나 모델별 프리미엄...인상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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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7.11 09:53
그러게요. 오퍼스 3를 구매한 구매자들이 그 오랜 시간을 꾹 참고 기다린 이유가 있었던 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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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운드
2012.07.12 07:14
정말 상상력이 뛰어난 분이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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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7.12 16:07
좀 더 꼼꼼하고 많이 알아야 더 훌륭한 글을 쓸텐데.. 깜냥이 이정도라서요. ㅎㅎ 잘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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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눈
2012.07.12 08:13
오퍼스 시리즈 아직 살 수 있군요....
살 수 있다.가 아니라
파는군요....라고 해야 겠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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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7.12 16:08
살 능력이 충분히 되시면서.. 겸손의 말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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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체
2012.07.12 21:11
갈수록 흥미 진진하군요...
정말 손목위의 작은 우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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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2012.07.12 21:34
정독했습니다ㅎㅎ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로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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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암
2015.08.15 13:09
좋은 글 추천합니다..
Opus10이 이렇게 인기가 있고 매력적인 녀석인지 몰랐는데 오늘 지대로 배웠네요...
레귤레이터와 다이얼 전체의 회전...
그러고 보니 Resence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생각도 듭니다...(따라한건가;;;)
By google
다음은 Opus5, 3 다음으로 좋아하는 11, MCT의 데니스지게군여...
무척 기대가 됩니다...
당연히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