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리시티를 통한 무브먼트의 피니싱을 보는 눈 Highend
사실 요즘 AP사의 Papi 아저씨가 보내준 책을 읽느라고 머리가 매우 아픕니다. 최근에 영어로 번역했다고 해서
횡재했다는 기분으로 사려고 했더니 아저씨가 그냥 스위스에서 3일 배송으로 집으로 보내주더군요. ^^;;; (대인배
AP 만세!!!!)
그 책의 내용은 피니싱 기법들을 설명해주고, 기계로 하는 피니싱과 손으로 하는 피니싱의 차이,
잘된 피니싱의 요건등을 일목요연하게 사진과 함께 정리해준 가장 최근에 습득한 시계 관련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제 보물 리스트 1위에 올라가있습니다. 현재, 그 책 때문에 무브먼트 피니싱에 관해서 사실
아는체를 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는 있습니다만, 그게 잘 되지 않네요 ㅎㅎ. 피니싱의 기법과
수준등에 대해 총 망라한 내용이라 긴긴 프로젝트가 될거 같습니다.
그 아저씨에게 슬슬 작업을 해서 이 내용을 한글로 만들어서 책을 찍던지, (국내엔 AP 딜러만 있지
디스트리뷰터가 없어서 그것도 할려면 제 돈 내고 해야할거 같군요) 양해를 얻어 타임포럼에
내용을 공개하고 싶은 마음도 한켠엔 있지만, '무공비급'과 같은 내용이기도 한지라, 지금은 타임포럼의
모더레이터 및 운영자 분들과 돌려보기로만 되어있습니다. ㅋㅋㅋ.
잘 모르던 시절, 싱가폴의 청년재벌 줄리앙이라는 친구가 만든 웹사이트 Goldarths Review에 올라왔던
필립듀포 옹의 심플리시티의 피니싱에 대한 내용을 보고 별로 감명이 없었는데... 오늘 다시 보고나니 너무 감동적이어서
이 친구의 지적재산권을 살짝 침해할까 합니다. -_-; (신고하시면 저 클나요 T_T;)
센터휠을 확대한 사진입니다. 심플리시티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주는 부분사진입니다.
단숨에 여러가지가 보입니다. 피니싱을 볼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사실 브릿지의 모따기... 앵글라쥬.... 혹은
업계 정통 용어로는 Bevelling입니다. 위의 모따기를 보면, 둥그런 부분이 보입니다. 여기서 손으로 제대로
모따기를 한거구나 라고 알수 있는 가장 눈에띄는 부분은 뾰족하게 튀어나와있는 부분입니다. 기계로도 당연히
모따기가 되지만 뾰족하게 나오거나 들어간 부분은..... 그 날카로움이 살아나질 않습니다. 모따기를 하면서
밖으로 나오는 부분의 날카로움을 살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심플리시티에서 놀라운점은 이 모따기가.......... 둥그스레하게 되어있다는 겁니다.
튀어나온 부분을 확대한 모습입니다.. 끝에 앵글라쥬의 각도가 좁아지면서
날카로워지는게 보이시죠? 이 날카로움도 핸드메이드의 표상이고 그리고 이 좁아지기 전에 아래로
타고 내려오는게 완만한 경사를 그리도록 폴리싱 되어있다는것도 대단합니다.
그리고 커브들이 만나는 지점 역시 뭉뚱그레 만나면 안되고 저 들어가는 곳의
각도가 살아있어야 합니다. 저렇게 들어가서 만나는 부분이 최대한 날카로워야 좋은 피니싱이며..
언급하였다시피 현존하는 기계로는 안됩니다. ^^;;
브릿지 디자인을 그냥 둥글둥글하게만 만들어놓고 각이 없는 녀석들은.... 그걸 숨기기 위해서 그러는
경우가 많으며.... 고급 무브일수록 손으로 저렇게 모따기한 녀석들을 티내기위해 팍팍 꺾는 디자인이
브릿지에 종종 들어갑니다. 그리고 요런 모양이라도... 이런 구석이 날카롭게 피니싱되지 않은건....
Beveller가 작업을 좀 느슨히 하였다거나.... 기계로 한거라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이 제네바 스트라이프.......
여기서 중요한점은 손으로 밀은 제네바 스트라이프는 빗살무늬가 그리는 곡선이
일정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정돈되어있다는겁니다. 기계로 밀면 정돈되어 보이는건 당연한데...
이 수 많은 다른 커브들이 주는 정돈감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블랙 폴리싱이 보입니다. 아참. 쥬얼이 들어가는 부분의 폴리싱이...... '곡선'으로 들어가있다는것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그리고 쥬얼의 높이에 딱 맞게 홈이 파져있네요...
블랙 폴리싱은.... 말 그대로 까매 보여서 블랙폴리싱인데....... 요게 또 빡십니다. 빛이 한 방향으로만 반사가 되도록
폴리싱이 되어야 블랙폴리싱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반 미러폴리싱의 경우에는 빛이 여러방향으로 반사가 되게 하여도
되지만... 블랙폴리싱은 그게 아니고.... 또 쉽게 기스가 나고 그게 너무 표가 나기때문에...
시계를 만든 사람의 자존심의 표시이자 기술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아.... 배가 고파서 이만 씁니다 T_T;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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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즈
2008.05.0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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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ros
2008.05.01 17:21
반즈님 배고파서 더 못쓰겠어요. 단백질좀...굽신.. ㅎㅎㅎ -
반즈
2008.05.01 17:24
배는 저도 고프네요. 휴일날 뭐하고 있는 건지요. 슬슬 어디든 나가야 할듯 합니다. ㅜㅜ 언제한번 단백질 섭취 같이 하시죠. ^^ -
히포
2008.05.01 17:29
가치를 만들어 내려는 인간의 노력에 숭고함이 느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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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덕구운~^^
2008.05.01 17:53
기계 발명하고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조금더 편하게 살기위함이라고 볼수 있는데 결국엔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이 수작업을 한것을 찾아가네요
히포님 말씀 처럼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 인것 같습니다. -
junech
2008.05.01 18:54
역시 우리 주~운느 개지지님의 은밀한 매력은 글빨입니다^^*
이곳 남부로 내려오시면 프리온 프리 청정 한우로 배를 불려 드리겠습니다,,,,언제든지요^^ -
bottomline
2008.05.01 19:13
저는요~~~~~~~~ 저도 가도 되남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원덕구운~^^
2008.05.01 19:45
아
ㄱ 개지지님 가실때 다마스에 저도 태워주세요 ㅎㅎㅎ -
덩대
2008.05.01 20:22
야유회(바베큐파티) 한번 안하시나요? 하신다면 단백질 스폰 한번 하겠습니다.뼈부위는 절대안합니다.살코기와그안에서숨어있는 마블링좋은 단백질로요 -
클래식
2008.05.01 22:01
책 제목 알려주세요. 표지 사진도 보고 싶구요... ㅎㅎㅎ -
은빛기사
2008.05.01 23:48
제네바 스트라이프,,,,,,멋지네요,,,개지지님 남부쪽 지리를 잘 모르실텐데.....제가 꼭 ! 함께가야겠네요,,,ㅎㅎㅎ -
Kairos
2008.05.02 01:11
모임의 이름은........
'한우원정대'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
은빛기사
2008.05.02 01:34
지지님............내일 꼭,,,전화해서 날자 잡으삼 !! ㅎㅎㅎ -
굴린티
2008.05.02 04:01
에효 모두들 한우드세요. 전 밖에 있는데, 한국 들어가기 전에서 쇠고기 많이 먹고 들어가야 겠습니다.
아 좋은 내용 잘 봤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연재 부탁드립니다. -
pp
2008.05.02 10:28
글 내용과는 상관없는 이 댓글들..ㅎㅎㅎㅎㅎㅎ 그나저나 한우는 저도 먹고 싶네용 ㅎㅎ -
cr4213r
2008.05.02 17:06
재미있습니다~ 항상 카이로스님의 글은 이노베이션 그 자체입니다.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시계... 정말 하나 갖고 싶어지는데요~ -
날마다백수
2008.05.05 12:53
시계가 멋집니다.......에효...ㅡ.ㅡ;; -
반즈
2008.05.05 14:13
제가 좀 아는데, 동물사료 먹는 한우도 많고, 외국소가 한국와서 한우로 둔갑하는 소도 많습니다. 먹거리 장난질 중국과 세계 1,2위를 다투는 한국입니다. 한우라고 너무 믿지 마세요. ^^ -
덩대
2008.05.05 22:01
예 반즈님 말씀이 솔직한 현실입니다. 항생제 남용도 장난 아니지요. 식객의 누렁이황소는 정말 몇백분의 일의 확율이나 될까요. 미국소까기가 맹목적 한우 사랑으로 바꾸기엔 현실이 암울합니다. 에효....... -
베르날레스
2008.05.27 01:59
역시 피니싱이 장인의 손길의 증명 이군요..가격차는 피니싱의 차이??ㅋㅋ -
cookie
2008.12.01 20:51
하아.. 대단합니다 -
타이거우드
2012.09.08 09:56
무브먼트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 조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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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pin
2013.12.23 11:53
무브에 대한 새 지식 하나 더 습득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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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암
2014.01.18 18:49
필립 듀포옹의 피니싱은 정말 예술 그 자체입니다..
평소에 고급메이커들이 떠드는 수작업 피니싱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습니다. 고급 무브먼트가 같은 베이스를 써도 피니싱이 잘된것은 확실한데, 사실 마이크로, 나노로 들어갈 그 오차 범위를 무슨 손으로 한다는 이야긴지. 기계에 얼마나 의존한 수작업인지, 얼마나 구라성인지, 흥미진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