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츠키입니다.
억지로 때써서 받아낸 빈티지 아쿠아렁 검점 레포트가 오늘 우편으로 도착했습니다.
무슨 착오가 있었다고 사과는 하는데 뭐 별로 궁금하지는 않습니다. 받기만 하면 되는거죠. ㅎㅎㅎ
일단 오늘의 주인공과 한컷 사진을 찍고 천천히 레포트를 읽어 보겠습니다.
요렇게 제본된 멋들어진 점검 레포트와 세련된 사진 3장 함께 보내어 주었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인 다이빙 샷을 이렇게 나마 느끼게 해주신 빈티지 아틀리에의 배려에 감동입니다.
(상세는 나중에 설명)
점검 레포트의 내용은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 현재 시계 컨디션
- 이번 서비스 내용
- 이후 사용상 유의점
그럼 천천히 훝어 보겠습니다. 음...당연하지만 영어에다 가끔 스위스어? 가 섞여있어서 상당히 보기 힘듭니다. ㅎ
영어 잘하는 와이프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ㅎㅎㅎ
먼저 레포트 첫장의 방사능 오염 점검 페이지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집니다.
- 니가 가지고 있는 트리튬(!) 시계는 방사능 안정 범위안에 있어서 방사능 오염의 걱정은 없단다. (대충 이런 내용)
네 맞습니다. 라듐 시계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던 요녀석은 실은 트리튬 시계였던 것입니다.
다이얼 어디에도 트리튬이라곤 적혀있지 않은데 이게 라듐이 아니었단 말인가...
강력히 시행하였다 알려진 트리튬 표기 규제는 이렇게 적당한 것이었단 말인가...
분명 라듐이라고 나한테 팔아먹은 샾은 도데체 무엇을 근거로 말했던 것인가...
또 나는 무엇때문에 라돈 가스 감지기까지 구입을 하였단 말인가...
지금껏 라듐이라고 기재한 모든 포스팅은 다 수정하여야 하는건가...
정말 만감이 교차하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한편으로는 약간 안심이 되면서도 착용할때마다 왠지 방사능으로 손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을
이젠 더이상 느낄 수가 없습니다...(중이병)
레포트 첫장부터 너무나도 충격적입니다.
다음은 핸즈와 다이얼 상태에 관한 내용입니다.
- 다이얼과 핸즈는 형태가 너무 변형되어 있어. (다시 말해 썩었다는거지) 특히 다이얼은 너무 심각해 보이더라.
- 글고 특이한게 핸즈 야광이 UV라이트에서 다이얼과 다르게 파란색으로 보이더라.
대충 핸즈가 교환되었거나 혹은 야광이 다시 발라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 그정도로 심각한 퓨어리스트는 아닌지라 별로 신경쓰지는 않습니다. ㅎㅎ
그 다음은 무브먼트 포함 각 부품의 현재 상태들을 조막조막 적어두었는데 (대강 심각하다는 얘기)
이건 너무나도 길어서 생략합니다 ㅎ
그리고 제 2장부터 서비스 내용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 풀서비스 했슴. (8시간...10개월은 왜 걸린것인가)
- 글래스, 크라운 개스킷, 센터 휠, 미닛 휠, 에스케이프먼트 휠 (보석에 금이갔다고 함) 등을 교체했슴.
- 베젤 회전 정도?를 조정하였슴. (굳이..?)
- 베럴 브릿지, 용심 등의 부품은 우리가 열심히 새로 만들었슴.
- 무브먼트 세첵 진행했슴.
- 혹시 도난이나 분실했을때를 대비하여 세큐리티 넘버를 레이저로 적어두었슴. (먼저 말이라도 좀 하지)
일반적인 비포우/애프터 사진입니다.
역시 배젤 밑은 완전히 썩어 있었군요...이렇게나 깨끗하게 돌아왔습니다.
무브먼트는 솔직히 조명빨이 아닌가 하는 불순한 생각이 약간 드는데요. 암튼 깨끗해졌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두번째 충격적인 방수 성능 테스트 결과와 이후의 주의점들로 마지막 대미를 장식합니다.
근데 방수 테스트 결과는 3bar 테스트 결과인 듯 합니다만, 도데체 뭔 소린지 알수가 없습니다...; ; (누가 좀 알려주심)
충격적인 마지막 장 빈티지 시계의 보증에 관한 내용을 읽어보면 이러합니다.
- 이 시계는 24개월 보증해줄께
- 10기압까지 방수 테스트를 하긴 했는데 오리지널 파츠에 대해서는 방수 보장 못하니까 그렇게 알아. (음?)
음...? 1000피트 방수 보증을 한 스와치 직원의 메일이 아직 남아있는데 이게 뭔 소리인가...
뭐 이정도 되면 직원이 레포트를 일부러 숨긴게 아닌가하는 의혹까지 일어납니다만, 사실 빈티지에 10기압 방수만으로도 저는 만족합니다...
고로 클래시컬님에게 부탁하여 다이빙 사진을 찍어 보자는 저의 야망은 이렇게 좌절되었습니다. ; ;
순진하게 직원말을 100% 믿었다면 골로 갈뻔했군요...
충격적인 사실들의 연속이었던 블랑팡 빈티지 아틀리에 레포트는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만,
각 파츠 하나하나 사진으로 담겨 테스트 결과들이 세심하게 적혀진 레포트를 읽으면서
블랑팡 빈티지 아틀리에의 프로페셔널한 서비스에 감탄을 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록 손목이 타들어가는 듯한 느낌은 사라졌지만 앞으로 더욱 더 아껴주어야 겠습니다.
혹시 빈티지를 찾으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블랑팡을 적극 추천합니다 !
(근데 방수는 포기하세요. 그리고 오버홀이 좀 비싸고 좀처럼 돌아오질 않습니다.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회원님들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댓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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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
2023.01.0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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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7 21:02
감사합니다 -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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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
2023.01.07 18:55
와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걸 나츠키님 덕에 구경합니다. 10기업만되도 든든하죠^^ 라듐 트리튬은... 안전하니 이득이라고 치시면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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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7 21:05
저도 직접 본 적은 없어서 뭔가 신기방기 합니다 ㅎㅎㅎ
정말 빈티지에 10기압이 어딥니까 ... 블랑팡님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ㅎ
트리튬은 좀 뻘쭘하긴 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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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컬
2023.01.07 19:02
좋은 정보 잘 봤습니다.
서비스 센터에서 레포트를 안보고 안내를 해줬나보군요.. :)
분석/부품 제작 등에 10개월 정도 걸렸고 8시간은 세척/조립 과정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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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7 21:07
클래식컬님 손목애 감겨 바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흑
근데 원래 전 서비스 센터 직원을 믿지 않습니다 ㅎㅎㅎ
사실 좀 앙탈?부린거고 이런 빈티지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좋은 브랜드는 오래오래 번영했으면 좋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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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니센
2023.01.07 19:36
관리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좋네요.
덕분에 간접적으로 좋은 경험합니다 ㅎ (가면 갈수록 블랑팡이 좋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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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7 21:15
수명이 너무나 긴 제품이다보니 빈티지를 아껴주는 브랜드에 호감이 많이 가는 것 같습니다. 정말 블랑팡이 너무 좋습니다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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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찬
2023.01.07 20:18
라듐이 더 독한 방사능 물질로 알고있어요.
퀴리부인이 라듐을 발견하였고 또 방사능물질을 많이 취급하여 백혈병으로 사망하였죠.
라듐이후 더 안전하게 나온것이 트리튬으로 알고있어요.
암튼 잘된겁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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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7 21:19
제가 지금까지 라듐시계라고 하도 소개드려서 좀 뻘쭘합니다.
라듐 야광 파워! 까지 올렸으니...
팔리지도 않을거라 죽으면 같이 무덤에 넣어달라고 했는데...(방사능 무덤)
생각해보니 판매도 가능하다는...ㅎㅎㅎ
그리고 라듐이라 불편하니 가격 조정해준 샾에 아주 약간 미안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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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3.01.07 21:06
아주 감동적입니다. 블랑팡 시계는 블랑팡이 망하지 않는 한 없는 부품 깍아서 만들어서라도 오버홀 해주고 관리 해주겠다는 블랑팡의 메세지네요. 년도 한정해 놓고 그 이전꺼는 부품 재고가 없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안받아주는 브랜드도 있다 들었는데, 블랑팡...엄지 척!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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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7 21:31
파텍의 아성이 자신들의 시계를 영원히 수리해주는 이런 방침에 의한 것이고 제가 너무나도 리스팩하는 부분인데 블랑팡에서 빈티지들을 이렇게나 돌보아 주다니... 반신반의로 한번 의뢰는 해보았습니다만, 정말 멋진 브랜드입니다 ! 그것도 리런칭인데... 블랑팡은 신입니다 ! ㅎㅎㅎ
제가 찾아뵐때 방사능 걱정없이 안심하고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
레포트도 같이 가지고 가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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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하나
2023.01.07 21:26
블랑팡은 이런 레포트도 제공해주는군요.. 다른 브랜드들은 어디까지 알려주는지 궁금하네요 ㅎㅎ 사진을 예쁘게 찍어주면 정말 나무랄게 없겠지만... 그래도 before/after 사진 비교까지 정말 고퀄의 서비스입니다.. 이런 레포트로 오히려 시계에 더 많은 정이 갈 것 같습니다 ㅎㅎ 덕분에 보기어려운 구경 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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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7 21:42
비싸고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제가 경험한 가장 멋진 체험인 것 같습니다.
파텍은 서비스 센터에서 VIP대접은 해주지만 한장짜리 보고서 (라기보다는 청구서?) 가 전부였는데...
이런 멋진 체험과 신뢰가 쌓여 브랜드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
물론 이렇게 돌아온 제 아이는 더욱 더 사랑스럽습니다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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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시계
2023.01.07 23:41
재미있게 잘 읽었고 귀한 경험을 공유해 주셨네요. 블랑팡의 이미지에 좋은 장점이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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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8 01:34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ㅎㅎ
빈티지 블랑팡에 흥미를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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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IV
2023.01.08 09:23
수리 내역서가 이리도 이쁘고 뽐뿌가 올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ㅎㅎㅎ
묻지마..암튼 고쳤어. 그러니 케이스나 시계즐 하나 줄께..로 퉁치지 않고 돈 받은 일은 충실하게 하는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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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8 10:04
독일인 기질은 강한 스위스 장인들은 원래 다들 이렇지 않은가 하는데 불필요한 트러블을 회피하려는 시스템 ( 스와치 직원 이라거나 ㅎ ) 들이
시계 오너들을 무지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깝습니다 ㅎ
XXIV님이 이리 칭찬하여 주시니 제가 블랑팡 전도사? 된 듯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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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
2023.01.08 13:44
유지보수를 위한 오랜 기간 기다림 만큼 즐거움이 더 큰 경험이셨을 것 같네요^^
나츠키님을 통해 또 하나 몰랐던 사실도 배우게 되고 (라듐은 아니었군요^^ 어떻게 보면 다행이기도 합니다. ㅎㅎ)
알수록 재미난 브랜드는 맞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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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8 15:29
네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
역시 시계 브랜드는 영구 보증이 가장 중요한 가치 기준이 아닌가 합니다 !
이전 포스팅들은 슬슬 첨언들을 붙여야 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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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mking
2023.01.08 20:34
정말 블랑팡 빈티지는 꼭 경험해 보고 싶어지네요
멋진 글 사진 모두 감사합니다^^
이렇게나마 간접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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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8 20:45
즐겁게 보아 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ㅎ
비록 무브먼트가 약간 약하긴? 하지만 블랑팡 빈티지는 맛진 경험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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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y
2023.01.09 00:31
글도 재미있지만 나츠키 님이랑 클래식컬 님 때문에 더욱 구매욕을 자극시켜주어서 자꾸 찾아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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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9 01:23
감사합니다 ! ㅎㅎㅎ
클래식컬님은 정말 블랑팡에게 정말 귀중한 분이시고 전 오버홀 비용 내는 것 외엔 별로 공헌한 부뷴이 없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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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갑부
2023.01.09 02:30
리포트 받기 위해 수리 보내고 싶어지는 멋진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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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9 10:10
ㅎㅎㅎ 솔직히 말씀드리면 레포트가 너무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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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팡
2023.01.09 10:50
빈티지 시계에 대해서는 감내해야할 부분이 많네요. 제 보유 시계도 빈티지로 넘어가기 전에 오바홀 함 보내야 겠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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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9 11:38
빈티지는 유지비가 많이 듭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은 스위스 본사 대응이죠...; ; 보내고 나면 잊어버릴때 쯤에 연락이 옵니다 ㅎㅎ
그래도 좋은 걸 어찌할 수가 없네요...ㅎㅎ
하지만 블랑팡의 빈티지 대응은 업계 정상이라 생각합니다 !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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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
2023.01.09 14:15
정말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빈티지 시계...빈티지 자동차만큼 감내할것들이 많은 것들이 있네요 ㅎㅎ 아직 빈티지는 손대지 못했는데 언젠가 진입한다면 나츠키님처럼 즐겁게 생각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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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09 18:31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ㅎ
빈티지에 흥미를 가져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ㅎ
제가 첫 시계를 구하고 있을때 집 근처에 빈티지 샾이 있었답니다.
( 지금은 EC만 운영합니다만 )
여긴 뭐지 하고 한번 들어갔다가 초대 오버시즈를 만났고 시계란게 이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아름다운가....자연스럽게 느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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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스
2023.01.09 21:59
저도 할아버지의 67년산 롤렉스를 정식 오버홀 했었기에
나츠키님의 감정에 공감이 가네요.
빈티지 모델에 풀케어를 해준 블랑팡 대단합니다.
역사의 단절이니 뭐니 이런게 진짜 '브랜드'아닌가 싶네요.
이제 맘 편히 즐기실 일만 남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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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10 00:01
오래된 것들을 좋아하니 이렇게 잘 챙겨주는 브랜드에 깊은 신뢰감이 쌓입니다. 한정판으로 언제 기회가 된다면 피게 무브의 진정한 하이엔드를 경험해 보았으면 합니다만 저의 공헌도? 를 생각하면 큰 기대는 힘들갰네요 ㅎ
그래도 이제 날씨 신경쓰지 않고 즐길 수 있으니 정말 즐겁습니다.
언제 한번 비에 젖은 빈티지 삿으로 또 인사 드리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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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aa
2023.01.10 01:59
크으.. 비에 젖은 빈티지 샷..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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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10 10:18
ㅎㅎ 블랑팡 님 덕에 인생샷 좀 찍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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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gleeye_kr
2023.01.15 23:57
리포트도 대단하지만, 설명을 아주 재미있게 잘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포스팅을 읽어가며 느낀 점은...빈티지 시계에 대한 열망은 언제나 있어왔지만, 그냥 열망까지만...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나 갈 수 있는 길은 아닌 듯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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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3.01.16 10:02
감사합니다 ㅎ 전부 영어라 잘은 모르겠고 적당히 안내드렸습니다.
빈티지는 제약이 상당하지만 그래도 로망이 있어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ㅎ
재밌게 잘 읽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