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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천 1190  공감:5 2023.01.05 23:02

제가 15450을, (현재는 사라진) AP 현대본점에서 수령한 것이 2018. 6. 24.이었는데요.

 

이녀석이 만 4년정도 지난 작년 초여름 무렵부터, 파워리저브가 짧아진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리저브가 짧아졌다고 표현한 것은, 풀와인딩시 시계가 스펙만큼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고,

 

와인더에 걸어두었을 때나 일상생활 실착용시 예전만큼의 와인딩 효율이 나와주지 않아(로터가 충분히 잘 감기지 않아)

 

결과적으로 리저브가 짧아졌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증상을 인지한 즉시 오버홀을 보내지 않았던 이유가 두 가지가 있었는데요.

 

일단 소매도 슬슬 짧아지고 한창 RO 청판을 차주기 좋은 계절에 오버홀을 위해 시계를 떠나보내고 싶진 않았었고.. ^^;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

 

작년 무렵 제가 본격적으로 오버홀을 알아보려 할 때는, 이미 국내 백화점 AP 딜러 매장들이 모두 철수하고,

 

수입사에서 AP 공식인증을 받아 운영하던 AP CS센터도 철수한지 얼마 안된 시점이었는데요.

 

수입사에 오버홀을 문의하니 예전, 그러니까 AP 국내 CS센터가 들어오기 이전처럼 일본으로 시계를 보내 오버홀을

 

실시하는데, 아직 최근 사례가 없어 기본적인 견적조차 제대로 내주지 못하더라고요;;

 

솔직히 말해 국내 오버홀보다 경험이나 규모, 전문성 면에서 더 신뢰가 가는 일본으로 보낸다는 사실은 저에게는

 

플러스 요소로 다가왔습니다만, 최근 일본으로 갔다온 사례가 아직 축적되지 못한 것 같아 '아직은 좀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굳어졌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소매가 길어지고 외투가 슬슬 두꺼워져갈 무렵인 지난 10월. 다시 수입사에 연락을 해보니,

 

이제 이미 일본에 다녀온 시계들 사례가 여럿 있었는지 안내 멘트가 훨씬 자신있어졌음을 느꼈습니다 ^^;

 

기본 견적도 바로 알려주더군요. 오버홀 169만 원(기본 오토매틱 모델 기준).

 

참고로 AP 스위스 공홈에 보시면 오버홀비용이 공시가 되어 있는데, 950CHF입니다.

 

22. 10.과 현재 스위스환율이 비슷한데, 계산해보면 대략 130만 원 정도 되죠.

 

2021년 가을쯤, 우연히 저 공홈 오버홀 가격을 알게되고선, 수입사와 AP 본사에 공홈 가격과 왜 저리 차이가 나느냐고

 

따진 적이 있었는데(당시는 AP 국내 CS 센터에서 국내 오버홀을 하던 시기였고, 가격은 지금과 동일한 169만 원이었습니다),

 

가격책정은 현지 CS 재량이라는 답변만 돌아오더군요 -_-;

 

그나마 2021년보다 환율이 안좋아졌고, 국내가 아닌 일본으로 보내야 하는데 가격이 그대로인 것은 다행이라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저에겐 한가지 희망이 있었으니.. 바로 제 시계가 아직 보증기간 내에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보증기간 내에 있더라도 무려 오버홀을 무상보증수리 해주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기에,

 

회전각의 감소라든지 오차가 늘어났다든지 하는 일반적인 증상 말고, '리저브가 짧아졌다'라는걸 강조해달라고 한 후

 

시계를 일본으로 보냈죠(한국 수입사에서는 유상/무상 판정은 일본에 가서 검사를 해봐야 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사용감이 가장 많이 묻어나는 부위인 베젤을 새것으로 교체하고 싶은 마음이 예전부터 있었기에, 혹시라도 무상오버홀 판정이 나올 경우 실시하려고

 

베젤 교체시 견적도 요청해두었습니다.

 

 

시계를 맡긴 뒤 6주 정도 지난 11월 마지막 주 정도에 이메일로 연락을 받았는데,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무상 오버홀 판정이 나왔더군요^^

 

그리고 함께 요청한 베젤 교체 견적은.. 178만 원... (기존 베젤은 반납 ㅠㅠ)

 

상당한 금액이지만(쇠 링 하나에 저 가격?!!) 오버홀 비용 지불했다 셈 치고 과감하게 베젤 교체를 단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5주 정도가 지난 1월 초경. 모든 작업이 완료되어 시계가 한국 수입사에 입고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결과물은 사진으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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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첫 사진 왼쪽에 보이는 종이 상자에 스티커로 봉인이 된 채로 와있더군요.

 

제가 보는 앞에서 봉인 스티커를 제거해주는데, 새 시계를 수령했을 때가 떠올라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오른쪽의 가죽 케이스는 부록으로 받은 것인데 크기도 적당하고 내외부도 적당히 고급스러운 것이 마음에 들었네요.

 

오버홀을 한 느낌은.. '로터가 원래 이렇게 잘 돌아가야 했던 것이구나'라는 게 첫 감상이었고요 ^^;

 

자세히 들여다봐도 나사자국이나 흠집 같은 것은 발견되지 않아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베젤 교체는 정말 잘했다 싶은것이.. RO 착용시 첫인상의 8할 이상을 차지하는게 베젤이라 생각하거든요.

 

사실 별로 큰 흠집도 아니었지만, 그 자잘자잘한 (그러나 폴리싱으론 결코 살릴 수 없는) 세월의 흔적들이 싹 사라지고

 

새것으로 바뀌고 나니, 시계 전체가 새것이 된 기분이 드네요.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평소 사설 오버홀을 더 많이 이용해왔던 제가 롤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이용해본 공식 오버홀이었는데,

 

과정과 결과가 모두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시계 수령 과정에서 안내받은 것인데, 현재의 수입사를 통한 오데마피게의 AS는 이제 완전히 종료되었다고 하네요.

 

올해 5월경 신세계 강남에 AP 부띡이 들어오면 부띡을 통해서 AS 접수를 받는다고 하고, 그 전까지는 AP코리아 이메일을 통한 방문픽업서비스 접수만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편견인지 모르겠으나(편견이면 좋겠으나), 오버홀이 국내에서 실시되었다면 '과연 무상 오버홀 판정을 해주었을까?'

 

'과연 지금처럼 눈에 띄는 흠집 하나 없이 오버홀을 깔끔하게 해주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마음 한 켠에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바라기는, AP 코리아가 본격적으로 부띡 영업을 시작하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국내 공식 CS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가격도 공홈에 공시된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합리적 범위로 책정해서,

 

보다 쾌적한 사후서비스를 국내에서 편하게 받게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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