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Bread & Butter Highend

mdoc 846  공감:20 2022.02.20 15:55

180px-L._E_._Piguet.jpg


스위스의 유서깊은 하이앤드 무브먼트 공방 프레더릭 피게Frederic Piguet의 시작은 천재 워치메이커 루이 엘리제 피게Louis Elisee Piguet(1836-1924)에서부터 시작됩니다. 

1.jpg

1_2.jpg

최초의 퍼페츄얼 캘린더 모듈을 만들어 냈으며 22가지 컴플리케이션이 포함된 슈퍼 컴플리케이션 Le Merveilleuse 로 유명한 이 천재 장인은 뚜루비용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기계식 시계의 컴플리케이션을 혼자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었던 궁극에 달했던 장인이었습니다. 


1858년부터 시작된 LE Piguet의 공방은 후에 그의 네 아들들이 Les Fils de LE Piguet 라는 이름으로 이어받게 됩니다. 


000226076.png


그 후 그의 손자 Frederic Piguet가 단독으로 공방을 이어받으면서 비로소 '프레더릭 피게' 라는 지금 널리 알려지게 된 이름을 가지게 됩니다.


프레더릭 피게는 많은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를 제작하여 하이앤드 브랜드들에 납품해 왔지만,


SodaBreadButter.jpg


실질적으로 프레더릭 피게를 먹여살린 건, 즉 그들의 일용할 양식인 빵과 버터Bread & Butter는 두개의 울트라 슬림 무브먼트였습니다. 


P1016136.JPG

P1016143.JPG


바로 1920년에 제작한 FP 21과 1970년에 만든 FP 71 이 프레더릭 피게의 빵과 버터였던 셈이죠.


이 FP 21과 FP 71에 필적하는 무브먼트는 수동으로는 JLC의 803(=AP 2003= VC 1003), 자동으로는 역시 JLC의 920(=AP 2120 =VC 1120) 뿐이었지만,


아시다시피 JLC의 803과 920은 그걸 만든 JLC조차 사용 못하고 AP와 VC만 사용할 수 있었던 무브먼트 들입니다. 


비록 Holy trinity에서만 사용되었다는 후광은 얻지 못했지만, 프레더릭 피게는 실리를 취했다고나 할까요?

17-PP-Calatrava.jpg

62da1664eb1cfc6db3d320dc6df3591e_800x.jpg

s-l400 (1).jpg

market_5808816.jpg

5bb54668d0a6ac784a27c1699ab56806.jpg


프레더릭 피게는 대체재가 없는 이 무브먼트들을 여러 브랜드에 판매하면서 공방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977년, Frederic Piguet의 아들 Jacques Piguet이 마지막으로 프레더릭 피게를 이어받았을 때는 쿼츠 위기가 스위스 시계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을 때였습니다. 


당연히 그동안 프레더릭 피게를 먹여살리던 FP 21과 FP 71의 판매도 줄어가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Jacques Piguet은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신들의 위대했던 선조들처럼 뛰어난 워치메이커로서의 재능은 가지지 못했던 Jacques Piguet 이였지만, 다행히도 그는 시류를 읽을 수 있고 인재를 알아볼 수 있는 재능, 즉 사업적 수완이 뛰어났습니다. 


위기상황에 꼭 필요한 재능이었죠.


2277ecc8be76b1f3d0af7a9a31b62274.jpg


Jacques Piguet은 1978년 뛰어난 워치메이커인 Edmond Capt를 영입합니다. 


7750의 아버지로 유명한 Capt를 영입한 프레더릭 피게는 까르띠에나 에벨 등에 납품할 고급 쿼츠 무브먼트를 개발, 생산합니다. 


재빨리 말을 갈아탄 덕분에 같은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었던 JLC가 그로기 상태로 허덕이고 있을 때 프레더릭 피게는 비교적 여유로울 수 있었고, 


1594288214.jpg


그 후 Jacques Piguet는 운명같은 마성의 남자 Jean Claude Biver를 만나게 되었죠.


그 뒤는 여러분이 모두 아시는 스토리 입니다. 


486.jpg

Biver와 공동으로 블랑팡을 부활시키고, Edmond Capt의 지휘하에 기계식 시계의 6대 걸작선을 만들고, 


blancpain_5542151.jpg


마침내 1735 grande complication 으로 기계식 시계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게 되었죠.


하지만 이런 화려한 하이 컴플리케이션을 재 등장시키긴 했어도, Jacques Piguet의 프레더릭 피게도 먹고살기 위해서는 빵과 버터가 필요했죠.


P10161771.jpg


그리고 Jacques Piguet 시대의 빵과 버터는 FP 1150과 FP 1185 였습니다. 


FP 21과 FP 71의 시대때는 JLC에 그와 비견되는 803과 920이 있었지만,


FP 1150과 FP 1185는 사실 당대에 비교할 만한 무브먼트가 없는 뛰어난 작품들이었습니다. 


1150의 롱파워리접과 1185의 컬럼휠-수직 클러치의 컨셉은 그 후 스위스 무브먼트의 트랜드를 바꿔놓은 혁신적인 컨셉이었고,


그럼에도 얇은 두께를 가진, 하이앤드 무브먼트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은 최고의 무브먼트 들이었으니까요.


그런 프레더릭 피게의 빵과 버터 4종 셋트가 어쩌다보니 제손에 모두...


P10161831.jpg


사실 어쩌다보니는 아니구요, 오래전부터 드래곤볼 모으는 심정으로 4개가 모두 가지고 싶었습니다. 


[득템기] 바다건너 왔습니다.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 - Highend/Independent - TIMEFORUM


그러다가 저랑 같은 생각을 했던 정신나간, 앗 죄송합니다 근데 솔직히 정상은 아니잖아요~ㅋㅋ 선구자분이 있었다는 것에 화들짝 놀라기도 했었구요...ㅋㅋ 


시계가 많아지다 보니 꼭 빙고판에 여기저기 흩어진 낱말들을 한줄로 꿰고싶은 것 처럼 시리즈물이 기획되더라구요.


정신적, 물질적 건강을 위해 시계들을 볼때마다 '아, 요거 하나만 사면 이런 시리즈물 완성인데...' 하는 생각을 가급적 안하려고 하는데,


연상을 안하려고 해도 꼭 이 빠진것처럼 자꾸 눈에 들어오는 빈자리들이 있어 큰일입니다...ㅋㅋ 


여러분들도 시계 보관함을 자세히 들여다 보세요. 빈자리 한두개만 채우면 완성될 시리즈물들이 보일겁니다.


여러분들만의 빙고 완성을 기원합니다~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감 수
공지 [공지] 매크로 먼데이 [39] TIM 2014.03.07 5744 11
Hot 구관이냐 신관이냐 & 미묘한 감정 [14] darth vader 2024.11.15 1622 4
Hot 브레게 마린 청판 (5817) [10] 에비에이터 2024.11.12 1867 0
Hot [기추] 오버시즈 4520V/210R [25] soulfly 2024.11.04 608 6
Hot 파텍에서 드디어 연락이 왔습니다~ 큐비터스 스틸 그린 [19] 홍콩갑부 2024.10.28 5349 4
9875 생존신고(제이콥앤코,파텍,바쉐론,브레게) [13] file 샤크툰 2022.02.23 1004 7
9874 이제 마린도 예약조차 받지 않는군요.ㅠㅠ [36] 아디다스추리닝 2022.02.23 1386 1
9873 시계亂 위스키亂 [24] file 클래식컬 2022.02.21 886 4
9872 수동 드레스워치 [18] 클래식컬 2022.02.21 810 6
9871 이젠 1-2년 웨이팅은 기본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18] file nocturn 2022.02.21 1140 4
9870 [기추] VC 트래디셔널 컴플리트 캘린더 오픈페이스 [26] file 현승시계 2022.02.20 1011 8
» Bread & Butter [16] file mdoc 2022.02.20 846 20
9868 이렇게 첫글을 올리네요. Feat 7027 [16] file 아디다스추리닝 2022.02.19 927 5
9867 폰 바꾼 김에 한 컷 [16] file 클래식컬 2022.02.18 521 5
9866 파텍필립 노틸러스 오버홀 1편 [35] file m.kris 2022.02.18 2861 14
9865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정도의 인지도가 있어야 살 수 있는시계는? [31] file 홍콩갑부 2022.02.18 1488 4
9864 7137 'Breguet Blue' [41] file mdoc 2022.02.15 1922 33
9863 브레게 오라문디 5717PT [37] file 현승시계 2022.02.13 1165 15
9862 블랑팡 피프티 패텀즈 영입 [11] file 사망기사 2022.02.13 976 5
9861 시계 3점 [16] file platinum 2022.02.13 969 9
9860 불금스캔, 오랜만에 보는 프랭크뮬러 [4] 션홍 2022.02.11 527 2
9859 햇살이 좋네요 ^ ^ [2] file 아롱이형친구 2022.02.11 494 3
9858 바쉐린 오버시즈 웨이팅 관련 [12] 비누만세 2022.02.11 1219 0
9857 불금 스캔 데이 [2] file 클래식컬 2022.02.11 344 2
9856 보증서의 가치? [12] lonelyplate 2022.02.10 606 0
9855 브레게 마린 티타늄 청판 예약했습니다. [12] file 샤피로 2022.02.10 912 2
9854 오랜만에 5711 [9] file 부포폰 2022.02.07 877 1
9853 모저앤씨 엔데버 기추했습니다. [9] file FreeMaker 2022.02.07 755 3
9852 형제의 나란히 나란히 [1] file Nfc 2022.02.07 640 2
9851 첫 하이엔드 시계 추천 부탁드려요. [29] 샤피로 2022.02.06 1152 0
9850 오랜만의 긴자… [17] file 나츠키 2022.02.06 869 3
9849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진 [13] file 클래식컬 2022.02.05 724 2
9848 스포츠워치의 완성은 브슬 ?!, 바쉐론 에베레스트 [17] file m.kris 2022.02.05 1011 2
9847 사진 정리, 노틸러스 5711 [14] file m.kris 2022.02.05 846 3
9846 Similar but different ~~ :) [8] file energy 2022.02.05 613 4
9845 시간 참 잘 갑니다 [2] file 클래식컬 2022.02.04 413 1
9844 가구점에서 [10] file 클래식컬 2022.02.02 641 1
984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ft. Lange 1) [18] file 현승시계 2022.02.02 830 2
9842 새해 첫날 파텍필립 정말로 가격 인상했군요. [15] 홍콩갑부 2022.02.01 1134 5
9841 큰딸의 수험일… [15] file 나츠키 2022.02.01 77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