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랑팡의 X-71 스틸 밴드입니다.
40mm 케이스에 20mm 러그사이즈를 가지는 블랑팡 FF 시리즈들의 유일한 스틸 밴드입니다.
악마같은 밴드라는 평이 있는데 이유는 대충 3가지 입니다.
* 가격이 악마적이다...300만원대
* 브슬 교체 과정이 악마적이다...전용 도구 없이 도전시(솔직히 전용도구 있어도 장담 못합니다) 정신적, 물질적 타격을 심대하게 입을 수 있습니다
* 심지어 길이 조정도 악마적으로 어렵다...여러개의 나사를 풀어 길이조정을 해야하며 직관적 구조 파악이 어렵습니다(해석; 쓸데없이 복잡하게 해놨다)
전 뭐...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자 주의라 이런 고가의 브슬을 살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제 X-71 브슬은 저의 Trilogy GMT의 제치 브슬이었습니다.
그 뒤로 나온 40mm FF들이 모두 같은 케이스를 사용해서 당연히 호환이 됩니다. 뜻밖의 절약이랄까...
사실 제가 Trilogy GMT를 가지고 놀던 시절...그때는 상당히 열악한 시절이었죠...(추억에 젖은 눈으로 먼 산을 바라본다)
라떼는 말이죠...Trilogy니 FF니 뭐 이런건 당연 대부분 모르고, 블랑팡이 어떤 브랜드인지도 모르는 분들이 많던 시절이고,
심지어 블랑팡도 한국 부띡에 시계만 만들어 떤져놓고 팔라하던 시절이여서...
제가 약간 당황했던게 지난번 모 블랑팡 부띡 방문때 메니져분께서...신입 블랑팡 메니져 교육을 제 블로그와 타포 포스팅 글로 받으셨다는 고백아닌 고백을 받아본 적도 있었습니다...
내 그렇습니다...저 어렸을 때는 자장면이 500원, 삼선짬뽕이 650원 하던 시절이었고 아파트가 2천만원....
암튼, 그때 그시절, 가능한 OEM 줄질은 딱 2개였습니다.
X-71 브슬과...
러버밴드...
그러던 것이 2017년 MilSpec이 발매되면서 케블라 스트랩과 나토밴드가 가능해졌고,
놀랍게도 MilSpec 후기 생산분부터 튜브&핀 방식의 스트랩 고정방식이 없어지고 커브드 스프링바가 등장했습니다!
이건 정말 굉장한 거였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말이죠
그동안 40mm FF의 스트랩, 브슬을 교체하려면 튜브에 낀 핀을 망치로 때려 빼내고, 교체 후 다시 망치로 때려 박았어야 했습니다.
이 방식의 이유는 튼튼함! 진짜 이 방식대로 하면 케이스가 부서지고 글라스가 깨져도 스트랩이나 브슬이 탈락될 가능성은 1도 없는 고정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튼튼함 외에는 모든게 단점이었죠...
그리고 전 이 방식이 영원히 바뀌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바로 블랑팡의 CEO이자 스와치 창업주 니콜라스 할배의 손자인 마크 하이엨이 2003년 FF 50주년 기념 40mm FF 한정판 발표 세레모니에서,
FF를 차고 밥 아저씨와 함께 바다로 뛰어든 것 까지는 좋았는데,
저 악명높은 튜브&핀 방식이 튼튼하고, 교체하기도 편하다고 수중에서 스트랩 교체하는 ㅈㄹ맞은 퍼포먼스를 자행해서...
저 ㅈㄹ까지 했는데 설마 바뀌겠어? 했던거죠...
근데 바뀌었습니다(워메 좋은것!)
그리고 바라쿠다 발매때는 새로운 트로픽 러버 스트랩까지...
지금은 언제 그런시절이 있었냐는 듯 40mm FF는 다양한 종류의 OEM 스트랩을 편리하게 교체하며 쓸 수 있게 되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X-71 브슬은 아직까지 마이너한 옵션입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X-71 브슬에는 유감스럽게도 블랑팡의 OEM 커브드 스프링바를 사용할 수가 없어, 옛날방식인 튜브&핀 형식의 교체방식을 사용해야만 했기 때문이죠.
사실 전 X-71 브슬을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90년대 후반에 디자인된 브슬임에도 꽉 찬 야무진 통자 브슬이고,
유무광이 조화된 브슬이 튀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워 보이고 착용감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브슬을 탈거할때 마다 서비스 센터에 맡겨야만 하는 교체방식을 가진 브슬을 어떻게 추천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오늘, X-71 브슬 사용자분들께 제가 사용하는 교체방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실 간단합니다.
X-71의 앤드피스에 1.3 파이짜리 스프링바가 쏙 들어갑니다.
그래서 1.3 파이짜리 스프링바를 구해서 튜브&핀 대신 사용하시면 됩니다.
너무 쉽다고요?
그렇습니다. 여기엔 함정이 존재합니다.
여러분은 구매합니다. 이베이에서. 허락된 스프링바. 품질 좋습니다. 1.3 파이
그리고 2-3주 인고의 시간이 흐른 후, 마침내 손에 넣은 1.3 파이 스프링바를 떨리는 손으로 케이스에 체결했을 때...
여러분은 스프링바의 한쪽 끝이 FF의 러그홀에 콕 박혀서 반대편 끝이 러그홀에서 탈락, X-71 브슬의 체결이 툭 풀려버리는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고로 여러분은 꼭 2개에 $5 가까이 되는 Single Shoulder 타입 스프링 바를 구매하셔야 어느정도 안심하고 사용하실 수 있으실겁니다.
자...잡설이 길었구요, 이젠...즐겨 보실까요?
일단 다 빨가버엇겨놓고...('버엇'이 금지어라...)
여러분이 보시기에 가장 브슬이 어울리는 놈은?
이젠 커브드 스프링바와 Single Shoulder 스프링바로 X-71 브슬을 비롯한 다양한 스트랩을 손쉽게 즐겨보시길!
PS) 1.2~1.3 파이 스프링바는 FF의 무거운 헤드와 X-71 브레이슬릿을 지탱하기에는 너무 약할수도 있습니다.
적당히 즐기시고 너무 과도한 운동시 발생할 수 있는 참사에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참고로 전 이제까지 수영 포함 일상생활에 사용하면서 아무 일 없었습니다.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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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
2021.08.1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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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08.11 22:25
저는 아무래도 tone on tone 이라 스틸 베젤을 가진 Trilogy GMT가 가장 어울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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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ris
2021.08.11 17:05
전 사실 알고있었는데. 이렇게 자세히 포스팅할 여력은 없더군요. 포스팅 감사합니다~
흐흐. 브슬 체결구조를 바꿀려면. 사실 케이스도 바뀌어야해서 블랑팡에서 쉽지 않은 선택일겁니다.아마 새로운 케이스가 나오지 않는 이상. 이 체결방식은 영원할 것만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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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08.11 22:26
쓰고보니 긴 글에 정보는 한줄밖에 없네요...1.3 파이 두께의 single shoulder 스프링바를 사용해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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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2021.08.11 17:45
매니저님에게 저작권(?) 비용 요청하셔야 되는거 아닌가요? ㅎㅎㅎㅎㅎ 요즘 좋은 포스팅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공감 후정독했습니다. 제게는 악연(?)인 X-71 브레이슬릿이군요. 묵직하고 엣지 가공도 훌륭하고 링크간 연결도 매우 솔리드한 점이 제게는 고통이었습니다. 하루종일 차고 있으면 부담이 되는 무게고 엣지가 잘 서있어서 시계를 손목에서 흔들거나 엣지 부분으로 눌리면 아프고요. 눈꼽만큼의 유격도 없는 링크로 연결되어 전체가 강철 덩어리 같았습니다. 유격이 조금이라도 더 있었으면 좀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었을텐데 좀 아쉬운 친구였지만 완성도만 보자면 매우 훌륭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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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08.11 22:29
저작권료 이런거 필요 없고 저는 딱 한개만 있으면 됩니다. 스와치그룹 브랜드 시계 구입 권리증 1매. 스와치 코리아 보고 있나? 권리증 협찬시 소처럼 열심히, 꾸준히 빨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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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스
2021.08.11 18:16
한정판FF에 가장 아쉬운점이죠.....미세조정 기능 없고 착용감도 그저그런 320만원이 넘는 브레이슬릿을 사용해야만 한다는점. 사제는 극단적으로 짧은 러그로 이것저것 다 시도해보고 포기하고 중고로 영입해서 사용해봤는데, 결국은 스트랩으로 돌아가게 되더군요
이정도 전문성 글이면 정말 교육자료로도 쓰일수 있을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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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08.11 22:30
악마가 달리 악마가 아닙니다. 유혹은 달콤하지만 넘어가면 대가는 크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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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1.08.11 19:41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현행 피페에는 이런 고충이 있군요….
얼마전에 마크12 11연 브슬 가격이 18만엔이라 그래서 뜨억했는데….320은 정말 후덜덜하네요.
그냥 빈티지 BOR 브슬도 잘 어울릴 듯 한데 mdoc님께서 이렇게 고생을 하실 정도면 정말 어지간한 녀석인가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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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08.11 22:31
한때 블랑팡 소모품이나 부속품 가격이 혜자였던 시기도 있었는데...X-71은 왜저리 비싼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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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a
2021.08.11 19:45
멋진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제 아쿠아렁에는 그냥 러버랑 가죽 밴드만 체결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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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08.11 22:32
유혹을 뿌리치고 평안을 찾으시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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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덕시덕열매
2021.08.11 20:36
잘 보고 갑니다 추천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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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08.11 22:32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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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빠
2021.08.11 22:03
트릴로지가 제일 잘어울리는거 같아요..좋은 정보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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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08.11 22:32
저도 트릴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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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측
2021.08.11 23:00
오오 그럼 저 single shoulder spring bar 를 사면 러버 스트랩을 르망에 끼울 때 망치질 없이도 가능하다는건가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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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08.12 08:42
당근이죠. 르망이나 Trilogy용 구형 러버밴드도 재질이 딱딱해서 커브드 스프링바가 안들어갑니다. Single Shoulder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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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컬
2021.08.11 23:37
브슬 가격이 좀 사악하죠.. 만약 조절가능한 브슬이었으면 고민도 없이 샀을텐데 아직은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습니다.ㅎㅎ
트릴로지와 사파이어 베젤 FF의 케이스 디자인이 좀 달라서 브슬 엔드피스가 좀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물론 장착은 되지만 딱 맞지는 않는다고..)
핀바를 스프링 바로 쓰실려면 현행 커브드 스프링바 형태(스프링바 툴을 쓰는게 아니라 러그홀을 찔러서 푸는 형태)의 직선형 1.3mm 스프링 바를 쓰셔도 잘 맞을 것 같습니다. :)
-> 아 이게 싱글 숄더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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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08.12 08:45
명색이 다이버인데 미세조정 없는게 가장 큰 문제죠. 브슬 앤드피스는 MilSpec이나 No Rad에도 유격없이 딱 맞습니다. 구형 케이스와 달라진건 케이스 옆면 'BLANCPAIN' 각인 뿐이라고 생각해야 할랑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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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컬
2021.08.12 10:05
그런가요??
가끔 브슬 매물이 올라와서 살까 해서 부티크 문의 했었는데 엔드피스 사이즈가 좀 달라 유격이 있다고 해서 구매 안 하고 있었거든요..ㅎㅎ
어쨌든 돈 굳은걸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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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갑부
2021.08.12 00:24
이야 Trilogy에 완전 잘 어울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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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08.12 08:46
스틸 베젤에 스틸 브슬이라 짝꿍이 잘 맞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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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th vader
2021.08.12 05:41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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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21.08.12 08:46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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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2021.08.12 09:51
항상 유익한 글들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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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IV
2021.08.12 14:51
쭉 보다보니. 양각의 배젤...매우 매력적입니다. 무척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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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minster
2021.08.12 23:02
밀스펙 한정판 이후 40mm 중에 한 개만 차라고 하면 뭘 고르시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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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파
2021.08.13 13:48
르망 브슬도 체결방식은 동일합니다
돌아버립니다 정말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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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stermilk
2021.08.22 20:30
와 ... 눈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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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2021.08.23 17:56
르망에 장착되는거랑은 자세히보니 또 모양이 다르더라구요ㅜㅜ
오우, 브레슬릿 중 전 브랜드에서도 악명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는 X-71이군요.
40mm FF no-rad모델에 브레슬릿을 체결해볼까 를 잠시 고민했었지만, 사용감 만큼이나 언급주신 사악한 가격에
좋은 가죽/러버도 많은데 뭘 하면서 넘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올려주신 이미지를 보니 꽤 잘 어울려 보이는군요^^;; (요상하게도 제가 가진 유일한 40mm FF인 no-rad와 가장 잘 어울려보이는 착시효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