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틸러스 연대기 (part 1) Highend
노틸러스의 역사성, 변천사가 궁금해져서 검색을 좀 했더니, Monochrome이란 곳에서 "History of the Patek Philippe Nautilus"라고 쓴 글이 있어서,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쭉 읽어보니까, 노틸러스 많이들 좋아하시는데, 그 변천사가 재미있더라구요. 너무 길어서 두 편으로 나눠서 올립니다.
1. 고급 스포츠 시계의 탄생 배경
1950-60년대는 submariner, daytona, speedmaster 등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시계가 많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다이빙, 레이싱 또는 파일럿 등 그 사용자의 목적이 있는 시계로 제작이 되었었습니다. 따라서, luxury하거나 fashin icon으로서의 시계는 아니었죠.
그런 와중, 1960년대 말에 Seiko가 quartz movement를 탑재한 시계를 선보이고, 이는 시장에서 보다 값싸고, 정확한 시계로 인식되어 폭발적인 반응을 가져왔습니다. 기존의 시계 브랜드들은 판매량이 감소하여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죠. 생존을 위해 새롭고 혁신적인 시계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런 배경으로, 그 유명한 Gerald Genta가 당시로서는 대담한 디자인의, 스테인레스 스틸로 브레이슬릿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시계를 디자인하게 되고, 1972년에 AP에서 고급 스포츠 시계인 RO(Royal Oak)를 선보입니다.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들었음에도 금으로 만든 드레스 시계만큼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이는 요트 같은 스포츠를 즐기는 부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게 되어, 금 또는 귀금속 시계만 만들었던 Patek Philippe에서도 Genta에게 스포츠 시계의 디자인을 의뢰하였고, 1976년에 Nautilus를 발표하게 됩니다. 이전에는 고급 메이커들이 만들었던 시계는 주로 금 소재의 귀금속으로 치장된, 베젤이 있는 가죽줄 시계가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RO나 Nautilus처럼 스테인레스 스틸 소재로, 브레이슬릿까지 하나로 통합된 시계는 당시로서는 엄청난 변화이자 혁신이었던 겁니다.
Nautilus라는 명칭은, 방수 능력, 견고한 측면과 Genta가 고안 당시 대서양 해안에 있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선창(porthole)에서 영감을 고려하여, Jules Verne의 유명한 소설인 ‘해저 2만리’에 나오는 Nemo 선장의 배 이름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2. 최초의 Nautilus 3700-1A (1976-1990)
1) Case / design
RO는 순수한 8각형이지만, Nautilus 3700-1A도 8각형 구조이나, RO보다 덜 각이 지고 전반적으로 둥근 느낌입니다. 또한 선창에서 영감을 얻어, 두 개의 ‘귀’를 가졌으며, 창문에서 볼 수 있는 경첩 구조입니다. 시계의 케이스는 container와 caseback이 하나로 된 견고한 mono-bloc module에, 베젤과 유리가 두 번째 module로서 ‘귀’를 통해 밀폐되는 구조로 구성이 됩니다. 이런 monobloc 케이스와 container-베젤 사이의 개스킷(gaskit)때문에 120m까지 방수가 되었습니다.
시계의 크기는 케이스 지름이 42mm로, 그 당시로서는 파격적 크기여서, “jumbo”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계는 두께가 7.6mm에 불과하여, 스포티함이 목적이나 우아함도 살아있었습니다.
2) Dial
3700에서 다이얼은 텍스처와 빛에 의해 매혹적으로 연출되는 부분입니다. 원래 색깔은 푸른 빛을 띤 검은색에서 진한 회색으로 진행되는 목탄색(charcoal)이었는데, 지금은 청동색(patina)으로 보입니다. 다이얼의 주된 특징은 수평하게 있는 groove이고, 순금으로 만들어졌으며, index와 hands는 화이트 골드 코팅을 하고 야광 기능을 위해 tritium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는 단순하여, 초침은 없고 날짜와 시간만 있습니다.
3) Movement
Jaeger-LeCoultre에 외주된 Calibre 920을 수정하여 사용했는데, Nautilus에 삽입된 후 Calibre 28-255C로 명칭됩니다. 이 movement는 지름 28mm, 두께 3.05mm로, rotor가 달린 매우 얇은 automatic movement였습니다. Patek 자체의 Gyromax balance, 36 jewels, 시간당 진동수 19800Vph(2.75Hz)가 특징입니다. Power reserve는 최대 40시간이었습니다.
4) Bracelet
Nautilus 3700의 브레이슬릿은 2가지로, 폭이 달랐습니다.
① 3700-01A – 폭이 넓고 링크 크기가 일정합니다.
② 3700-11A – 폭이 가늘고 링크 크기가 점점 가늘어집니다(tapered).
5) 제작 기간
3700의 레퍼런스로 1976년부터 1990년까지 생산되었습니다. (3700-01A는 1976년부터 1982년, 3700-11A는 1982년부터 1990년)
6) 생산량 (timezone에서 추정)
① 3700-01A (steel with large bracelet) : 약 3500개
② 3700-11A (steel with narrow bracelet) : 약 1300개
③ 3700-1AJ (steel and gold with large bracelet) : 약 600개
④ 3700-11AJ (steel and gold with narrow bracelet) : 약 300개
⑤ 3700-1J & 3700-11J (yellow gold) : 약 1500개
⑥ 3700-1G (white gold) : 약 65개
⑦ 3700-1P (platinum) : 1개
Cf) 특별 요청에 의해, 1978년 제작된 “alvino” 버전의 프로토타입 white 다이얼 스테인레스 스틸 Nautilus 3700이 있습니다. 다이얼 색상을 제외하고 모든게 3700과 동일합니다. 이 시계는 2015년 Sotheby 경매에서 25만 스위스 프랑(한화 약 3억원)에 판매되었습니다.
7) Box
Nautilus는 특별한 시계였던만큼, 박스조차도 특별하게, cork와 steel로 제조된 박스를 사용하였습니다.
8) 가격
출시된 1976년 3700은 약 15000 프랑스 프랑으로, 오늘날의 9300 유로(한화 약 1250만원)에 상당하는 가격이었습니다. 현재 5711-1A의 가격은 약 22000유로(한화 약 3천만원)입니다. 현재 빈티지 3700은 대개 38000유로(한화 약 5100만원)정도에 거래가 됩니다. 최근에는 약 60000 스위스 프랑(한화 약 6850만원)에도 거래가 됐습니다. 드물긴 해도, 금으로 만들어진 Nautilus 3700도 스틸 모델과 비슷한 가격에 거래가 됩니다.
2. 1980년대 – Ref. 4700, 3800, 3900
1) Nautilus 4700 (1980)
1980년에, 여성을 위한 27mm 케이스에 quartz movement를 탑재한 4700을 출시하였습니다.
2) Nautilus 3800 (1981) - In-house movement의 적용
당시에는 42mm 크기가 커서, 일부 고객들은 구입을 망설였습니다. 여성을 위한 27mm 크기의 4700을 출시하고서, 중간 크기의 Nautilus의 요구가 증가되었고, 1981년 37.5mm 크기의 3800이 출시되었습니다.
3800은 3700과 거의 유사하나, 3700과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① 크기 – 37.5mm
② 다이얼에 중앙 초침이 추가 - 이는 Nautilus에 Calibre 335 SC(second centrale)라는 Patek의 in-house movement를 적용하게 된 중요한 진화였습니다.
③ movement - JLC 기반인 Calibre 28-255C와 비교할 때, Calibre 355 SC는 gold rotor, 29 jewels, 시간당 진동수 21600 Vph(3Hz)였고, 지름은 27mm였으며, 두께는 중앙 초침 때문에 3.5mm로 두꺼워졌습니다.
④ 다양한 dial 색상 - dark blue, white, gold, black 등의 다이얼 색을 갖고, 여전히 수평 groove는 유지했습니다.
3) Nautilus 3900 (1981)
3800과 같은 해에 unisex 크기의 33mm 케이스의 quartz movement를 탑재한 ref. 3900도 같이 출시하여, 총 4개 size의 Nautilus가 1980년대에 공급이 되었습니다.
3. Nautilus 3800 dial의 변화 (1996) – Nautilus 출시 20주년
출시 20주년을 맞이하여 Nautilus 3800은 dial을 혁신적으로 재설계했습니다. Groove를 없애고, 편평한 판에 matte black dial을 사용했습니다. Bar index를 없애고, 이를 roman numeral로 대체했으며, 야광을 위해 tritium이 아닌 luminous paint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dial 가장자리에는 분단위를 표시하기 위한 rail-road minute track을 추가하였습니다. Hands도 기존의 baton hands에서 leaf hands로 바뀌었습니다.
오늘날 컬렉터들은 이 버전을 선호하지 않지만, 당시에는 실제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4. Nautilus 3710 (1998-2006) – Jumbo 크기의 부활과 complication의 도입
3700을 단종시켰던 1990년도부터 1998년까지 없었던 “jumbo” 크기(42mm)를 1998년에 Ref. 3710을 발표하면서 부활을 시킵니다. 이 당시 trend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난 22년동안 Nautilus는 오로지 시간과 날짜만 보여주던 시계였습니다. 여기에, winding zone indicator를 장착하여, complication의 도입을 합니다. 이 시계의 dial은 3800과 비슷한 컨셉을 따르고, hands는 원래 Genta의 디자인대로 baton hands로 돌아왔습니다. 이는 2006년까지 생산되는 동안 오로지 검정색 dial, 스텐레스 스틸 버전으로만 출시되었고, movement는 Calibre 330 SC가 탑재되었습니다. Caseback은 여전히 monobloc으로 닫혀있었습니다.
5. Nautilus 3711 (2004-2006) – “jumbo”의 귀환?
1990년 3700이 단종된 이후, time-and-date “jumbo”를 많은 사람들이 갈망했습니다. 그래서, 2004년 Ref. 3711로 “jumbo”가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이 3711은 최초의 Nautilus 3700의 진정한 후계자라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케이스의 재료가 단지 white gold로만 제작되었기 때문입니다(Ref. 3711/1G-001). 스틸로는 제작되지 않았습니다.
3711은 케이스 크기, bracelet 등 Nautilus 3700의 역사적 특징을 재현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로는, monobloc이었던 case를 container와 caseback으로 나눠, 3 part case로 변화하였고, caseback에는 사파이어 글래스를 적용하여 see-through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또한, dial은 dark blue가 아니라, black으로 수평 groove와 bar index를 유지했습니다. White gold라는 케이스 소재와 2년간의 짧은 생산 기간 때문에, 50000유로(한화 약 6800만원) 이상으로 거래가 됩니다.
6. Nautilus 3712 (2005) – 복잡한 display
3712는 dial이 복잡하고, 불균형한 display를 가지고 있습니다. 10:30 방향에 power reserve indicator, 7시 방향에 moon-and-date subdial, 4시 방향에 small seconds를 보여줍니다. Dial 색상은 dark blue이며, 수평 groove가 있었고, 42mm로 “jumbo” 케이스와 동일한 크기입니다. Movement는 Calatrava 등에서 이미 사용했었던 Calibre 240을 기반으로, micro rotor를 가지고 있습니다. 3712는 2006년에 Nautilus 30주년 기념으로 Ref. 5712로 바뀌면서 단종되었으며, 예상 생산량은 약 500개로, 45000유로 이상(한화 약 6100만원)으로 가치가 증가했습니다.
part 2에서 계속하겠습니다...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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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ihj2519
2017.08.1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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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장
2017.08.10 18:27
포럼에 정말 필요한 포스팅인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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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미미
2017.08.10 18:28
포스팅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아르마다님의 노작이시네요. ^^ 추천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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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ten
2017.08.10 18:38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2부가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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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랜드
2017.08.10 18:43
아이고 포스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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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ter
2017.08.10 19:17
너무 재미있네요,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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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게마린마린
2017.08.11 09:49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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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oromo
2017.08.11 18:40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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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2017.08.11 20:09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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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blues
2017.08.11 21:48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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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빠
2017.08.17 19:34
재밌게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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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암
2017.08.21 15:44
좋은 글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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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꾸까까까
2017.11.12 07:55
벌써 몇번째 다시 찾아 읽는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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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태
2017.12.08 19:04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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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탕
2018.11.22 21:05
뒤늦게 찾아서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좋은 자료 정말 감사드립니다.
좋은 자료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