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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측 1105  공감:5 2016.11.28 16:55

국어사전에서 시계란 단어를 찾아보면, “[명사] 시간을 재거나 시각을 나타내는 기계나 장치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나옵니다. 우리에게 시각을 알려주는 도구라는 말이지요. 하지만 이게 단순한 도구라면 우리가 이렇게 좋아하고 아끼고 많은 돈을 들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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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도구로서의 시계는 쿼츠 시계입니다. 시간에 관련된 정말로 많은 기능들을 손쉽게 보여주는 도구이지요.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비교적 작은 가격만 지불해도 훌륭하게 표시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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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게 기계식 시계가 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일단 현대의 기계식 시계 자체로는 도구로서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간은 (쿼츠에 비해) 부정확하지, 유지보수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지, 그리고 그 기능을 위해서 지불해야하는 비용은 쿼츠시계로선 상상할 수도 없는 만큼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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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시계는 도구가 아닌 예술의 영역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공장에서 정밀하게 대량생산된 공산품이 아닌, 수작업에 의한 마감을 중요시하고, 무브먼트의 기계적 배열이나, 다이알 마감이나, 디자인에서 오는 아름다움이 더 중요시 되는 물건이니까요.

그리고 더욱이 그 시계 혹은 브랜드의 역사와 전통, 담겨있는 이야기등이 중요시되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 역사성과 이야기를 위해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는건, 우리가 기계식 시계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예술품으로 바라보는 것의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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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로 비교해 보자면 빈티지카 정도라고나 할까요? 저는 자동차는 예술품보다는 도구라고 바라보긴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을 태우고 운송하는 이동수단으로의 자동차의 가치보다 (물론 이벤트 때는 달리는 것도 해보고 할 수도 있지만) 역사와 아름다움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빈티지카는 기계식 시계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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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가장 예술적인시계를 만들어오는 브랜드는 바쉐론 콘스탄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기능성보다 예술성이 훨씬 더 중요시되는 하이엔드 브랜드들 중에서도, 예술적 시계에 대한 위치와 역사, 그리고 기능미 보다는 예술적 감각과 역사를 가진 시계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여서 출시하는가, 얼마나 그러한 시계에 더 집중하는가를 볼 때, 바쉐론의 위치는 특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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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만나볼 수 있었던 바쉐론의 컬렉셔너스 투어는 이 관점에서 꽤나 특별했습니다. 현재 최고(最古)의 브랜드인 바쉐론이 보인 이 컬렉션은, 현대적인 기계식 시계들보다도 기능적인 면이, 도구로서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가진 것이라고는 역사성과 예술성 밖에 없는 모델들을, 어쩌면 박물관 안에서나 가치가 있을 법한 시계들을 직접 꺼내와서 새로이 단장시켜서 보이는 시계들이었으니까요.

 

마치, 우리는 이런 브랜드야. 우리가 만드는 시계들이란건 이런것들에서 이어져온것이지. 라는 이야기를 하는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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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자동차의 예를 들자면 이런거죠. 메르세데스 벤츠가 역사적인 빈티지 자동차들을 복원해서는, 컬렉터들에게 판매하는 모습인것이죠. 자동차와 그 역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좀 더 와닿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의미가 있건간에, 사진의 Mercedes W154 Silver arrow가 실제로 벤츠에 의해서 복원된다 하더라도, 현대의 고속도로 등을 일상적으로 달리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처럼, 바쉐론의 렉셔너스 역시 일상적으로 착용하기보다는 거의 컬렉션을 위한 시계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이긴 합니다. 기계식 시계가 아무리 기능보다는 예술적인 면에 치중한 사치품이라고는 해도, 일상적인 도구에서 사치품이 되기까지 많은 진화와 발전을 거듭해왔고, 수십년전의 빈티지 시계들은 특히 방수나 방진, 그리고 내진설계등의 면에서 현행품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면들이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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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쉐론의 컬렉셔너스 시리즈는, 기계식 시계를 저와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거 시계 쪼가리에 뭐 그리 돈을 쓰냐. 그렇게 쓰고도 내 만원짜리 카시오보다도 부정확한걸 왜 차냐. 등등. 시계를 도구로 바라보는 사람들과는 달리, 나에게 시계란 도구보다, 내가 몸에 착용하고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예술품이다. 역사가 있고, 예술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보고 그를 위한 시계를 꾸준하게 만들어주는 브랜드와 그 브랜드를 이해하고 소장하는 사람들이 같이 있다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시간을 선물해주신 바쉐론 콘스탄틴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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