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텍 필립 칼라트라바는 조금 특이한 시계입니다.
브랜드 내에서 엔트리 위치에 있는 시계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아이코닉한 시계죠.
그래서 파텍 필립의 브랜드 이미지를 설명할 때, '드레스 워치인 칼라트라바부터, 컴플리케이션까지 모든 종류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는 말이 있더군요.
(예전에 상상님께서 하신 말씀으로 기억하는데, 많이 공감해서 한 번 언급해봅니다. ^^;)
PP의 Ref. 번호는 몇 가지 규칙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한 가지는 비슷한 번호는 비슷한 디자인이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96-5196-5296 으로 이어지는 원형-직선의 디자인과, 5107-5127-5227로 이어지는 곡선이 강조된 디자인입니다.
<1932년, 최초의 칼라트라바 Ref. 96>
PP가 Stern Family에 인수된 그 해인, 1932년에 발표된 첫 번째 칼라트라바입니다.
사진을 보면 세월의 흔적으로 다이얼에는 사용감이 많이 발생하였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현행 모델들과 거의 동일합니다.
31mm의 크기이며, 지금까지도 얇은 시계의 기준인 9mm의 두께, 그리고 PP 자사 Cal. 12-400을 사용하였습니다.
<좀 더 곡선이 강조된 Ref. 5107>
Ref. 96부터 이어진 원형-직선의 칼라트라바와는 다르게, 케이스에 부드러운 곡선(Fluidic sculpture?)이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케이스 옆면-러그로 이어지는 부분에 직선이 전혀 사용되지 않고, 곡선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베젤은 플랫하여, 약간의 직선 느낌이 남아있습니다.
이 사진에는 베젤의 편평함이 잘 드러나네요.
그래서 해외 리뷰를 보면, 실착시 5127에 비해 조금 납작한 느낌이 있다고도 하더군요. ^^;
무브먼트는 PP Cal. 315 SC가 사용되었습니다.
<베젤까지 곡선이 사용된 Ref. 5127>
케이스 크기는 37mm로 5107과 동일하며, 전체적인 디자인 역시 거의 동일합니다.
단지 5107의 flat 베젤과는 다르게, 곡선형 (convex) 베젤이 사용되어 더욱 우아한 느낌입니다.
이 사진에는 곡선의 베젤이 잘 드러나네요. 덕분에 5107보다는 편평한 느낌이 덜합니다.
무브먼트는 초기형은 5107과 동일한 PP 자사 Cal. 315 SC, 후기형 (PP Seal이 사용된 시기 전후)은 PP Cal. 324 SC가 사용되었습니다.
(진동수가 21,600 에서 28,800으로 변경)
<최초의 칼라트라바인 Ref. 96을 계승하는 Ref. 5196>
Ref. 96과 비교해보면 케이스 크기 (31mm vs 37mm) 외에는 거의 같은 시계가 아닌가 할 정도로 비슷한 느낌입니다.
Ref. 96의 완벽한 복각이라는 찬사도 있는 반면, 현재의 유행보다 너무 고전적이지 않나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합니다. ^^;
무브먼트는 칼라트라바 수동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PP Cal. 215 PS가 사용되었습니다.
<5196에 비해 좀 더 최신 유행(?)에 충실한 Ref. 5296>
크기가 38mm로 좀 더 커졌으며, 베젤이 약간 얇아지고, 5296G와 같이 철길 다이얼+리프 핸즈 모델도 제작하여 좀 더 캐주얼(?)한 시도도 있습니다.
무브먼트는 역시 자동 모델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PP Cal. 324 SC 입니다.
이 사진을 봐도, 참 잘 만든 시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드레스 워치의 정석을 보여주네요.
베젤이 얇아져서, 체감 크기는 좀 더 커보입니다.
<가장 모던한 칼라트라바, Ref. 5227>
소개한 내용 중에 가장 최근에 발표된 칼라트라바입니다.
케이스 크기가 39mm로 커졌으며, 동시에 베젤도 매우 얇아져서 실제 체감하는 크기는 더 큽니다.
그리고 다이얼의 Patek Philippe 글자도 전작들에 비해 더 크고 굵게 변경되었구요.
어떤 리뷰에서는 가장 aggressive(?)한 칼라트라바라고 하더군요. ^^;
5127과 비교하면, 다소 얌전한 5127에 비해 눈에 확 띄는 디자인이기는 하네요. ^^;
5107-5127-5227로 이어지면서, 역시 곡선의 케이스 디자인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곡선 러그의 미려함은 그대로네요.
개인적으로 다이얼 컬러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칼라트라바 전 모델 (에나멜 제외) 중에 가장 미려한 다이얼 컬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이 시계의 특징 중에 하나는 헌터백이 사용된 것 입니다.
그동안의 칼라트라바와는 다르게 (물론 이전에도 몇몇 한정판에 헌터백이 사용되긴 했습니다) 확실히 현대적인 느낌을 주네요.
베젤이 얇아서, 역시 체감 크기는 좀 커 보이네요. 위 사진의 손목도 18cm 정도는 되어보일 것 같습니다. ^^;
이제 사진을 몇 장 보시죠. ^^;
그 중에서 Ref. 5127 입니다. 이 녀석을 선택하기에 앞서, 마지막까지 5196, 5227과 고민하게 되더군요.
드레스 워치라면 약간의 절제가 필요하지 않나는 생각을 하면서, 5127을 선택했습니다.
케이스 전체적으로 곡선이 사용된 것이 참 이쁩니다.
특히 약간 대각선에서 시계를 바라보았을 때 곡선이 가장 강조되는 느낌입니다.
다이얼 컬러는 약간 아이보리 컬러에 가가운 색입니다.
에나멜처럼 순백의 화이트는 아니지만, YG 케이스와 잘 어울립니다.
그늘에 들어오면 조금 흰색에 가까운 컬러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색상도 참 좋아합니다. ^^;
5227에 비해 Patek Philippe 글자가 작지만, 약간의 절제된 느낌이 제 선택의 기준이라서, 만족합니다.
바깥쪽에 무반사코팅이 되어 있지 않아 빛에 반사되지만, 오히려 이런 것이 드레스 워치에는 맞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
무브먼트는 PP Cal. 315 SC가 사용되었습니다.
PP Seal이 사용되기 이전에 제작된 모델이라서, 제네바 실이 보이네요.
무브먼트의 마감은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페를라쥬, 앵글라쥬 역시 흠 잡을 곳이 없더군요.
RD, VC 에 이어 세 번째 경험해보는 제네바 실인데, 인증 기준이 꽤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핸즈 역시 야광은 전혀 사용되지 않고, 단지 반씩 나누어져있습니다.
덕분에 어느 각도의 빛에도 반짝이는 핸즈를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5127의 단종은 참 아쉽습니다. 물론 5196/5227로 이어지는 현행 칼라트라바도 거의 완벽에 가까운 디자인이지만, 상대적으로 크기가 커져서 얇은 손목을 가진 사람에게는 선뜻 선택하기가 어렵더군요. 물론 5116/5119와 같은 약간 작은 수동 칼라트라바도 출시 중이지만, 저는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gold-applied 인덱스가 더 이쁘더군요. ^^;
이상입니다. 편안한 오후 되세요~
참고리뷰
http://thewatchlounge.com/future-king-pre-owned-patek-philippe-calatrava-5127j-revisited/
http://www.fratellowatches.com/patek-philippe-calatrava-5127-when-i-am-old-and-wise/
http://www.watchprosite.com/?page=wf.forumpost&fi=11&ti=861658&pi=5860733
http://www.woundforlife.com/2014/07/30/hall-fame-patek-philippe-calatrava-965196/
http://www.patek.com/en/mens-watches/calatrava/5227G-001
댓글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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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님
2016.08.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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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6.08.14 13:03
맞습니다. 이 가격이면(리테일 가격 기준) 비슷한 수준의 다른 브랜드의 미드 컴플리케이션까지 넘볼 수 있으니..고민 되는 것은 사실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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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16.08.11 16:11
제가 디테일에 좀 약해서...포스팅을 보니 잘 이해가 되는군요.
추천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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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6.08.14 13:04
감사합니다. 이런 디테일한 부분은 사실 눈으로 직접 보고 손으로 만져봐야 더 확 와 닿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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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누리
2016.08.11 16:32
시계에 대해 차차 알아가는 중인데 정말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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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6.08.14 13:05
감사합니다. 저도 아직까지 시계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배우는 중인데, 참 넓고도 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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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와치
2016.08.11 17:54
자세한 설명과 같이 시계를보니 다르게 보입니다. 역시 아는만큼 보이는거 같습니다~ 잘봤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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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6.08.14 13:05
감사합니다. 어떤 시계를 좋아하면 그 배경에 있는 내용도 공부하는 것이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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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바라
2016.08.11 19:11
두 모델이 고민되는데 5227도 기추를 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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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6.08.14 13:06
손목이 조금 굵은 편이시라면 5227도 좋은 선택입니다. (현행 모델이므로 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구요) 저는 손목이 얇아서 지금은 마음을 조금 접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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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a
2016.08.11 19:34
시간의역사님, 포스팅 잘 봤습니다. 저도 추천! 멋진 시계 득템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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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6.08.14 13:09
감사합니다. 공부할 것이 많은 시계일 수록 득템의 감흥(?)이 오래 가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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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우물
2016.08.11 21:44
칼라트라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득템 축하드리고.. 훌륭한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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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6.08.14 13:10
감사합니다. 드레스 워치의 정점이라는 것이, 결국은 기본 중의 기본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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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ith
2016.08.12 00:28
시간님 축하드립니다..^^ 마린 블랙도 올리셨던데 제 리퀴드랑 교환 뽐뿌가 살짝..ㅎㅎ
전 3919에 꽂혀서리..그걸 조만간 들일 거 같긴 합니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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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6.08.14 13:11
감사합니다. 3919도 좋은 시계라고 생각합니다. 3919/5119의 홉네일 베젤은 참 독보적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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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컨트롤
2016.08.12 01:57
저는 5127 로즈골드로 단종되기 직전 마지막 물량을 구했는데 정말 그때 잘 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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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6.08.14 13:12
단종되기 직전이라면 PP Cal. 324 SC 가 들어간 5127 이겠군요. 부럽습니다. ^^; -
DJ Sonshine
2016.08.12 17:34
와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제 취향은 아니지만 시계가 참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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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6.08.14 13:14
감사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은 다 갖추고 있는 시계라, 저는 요즘도 손목에 올릴 때마다 심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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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페이즈
2016.08.13 10:59
단아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칼라트라바 잘봤습니다. 역시 파텍필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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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6.08.14 13:14
감사합니다. 크게 화려하지 않으면서 기본은 지키고, 곡선의 아름다움이 있는 시계라 참 마음에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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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ugold
2016.08.13 15:02
곡면의 유려함이 남다르죠^^ 좋은내용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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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6.08.14 13:15
감사합니다. 저도 러그의 곡선에 한 눈에 반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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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sLacroix
2016.08.13 23:25
말이 필요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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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역사
2016.08.14 13:15
감사합니다. 사실 크게 화려한 시계는 아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시계라 참 마음에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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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exer
2016.08.14 18:39
좋은 글 잘봤습니다, 평생 한번 차볼수 있을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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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월드
2016.08.17 10:04
엄청난 글이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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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GBY™
2016.08.17 21:42
잘봤습니다. 어렴풋이 알고있던 모델넘버들이 쭉 정리되는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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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dy
2016.08.19 13:56
시계의 정석이지요! 상세한 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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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2016.08.20 00:13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시계 퀄리티와, 그걸 너무나도 잘 살려주는 사진 퀄리티가 참 멋집니다 ㅜㅜ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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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필
2016.08.21 19:21
멋진 시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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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gleeye_kr
2016.09.06 23:49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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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헬커
2016.09.08 15:07
저는 5227에 한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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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키파울볼
2016.09.25 15:02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알고나니 더 갖고 싶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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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공이
2016.10.15 02:42
역시 파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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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12
2022.01.08 17:53
요즘 공부중인데. . ,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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