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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측 1694  공감:5 2016.01.22 23:23
VC cal 5100.jpg
VC cal. 5100
Diameter 30.6mm, Height 4.7mm
28,800 bph, 60 hrs Power Reserve


이번 신형 Overseas에 들어가는 VC cal 5100 에 대해서 굉천님께서 흥미있는 글을 적어주셨기에 저도 한번 끄적여볼까 합니다. 
저도 이번 VC cal. 5100 에 대해서 아쉬운 점이 있는데, 제 경우에는 무브먼트의 두께도 두께지만, 그보다는 로터와 탑 플레이트 디자인에 있어서 많이 아쉽습니다. 





VZSS 01.jpg

AP VZSS



일단 우리는 무브먼트를 보고 싶어합니다. 디스플레이백을 달고 좋아하는 이유가 그거죠. 무브먼트를 제대로 보고 싶다. 
물론 그 무브먼트를 제대로 보려면 이런 수동무브먼트이거나 아니면 최근 실험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Peripheral rotor 가 달린 무브먼트여야 합니다. 
하지만 자동무브먼트가 주는 편의성 때문에 기계식시계에서는 자동 무브먼트들이 더 많이 쓰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 자신도 쳐다볼 때는 수동 무브먼트가 좋긴 하지만, 데일리로 사용할 무브먼트로는 어쩔 수 없이 자동 무브먼트가 훨씬 선호됩니다. 







PP cal 240.png 
PP cal. 240
Diameter 27.5mm, Height 2.53mm

물론 같은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자동 무브먼트라도 이런 마이크로 로터가 되면 모든 문제는 해결되긴 합니다. 수동무브먼트의 아름다움과 자동무브먼트의 편리함을 동시에 잡는 경우죠. 하지만 마이크로 로터 무브먼트는 필연적으로 풀로터 무브먼트보다 비싸집니다. 무브먼트에서 큰 공간을 로터가 가져가야하기 때문에, 배럴과 밸런스휠등이 차지할 공간이 줄어들게 되어, 부품들이 작아지고 결국 생산하기 더 비싸지며, 작아진 밸런스휠을 위해 레귤레이팅에 더 신경을 써야하고, 가벼워진 로터에서도 효율적인 와인딩을 추구해야하기 때문에 와인딩에 더 신경이 쓰이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마이크로 로터 무브먼트는 대중적으로 널리 사용되지는 못하죠. 









ETA 2892.jpg

ETA 2892-A2
Diameter 25.6mm, Height 3.6mm


그럼 풀 로터의 자동 무브먼트에서 미적으로 방해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결국 자동으로 태엽을 감기 위한 로터 그 자체입니다. 
크기와 두께에 있어서, 그리고 안정성에 있어서라면 하이엔드급 자사무브먼트의 양뺨을 회축으로 날려버리고도 남을 ETA 2892 무브먼트입니다만, 제가 이 무브먼트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가슴으로 좋아할 수 없는 이유는, 무브먼트의 대부분을 가려버리는 거대한 로터와 못생긴 탑 플레이트 디자인에 있습니다. 뭐 성능면에서는 낮은 와인딩 효율도 있습니다만, 일단은 겉모습에 집중해보기로 하지요. 





ap cal 2120.jpg

AP cal. 2120
Diameter 28mm, Height 2.4mm


제가 아주 좋아하는 Audemars Piguet 의 Cal. 2120 입니다. 같은 풀 로터의 자동무브먼트이지만, 로터를 나뭇가지처럼 만들어, 무브먼트를 많이 가리지 않고, 그 아래 탑 플레이트가 잘 보이게 해놓았습니다. 그리고 물론 탑 플레이트의 디자인과 모양 역시 심심하지 않게 잘 꾸며져 있고요. 






ap cal 3120 2.jpg

AP cal. 3120
Diameter 26.6mm, Height 4.26mm

AP의 cal. 3120 의 경우에는 로터의 아래를 볼 수는 없지만, 일단 로터가 반원형이 아닌 110도 정도의 부채꼴이라, 로터가 가리는 면적 자체가 일반 풀로터보다 작습니다. 그 결과 무브먼트가 더 많이 보이게 되죠. 로터 자체에도 화려한 세공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 자체의 디자인도 크게 심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위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탑플레이트의 디자인과 로터의 디자인이 잘 조화를 이루며 어울리게 되어있기 때문에, 탑 플레이트의 디자인이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PP cal 324.jpg
PP cal. 324
Diameter 27mm, Height 3.3mm


Patek Philippe 의 cal. 324 같은 경우는 로터가 가리는 면적은 꽤 크지만, 로터 중앙의 칼라트라바 크로스가 생각외로 꽤 화려하기 때문에 상쇄되는 면이 조금 있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cal. 324는 로터보다는 탑 플레이트 디자인이 조금 더 특이하고, 무브먼트 내부적인 요소를 더 보여주기 때문에 보기 좋은 경우입니다. 




VC cal 2455.jpg
VC cal 2455
Diameter 26.2mm, Height 3.6mm


같은 VC의 cal. 2455 만 하더라도, 물론 제가 좋아하지 않는 반원형의 로터이긴 하지만, 로터에 심심하지 않게 길로쉐가 잘 들어가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플레이트의 디자인이 덜 심심한 편입니다. 로터와 탑 플레이트의 디자인에 있어서 이정도가 제가 좋아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됩니다. 





JLC cal 896.jpg

JLC cal. 896
Diameter 26.6mm, Height 3.3mm


JLC 최고의 자동무브먼트들 중 하나인 cal. 899 의 sub-second 버전인 cal. 896 입니다. 이쯤 되면 무브먼트를 가리는 로터의 디자인이 너무 심심할 뿐 아니라, 그 아래의 탑 플레이트 디자인도 투박해져서, 저에게는 고급 무브먼트라는 느낌보다는 보다 industrial 적인 느낌이 드는 무브먼트입니다. 




FP cal 1185.jpg
Frederic Piguet cal. 1185
Diameter 26.2mm, Height 5.4mm


바쉐론의 무브먼트이지만, 베이스 무브는 FP의 cal. 1185 입니다. 이 경우에는 로터 디자인도 투박하기 짝이 없고, 무브먼트의 탑 플레이트 배치도 깔끔하지 않고 모듈을 대충 얹은것 같은 느낌이라, 그 대단한 성능과 두께, 그리고 높은 파워리저브를 가진 훌륭한 무브먼트임을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결코 제가 사는 일은 없을 무브먼트입니다. 







VC cal 5100.jpg

그런데 이번 VC cal. 5100 은 제게 그런 비슷한 느낌입니다.

다소 심심한 로터 디자인. 그리고 비록 깔끔하기는 하지만, 아름다울게 별로 보이지 않는 탑 플레이트 디자인입니다. 
4.7mm 라는 두께도 두께지만, 그보다는 저는 이것이 마치 앞으로 스포츠워치들을 책임질 신형 무브먼트의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한 디자인처럼 느껴져서, 하이엔드 브랜드라면 가져야할 쓸고퀄은 어디로 갔나 하는 아쉬움이 드는 무브먼트입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사진 한장으로 달랑 보고 이야기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눈으로 보게 되면 어떻게 제가 생각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만.. 자동무브먼트에서 로터의 디자인과 그에 걸맞는 탑플레이트 디자인이 잘 조화된 무브먼트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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