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3차례 블랑팡 6664사진을 올린 적은 있지만
매크로 먼데이에 정식으로 올려보고 싶어서 그동안 찍어두었던 사진들을 정리해봤습니다.
2년반 전,
지방 소도시에 살다보니 오메가, 로렉스 이상의 고급시계가 있다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시계 초짜였습니다.
로렉스 GMT II 콤비를 구입한 후 관심이 생겨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 브레게를 알게 되었습니다.
상경할 때는 브레게 5177과 마린 중 선택 구매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브레게 옆 매장 (당시에 부티크가 아닌 편집샵이었습니다.) 에서 블랑팡 6664를 보았죠.
크로**라는 잡지에서 광고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끌렸던 시계였습니다.
그땐 브레게와 블랑팡의 인지도와 역사 등은 모르고
그저 문페이즈 시계가 예쁘다는 것과 캐쥬얼 차림에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와이프의 조언,
그리고 예상했던 금액을 넘어섰지만 이쁜 시계로 사라는 와이프의 허락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열차 타고 내려와서 처음 본 목재 케이스!
로렉스와는 다른 고급스러움에 감동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분침이 데롱데롱
멘붕이었죠.
다행히 새로 입고된 제품이 하나 있어 1주일 후에 교환 받았습니다.
빛 반사가 적당한 정면 사진입니다.
빛 반사 고려하지 않은 일반적인 실내 사진입니다.
6664와 그 전 모델인 6654의 차이점은
다이얼의 길로쉐 무늬와 힌지 케이스 입니다.
날짜를 가리키는 블루 스네이크 핸드
잎사귀 모양의 시침, 분침
만월의 문페이즈
밝고 화려한 옐로 골드가 아닌 은은한 로즈 골드의 달은
마치 달무리에 휩싸여 있는 듯합니다.
아래에 있는 홈과 걸리는 부위가 힌지케이스를 여는 곳입니다.
뒷케이스의 반짝이는 금덮개
부끄럽게 저의 사진 찍는 모습이 나왔네요. 죄송합니다.
힌지 케이스의 경첩입니다.
구매 당시에 힌지 케이스 열때 살짝만 열라고 하더군요.
잘못하면 떨어진다고...
네 귀퉁이에 언더러그 코렉터가 있습니다.
각각 월, 일, 요일, 문페이즈를 수정하는 장치입니다.
크라운을 빼서 수정하는게 아니라서 굉장히 편리합니다.
이것 때문에 또 한번의 시련이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경첩 근처의 코렉터를 작동하다가 그만 경첩이 떨어져 버린 거죠.
스위스 본사로 보내 3개월이 소요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게 돌아온 건 7개월 후였습니다.
매장 직원들의 친절함과 중간에 보내준 몇 가지 선물로 인해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무브먼트와 케이스 A/S는 다른 라인이라고 하더군요.
아마도 어느 한쪽에 처박혀 있다가 독촉에 의해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나 추측되었습니다.
칼리버 6654와 동일합니다.
한동안 잘 사용하다가
무상 A/S 2년 즈음에
약간 늘어난 오차와 (-) 에서 (+) 오차로 수정하기 위해 다시 고향으로 보냈습니다.
이번엔 3개월만에 왔지만
금 백케이스에 엄첨난 스크래치들을 같이...
사실 백케이스를 통채로 교환하고 싶었지만 또한번 인내심을 발휘해 원하는 시기에 폴리싱 하는 걸로 마무리 했습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던 6664지만 지금도 가장 아끼는 시계입니다.
한동안은 스와치의 A/S에 실망하여 다시는 스와치 그룹 껀 구입 안하겠다 마음 먹었지만
결국에 브레게 5177도 와인더에 같이 걸려있게 되네요.
멋진 시계에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회원님들께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어느덧 큰애가 중학생이 되고 흰머리가 생기기 시작하니 전에 없던 고민이 생기네요.
타임포럼에 드나들다 보니 나중에 아들, 손자에게 물려주려고 산다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저 기계식 시계의 매력에 빠져 애지중지 산 시계들을 바라보며 흐뭇해 하던 저였는데...
불현듯 '딸 셋인 나는?' 이런 의문이 생겼습니다.
혹 나중에 사위들한테 물려주면 저처럼 애지중지 해줄까요?
과연 어떨까요?
이상 제가 아끼는 시계에 대한 소개와 함께 '딸바보아빠'의 넋두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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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 조
2014.10.0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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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아빠
2014.10.06 21:30
목재 케이스가 고급스럽죠.
오메가 케이스는 몇 년 지나니 엉망이 되더군요. -
Archicere
2014.10.06 20:30
오늘 에비뉴엘 갔다가 이 모델 구경하고 왔는데:) 스네이크 핸즈 정말 너무 이쁘네요^^ -
딸바보아빠
2014.10.06 21:38
직선 날짜침 보다는 우아한 느낌입니다. 리프핸즈도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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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야
2014.10.06 21:04
시계에 관심이 없던사람도 한번 매력에 빠지면 돌이킬수 없습니다
미래의 사위분들께도 장인어르신이 시계의 길로 인도하신다면 애지중지 할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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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아빠
2014.10.06 21:44
같은 관심사가 있으면 좋지만 한편으론 너무 절제 없이 빠져들까봐 걱정이네요. 시계 보다는 자기 아내를 더 챙기는 사위였으면 하는 아빠의 마음입니다. -
감돌이
2014.10.06 22:00
경첩이 있어서 글래스백보다 손목의 착용감이 좋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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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아빠
2014.10.06 22:10
글래스백인 6654를 착용해보진 않아서 비교할 순 없지만 매끈한 백케이스의 느낌은 좋습니다. 하지만 사파이어 글래스 보다 스크래치에 약해 조심스럽습니다. -
슈슈파
2014.10.06 22:11
저도 딸뿐인데 그아이가 소화할수 있는걸로 물려주려구요..그동안은 제가 열심히 차고 ㅎㅎ.. 저는 로레기 정도로 생각하고 있답니다..
근데 딸바보아빠님 때문에 블랑퐝이 다시 보이네요 -
딸바보아빠
2014.10.06 22:24
그냥 딸들한테 주는 것도 괜찮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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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a
2014.10.06 22:45
다시봐도 역시 멋진 아이입니다. 그냥 따님께 물려줘도 좋을듯싶습니다. -
딸바보아빠
2014.10.06 23:13
위로가 되는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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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홍
2014.10.07 00:05
우왕... 이건 완전 뽐뿌.. 글인데요. 아름다운 사진들 너무 잘 봤습니다.
저도 큰놈이 중학생인데.. 아직도 블랑팡 문페이즈는 미루고 있습니다. 싫어서가 아니고 지금 사버리면 너무 일찍 즐거움을 쉽게 맛봐 버릴까봐요. ㅋ
지금은 이러저러 시계들 구입하고 사용해 보면서 차근차근 시계생활 천천히 즐기고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 큰놈이 아들이라 제 로렉스 익스2 주기로 약속되어 있어요 ㅋㅋ
멋진 시계사진들 잘 봤고 딸바보아빠님의 멋진 품성도 느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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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아빠
2014.10.07 15:27
감사합니다.
나이 40 넘어가니 예전에 안하던 생각들을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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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olass
2014.10.07 03:30
첨에 분침에 문제가 있으셨나 보군요. 무척 놀라셨을듯... 저도 블랑팡 러버로서, 너무 멋진 시계 들이신거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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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아빠
2014.10.07 15:28
감사합니다.
당시엔 멘붕 그 자체였습니다.
거금을 들인 첫 하이엔드 였는데...
일요일 구매해서 내려왔는데 하필 월요일 백화점 휴업이라 이틀간 가슴 졸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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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실2
2014.10.07 07:59
너무나 멋진 시계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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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아빠
2014.10.07 15:2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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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song
2014.10.07 11:28
시간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고 싶은 그 마음 감동입니다.
정말 멋진 시계를 선택하셨고, 리뷰에 더 멋지게 표현되었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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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아빠
2014.10.07 15:31
글재주 없어서 주저리 올린 글인데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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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멜
2014.10.07 14:37
너무 정성스런 리뷰입니다.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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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아빠
2014.10.07 15:31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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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루비용
2014.10.07 14:54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와 살짝 비슷한 모젤이군요. 금장이 상당이 아름답네요
저는 스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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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아빠
2014.10.07 15:35
반갑습니다.
6654 스틸 모델이시군요.
6664와 6654 모두 칼리버는 6654로 동일합니다.
형제 모델이죠.
스틸 모델은 다이얼에 길로쉐가 없어서 오히려 깔끔함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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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yz
2014.10.08 04:33
사진도 정말 멋지게 찍으셨고, 헌터백은 정말 사랑인것 같습니다. 너무 멋집니다.
시계를 물려주실때에는 물려주는 대상이 누구던지간에, 그대상이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실때 물려주시면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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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아빠
2014.10.08 09:57
누가 되든 시계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어야 하겠죠.
말씀 감사합니다. -
예거듀오
2014.10.14 23:21
리뷰에 시계사랑의 철철 넘치는군요^^
한때 로망이었던 시계였는데.. 리뷰를 보니 그때의 감정들이 몰려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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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아빠
2014.10.19 08:09
저도 처음 시계잡지 보면서 확 끌렸던 모델이라...
시계 잘 모르던 초짜였지만 문페이즈가 감성을 자극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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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영혼
2014.10.23 15:02
하악~이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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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나무
2014.11.23 15:47
블랑팡 문페이즈는 언제봐도 이쁩니다... 게다가 금통
너무나도 고습스럽습니다 박스부터 장난이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