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 그리고 Antea 390 day-date Stowa

오랜 기다림. 그리고 Antea 390 day-date

갑자기 단순한 디자인의 시계를 가지고 싶었다.

그리고 파란 손들과 가운데에서 돌아가는 초침을 가진 녀석이면 더 좋겠다 싶었다.

이런 바람에 부응하는 녀석은 스토바 안테아였다.

거기다 이젠 곧 ETA 무브먼트를 품을 수 없을 거라는 소리에 소유욕이 발동했다.

난생처음 외국에 주문을 넣었다.

주문할 때 이곳의 선배님들의 좋은 글들이 용기와 실행의 촉매제가 되었다.

어언 3개월전 오월 중순에 온다는 글을 보고 주문을 넣었다.

수령할 즈음이면 여름이겠지만 좋아하는 다크브라운 악어가죽 밴드로 청했다.

책상 한켠에 있는 메쉬밴드가 눈에 띄었기에 줄질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이것저것 그곳 사람과의 이메일 왕래 후 5월 18일 페이팔 결재, 그리고 약 10일 후 페덱스의 상품추적 번호가 왔다.

지난 수요일인 29일 10%의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라는 메일이  페덱스로부터 왔다.

31일 저녁 마감시간에 임박하여 부가가치세 납부를 완료하였다. 

다시 시작된 상품이동. (그간 녀석은 독일, 프랑스, 중국을 지나왔다.)

그리고 오늘 난 하얀색 페덱스 박스를 받았다.

캐스트 어웨이에서 톰행크스가 배달하고자 했던 그 색깔의 하얀 박스. 다만 날개 그림은 없었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담을 것 같은 브라운 페이퍼에 싸인 종이 상자 그리고 그속의 철가방.

뽀얀 얼굴의 녀석을 마주했다.

그리고 곧바로 메쉬 밴드로 줄질 했다. 오늘 무척이나 더웠기 때문이다. 내 팔은 딱풀을 바른듯 끈적했기에 그 끈적함을 가죽줄에 옮기고 싶지 않았다.

귀찮음이 불러온 만용으로 테이핑 없이 줄질하다 러그에 약간의 상처를 남겼다.

선무당에 의한 상흔이 내 가슴에도 남았다.

그리고 나의 손목에 올라온 녀석. 성과급이 형상화 된 것이다.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