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생활을 하면 할수록 저렴해지는 취향 ㅋㅋ ETC(기타브랜드)
안녕하세요, 이노(Eno) 인사드립니당.^^
입추에 들어섰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미친 듯 더운 요즘,
우리 회원님들 다들 어찌 지내고 계시는지요.^^
전 잘 지냅니다. 죽은 듯이 조용히... 숨만 쉬고 있습니다. ㅋㅋ
농담이구요. 어여 날이 좀 선선해졌으면 하고 바라고 있답니당.
그나저나 저는, 얼마 전 아리스토(Aristo)의 5H70 Ti라는 시계를 들였습니다.
몇년 전부터 관심은 있었지만 스펙이 좀 후지고 완전 듣보잡 브랜드라서 선뜻 구매할 생각까진 안 들었었는데,
이렇게 또 저랑 인연이 되는 군요. ㅋㅋ (예전에 옴마니 님 포스팅 보고 뽐뿌를 한껏 더 받았던 기억이 새삼 나는군요.)
다른 분들은 저 정도 시계 생활을 하면 시계 보는 눈이 자연 높아져서
듣보잡 마이크로 브랜드에는 아예 관심조차 안 두게 마련입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사실 저도 눈은 갈수록 높아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반대로 또한 시계라는 것이 얼마나 또 거품이 심한 사치품인지도 눈을 뜨게 됩니다.
과거와 달리 기계식 시계를 바라보는 환상의 층위가 그만큼 얇아지는 것이지요.
이렇게 말하면 총 맞을 지도 모르지만 ㅋㅋ
그렇게 가슴을 설레게 하던 랑에나 파텍의 궁뎅이를 봐도 이젠 그냥 덤덤하며,
롤렉스나 AP의 스포츠워치들을 봐도 나도 하나 살까 하는 생각이 들기 이전에 불과 몇년 전만해도
5백대의 서브마리너가 천만원대를 찍는 부조리한 현실에 그저 혀를 끌끌 차곤 맙니다.
뭐 그래도 갖고 싶은 시계들은 여전히 넘치도록 많지만, 흠... 글쎄요. 시계 취미는 역시 자기 경제력 허용 범위 안에서 즐겨야 합니다.
한달에 꼴랑 몇 백만원 받고 몇십만원 세금이나 보험료로 까일 때마다 벌벌 떠는 평범한 월급쟁이인 저로선, 갈수록 그래서 저렴이 취향이 되갑니다. ㅋㅋ
근데 저렴이 취향이란 게 꼭 서럽(?)지만도 않습니다. 인간이란 본래 적응력이 뛰어난 동물이니까요.
보는 기준을 조금만 낮추고 또 바라보면 저렴이는 저렴이 만의 충분한 장점과 매력이 느껴지게 마련입니다.
인간사 모든 것이 그렇듯 다 자기 마음 먹기 나름인 셈이지요. ^^
암튼 괜한 썰이 좀 길었습니다.
저의 새 저렴이, 아니 귀요미 사진 몇 장 올려 봅니다. ㅋㅋ
화이트 계열 다이얼에 러그 사이즈 20미리라 어떤 줄질이든 잘받는 장점이 있답니다.
어떻게 보면 타이맥스의 시계와도 좀 닮았습니다. ㅎㅎㅎ
티타늄 케이스, 40미리, 수퍼루미노바 야광 다이얼, 50미터 방수, ETA 2824-2(엘라보레 급) 무브먼트 정도의 스펙을 가진 녀석입니다.
전면 글라스가 사파이어 크리스탈이 아닌 미네랄 글라스라는 점만 좀 아쉽고, 나머지는 그럭 저럭 가격대비 쓸만합니다.(50만원대 ㅎ)
뭐 글라스야 나중에 기스나면 교체도 쉽게 가능한 부분인지라 딱히 불만은 없습니다.
다마스코 DA37과의 비교 사진도 함 보실까요?! 다마스코에 비해 스펙은 한참 딸리지만,
외관상의 디자인적 요소나 디테일한 부분에 있어선 참 많은 차이점과 나름의 특색을 갖는다고 봅니다.
두 시계 다 경험해 본 저로선, 둘 다 참 좋아하는데다 Price Range 부터 다르기에 선뜻 어느 쪽에 손들어줄 순 없겠네요. ㅋㅋ
다마스코도 100그람이 채 안되는 비교적 가벼운 시계인데, 아리스토는 그 딱 절반 정도 무게 밖에 안 합니다.
티타늄 케이스라서 그런가 정말 가볍고 두께도 10미리 정도로 얇아서 손목에 착용했다는 느낌이 거의 안들 정도입니다.
C3 계열을 써서 약간 옥색이 도는 다이얼은 선명한 토마토색(진 주황에 가까운) 초침과도 잘 조화를 이룹니다.
제가 갠적으로 참 좋아하는 밀리터리 카무플라주 분트 스트랩과도 매치해 보았습니다.
요 근래 앤이랑 영화도 열씨미 보았는데요. 위에 걸린 포스터 속 세 작품 다 보았답니다. 참고로 위 상영관은 광화문 시네큐브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독립영화도 많이 상영하고, 앤이랑 제 직장에서도 둘다 가까워서 퇴근 후나, 아님 좀 일찍 땡땡이 치고 나와 보기에도 좋습니다. ㅋㅋㅋ
위 작품들 중 갠적으로 틸다 스윈튼 주연의 <케빈에 대하여>와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 정말 정말 강추합니다.
하나는 사이코패스 아들을 둔 엄마의 심리상태를 중심으로 한 미친 듯한 격정과 모성의 본질을 주제로한 작품이고,
다른 하나는 우디 앨런의 페르소나를 대변하는 오웬 윌슨이 매일 밤 자정이 되면 1920년대 파리로 시간여행을 떠나
헤밍웨이나 피츠제럴드, 달리나 피카소 같은 거장들과 만나 교감하고 진실한 사랑을 발견한다는 러블리하고 다소 코믹한 내용의 작품입니다.
둘다 정말 잘 만든 영화이고, 근래 본 또 다른 기대작인 다크 나이트 라이즈나 도둑들 같은 영화보다도 오히려 훨씬 더 흥미진진하고 생각할 거리가 많아 좋았습니다.
회원님들 다들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
댓글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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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ith.
2012.08.17 10:06
간만에 보는 이노님의 정성스러운 포스팅이에요 ㅜㅜㅜ때 저도 고민한적이있는 아리스토모델이네요~~ 빨간초침이 매력적입니다! 추천한방드리고 갑니다~~ -
Eno
2012.08.17 12:06
제니스 님 항상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본문에도 적었지만 다마스코에 비하면 느무 소박한 녀석입니다. ㅋㅋ 초침이 귀여운 건 사실이지만요.
님두 하루 잘 마감하시구요. 불금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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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킹
2012.08.21 11:16
같은 월급쟁이로 정말 공감이 많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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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도
2012.08.30 07:58
정말 공감가는 글이네요~~^^ 글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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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보면잠와
2012.09.17 03:21
시계라는 것이 얼마나 또 거품이 심한 사치품인지도 눈을 뜨게 됩니다
공감,,,,, 필력이좋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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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영
2015.11.16 00:17
아리스토 정말 귀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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