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데이] 유원의 흔적 Sinn

유원이 제 곁을 떠나기전 남겨둔 마지막 흔적(사진들)입니다^^

몇몇 분께서는 파일럿밴드의 상징인 리벳이 거슬린다고도 하셨었죠! 저 개인적으로는 리벳자체가 거슬린다기보다는

리벳의 유광이 거슬렸답니다..ㅎ 사포로 밀어볼까 생각도 했었지요^_^

선명한 유원의 다이얼. 무반사코팅으로 인해서 크리스탈이 없는 듯 합니다.

헤드는 같은 크기 비슷한 두께의 시계들보다도 더욱 무겁습니다.

유보트스틸의 특성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심심풀이 땅콩으로 끼워본 나토밴드입니다. 일명 줄루라고 하는 두꺼운 녀석인데,

그래도 헤드지탱이 불가능합니다.

유원의 헤드가 워낙 무거워서 말이죠. 모양새로는 꽤 그럴싸합니다만

실질적으로 유용성은 많이 떨어집니다.

친구인 레전드가 역시나 우정출연해주었네요!ㅎ

음 ... 유원의 느낌이란 것은

사실 수식하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걸 뭐라고 해야할까요

깔끔하다? 귀엽다? 카리스마있다?

이 모든것이 퓨전된 느낌입니다.

하나 분명한 것은, 레고핸즈라는 별칭으로 불리는것처럼 결코 귀엽지만은 않다는 점입니다.

케이스외 금속부분에서 느껴지는 그 모래분사처리된 유보트스틸 특유의 질감.

단정한 생김새와 칼로 잘라낸 듯 딱딱 맞아 떨어지는 베젤의 각까지..

굉장히 포스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기다랗고 거대한 제치버클을 보며.

'아 진짜 불편하게 뭐 이따위로 만들어놨어. 무슨 갑옷이야???' 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몇개월을 써보고 유원에 이런 저런 줄질을 해보고 난후 알게된 사실은.

유원의 헤드와의 상성을 위해서는 이 거대한 버클이,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을 것이란 점이었습니다.

유원은 가죽줄모델이 있습니다. 필시 착용감이 좋지 않을 것입니다. 

스틸밴드의 경우 밴드전체에 무게가 골고루 분배되어 있습니다. 굳이 버클한쪽에 무게를 집중할필요는 없었겠죠.

그러나 이 러버밴드의 경우. 러버자체의 무게는 잘 아실겁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솜털만큼 가볍죠 ㅎ

100g에 육박할만한 이 헤드를 잡아줄 재간이 러버에게는 없습니다. 대신 러버가 믿을놈은 바로 그놈 그놈하나뿐이었죠.

버클.!

그로 인해서 버클이 거대해졌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다이빙수트위에 입을 것에 대비해 다이빙워치들에 필수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다이버익스텐션. 이것이 포함될 공간등도 고려되었겠죠.

그런데 사실 익스텐션을 포함하는 다이빙워치들의 버클이 반드시 이렇게 큰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사제가죽밴드와 사제줄루밴드등 다양한 줄질을 시도해봤습니다만,

모양새는 좋지만 결국 제치러버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위에 열심히 열거해 둔 바로 그때문입니다! 바로 그것!ㅎ

헤드와의 상성 즉, 무게배분!

집에 남아돌던 본죽 물통에다 물을 가득 부어 잠시 담궈둔 사진입니다.

다이버시계들은 언제든 물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경험해 본 수많은 다이버.

그중에서도 유원은 뜨거운 물도 차가운 물도 특별히 겁낼 필요가 없었습니다.

VITON가스킷과 -45~+80도에서 정상작동하도록 돕는 특수오일때문이었죠

샤워할 때 자주 찼었습니다. 뭐랄까요.. 방수시계를 한껏 활용하고 싶은데..

일상이 시궁창이다보니.. 이렇게라도 물에서 함께 하고 싶은 욕망의 표출이랄까.. 뭐 그런겁니다..ㅎ

구석구석 씻겨주고 싶어서 뜨거운물에 들어가려할때면 다른 다이버는 다 망설여져도

요놈만은 별로 두렵지가 않았습니다.

정말 터프한 시계.

좋은 주말 + 설연휴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