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주의)일본에서 Wempe Aviator를 구입하며.. ETC(기타브랜드)
안녕하세요. 독일동에는 처음 글 써보네요. 항상 타임포럼에서는 눈팅하며 정보만 얻어갔는데 이번에 시계 득템하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하게 되어 글 쓰게 되었습니다 ㅎㅎ 글재주가 없고 여러번 나눠 쓴 글이라 쓰고나니 쓸데없이 장황한데 적당히 걸러가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멋모르던 시절 제 첫 드림워치였던 제니스 크로노마스터입니다.. 이유는 타포 리뷰때문에 ㅠㅠ)
흔히 갖고 싶은 시계를 '드림워치'라고 합니다. 사람의 마음이 갈대같아서 이리저리 흔들리기도 하지만, 저에게 있어 벰페 파일럿 워치는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해 '갖고 싶은 시계'를 꼽을 때 빠지지 않던 시계입니다. 심지어 이 시계를 사러 가본 적도 없는 북경에 가는 꿈을 꾸기도 했으니 진짜 '드림워치'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벰페 파일럿 워치는 엄연한 현행모델이고 가격도 중저가 수준이기 때문에 돈만 있으면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만, 부끄럽게도 북경이나 유럽, 뉴욕에 가기에는 돈과 열정이 부족했었기 때문에 2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저 마음 한 구석에 묻어두었습니다.
그러던 중, 도쿄 긴자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너무도 우연히 그 '오랜 꿈'과 마주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눈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분명 아시아에 벰페 부띠끄는 북경 뿐인데?
그렇습니다. 부띠끄가 아니어도 시계를 수입 할 수는 있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아무리 시계 시장이 큰 일본이지만 단순한 수입편집샵 수준의 가게가 아닌 신품 재고도 있고 심지어 순정 벨트와 부속품까지 갖추고 보증 수리까지 직접 하는 제대로 된 벰페 취급점이 있다는 것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장님께서 벰페를 정말 좋아하시는지 일본어 카탈로그까지 멋들어지게 만들어져있습니다. 신주쿠 이세탄멘즈 8층과 긴자 미쓰코시 6층에 있는 세르망(Shellman, シェルマン)이라는 샵이었습니다.
긴자 뒷골목에서 중고 시계방으로도 운영되고 있는데 실제 벰페 관측시계를 전시해놓으셨습니다.. 벰페 정말 좋아하시나봐요.
샵들이 백화점에 있어 접근성도 굉장히 좋고 벰페 뿐만이 아닌 개인제작자 시계 등 흥미로운 시계들이 많으니 꼭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
다시 시계 얘기로 돌아와서 그렇게 긴자에서 드림워치를 마주하고 실제로 손목에 올려본 저는 끓어넘치는 지름욕구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카달로그를 챙겨 황급히 백화점을 빠져나가 시부야를 들렀다 신주쿠를 향합니다.
(엄청나게 맛있는 아부라 소바인데.. ㅠㅠ)
그런데 무엇을 보든 무엇을 먹든 아무런 감흥이 없습니다.. 심지어 신주쿠에 가서는 저도 모르게 다른 지점에 가서 또 벰페를 구경하고 있더군요.
결국 돌아오는 길에 긴자에서 지르고 말았습니다..
사실 백화점에서 시계를 구입하는 것은 처음이라 점원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보증서에 서명을 하는 일련의 과정이 신기하기만 하였습니다. 그간 국내 매장들을 다니며 시계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 '일부' 직원들에게 상당히 질려있었기 때문에(아마 여러 타임포럼 선배님들도 그러셨듯..), 정말 즐거웠습니다.
특히 점원분이 자신의 가게에 가지는 프라이드와 관련 지식이 상당해 보였습니다. 몇 가지 독립제작자 시계들을 소개하며 일본에는 자주 오느냐, 수리 할 일이 있으면 우리쪽으로 보냈으면 좋겠다는 말이 단순한 영업멘트가 아닌 열정과 자부심으로 느껴지더군요.
벰페를 비롯해서 구경했던 시계 몇 점 올려봅니다.
Wempe Chronometerwerke(크로노미터베르케?라고 읽었던 것 같습니다)입니다. 정신없이 보다 정작 앞면은 못 찍었네요.
왼쪽은 Habring 이라는 오스티리아의 독립제작자 시계(랑에에 계시던 분이라고 소개받았는데 내공이 미천하여 자세히는 모르겠네요 ㅠ), 중간은 모두 잘 아실 노모스, 오른쪽은 프림이라는 체코 시계입니다.
뒷백도 차례로 올려봅니다. 그간 쉬고 있던 시계에 대한 열정이 살아나는 기분입니다.. 건방지게도 스스로가 마니아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모르는 멋진 세계를 발견한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네요.
이런저런 이야기 늘어놓느라 정작 주인공인 벰페 이야기는 거의 못 했네요.. 마침 매장에 맞는 디버클이 있어 함께 구입해 며칠째 잘 쓰고 있습니다.
Wempe Aviator에 관련된 나머지 내용은 나중에 또 올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며 이 글을 빌어서 저의 드림워치를 만들어주신, 특히 먼저 구입하고 투고해주신 타임포럼 선배님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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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ic
2017.11.18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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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룩스
2017.11.18 04:15
entic님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소비라는 것, 시계라는 것이 이렇게나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구나 라고 오랜만에 생각했습니다 ㅎㅎ
앞으로도 쭉 함께하며 타임포럼 선배님들께도 자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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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물고기
2017.11.18 09:33
벰페 시계 알차게 참 잘 만들죠.
파일럿모델도 예전에 타포에서 바람이 살짝 불었던 모델이기도 하구요!
실물보고 영접하게 되면 사는게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어야 했는데...!!?ㅋㅋ
하브링 브랜드는 기존 에타로 여러기술로 이것저것 잘 만듭니다.
독립제작자로 불리기에도 손색이 없을정도로 시계 잘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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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룩스
2017.11.18 12:48
강철물고기님 항상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ㅎㅎ
몰아치는 지름신은 정말 감당할 수가 없네요 ㅠㅠ
이번에 주류시계들의 흐름에서 살짝 빠져나와 벰페도 사고 하브링과 같은 마이크로브랜드 시계들도 보니 시계의 다른 매력들이 느껴지네요
강철물고기님처럼 넓은 시야를 가져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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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환이
2017.11.18 10:52
진심으로 넘 부럽습니다...오랫동안 아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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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룩스
2017.11.18 12:56
경환이님 감사합니다!
가장 갖고 싶었던 시계를 가장 좋은 서비스를 받으며 사게 되니 정말 평생 갖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경환이님도 조만간 좋은 구입기회 가지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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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o
2017.11.18 15:45
오,,이런글,,정말 좋습니다. 저도 사실은 이번 겨울은 일본을 가볼 생각이였는데 개인 사정상 일단 계획은 뒤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역시 도쿄를 가야 여러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것 같습니다. "일본 시계여행" 캬~~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ㅎㅎ 바보같은 질문이지만 매장에서 직원들이 영어로 대화 가능한가요? 혹시나, 한국어 할 줄 아는 직원도 근무 하나요? 한 일주일 정도 일본 음식 먹으면서 시계 구경 실컷 하고 싶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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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룩스
2017.11.18 16:29
Pero님 부족한 글에 큰 칭찬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여행하여 멋진 시계들만 봐도 좋지만 직원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볼 수 있으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요 ㅎㅎ 저는 주로 긴자의 부띠끄들을 다녔는데 아무래도 관광객이 많은 곳이여서 그런지 영어로 어느정도는 소통이 되는 느낌이지만 조금 복불복입니다 ㅠㅠ 일본이 워낙 영어에 관심이 없어서..
오히려 이번에 구입한 긴자 미쓰코시 세르망이나 예전에 갔던 니신도 라는 고급시계 매장에 한국어 유창한 점원분께서 계시더라구요. 필요하시면 매장에 영어나 한국어 하시는 분이 계신지 미리 요청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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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o
2017.11.18 19:39
ㅎㅎ 답변 감사합니다! 어쨋든 부럽습니다. 그리고 기추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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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룩스
2017.11.19 06:51
감사합니다!!
조만간 Pero님 여행기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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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디
2017.11.19 11:43
쪽지 보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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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키위스무디
2017.11.19 12:33
벰페에서만 파는 줄 알았는데..아닌가보군요.
좋은 구경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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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룩스
2017.11.19 18:21
딸기키위스무디님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ㅎㅎ
저도 일본에서 보고선 깜짝 놀라서..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겼네요 ㅎㅎ
노모스나 융한스 같은 브랜드도 취급하는걸 보면 독일, 동유럽쪽 시계를 선호하는 샵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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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n K
2017.11.19 16:20
시계 이쁘네요. 개인적으론 IWC의 최근 마크 시리즈들(16~) 보다 이뻐보입니다.
암튼 드림 와치 구입이라니.. 정말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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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룩스
2017.11.19 18:24
Sean K님 감사합니다!
마크시리즈는 부띠끄에서나 만져본지라 감히 비교하지는 못 하지만.. 저에게는 어느 브랜드의 어느 시계보다도 커보이네요 ㅎㅎ 이래서 드림워치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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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
2017.11.20 10:38
벰페 파일럿은 정말 매력적이지요!^^ 비우렌 5대 브랜드이기도 하구요! 일전에 제가 최초로 구입기를 올렸던 시계이기도 합니다. 저도 얼마전 다시 보관함에서 꺼내
착용중인데... 글을 보니 너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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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룩스
2017.11.20 21:20
거북님 덕분에 좋은 시계 알고 이런 기쁨을 맛보네요 ㅎㅎ 댓글 받다니 영광스럽습니다
갖고 싶었던 시계이기도 하지만 시분침 마감도 그렇고 1초 내외 일오차 보여주는 크로노미터 2892 성능도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ㅎㅎ 모쪼록 독일동에서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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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a
2017.11.21 18:40
득템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벰페 에비에이터도 담백한 느낌이라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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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룩스
2017.11.21 21:25
ksa님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련됨과 담백함이 잘 섞임 느낌이라 정말 맘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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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자렛
2017.12.29 15:07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멋지네요^^ 담에 저도 들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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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룩스
2018.01.02 16:21
키스자렛님 감사합니다 ㅎㅎ
처음과 달리 지금은 기스도 꽤 생겼지만 여전히 마음은 그대로네요
키스자렛님의 후기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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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
2018.01.03 08:37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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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룩스
2018.01.06 13:12
시시님 칭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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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2018.01.04 16:33
드림워치 득템을 축하드립니다. 오래오래 아끼고 사랑해 주세요.^^
히브링 시계가 제눈엔 이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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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룩스
2018.01.06 13:21
파일럿님 감사합니다! 다시금 시계에 대한 열정이 타오르는 순간이었네요 ㅎㅎ
하브링 저는 저 때 처음 들었는데 찾아보니 생각보다 언급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시계의 세계는 끝이 보이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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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무스
2018.01.16 11:08
재미있는 득템기 좋았습니다~저도 일본출장 시 고민 좀 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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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프
2018.02.10 15:25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여행이나 쇼핑중에 사진도찍고 하는것이
쉬운일이 아닐텐데 친절하게 작성해놓으신 글까지
맛나게 보고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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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남재
2018.06.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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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시던 시계를 결제하셔서 그런지 글에 흥분과 설렘 환희의 감정들이 느껴집니다. ㅎㅎㅎ 축하드려요!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추억 함께 만들어 나가는 아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