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lnija 3601...뜻밖의 업그레이드 ETC(기타브랜드)
알고 계신가 모르겠지만 저의 디에바스 캄푸쉬비머의 심장은 원래의 ETA 6498이 아닌 Molnija 3601 입니다.
https://www.timeforum.co.kr/brand_GermanBrand/13777311
6498과 Molnija 3601은 비슷한 싸이즈를 가지고 있지만 조금의 싸이즈 차이가 있습니다.
6498이 D 36.6mm-H 4.5mm, Molnija가 D 35.45mm-H4.95mm로 큰 차이는 없지만 아시다 시피 시계에서는 조그마한 크기 차이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스왑은 경험상 제가 믿을 수 있는 강남의 모 사설 업체에 맏겼습니다.
다행히 두께는 0.45mm 차이로 큰 무리 없이 캄푸쉬비머의 케이스에 들어 갔지만...
직경이 다소 작은 관계로 무브먼트를 무브먼트 링에 고정시키기 위해 Molnija의 플레이트에 두 개의 나사구멍을 뚫고 나사를 통해 단단히 고정시켰습니다.
시침과 분침 역시 펀칭을 다시 해서 고정해야 했습니다.
가장 큰 난관은 Molnija가 희안하게 다이얼쪽 플레이트에 보석이 툭 튀어 나와 있는 구조라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Molnija가 들어있던 시계의 다이얼을 보시면 둥그렇게 홈이 파져 있는것이 보이실 것입니다.
무브먼트에서 보석이 다이얼쪽으로 돌출되어 있는 부분을 둥그렇게 깍아놓은 것이죠.
캄푸쉬비머의 다이얼 역시 해당 부위를 깍아내야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Molnija 3601 자체가 그리 고급 무브가 아닌데다가 50~60년의 세월이 흐른 낡은 무브먼트라는 점이였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시계가 도착했을 때, 이미 오버홀이 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일오차가 일분 이상 발생했고 파워 리저브도 상당히 짧은(32시간) 상태였습니다.
원래 Molnija 3601이 스펙상 34-35시간의 짧은 파워 리저브를 가지고 있기도 했고, 회중시계용 무브라는 점, 낡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사실 이정도는 고물 감성으로 그럭저럭 사용할 수 있겠구나...하고 무브먼트 자체에 대한 기대는 이미 접은 상태였습니다.
저는 그저 Molnija 3601이 디에바스 캄푸쉬비머의 케이스 안에 잘 들어 가기만을 바랬던 것이죠...
그런데...사장님께서 폭주하셨습니다...^^;
알아서 깨진 보석 하나를 갈아주신 것 까지는 좋은데...
Molnija의 태엽이 싸구려 양철 재질이라는 것을 파악하신 사장님께서 태엽까지 스뎅으로 바꿔 놓으시는 열의를...^^
덕분에 돈 엄청 깨졌습니다...ㅠㅠ
JLC 889가 들어있어 오버홀 비용이 꽤 나오는 인게니어 3521을 같이 오버홀 의뢰 했는데 3521 오버홀비의 딱 2배 들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단지 태엽만 바꾸었을 뿐인데...
일단 와인딩 감각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양철 태엽일때는 감을때 텅-텅-텅-텅- 하는 정말 양철! 느낌으로 싸구려 무브먼트 감성을 느끼게 해 줬는데, 태엽을 바꾸니 또르륵 또르륵 부드럽게 잘 감깁니다.
거기에 태엽 개선으로 토크가 올라가서 그런지 정확성이 높아졌습니다! 초침이 없어서 정확히 측정은 못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시간 조정이 필요하지 않더군요.
가장 큰 차이점은 파워 리접이...32시간에서 무려 44시간 30분으로 대폭 상승했습니다.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사용에 문제 없을정도로 바뀌어서...마법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역시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시계는 명장에게로...^^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고...이렇게 무브먼트의 성능이 좋아지니...새삼 잉카블록이 없다는 점이 아쉽군요.
실사용에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대폭 성능이 개선되긴 했지만 떨어트리기라도 하면 대참사 예상입니다.
이상 고물 자랑이었습니다...^^
여러분 강추위 조심하십시요! 요즘 전 추위에 두꺼워진 복장에도 커다란 이녀석 차는 재미가 쏠쏠 하네요...^^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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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버거
2016.01.2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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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과비
2016.01.24 21:02
정말 대단하십니다. 리뷰해주신 글도 잘 읽었습니다. 많이 배웠고요...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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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2016.01.24 21:07
즐겨찾기 해놓고 보는 독자입니다 ㅎㅎ
오늘 포스팅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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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이MJH
2016.01.25 02:29
메인스프링 하나 바꿨다고 업글이 장난아니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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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림파
2016.01.25 11:42
정말 시계에 대한 견문을 넓히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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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84
2016.01.25 15:01
이런 포스팅이 아니면 접하기 힘들었을 지식들이네요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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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명자
2016.01.25 22:36
이렇게 하시는분들 정밀대단한거 같습니다 . 열정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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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덩치스머프
2016.01.26 01:17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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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2016.01.26 12:14
많이 배우고 갑니다. 싼 무브 이지만 코스메틱도 조금은 신경 쓴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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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X현
2016.01.26 12:26
쉽게 처리되신줄알았는데 뒤에서 저런 사정들이있었군요 ㅋㅋ 스와핑이란게 이론으론 이해되도 실제론 어려운 영역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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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표
2016.01.26 18:53
이건 뭐;; 추천은 안드릴수가 없는 포스팅인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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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13
2016.02.01 20:45
ㅋㅋ 당연하죠~와인딩감의 텐션은 거의 저 스프링에 의해서 좌우되는거 같습니다.~~뭔가 시덕(?)스러운 열정에~추천 꽝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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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y0002
2016.05.08 23:02
지식과 열정, 시계를 아끼는 마음이 대단하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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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대단한 열정과 지식에 놀랍니다 ~!
mdoc님의 포스팅을 보고있으니 몰랐던 캄푸쉬비머의 매력이 점점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