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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힘 : 대표모델, 컨셉, 디자인 그리고 무브먼트
 
 
 
 
 
프롤로그
 
개인적인 일로 오랜 동안 TF를 방문하지 못했네요....^^;;;
 
시계 매니아로서의 오랜 생활 때문인지....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시간들이었지만....
 
머리 속에서 시계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브랜드들의 역사와 현재에 대해 공부하고 자료를 모으면서....
 
언제든 가장 난해한 브랜드가 론진과 제니스 였습니다.
 
 
 
이들은 오메가, 롤렉스와 함께 중상급 브랜드들중 다양한 자사 무브먼트를 만들었던 대표적인
 
매뉴팩춰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제니스와 론진은 롤렉스나 오메가와 아주 다른 길을 걷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현대에서 론진과 제니스의 위상도 롤렉스와 오메가에 비해서 많이 밀리는 위치에 놓여 있는 듯합니다.
 
론진과 제니스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많은 시간과 자료를 필요로 하는 글입니다만....
 
여기서는 그 개요만을 간단히 논해볼까 합니다.
 
 
 
 
1. 대표 모델의 컨셉과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의 흥망
 
 
 
 
지난 주말 오랜만에 아주 푹 쉬면서 오랜만에 구글로 론진과 제니스에 대해 이런 저런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오랜동안 론진과 제니스에 대한 자료를 구하면서 사용한 키워드는 브랜드명과 주요 칼리버명이었습니다만....
 
이번에는 주요 모델로 조사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깨닳은 것이 론진과 제니스에게는 롤렉스의 서브마리너, 데이토나, 오메가의 컨스텔레이션, 씨마스터,
 
스피드마스터 같은 대표적인 모델이 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보다 작은 규모의 브랜드였던 유니버설 제네브만해도 컴팩스 등 다양한 크로노그래프 모델들이며 폴루터 같은
 
대표적인 자동 모델이 쉽게 떠오르는 데....
 
 
론진에는 플랙쉽, 애드머럴, 컨퀘스트, 그랑프리, 울트라크론 같은 모델명들이 떠오르건만 이 모델들에서 특별한
 
컨셉이나 디자인이 떠오르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물론, 1920년대와 1930년대 론진의 대표작인 윔즈 모델과 린드버그 모델이 존재합니다만....
 
손목시계의 전성기였던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론진을 상징할만한 컨셉과 디자인을 구비한
 
대표모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니스의 경우도 마찮가지 입니다. 포트로얄, 2000, 캡튼 등 다양한 모델들이 존재했었지만
 
엘프리메로 크로노그래프 이전에 제니스를 상징할만한 컨셉과 디자인을 가진 대표 모델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니버설 제네브 외에도 IWC의 경우 군용시계를 제외하더라도 Ingenieur와 Yachtclub라는 대표 모델이 존재했었고,
 
 
Heuer의 경우도 Carrera, Monaco, Autavia 같은 대표모델들이 존재했고
 
Breitling의 경우에도 유명한 Chronomat, Navitimer  같은 대표모델들이 존재했었습니다.
 
보다 작은 Vulcain 같은 중소 브랜드에서도 Cricket 같은 대표모델이 존재했었고....
 
Seiko도 GS와 KS 같은 크로노미터 컨셉과 개성적인 디자인을 가진 대표적인 고급 모델들이 존재했었습니다.
 
나아가 전자계산기 전문업체였던 Casio 조차 대표모델인 G-Shock 모델을 가지고 있는 데....
 
스위스 중상급 브랜드의 대표적인 브랜드들의 하나였으며, 탁월한 역사를 가진
 
론진과 제니스에서 1950년대와 1960년대를 상징하는 대표 모델을 떠올릴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기이한 경험이었던 것입니다.
 
론진에서 윔즈와 린드버그 이후 균일한 컨셉을 가진 모델이라면 울트라 크론이 하이비트 크로노미터를 상징하는 모델로서
 
오메가의 컨스텔레이션과 롤렉스의 데이트 져스트에 대응하는 모델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지만....
 
세이코의 KS  보다도 균질하지 않은 품질이 문제인 것입니다.
 
 
울트라 크론은 36000 bph의 하이비트 모델로 시작되었으나 이후 28800bph로 다운된 모델이 존재하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울트라 크론이 COSC 인증을 받아 다이얼에 "크로노미터"표기를 가진 것도 아니며(도리어 10 % 이내만 크로노미터 인증)
 
시계의 디자인에 어떤 균일한 특징이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울트라 크론을 제외한다면 Flagship과 Admiral을 대표적인 모델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이 2 가지 시계를 구분할 특별한 컨셉이나 디자인이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니스의 경우도 론진과 대동소이합니다.
 
 
 
제니스에서 유일하게 예외적인 존재가 Port Royal입니다.
 
현대에는 1970년대이후의 크로노그래프 모델로 인식되어 있지만....
 
1950년대와 1960년대 제니스의 최고급 크로노미터 모델이었습니다.
 
 
유명한 Caliber 135를 사용했으며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제니스의 최고급 시계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Caliber 135가 포트 로얄에 사용된 것이 아니며, 포트 로얄 역시 전량 Caliber 135 로 제조되지도 않았으며
 
대표 상품이라고 할 정도의 수량으로 제조되지도 못했습니다. (Caliber 135의 총 제조 수량이 11,000 개 정도이므로....)
 
결국 제니스 역시 1950년대와 1960년대를 대표할 만한 대표상품(플랙쉽 모델)을 만들지 못했던 것입니다.
 
 
물론, 제니스의 경우에는 1969년 자동 크로노그래프 개발후 "엘 플리메로"라는 대표적인 상품을 개발하므로써
 
그 후 현재까지 엘 플리메로라는 대표 상품을 플랙쉽 모델로 유지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론진의 경우는 1990년대 이후 잃어버린 20 년(1950~1969)의 영향으로 대표상품을 새로이 개척해야할
 
입장에 처해 있으며, 그 결과로 태어난 것이 소위 Master Collection인 것입니다.
 
 
그러나,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걸쳐 무브먼트만으로는 론진과 제니스만큼 다양한 무브먼트를 개발한
 
브랜드는 거의 없습니다. 론진의 경우는 수동과 자동 무브먼트에 걸쳐 이 기간중 가장 다양한 무브먼트를
 
설계하고 제조했던 브랜드이며, 제니스는 이 기간중 론진에 비해 개발한 무브먼트의 수는 적지만
 
그 성능에서만은 결코 오메가나 롤렉스에 비해 뒤쳐지는 수준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현대의 제니스에서 보듯이 탁월한 무브먼트(엘프리메로)를 가지고도 Rolex의 Daytona 같은 대표상품 하나를
 
개발하지 못했던 역사야 말로 이 브랜드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론진의 경우는 지금도 린드버그라와 윔즈라는 1930년대의 파일럿 컨셉과 디자인이 거의 유일한 자산인 셈입니다.
 
따라서, 지난 1950년대와 1960년대를 회고해 볼 때 현대에 성공한 브랜드로 남아 있는 브랜드들이란
 
대표 모델을 만들고 거기에 그 모델만의 컨셉과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브랜드들인 것이며,
 
그렇지 못했던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과거와 단절되어 신생 브랜드들처럼
 
새로운 대표모델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아가야 하는 입장에 놓인 것입니다.
 
 
 
2. 모델의 컨셉과 디자인 : 과거를 통해 발견하는 브랜드의 진정한 힘
 
 
1945년 롤렉스에서 데이트 져스트를 발매한 시점과 1954년 롤렉스의 서브마리너의 등장은 손목시계에서
 
크로노미터 컨셉과 프로패셔널 와치라는 컨셉을 도입한 중요한 시기로 보입니다.
 
 
오메가는 즉시 이를 알아차렸으며 그 결과 컨스텔레이션(롤렉스 데이트 져스트 대응)과 프로패셔널 와치 모델들인
 
씨마스터의 다이버 와치화, 스피드마스터, 레일마스터 등의 개발에 성공하게 됩니다만....
 
론진과 제니스는 당시 경영진의 무감각 때문에 자신들의 역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고급 크로노미터 플랙쉽 모델과
 
프로패셔널 와치 모델을 등장시키지 못하고 쿼츠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의 교훈은 현대에 와서 대표 모델과 컨셉과 디자인에 브랜드의 사활을 거는 시대를 가져오게 한 것입니다.
 
 
최근 Hublot에 이어 Ebel 이 중상급 브랜드로 재출발하기 위해 새로운 컨셉과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은
 
이러한 역사적 교훈을 제대로 읽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매니아들 사이에 논란이 많지만 IWC에서 자사 무브먼트 개발에 투자하는 이상으로 과거의 역사에서
 
컨셉을 찾고, 대표 모델들로 성장시킬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하여 라인업을 다빈치, 포르투기즈, 파일럿 와치, 인제뉴어,
 
다이버 와치 등으로 라인업을 행하는 과정이야 말로 미래에 살아남기 위한 합리적인 수순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론진이나 제니스에 호이어의 카레라, 모나코 혹은 브라이틀링의 크로노맷이나 네비타이머 같은 대표 모델이 존재했다면....
 
현대에 와서 태그 호이어나 브라이틀링 보다 한 단계 낮은 듯한 이미지가 생성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론진과 제니스는 1950년대와 1960년대 롤렉스, 오메가에 필적할만한 탁월한 무브먼트들을 만들었지만....
 
대표 모델을 만드는 데 실패했었던 것이고....
 
태그 호이어와 브라이틀링은 소규모 브랜드였던 탓에 자사 무브먼트를 개발하는 데 적극적이지는 못했지만....
 
롤렉스와 오메가에 의해 주도되었던 대표모델과 프로패셔널 와치 컨셉화를 잘 소화하여
 
대표모델들과 프로패셔널 모델들의 창조에 성공했던 것이고....
 
그 결과는 현대에 와서 엄청난 차이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에필로그
 
시계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이런 저런 글을 쓰면서도 무엇인가 논리적인 토대가 미약하다고 느꼈습니다만....
 
대표 모델, 모델의 특징적인 컨셉이라는 개념과 디자인을 조화시키는 것으로
 
시계의 디자인을 해석하고 브랜드의 전략을 들여다볼 새로운 분석툴을 얻었다는 느낌입니다.
 
앞으로 이런 새로운 개념을 통해 브랜드와 시계를 이해하는 다양한 글들을 시도해 볼 예정입니다....
 
 


관리자에 의해 2009-07-23 오전 12:17:20 에 [SwissBrand]게시판에서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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