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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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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하이엔드 워치메이커로 급부상중인 로랑 페리에(Laurent Ferrier)의 2014 바젤월드 리포트입니다. 


로랑 페리에는 파텍 필립에서 37년간 워치메이커로 근무했던 로랑 페리에 씨가 따로 독립해 지난 2010년 제네바에 설립한 브랜드이지요. 






연간 시계 생산량이 아직 100개가 되지 않을 만큼 극소량 생산만 고집하는 작은 규모의 공방형 브랜드이지만, 

등장과 동시에 그해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서 남성시계 부문을 수상하고, 전 모델 브장송(Besançon) 천문대서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는 등, 

여타의 독립 메이커들과는 차별화된 노력으로 유럽과 북미, 아시아 시장의 컬렉터 및 열혈 시계애호가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의 시계는 특유의 절제된 디자인과 오직 수공으로만 마무리된 무브먼트의 정성스러운 피니싱으로도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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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백발이 성성한 신사분이 바로 설립자이자 마스터 워치메이커인 로랑 페리에(Laurent Ferrier) 씨입니다. 

내년이면 우리나이로 칠순을 바라보시지만 너무나 정정하셨고, 잠깐 인사만 나눴을 뿐인데도 그 표정과 목소리에서 카리스마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부스를 방문했을 때도 이미 옆 방에서 홍콩에서 온 바이어들을 상대로 하고 계셨고 또 다른 미팅이 계속 예약돼 있어서 

아쉽지만 신제품 관련해선 페리에 옹이 아닌 CEO 실베르 드몽새(Sylvère Demonsais) 씨가 대신 설명해주었습니다(하단 사진 속 인물). 






- 작년 8월 초 로랑 페리에의 새 CEO로 영입된 실베르 드몽새 씨는 약 17년간 리치몬트 그룹 해외사업부에서 경력을 쌓은 뒤, 

  쇼파드와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드 그리소고노(De Grisogono)에서 근무하다 로랑 페리에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장 먼저 살펴본 시계는 로랑 페리에의 첫 성공작인 갈렛 클래식 투르비용 더블 스피럴(Galet Classic Tourbillon Double Spiral)입니다. 


다이얼 색깔과 케이스 소재만 제외하면 그 시계가 다 그 시계 같아 보여서ㅋ 사실 어떤 모델이 정확히 신모델인지 헷갈릴 소지가 큰데요. 

위 사진 속 좌측의 두 시계, 그러니까 기요셰 패턴이 새겨진 실버톤 그레이 다이얼과 가운데 실버 그레이 다이얼 모델이 신제품입니다. 

제일 우측의 레드 골드 케이스 & 아이보리톤 그랑푸 에나멜 다이얼 버전은 기존에도 있던 모델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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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렛 클래식 투르비용 더블 스피럴은 그 이름 상으로는 투르비용이라고 하지만 보시다시피 다이얼 전면에 투르비용 케이지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이는 로랑 페리에가 파텍 필립 출신임을 상기하면 바로 수긍이 가는 부분인데요. 왜냐면 파텍 필립 모델 중에도(곤돌로) 비슷한 형태의 시계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오픈 워크로 투르비용을 드러내지 않는 다른 이유 중에는 또 이러한 형태가 자외선을 차단할 수 없어 윤활유를 빠르게 산화시키고 부품도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딱히 그렇게 크게 수긍이 가는 설명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미적인 요인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유의 정제된 클래식 디자인을 흐트러트리고 싶지 않았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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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랑 페리에 갈렛 클래식 라인은 모두 같은 사이즈와 형태의 케이스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계의 미려한 윤곽(Contour)을 한번 자세히 보시지요. 


지름 41mm의 18K 화이트 골드 아니면 레드 골드 케이스로 제작되었으며, 특유의 둥글둥글 우아한 케이스와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탈이 조화롭습니다. 




필립 듀포의 심플리시티도 연상시키는 아주 정갈한 다이얼 디자인도 일품입니다. 

다이얼 색상이나 소재 마감은 비교적 종류가 다양하며, 그렇다고 눈에 띄게 확 튀는 색상은 없고 전부 다 중후하면서도 보수적인 베리에이션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아워마커는 세로로 길쭉한 로만 인덱스 아니면 눈물 방울(Teardrop)을 형상화한 바통형 인덱스를 사용하며, 

케이스 소재와 동일한 골드로 제작된 긴 창 모양의 시분침(핸즈)은 애써가이 형태(Assegai-shaped)라고 명명하고 있네요. 






올해 새로 추가된 모델 중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버전도 있었구요. 






갈렛 클래식 투르비용 더블 스피럴의 케이스백/무브먼트 모습입니다. 

제 사진이 허접해서 대략 난감스러울 따름입니다. 양해 바랍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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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먼트는 잘 나온 공식 사진으로 다시 보시지요.  



인하우스 수동 투르비용 칼리버인 LF619.01를 탑재했습니다. 

무브먼트 직경 31.6mm(14리뉴)에 두께 5.57mm로 비교적 넉넉한 사이즈로 제작되었으며, 
진동수 3Hz(21,600Vph)에 80시간 파워리저브 시간을 자랑합니다. 


투르비용 케이지를 포함한 이스케이프먼트 파츠 역시 로랑 페리에가 직접 새로 설계, 제작한 것이며, 

1801년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처음 사용한 더블 밸런스 스프링(Double balance-spring) 형태를 계승한 점도 특징적입니다. 

밸런스 스프링 재질 자체도 브레게 오버코일입니다. 






- 로랑 페리에 제네바 워크샵을 확인할 수 있는 관련 커머셜 영상입니다. 

  규모는 단출하지만 무늬만 하이엔드 지향이 아닌 진짜 하이엔드 시계를 만드는 공간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랑 페리에는 10명 남짓의 워치메이커 외에도 베벨러(Beveller)와 다이얼 메이커를 따로 두고 있습니다. 

베벨러는 말 그대로 베벨링을 전담하는 사람들, 즉 무브먼트 각 파츠를 수공으로 다듬는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플레이트와 브리지 각 모서리 각을 부드럽게 다듬고(앵글라주), 다이아몬드 페이스트로 미러 폴리싱을 추가하지요.  

이들은 때로는 밸런스콕에 인그레이빙을 새기는 등, 암튼 무브먼트의 피니싱 관련한 전반적인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갈렛 클래식 투르비용 더블 스피럴 컬렉션 관련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http://www.laurentferrier.ch/en/lf-collection/galet-classic/






- 약 3년 전에 공개된 갈렛 클래식 투르비용 더블 스피럴 관련 커머셜 영상도 관심 있는 분들께선 한번 감상하시구요. 





 

다음으로 살펴볼 신제품은 갈렛 시크릿(Galet Secret) 컬렉션의 익셉셔널 피스들입니다. 


갈렛 시크릿은 크라운의 푸시버튼을 누르면 다이얼의 부채살 모양이 서서히 열리면서 그 안에 감춰진 이중 다이얼 형상이 드러나는 구조입니다. 

역시나 수동 투르비용 모델이며, 인하우스 칼리버 FBN 916.02를 탑재했습니다. 기본 갈렛 클래식의 개량형에 해당되는 칼리버인 셈입니다. 





2012년과 지난 해에는 드래곤(용)을 형상화한 일련의 모델을 발표했는데, 

올해도 용 버전은 추가됐지만 이전처럼 누금세공 방식으로 제작한 황금용이 아닌 비취(옥)로 제작한 용입니다(상단 첨부 사진 참조).


그리고 누금세공 버전으로는 독수리(아님 매?) 형상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올해 말의 해이기도 하니 말 형상으로 제작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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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모델이 2013년 발표한 갈렛 시크릿 드래곤. 

  같은 해 마이센(Meissen) 도자기로 다이얼을 제작한 청룡 모티프의 갈렛 시크릿 시계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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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윽한 밤하늘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또다른 갈렛 시크릿 모델. 




 



다음으로 살펴볼 신제품은 로랑 페리에서 가장 판매 실적이 좋다는 갈렛 마이크로-로터(Galet Micro-Rotor) 컬렉션입니다. 


지난 2012년에 런칭한 모델로 기존 갈렛 클래식 투르비용 더블 스피럴의 다운 그레이드 & 오토매틱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다크 블루톤 다이얼이 추가되었군요. 지름 40mm 케이스 두께 10.7mm로 전 모델 사이즈는 같구요. 18K 화이트 골드 or 레드 골드 케이스로만 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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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모델이 올해 처음 선보인 다크 블루 다이얼의 갈렛 마이크로-로터 시계. 






- CEO가 착용한 갈렛 마이크로-로터 실버 다이얼 모델. 





- 케이스백/무브먼트 실사는 대략 이렇습니다. 


인하우스 자동 FBN 229.01 칼리버를 탑재하고 있구요. 무브먼트 직경 31.6mm에 두께 4.35mm로 마이크로 로터 설계의 영향을 받아 비교적 얇은 두께를 구현했습니다. 

파워리저브 시간은 72시간이며, 새로 개발한 더블 다이렉트-임펄스 이스케이프먼트(Double direct-impulse escapement)와 실리콘 레버를 장착해 내구성을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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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랑 페리에의 무브먼트는 백마디 말보다는 제대로된 접사 사진을 여러 장 보시는 게 더 효과적일 듯요. 고로 공식 무브먼트 사진도 함께 보시지요. 





- 갈렛 마이크로-로터 컬렉션에 탑재된 FBN 229.01 칼리버의 작동 모습과 조립 과정이 담긴 공식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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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아라빅 인덱스 버전의 갈렛 마이크로-로터 모델도 추가되었습니다. 


위 사진으로 보시다시피 베이지톤이 도는 실버 다이얼과 블랙 다이얼로 각각 선보이구요. 그외 다른 스펙은 기존 모델과 동일합니다. 방수는 30m. 


- 갈렛 마이크로-로터 관련 보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http://www.laurentferrier.ch/en/lf-collection/galet-micro-ro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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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 제품 이미지로 보시면 이렇습니다. 

   좌측은 18K 화이트 골드, 우측은 레드 골드 케이스입니다. 근데 어째 볼수록 주른의 시계가 오버랩 되는 건 저뿐인가요?! ㅋ 






올해 새롭게 추가된 갈렛 레이디 모델이구요. 

마더오브펄 소재를 마케트리(상감) 기법을 활용해 입체적으로 제작했습니다. 실제로 보면 색감을 참 은은하니 고급스럽게 잘 뽑았더라구요. 

케이스 측면에 일렬로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디테일도 멋스러웠고, 다이얼 색상과 맞춘 각각의 젬스톤을 카보숑컷으로 세팅한 크라운 형상도 시계와 왠지 잘 어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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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 제품 이미지로 보시면 또 느낌이 이렇습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신제품은 갈렛 트레블러(Galet Traveller)입니다. 


노모스의 탕고맛 GMT 모델도 살짝 연상시키는 매우 심플한 형태로 듀얼 타임을 보여주는 모델입니다. 

3시 방향 윈도우가 날짜를 표시하고, 9시 방향이 홈타임을 가리키지요. 

로랑 페리에 특유의 미니멀한 레이아웃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적절하게 GMT 기능을 더한 센스가 느껴집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실버와 다크 그레이톤 다이얼에 미묘하게 바뀐 색상으로 추가되었으며, 앞서 갈렛 마이크로-로터와 마찬가지로 블루 다이얼이 처음 도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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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 제품 이미지로 보시면 이런 느낌이구요. 






무브먼트는 갈렛 마이크로-로터에 쓰인 FBN 229.01를 베이스로 수정한 LF 230.01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직경은 두 무브먼트가 같은데, 두께가 확실히 두꺼워졌습니다. LF 230.01는 무브먼트 두께가 5.8mm 입니다. 파워리저브 시간도 살짝 늘어나 80시간이구요. 


- 갈렛 트레블러 관련 보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http://www.laurentferrier.ch/en/lf-collection/galet-trav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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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로랑 페리에는 비록 새로운 칼리버는 추가하지 않았지만, 기존 컬렉션의 베리에이션을 소폭 확장하면서 내실을 다졌습니다. 


국내 시계애호가들에겐 아직 생소한 워치메이커이지만 아주 깐깐하게 정석으로만 시계를 만드는 업체이고, 

또 각 컬렉션별 희소성도 잘 유지하고 있어서 앞으로가 더욱 주목되는 브랜드입니다. 


어찌됐든 아름답고 정성이 담긴 시계는 그 자체로 경탄을 자아내며 감상의 묘미가 상당합니다. 

로랑 페리에의 시계 역시 비록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내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눈을 뗄수가 없게 만드는 면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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