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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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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렉스 그린 밀가우스
Rolex Milgauss 116400GV





 오늘날 명품시계로 대중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브랜드가 로렉스라는 것은 마니아들도 모두가 인정하는 명제일 것입니다. 보통 ‘마니아 선호 브랜드’가 대중성을 함께 가지고 있는다는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 로렉스는 ‘마니아’들과 이른바 ‘겉핥기’로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조화가 이상적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색깔의 브랜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데이트저스트나, 텐포인트, 서브마리너를 필두로 딥씨, 씨드웰러, 익스플로어 그리고 데이토나까지……. 시계를 좋아하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가지게 되는 편견을 여지없이 깨주는 브랜드. 어릴적부터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던 어떤 동경을 실현시켜주는 브랜드. 마니아들에게도 인정받는 브랜드. 이런 이미지들이 브랜드 로렉스의 대표적 단상일 것입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대중성과 마니악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시계, 밀가우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인 그린 밀가우스에 대하여 리뷰를 해보려 합니다.



 



 


유래


 ‘밀가우스’란 이름은 1,000을 뜻하는 프랑스어인 Mille과 독일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칼 프레드릭 가우스의 이름을 딴 자기장의 단위 Gauss가 만난 합성어입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밀가우스의 항자기성 능력은 1,000 Gauss입니다. 보통 생활 항자기 시계라 하면 60 Gauss 라는 기준치를 가지고 있는데, 밀가우스는 1,000 Gauss는 수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상 생활보다 조금 더 자기장 노출이 잦은 전문가를 위한 항자기성 시계입니다. (항자기 시계에 대한 역사는 조금 뒤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덧붙이면, 오늘날 기계식 시계는 자기장에 취약한 편입니다. 특히 기계식 시계에서 등시성을 담당하고 있는 헤어스프링이 가장 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헤어스프링이 자기장의 영향으로 자성을 띄게되면 꼬여버리거나 끊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죠. 평균적으로 가정제품의 자기장 방출량은 0.5 Gauss 정도(생활 자기 방출 정도), 영구자석의 경우 25 ~ 100 가우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의료기기의 경우 보통 1000 가우스가 넘는 자기장을 방출합니다. 자기장 같은 경우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하여 그 수치가 줄어들기 때문에 시계와 멀리 사용할수록 좋으며, 자석이나 스피커 근처에 시계를 두는 일은 없는 것이 좋겠습니다.



 


밀가우스 케이스백


 

역사



 

 2007년 BASEL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밀가우스는 항자기성에 대한 브랜드간의 경쟁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오차가 적은 시계에 대한 경쟁이 세이코의 약진으로 스위스의 저력을 더이상 과시할 수 없게 될 무렵. 스위스 브랜드들은 다른 브랜드보다 다양한 이미지 우위를 구축하기 위해 더 프로페셔널하고, 더 모던한 시계의 상징이 되고자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파일럿 워치나 다이버 워치, 밀리터리 워치 등 오늘날 흔히 접할 수 있는 ‘전문가 시계’의 라인업은 당시 브랜드들의 치열한 경쟁의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도들은 분야를 건너고 건너 1846년 바쉐론콘스탄틴의 오버시즈를 시작으로 항자기(抗磁氣) 시계에 대한 경쟁으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많은 브랜드들이 항자기 시계의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자 노력했습니다. 예를들자면, 바쉐론콘스탄틴의 오버시즈(Overseas)를 시작으로 지금은 보기 힘든 파텍필립의 아마그네틱(Amagnetic), 오메가의 레일마스터(Railmaster), IWC의 인게뉴어(Ingenieur), 로렉스 밀가우스(Milgauss)가 대표적인 경쟁 라인업이었습니다. 이들 중에서도 항자기 시계의 최고봉에 오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던 두 브랜드가 있었는데, IWC와 로렉스였습니다. 애석하게도(로렉스 리뷰이기에^^;), 항자기 성능 대결의 결과는 IWC의 압승이었고, 결국 1954년 ref. 6451로 그 시작을 알렸던 밀가우스는 1988년까지 30년 동안 단 두 모델만을 생산하고 단종되기에 이르렀습니다.



 

1954년에 출시된 ref. 6451 Rolex Milgauss




 비록, IWC가 항자기성 시계 대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얻어냈지만, 승리자의 사정도 좋지는 않았습니다. Antimagnetic 시계는 구조적 특성으로 인한 두꺼운 케이스와 소수의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밖에 없다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었고. 결국 Antimagnetic watch 붐은 일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그 뒤 2007년 BASEL이 오기까지, Antimagnetic Watch는 ‘비주류 시계’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다닐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망의 2007년, Antimagnetic 시계는 로렉스라는 브랜드 네임 아래 ‘비주류’라는 불미스러운 꼬리표를 당당하게 벗어던지는데 성공합니다. 로렉스 밀가우스. 이는 20년 만에 갱신되는 반가운 라인업이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모두를 사로잡는 매혹적인 디자인이 되어 돌아와 ‘밀가우스’의 부활을 마니아들에게 톡톡히 각인시키켰습니다. 단종 후 30년, 출시 후 1년 만에 로렉스의 인기 제품으로 확실하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그 입지를 굳히게 됩니다.





그린 밀가우스 (ref.116400GV)

 

 

무브먼트

 

 

 밀가우스의 무브먼트는 Cal. 3131이 사용되었습니다. 이 무브먼트는 익스플로어, 에어킹에 사용되었던 Cal. 3130의 개량형으로 기존 헤어스프링이 파라크롬 블루 헤어스프링으로 교체된게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헤어스프링의 추가와 약간의 수정만으로 Caliber number가 바뀌는 것이 아이러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파라크롬 블루 헤어스프링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로렉스의 작품입니다. 보르자크, 쏠 파트릭, 발데르 피에르 알랭이 개발한 이 헤어스프링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5년간의 연구기간을 거쳐 탄생되었는데, 냉간 압연을 통해 약 25%의 지르코늄과 85% 정도의 니오븀을 혼합하여 2400°C, 5000V 의 강도로 한시간에 20cm 정도의 속도로 일정하게 코일을 뽑아내어 완성합니다. 고온, 고전압에서 합금 배율이 일정하며, 얇은 코일을 일정하게 뽑아내는 것은 어려운 기술입니다. 때문에 이 헤어스프링은 개발이 완전히 완료된 1998년부터 지금까지, 완성품의 특허뿐만 아니라 제조 공법 전체를 특허로써 보호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헤어스프링은 타사의 그것보다 충격과 항자성에 탁월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가히 로렉스의 ‘역작(力作)’이라고 표현할 만 합니다.




파라크롬 블루 헤어스프링



 파라크롬 블루 헤어스프링이 사용된 모델로는 코스모그라프 데이토나(Cal. 4130, 2000년~), GMT 마스터(Cal. 3186, 2005년~), 밀가우스(Cal. 3131, 2007년~), 딥씨, 씨드웰러(2008년~), 데이데이트 II, 신형 서브마리너(2009년) 등. 이 헤어스프링은 매년 꾸준히 로렉스의 신제품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로렉스와 준하거나 그 이상인 몇몇 상급 브랜드들이 에보슈 헤어스프링을 공급받아 무브먼트를 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 마니아라면, 이 부품이 단순히 로렉스 자사 헤어스프링이 아니라, 로렉스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독보적인 무브먼트 심장이라는 사실을 쉽게 공감하실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페러데이 케이스 뚜껑부분.
위로 새겨진 B는 단위 면적당 지나가는 자기장의 수(자속밀도)를 의미하며,
쉽게 설명하면 '내가 자기장 보호 케이스다'라고 씌여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3131 무브먼트는 파라크롬 블루 헤어스프링 외에도 Cal. 3130이 가지고 있었던 고질적인 단점인 부족한 파워리저브를 6시간 정도 증가시켰으며, 항자기 무브먼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페러데이 케이스(Faradayscher Käfig) 를 사용하여 보다 완벽한 항자기와 방수를 보장합니다. 페러데이 케이스는 외부로부터 자기장을 보호하는 케이스로 연철이 주 소재로 사용되는데, 무브먼트가 자성영역(Magnetic field)에 들어갔을 때, 연철 내부의 자유 전자의 이동으로 자기장 효과를 감쇄시키는 특성으로 내부를 보호해줍니다. 아래에 Cal. 3131의 스펙을 간략하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Rolex Caliber 3131

종류

자동 무브먼트(양방향 와인딩 시스템)

이스케이프먼트

스톤레버 이스케이프먼트

헤어스프링

파라크롬 블루 브레게 헤어스프링

벨런스휠

글루시듀르 벨런스 휠

기능

스윕세컨즈, 무브먼트 핵기능

크기

직경 28.5mm, 두께 5.37mm

보석 수

31 Jewels

진동수

시간당 28,800진동 (8Hz)

파워리저브

48시간

제작연도(사용모델)

2007년(Rolex Milgauss)

기타

COSC인증, 쇽 프로텍션

 

 

 

케이스

 

 

 로렉스의 케이스는 다른 브랜드의 그것과 비교되어 마니아들의 입에서 다양하게 해석되는 논쟁거리라(낙천적으로 본다면 상징) 할 수 있겠습니다. 경험해본 시계가 많지는 않지만, 흔히 ‘하이엔드’라 불리는 JLC, AP, 블랑팡, 랑에부터 IWC, 파네라이, 론진, 태그호이어, FC, ML, 오리스 등, 약 40여개 브랜드의 케이스의 느낌을 기억하고 있는데, 로렉스의 케이스는 이들 시계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날이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기모델인 서브마리너, 딥씨, GMT 마스터 그리고 이번 리뷰의 소재인 밀가우스까지……. 제가 기억하는 로렉스의 시계 케이스는 모두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옆면이나 브레이슬릿은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지만, 케이스 하단부 모서리는 제법 각이 있는 편으로, 손으로 ‘스윽’하고 문질렀을때 그 느낌이 손가락 끝에 제법 오랜시간 남아있습니다. 이 날카로움에 손을 베거나, 잘못 움직여 팔목을 찍힐 가능성은 추호도 없습니다만, 시계를 손목에서 풀어 자주 가지고 노는 예민한 마니아들은 한번쯤은 기억 할만한 소재거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 볼록한 케이스백이 케이스 모서리와 손목의 마찰을 극소화 시켜줄 뿐 아니라, 손목에서 시계의 이동을 부드럽게 해주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케이스가 신경 쓰일 일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오랜 기간 로렉스의 베스트 셀러인 서브마리너나 데이토나의 케이스 날이 유저에게 실질적인 하자로 작용한 적이 한번도 없다는것이 좋은 사례가 되겠군요. )



 



 디자인적으로 밀가우스의 케이스를 접근해보면,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이라고 정리 할 수 있겠습니다. 케이스는 유광 부분이 많아 자연광과 밝은 조명에 강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계가 너무 화려하거나 복잡하면 손목 위에서 ‘싼티’를 뿜어내는 경우를 종종 발견하는데, 밀가우스의 케이스는 유광의 비율이 높아 번쩍임이 제법 있음에도 특별한 굴곡이나 디자인을 케이스에 더 추가하지 않아 미끈하며 잘 정돈되어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굳이 느낌을 비교하자면, 서브마리너와 데이트저스트 사이 정도의 화려함이라고 묘사할 수 있겠습니다.

 연철이 들어가는 페러데이 케이스의 특성상 시계 자체의 무게가 제법 나가는 편이며, 흡사 그 느낌은 여타 금시계들과 비슷했습니다. 아직까지 밀가우스가 SS로만 생산되는 이유를 이해할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브레이슬릿

 

 

 
 
 브레이슬릿은 유광과 무광이 혼합된 오이스터 브레이슬릿입니다. 익스텐션(다이버 익스텐션과는 다른 시스템입니다.)시스템이 상당히 독특한데, 쉽게 설명하자면, 드라이버를 사용하여 한칸씩 분리하고 재조립을 하지 않아도 반칸 정도를 손쉽게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가죽시계나, 브레이슬릿 시계를 타이트하게 착용하는 유저라면, 매번 같은 칸에 시계를 착용하는데도 팔목에 감기는 스트랩(브레이슬릿 포함)의 느낌이 낮 다르고 밤 다름을 느끼실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유저들에게 꼭 끼는 시계는 어느 때는 쾌적하기도 하지만, 어느 때는 시계를 벗어 던져버리고 싶으리만치 거추장스러움을 유발시킵니다. 개인적으로 밀가우스를 사용하면서 이 시스템에 크게 감동받았고, 사용하면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꼭 끼는 시계의 느낌이 필요할 때, 조금 느슨한 느낌이 필요할 때. 사용자만을 위한 느낌을 찾아 언제든지 유연하게 조절이 가능한 멋진 브레이슬릿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이얼

 

 

 그린 밀가우스의 다이얼은 글라스를 빼 놓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입니다. 밀가우스의 글라스는 일반적인 글라스와는 다르게 테두리에 밝은 녹색빛을 두르고 있습니다. 또한 글라스는 완전 평면 글라스를 사용함으로써, 어느 각도, 어떤 방향에서든지 시원한 시야를 확보해줍니다.





평면 글라스는 어느 방향에서든 시원한 시야를 확보해 줍니다.


 그린 밀가우스의 다이얼은 첫눈에 시선을 잡아 끄는 확실한 매력이 있습니다. 40mm 짙은 녹색 빛깔의 캔버스 위로 치밀하게 자리한 윤기 흐르는 바형 인덱스. Milgauss 라는 글자와 3, 6, 9시 방향에 위치한 살구 빛깔들의 대칭. 그리고 그 위를 유유히 흐르는 번개 모양의 스윕 세컨즈가 Glimpse(흘끗 봄, 일견) 했을 때 가장 먼저 들어옵니다.
 
 

 
 밀가우스의 다이얼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일견(一見; Glimpse)이 아름다운 다이얼이라고 정의내리고 싶습니다. 이 일견은 어떤 조명, 어떤 상황 아래에서도 항상 만족스러운 태를 보여줍니다. 다이얼의 짙은 녹색빛은 밝은 조명아래서는 그 본연의 색을 보여주다가도 주변이 어두워지면 심연의 검은 빛을 보여줍니다. 인덱스 주변을 감싸고 있는 로듐은 광원이 머물고 갈 때마다 매끄러운 광택을 여과 없이 담아냅니다. 주변이 밝을 때는 화려하다가도, 조금만 어두워지면 깔끔한 모습을 드러내고, 완전한 어둠이 오면 다시금 그 존재감을 확인시켜주는 멋진 다이얼입니다.

 


야광의 지속시간은 생각보다 길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밝지만 10분 내지 15분이 흐르면 야광의 '흔적'들이 남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방수능력과 조작

 

 

밀가우스는 스크류락 용두를 사용하며, 방수능력은 100m입니다. 스크류락 용두이기 때문에 용두 조작을 위해서는 다이얼을 중심으로 시계 반대방향(수동감기 반대방향)으로 돌려서 용두를 뽑아야 합니다. 타임온리 시계이기에 스크류락을 해제한 상태에서 0단은 수동감기, 1단은 시간 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수동감기는 그 소리가 가볍고 경쾌합니다. 용두를 감을 때마다 들리는 클릭음은 이때까지 경험해봤던 자동시계의 느낌보다는 NOMOS 탕겐테, FC 310과 같은 수동 시계를 감는듯한 기분이었습니다. 풀와인딩시는 그 전과 후의 느낌 차이가 분명한 편이어서, 실수로 오버와인딩을 할 염려도 거의 없습니다.





 로렉스의 장점을 가득 담아내고 있는 밀가우스에서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사이즈 같은 개인적인 요소는 배제하고) 시간을 조정할 때 그 느낌이 너무 두텁다는 것 입니다. 시간 조정 후 분침이 밀려버리거나 튕기는 현상은 발생하지는 않지만, 조정을 위해 용두를 돌릴 때마다 묵직한 쇠구슬을 굴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는 무브먼트로부터 용두까지 케이스 두 개를 지나가면서 방수까지 보장되어야 하는 용심의 구조적 한계 때문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겠습니다.



 


 
 

정리하며..



 사실 그린 밀가우스는 시계 자체의 의미보다는 그 외적 요소에 대해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큰 시계입니다. 2007
년 BASEL에서는 없어서 못팔았을 뿐 아니라, 2년간의 웨이팅 기간을 감내해야되는 로렉스의 떠오르는 프리미엄 시계이기도 했었고, 지금은 물량이 풀렸다는 얘기나, 프리미엄의 거품이 거품을 사그라뜨리는 역효과가 난다는 얘기 등. 이 시계에 가치에 대한 답 없는 논의는 출시 후 지금까지도 꾸준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금전가치적인 영역을 잠시 가리고 보았을 때, 즉 시계 자체만 보았을 때, 밀가우스는 이미 항자기성 시계 영역에서 ‘프로페셔널 엘레강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굵직한 시계로 그 이름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켰으며, 출시 후 2년이 지나가는 지금까지도 그 인기와 아름다움이 유지되고 또 전해지고 있습니다. 물건의 가치를 높여주고, 그 가치를 대변하는 '황금'이 되려 이 시계의 아름다운 의미와 가치를 가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진짜 프리미엄은 논리로 결정되는게 아니라는 사실과, 시계의 가치가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유저들이 많아진다면, 밀가우스는 경제 논리라는 사치스러운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진정한 마니아의 손목을 빛내주는 시계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고있는 신사의 시계로 바람직하게 승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전하며, 이번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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