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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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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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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포럼에서는 파네라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일부러 리뷰를 하지 않았다가 리뷰 모델의 형평성(?) 문제와 가장 활동이 많은 포럼의 대표적인 모델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껏 제가 했던 이야기의 반복이 될 수도 있는데 파네라이의 플레그쉽 모델은 이런 것이다 라는 정리을 하고자 하니 이점 이해하여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파네라이라는 메이커는 이탈리아 해군에 정밀 측정 기기를 납품했던 곳입니다. 간간히 라인업에 등장하는 수중용 나침반이나 기압계와 같이 시계와 무관해 보이는 존재들은 파네라이의 과거를 안다면 왜 그것들이 라인업에 들어가야 하는지 이해가 됩니다. 당시의 기준이라면 시계는 그들이 납품하는 품목의 하나에 불과하죠. 2차 세계대전과 같이 큰 전쟁이 끝나고 세월이 흐르면서 군과의 거래가 예전 같지 않았는지 민간용 시장에 뛰어 들게 되는데 크고 투박한 파네라이의 시계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합니다. 현재의 파네라이를 이끄는 CEO 안젤로 보나티는 파네라이 지금을 있게 한 장본인의 한 명으로 지금의 자리에 있기 이전 그는 까르띠에 이탈리아의 사장이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초기의 파네라이의 생산을 까르띠에의 공장에서 했다고 하는 이야기는 그러한 연유에서 일겁니다.

 

 

 

파네라이가 민간용 판매를 위해 만들게 된 것이 PAM 111과 같이 생긴 루미노르라 부르는 쿠션 케이스 모양을 한 두꺼운 시계입니다. 양산을 위해 오리지날 루미노르의 라인을 단순화 시킵니다. 단순한 라인을 갖추게 된 현대의 루미노르 케이스는 쇳덩이 같이 묵직한 양감이 눈으로 느껴집니다. 사용을 하면서 입게 되는 영광의 상처들. 스크래치, 딩과 같은 각종 상처가 더해 지면서 더욱 양감이 강해지는 것이 매력입니다. 이렇게 크고 두껍고 무거운 쇳덩이가 인기 만점의 시계로 자리잡기까지 그리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민간용 시장에 처음 등장해 생소하기도 했겠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사이즈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헐리웃의 실베스타 스텔론 (눈이 나쁜 그가 잘 보인다는 이유로 구입) 등의 스타가 착용을 하며 노출이 잦아지면서 일순 폭발적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붐을 타게 됩니다.

 

리뷰의 주인공은 PAM 111로 이것은 모델 넘버입니다. 모델 이름으로 각각의 라인을 구분 지을 수 있는 대다수의 시계 메이커와 달리 히스토릭, 컨템퍼러리, 메뉴팩쳐로 나눌 수 도 있고, 케이스 형태에 따라 루미노르, 라디오미르로 나눌 수 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각 모델 하나 하나가 라인을 이루고 있을 정도로 독립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처음 파네라이를 접하면 비슷비슷해서 모델을 구분하기도 어려운데 구분 체계조차 모호한 마당에 숫자로만 이야기를 하니 무슨 암호 같죠. 익숙해지는 것이 살길 입니다만여튼 루미노르, 라디오미르 이야기가 나와서 잠깐 짚고 넘어가면 지금은 케이스 모양으로 둘을 구분하지만 원래 이것들은 파네라이가 개발한 야광 염료의 종류로 과거의 구분 기준입니다. 지금은 그것이 무색하게 루미노바를 사용하고 있지만요. (일부 트리튬 사용)

 

시계 메이커로서 체계가 없다시피 했던 파네라이라 플레그쉽 모델을 비롯 전체적인 퀄리티의 업그레이드가 계속 이뤄집니다. 씨리얼 A로 시작한 PAM 001이 지금의 PAM 111이 되기 까지 많은 변화가 있어 왔습니다. 유광 크라운 가드를 무광으로 바꾸는 것과 같은 작은 것에서 다이얼, 무브먼트를 수정하는 등의 큰 내용도 포함되어 있죠. 현재의 111 H 씨리얼 (2005) 을 기점으로 완성형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브먼트가 되는 ETA(UNITAS) Cal.6497은 회중시계에 사용되는 16 1/2 리뉴의 아주 큼직한 무브먼트입니다. 롤렉스의 회중 무브먼트를 이용해 시계를 만들었기 때문에 44mm를 꽉 채울 무브먼트는 이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었을 겁니다. PAM 001에서 PAM 111로 모델 체인지가 한번 되는데(E 씨리얼, 2002), 이 때 무브먼트는 큰 변화가 생겨납니다. 별 다른 수정이 없이 6497을 사용하다가 롤렉스의 Cal.618과 유사하도록 브릿지를 바꾸고, 고급의 스완넥 레귤레이터를 달고, 헤어스프링은 니바록스 1등급에, 18,000 -> 21,600bhp로 진동수를 올리면서 6497로는 정말 드물게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습니다. 그리고 파워리져브도 56시간으로 늘어납니다. 그 덕분에(?) 크라운을 감을 때의 저항감은 상당히 강해지게 되었지만요. H 씨리얼이 나오면서 브릿지는 제네바 스트라이프로 가공됩니다. 그 전까지는 까르띠에에서 영향을 받은 듯한 피니싱이 되어 있었습니다.

 

 

무브먼트 표면의 피니싱은 아마도...

 

 

이 회사에서 보고 배워서 그런걸지도...

 

큼직한 것 위주로 정리를 해보면 PAM 111의 변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A ,B(일부) 씨리얼 트리튬 야광. OP II (무수정 ETA 6497)

B 씨리얼 일부에서부터 루미노바 야광으로 변경

E 씨리얼 – OPXI (수정 6497)로 수정 무브먼트 사용, 씨스루 백, 모델명 PAM 111

H 씨리얼 샌드위치 다이얼 (이중 구조 다이얼), 무브먼트 피니싱 변경

 

OP XI에 대해서는 6497로서는 다른 데서 찾아보기 어려운, 아주 멋지게 수정이 된 무브먼트로 파네라이 유저가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루미노르 케이스의 인기는 빅 사이즈가 제공하는 (그 두꺼운 손목을 가진 서양인들이 38mm 직경의 앙증맞은 시계만 차고 다닌 것에 대한 울분을 파네라이로 탈출구를 찾았던 것일까요? ㅎㅎㅎ) 만족감, 큰 케이스를 더욱 주목할 수 있게 만드는 완벽한 케이스 피니싱에도 있을 것이며, 심플함에 재미를 곁들여 놓았기 때문일 겁니다. 타임 온리의 심플한 시계는 여간 해서 질리지 않지만 소금과 같은 양념이 조금은 필요한 법입니다. 소금 역할을 크라운 가드가 해내죠. 남자의 장난감인 시계지만 이 장난감은 조작이 가능한 부분은 고작 크라운뿐으로 이도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면 움직일 이유가 없습니다. 원래 크라운 가드는 말 그대로 크라운을 보호하고 방수 기술이 열악했던 때 방수를 위한 방법론의 하나였지만 지금은 크라운 말고도 만지작거릴 수 있는 또 하나의 부분입니다. 이는 변신 로봇을 가지고 놀았던 과거를 지닌 남자의 마음을 살살 건드리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씨스루 백을 하면서도 300미터 방수가 되는 것도 이채로운 점이죠. IWC와 같이 2000m 방수가 된다는 시계가 3500m가 넘는 수압을 비공식 실험에서 견뎠다는 귀가 솔깃해 지는 이야기를 바라는 것은 어렵겠지만 보는 즐거움과 훌륭한 방수 성능을 갖춘 것에 대해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PAM 111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파네라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줄 질인데 OEM을 비롯해 취미로 스트랩을 만드는 사람까지 교환이 가능한 사이즈의 스트랩이 폭넓게 존재 하며, 스트랩을 교환하는 방법도 매우 용이합니다. 시계 하나에 스트랩 수십 종을 모으게 만드는 특별한 작업을 하게 한 최초의 메이커가 아닐까 싶습니다. 10년이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이 정도로 급 성장을 이룬 메이커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플래그쉽 PAM 111과 파네라이의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증이 들게 만듭니다. 그들의 미래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 즐거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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