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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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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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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사는 이유야 개인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소유를 넘어 '갖고 노는 재미'가 남다른 시계가 있습니다. 인간을 정의함에 있어 유희적 인간-호모 루덴스(Homo Ludens) 란 말도 있지만 시계가 유희(遊戱)의 도구가 되는 순간 그 시계는 일종의 컬트가 됩니다. 그 중 대표적인 시계가 바로 오늘 리뷰를 통해 소개할 크로노스위스 타임마스터 입니다. 


강렬한 야광의 황홀함은 유아기적 호기심을 되살리고, 그날의 분위기에 맞는 스트랩으로 교체하는 작업은 시계에 나의 감성을 동기화하는 과정입니다. 막간의 한가함을 달래는 착샷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함께 모인 타인과 소통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이 속에서 두터운 팬덤이 형성되고 함께 교감한다는 점에서 파네라이와 닮았지만 드레스 워치와 스포츠 워치의 경계에서 어느 브랜드에서도 비슷한 디자인을 찾기 힘든 이질적인 외양은 타임마스터 만이 주는 매력으로 파네라이처럼 마초적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 구형 타임마스터의 디자인은 5년 이상 과거의 그것이 되었고 진부한 느낌이 드는 감도 없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새로운 디자인의 타임마스터가 나올 것이란 예측이 있었습니다. 사실 오늘 리뷰를 통해 소개할 신형 타임마스터는 이미 2012년 바젤월드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크로노스위스 수입업체가 변경 등과 맞물리면서 본격적인 출시는 올해가 되었습니다.


신형 타임마스터는 오토매틱 데이트 기능의 모델과 GMT 크로노 모델, 빅데이트 파워리저브 모델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가장 기본형인 오토매틱 데이트 모델 중 하나를 골랐습니다. 오토매틱 데이트 모델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스틸/DLC코팅 케이스, 루미너스/블랙 다이얼의 4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었고, 그 중 가장 기본형 모델이라 할 스틸케이스 루미너스 다이얼 모델(CH 2853 LU)을 살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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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구형과 신형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베젤과 다이얼 인덱스입니다. 기존의 코인 베젤은 폴리싱 베젤로 대체되었으며, 인덱스는 2, 6, 9 홀수 타입에서 2, 4, 6, 8, 10 짝수 타입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크라운이나 러그, 야광 다이얼 등 많은 부분에서 기존의 타임마스터를 잘 계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젤과 인덱스의 변경이 주는 강렬함이 너무 커 완전히 새로운 시계로 다시 태어난 듯 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크로노스위스의 홈페이지를 보면 컬렉션이 기존의 시계명에서 컨셉별로 정리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타임마스터는 스포츠(Sport) 라인에 포진해 있는데, 크로노스위스에서 구형 타임마스터 역시 스포츠 컨셉의 시계로 판매했었습니다. 하지만 구형 타임마스터가 스포츠 워치의 컨셉에 완벽히 어울린다고 보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올라운드 컨셉에 더 어울리는 시계였다고나 할까요. 크로노스위스에서는 올라운더(Allrounder) 라인에 퍼시픽 컬렉션을 포진시켜 놓고 타임마스터 컬렉션을 좀 더 스포츠 컨셉 쪽으로 민 듯 합니다. 신형 타임마스터는 이렇게 폴리싱 베젤과 그 위에 새겨진 아라비안 인덱스로 확실한 스포츠 시계의 전형성을 획득했습니다. 이것은 기존 타임마스터 팬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이겠지만 좀 더 대중 취향적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컬트가 메인스트림(주류)을 지향한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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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타임마스터 오토매틱 오토매틱 데이트 모델은 직경 40mm에 두께 12.5mm 케이스입니다. 소재는 스틸이며 DLC 코팅 모델도 있습니다. 기존의 타임마스터 수동 모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수동 모델의 출시를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만 수동 모델의 무브먼트 수급 문제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수동 모델을 만나 보기는 힘들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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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6시 방향의 케이스 측면에 각인되었던 인덱스는 신형 모델에서는 생략되었습니다. 아쉬운 부분이지만 크로노스위스는 좀 더 실리적인 방향을 선택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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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이 새틴 브러시드 가공 처리된 베젤은 고정형입니다. 그 위의 분 단위 인덱스는 야광 처리되었습니다. 타임마스터 컬렉션 중 GMT 모델을 보면 베젤 위에 24시간 인덱스가 각인되어 있는데 이렇듯 폴리싱 베젤은 시계의 기능에 맞는 다양한 인덱스의 베리에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이 폴리싱 베젤로 변경한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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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스위스의 아이코닉 디자인 중 하나인 양파 크라운은 좀 더 크게 바뀌었습니다. 크라운은 스크류 다운 방식이 아님에도 100m 방수 성능을 구현했습니다. 추후에 크라운을 스크류 방식으로 바꾸고 방수 성능을 200m 정도로 향상해 좀 더 스포츠 워치 컨셉에 맞도록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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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 케이스백을 통해 보이는 무브먼트는 크로노스위스의 Cal. C281 무브먼트입니다. 베이스 무브먼트는 셀리타의 SW 300 무브먼트로 ETA 2892 무브먼트를 카피한 무브먼트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기존의 ETA 범용 무브먼트 대신 셀리타를 선택한 것은 역시 앞에서 언급한 무브먼트의 수급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범용 무브먼트 및 NOS 무브먼트를 기반으로 했던 크로노스위스로서는 ETA에서 무브먼트 공급을 제한할 경우 별다른 대안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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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타 무브먼트는 ETA 무브먼트의 공급 제한이 발표된 후 자사 무브먼트를 갖고 있지 않는 중급 기계식 시계 제조사들로부터 수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났고 이제 어느 정도 안정성이 검증된 듯 보이며 IWC 같은 고급 시계를 생산하는 브랜드에서도 수용하고 있는 무브먼트라는 점에서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물론 크로노스위스나 IWC 같은 브랜드에서는 자체적으로 수정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들의 네임벨류를 믿어볼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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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master Automatic Movement Description – Caliber C281, automatic


• Automatic winding (자동)

• Jewels: 21석

• Balance: Glucydur, three-sided

• Balance-Spring: Nivarox I flat balance-spring

• Regulation: by eccentric

• Shock-Absorber: Incabloc

• 진동수: 4Hz, 28,800/시간당

• Power-Reserve: 42시간

• Workmanship: skeletonized and gilt rotor with Côte Genève polish, 

                       ball bearing, polished pallets, pallet wheel and screws, circular-grained 

                       bottom plate and bridges, bridges with Côte Genève




모델명에서도 표기되어 있듯 수퍼 루미노바 C3 야광 도료가 칠해진 다이얼은 약간의 빛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야광 도료 특유의 연녹색 다이얼은 타임마스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데 다이얼 전체에서 발산하는 야광은 주위의 사물을 비춰 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여기에 블랙 색상의 핸즈와 인덱스가 주는 콘트라스트는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어느 시계보다 확실한 시인성을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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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수 형태로 변경된 시 인덱스는 구형 타임마스터(3, 9, 12)의 인덱스보다 2개 더 늘어나다 보니 여백의 미가 줄어들었습니다. 구형 타임마스터의 다이얼 밸런스가 너무 완벽했기 때문에 비교가 되면서 더 부각되는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신형의 낯설음이 사라지고 난 후에는 처음에 느꼈던 어색함은 많이 감소됩니다. 분명한 것은 짝수 형태의 인덱스로 변화하면서 스포츠 시계로의 강인한 인상으로 변화했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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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수 형태로의 변화는 타임마스터의 크로노그래프 모델이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장착된 모델을 보면 약간의 이유를 짐작케 합니다. 크로노그래프의 서브다이얼이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같은 추가 기능들은 주로 3, 6, 9, 12시 방향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위치했던 시 인덱스가 생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짝수 형태의 인덱스를 채택할 경우 시 인덱스의 생존율을 좀 더 높일 수 있다는 실용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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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채용한 스트랩은 블랙 색상의 소가죽 스트랩입니다. 방수 처리가 되어 있어 요즘처럼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 사용하기에도 적합한 스트랩입니다. 20/18mm 사이즈로 호환성이 뛰어난 구조이며 다양한 컬러의 악어 가죽밴드 외에 스포츠 탄성 밴드 추가 주문 변경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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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은 크로노스위스 로고를 각인한 탱버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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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mm 사이즈와 부드러운 소가죽 스트랩이  주는 착용감은 좋습니다. 크로노스위스의 양파 크라운은 크기가 매우 큼에도 착용감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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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이 훌륭하면 그 뒤를 잇는 후속작은 사람들로부터 많은 원성을 듣게 되나 봅니다. 영화도 그렇고 소설도 그렇고 자동차도 그렇고 시계도 그렇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그만큼 열혈 팬들의 사랑이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신형 타임마스터 역시 이런 부담감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크로노스위스 타임마스터 컬렉션은 현재진행형 모델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타임마스터의 출현은 필연적입니다. 다만 기존의 아이코닉 디자인을 버리면서까지 그 진행 방향이 합리성과 실용성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형 타임마스터는 크로노스위스 다운 행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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