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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ek Philippe ::

칼라트라바 Ref.5123 R

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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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습니다. 1 1일은 지방에 있었던 터라 다음날 로그인을 해보니 포인트가 저스트 10000점이 뙇~. 그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저는 이만. 타임포럼 만들기 시작해서 중간에 공백도 있었지만 6년 넘게 있으면서 만 점 밖에 안 되는 게 부끄럽습니다만,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첫 리뷰를 시작합니다. 포인트가 100XX이기 때문에 진짜 레벨 1에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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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제 사랑(이었던) Ref.3796


작년 까르네가 들어왔을 때 촬영을 했었고 조금 숙성해 두었던 깔라트라바 Ref. 5123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작년 바젤월드에서 처음 보고 반했던 모델로 케이스 지름이 커지면서 밸런스가 깨진 듯 해 흥미를 잃었던 칼라트라바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정확하게는 Ref.5196에 접어들면서 맘에 안 들었던 건데요. Ref.5123 5로 시작하는 넘버임에도 제 맘을 사로잡았던 이유는 무엇보다 다이얼 밸런스가 좋아서였습니다. 사실 다른 Ref.5XXX처럼 케이스 지름이 38mm로 큰 편으로 6시 방향의 인덱스가 온전하게 달려있습니다. Ref.96 스타일이면서 30mm 초반의 Ref.3XXX는 스몰 세컨드가 위치하는 6시 방향에는 바 인덱스를 두기 어렵기 때문에 생략이 되어 있는데 저는 이것이 더 좋았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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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Ref.5123 6시 방향에 인덱스가 있습니다...만 스몰 세컨드의 주위에 초 인덱스가 없습니다. 초침의 중심을 관통하는 십자가 대신하고 있고 바 인덱스는 Ref.5196보다 좀 길어 다이얼을 채워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Ref. 5123을 정면에서 봤을 때 베젤의 경사가 상대적으로 급한 편이며 러그가 확연하게 짧습니다. 이들에 의한 종합적인 착시효과 때문에 첫눈에 Ref.5123에게 반했던 것 같습니다. Ref.5123에 관한 설명을 보면 50년대 칼라트라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서 완전히 동일한 모델을 찾아보았지만 실패했고, 빈티지에서 유사한 모델을 몇몇 발견했습니다. Ref.5123 스몰 세컨드의 십자와 같은 디테일은 과거의 것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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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겁니다. 그랜다이저 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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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뷰에서는 착용샷이 먼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착샷은 Picus_K님


문제는 제가 Ref.5123을 바젤월드의 디스플레이서만 보고 전체를 보지 못한 성급함이 있었다는 건데요. 케이스 백과 러그와 러그 사이의 간격이 눈에 익게 되면서 생각이 변했습니다. (호감도 30% 급하락) 완전한 이상형은 아니구나라고요. 케이스 백의 이미지를 한번 보시죠. 다른 칼라트라바는 물론 다른 시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라인은 아닙니다.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듯 합니다. 사진 촬영을 하신 Picus_K님은 만화 그랜다이저의 모선 같다고 하셨는데 저도 상당히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케이스 백을 완전한 정면 각도에서 보면 작은 칼라트라바에 쟁반(?)을 앞에 덧댄 것 같은 실루엣으로 보이기도 하는 등 러그와 케이스 라인이 기묘해 자극적인 이 디자인은 앞서 말한 것처럼 의견이 나뉠 듯 한데, 이 부분에 한해서는 나름 괜찮다 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여기에는 매끄럽게 빠진 케이스와 가공이 한몫 합니다. 시각에서 얻은 만족감을 촉각이 증폭시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러그 사이의 간격은 케이스 지름에 비하면 매우 좁습니다. 스트랩을 펼쳐서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는데 이것이 밸런스를 흔드는 주범(?)입니다. 여성용 스트랩을 달아 놓은 게 아닌가 싶은 만큼 왜소한 스트랩인데요. 적어도 2mm만 더 넓었으면 밸런스에서는 문제가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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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느낌을 보았으니 디테일을 한번 볼까 하는데요. 'Silvery Opaline'이라고 하는 밝은 실버톤 다이얼로 고급스럽습니다. 다이얼의 완성도는 몰라도 컬러나 톤에 대해서는 썩 제 취향은 아닙니다. 파텍의 하얀색 다이얼은 뽀얗다기 보다 그냥 멋없게 하얗고 실버는 조금 칙칙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Ref.5123의 다이얼은 균형을 잘 잡은 컬러라 마음에 듭니다. 바 인덱스의 바깥쪽 주위를 도는 도트 인덱스는 좀 더 다이얼 속으로 들어가 다이얼과 아슬아슬하게 같은 높이였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크라운은 케이스 지름에 비하면 적당한 크기로 보이지만 와인딩 시에는 좀 더 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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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재된 칼리버 215 PS는 이제 곧 환갑(비유적 표현으로 헷갈리시길까봐 보충을 하면 1974년 등장했고 정확하게 말하면 환갑이 아니라 불혹입니다. 제가 죽기전에 파텍의 새로운 주력 수동 무브먼트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을 맞이하는 수동 무브먼트입니다. 다른 메이커도 아니고 파텍 필립의 주력 수동 무브먼트로 오랜 기간을 활약한 만큼 제가 감히 평가하기가 그런데요. 크라운을 감아보면 예상보다 부드럽지 않습니다. 실키한 와인딩 감각을 예상했다면 보기 좋게 빗나갑니다. 따르륵따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태엽이 감기는데 크라운을 돌리는 손 끝에 다소 무거움이 전해집니다. 타임 온리 인만큼 크라운 포지션은 0 1이며 크라운을 0에서 1로 한 칸 당기고 시간을 조정해 보면 살짝 빡빡하다는 느낌이 들고 바늘의 움직임도 무겁습니다. 혹시 Ref.5123만 그러는 게 아닌가 싶어 Ref.5196도 함께 조작해 봤는데 비슷합니다. 지름 대비 대형의 밸런스와 28,800vph로 진동하는 점을 고려해야겠지만 크라운이 더 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의 단단한 조작감을 느꼈습니다.

 

무브먼트를 보면 밸런스 콕에는 자이로맥스 웨이트를 어느 쪽으로 돌리면 빨라지고 느려지는지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매우 기능적인 장식인데요. 레귤레이터를 올린 밸런스 콕에도 이와 같이 빠름, 느림이 각인 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요소입니다. 거너편 6시 방향 브릿지에는 파텍 필립 실이 각인되어 있는데요. 저는 아직도 이것이 좀 생소합니다. 무브먼트 피니싱 측면에서는 제네바 실과 파텍 필립 실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파텍 필립의 아시아 담당이 직접 말해주었는데 제네바 실이 익숙해서인지 더 예쁘게 보입니다. 제네바 실에 비해 크기가 커지고 위치도 좀 더 눈에 띄는 자리에 각인 파텍 필립 실은 자신감에서가 아닌가도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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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같은 형태의 버클은 버클만 봐도 파텍의 시계로구나 할 만큼 고유합니다. 문제는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스트랩인데요. (까르네라 스트랩의 퀄리티는 생략하겠습니다. 제품판을 따로 찍거나 했어야 했는데 그러하질 못했습니다) 스트랩의 폭은 제 눈을 괴롭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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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리뷰부터 부정적인 뉘앙스가 많은 게 맘에 걸리지만, 사실 Ref.5123은 정상적인(?) 시계는 아닙니다. 살짝 삐뚤어진 일탈이 매력인 것으로 리뷰에서 맘에 들지 않다고 하는 여러 부분은 역설적으로 Ref.5123의 매력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찾는다면 다른 칼라트라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살짝 특이한 시계가 Ref.5123이 아닌가 싶습니다


촬영 및 착용샷은 Picus-K님이 진행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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