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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rice Lacroix ::

루 까레 세컨드

Picus_K

조회 16289·댓글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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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에 초침이 있어야 하는지 묻는다면 나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하겠습니다. 하루를 초 단위로 쪼개가며 살 정도로 바쁜 건 아니지만 초침이 없는 시계를 보면 뭔가 '생동감'의 결여를 느끼게 됩니다. 차가운 금속 덩어리인 시계가 마치 살아 있는 듯 움직이는 매혹과 감흥은 시침과 분침이 전달하기엔 2% 부족함을 느낍니다. 그렇다고 매번 시계를 풀어 씨스루백을 통해 보이는 밸런스를 확인하는 것도 우스운 일입니다. 역시 시계는 초침이 있어야 제 맛입니다. ^^

 

그렇기 때문에 시침이 꼭 바늘 모양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다이얼 위로 초 단위로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으면 됩니다. 그런 시계라면 타임포럼 리뷰에 나왔던 시계 중 해리 윈스턴 프로젝트 Z6 이나 보베 크로노그래프 캄비아노 같은 시계들이 있습니다. 바늘 대신에 원형의 디스크를 변형한 형태입니다.

 

하지만 오늘 리뷰를 통해 선보일 '모리스 라크로와 루 까레 세컨드' 처럼 사각형 모양의 휠(스퀘어 휠)을 한 초침은 보기 힘듭니다. 게다가 이 스퀘어 휠은 클로버 문양의 또 다른 휠과 맞물려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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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e Carrée는 사각형의 바퀴를 뜻하는 불어입니다. 모리스 라크로와에서 스퀘어 휠을 처음 선보인 것은 2010년 바젤월드를 통해 선보인 '레귤레이터 루 까레' 모델을 통해서였습니다.  이때의 사각 휠은 시침을 가리키는 것으로 6시 방향에 일반적인 형태의 영구 초침을 가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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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L 2010에서 첫선을 보인 Reagulateur Roue Carree >

 

 

두개의 이질적인 모양을 한 휠이 맞물려 돌아가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워치메이커이자 엔지니어인 미셸 베르모(Michel Vermot)와 르 로클 지역의 오뜨 에꼴 아끄(Haute Ecole Arc)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개발된 스퀘어 휠 매커니즘은 수년의 연구, 개발을 거쳐 완벽하게 완성되었습니다. 원 형태가 아닌 서로 다른 모양의 기어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은 이들에게 가장 큰 도전이었고 계속에서 멈추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돌아가도록 만들기 위해 기어의 톱니의 모양을 어떻게 디자인 할 것인가와 이렇게 디자인 된 기어를 현실로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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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탄생한 것이 하나의 톱니가 바로 다음 톱니와 모양이 달라 마치 늑대 이빨같은 모양을 한 휠 입니다. 이것을 제작하기 위해 LiGA technology가 사용되었습니다. LiGA technology는 일종의 사출 성형 기법인데 기존의 컴퓨터를 이용한 정밀 기계로 기어를 깎아 만들던 CNC 가공 같은 기술로는 제작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레귤레이터 루 까레 모델은 스퀘어 휠이 시침에 적용되어 움직임을 감상하기엔 너무 천천히 회전한다는 단점이 있었고, 그 다음해인 2011년에 스퀘어휠을 초침에 적용한 루 까레 세컨드 모델이 양산형으로 선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올 해 화려한 골드 케이스의 리미티드 에디션을 추가로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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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 그레이, 실버 다이얼의 루 까레 모델과 골드 케이스의 리미티드 에디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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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까레 세컨드의 전체적인 느낌은 최근의 모리스 라크로와 컬렉션의 경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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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라크로와의 최상위 모델인 마스터피스 라인에 속하는 루 까레 세컨드는 현대와 고전의 교묘한 조합이 돋보이는 디자인에 만족스런 피니슁 상태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새틴 브러쉬 처리된 케이스에 케이스보다 살짝 큰 베젤과 케이스백은 우아하면서 남성미를 잃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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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 보여지는 모습에서 부드러운 곡선미가 돋보이는 케이스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케이스 직경이 43mm, 두께가 14mm 정도 되니 드레스 워치로는 제법 큰 시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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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그의 구조는 부드럽게 살짝 아래로 휘어져 손목에 자연스럽게 감길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모리스 라크로와의 로고가 새겨진 크라운은 측면의 나선형 기어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모리스 라크로와의 시계임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크라운의 위치가 시계의 정 중앙에 위치함에도 아래쪽으로 살짝 돌출된 구조는 용두의 작동이 더 쉽도록 해 줍니다. 크라운의 작동은 태엽을 손으로 감아야 하는 수동 시계에서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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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싱된 심플한 베젤은 양면 무반사 코팅 처리된 돔 형태의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라스와 잘 매치되어 있는 모습인데 이 때문에 블랙 다이얼의 사진에 푸른 색감이 돌아 사진촬영에 애를 먹었습니다. 아래 사진들에도 다이얼이 푸른 듯 보이는 것이 많은데 분명 블랙 다이얼 모델이니 보는 분들이 좀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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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아래쪽으로는 시원스런 씨스루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방수는 50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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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재된 무브먼트는 모리스 라크로와의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ML 156 입니다. 수동 무브먼트이며 보는 것처럼 ETA(유니타스) 6498 무브먼트의 기어 트래인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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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라크로와는 유달리 ETA(유니타스) 6497/8 무브먼트를 수정하거나 이에 기반한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많이 선보이고 있는데 기본 스펙 역시 비슷합니다. 18,000 vph (2.5 Hz)의 진동수는 동일하고, 보석은 34석으로 좀 더 추가되었습니다. 파워리저브 45시간 입니다. 여기에 3시 방향에 파워리저브 표시 기능이 추가되었고 스크류 밸런스로 장식한 밸런스휠에 스완넥 레귤레이터 등은 시계를 더 품격있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모리스 라크로와의 신형 인하우스 무브먼트는 3/4플래이트를 적용하고 있는데 모던한 느낌을 주지만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밸런스휠을 제외하고는 다른 기어들의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씨스루백의 존재 이유를 반감시킨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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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플래이트 위로는 'Grand Colimaçon' 이란 나선형 무늬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꼴리마송(Colimaçon)’은 프랑스어로 달팽이, 레코드의 곡과 곡 사이에 파인 홈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일반적인 제네바 스트라이프로 처리된 것이 아니어서 참신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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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시계 다이얼은 대부분 전작의 디자인을 유지 또는 약간 변형하거나 먼 과거의 시계를 복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리스 라크로와는 이렇다 할 역사가 없기 때문에 자신들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만들어내야만 했고 이제 완성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심플한 다이얼에 슬림한 폰트와 인덱스를 통해 모리스 라크로와만의 독창적이면서 모던한 다이얼 패턴을 만들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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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에는 무브먼트와 마찬가지로 나선형의 Grand Colimaçon 무늬를 넣었고 2중 다이얼은 통해 만들어진 음각의 인덱스는 외부의 빛을 받아 만들어진 그림자로 그 형태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모리스 라크로와만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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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역시 스퀘어 휠과 클로버 잎 모양의 휠이 맞물려 돌아가는 스몰 세컨드에 있습니다. 일정한 속도로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두 훨을 보고 있으면 마치 최면을 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퀘어은 휠을 자세히 보면 야광 삼각형 인디케이터가 정확히 그 아래 있는 초 인덱스를 가리키며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설명보다 동영상으로 두 휠이 맞물려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시와 분의 핸즈는 모리스 라크로와의 마스터피스 라인에 적용된 알파 핸즈 스타일입니다. 마스터피스 라인의 고전적이며 우아한 전통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역시 야광으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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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엘리게이터 가죽 스트랩은 21/18mm 사이즈로 최근 드레스 워치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사이즈입니다. 무난한 품질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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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에 푸쉬 버튼이 있는 단방향 디플로이언트 버클은 그 위로 모리스 라크로와의 로고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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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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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피스 루 까레 세컨드는 생각해 보면 매우 간단한 매커니즘을 갖고 있습니다. 6시 방향의 스몰세컨드에 바늘 대신 스퀘어 휠을 달고 이에 맞물려 돌아가는 클로버 잎 휠이 있는 구조입니다. 무브먼트로 보면 그냥 심플 워치의 그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루 까레 같은 시계가 최근에야 선보였다는 것은 그동안 워치메이커들이 다이얼 위에 구현되는 시계의 움직임과 그것이 주는 즐거움을 너무 복잡한 매커니즘으로만 구현하려 했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이를 실제화 시키는 것은 역시 모리스 라크로와가 신생 브랜드이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의 결과일 것입니다. 기술과 디자인이 융화되어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주는 시계라는 점에서, 시계의 디스플레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디자인의 한계를 또 한번 넘어 섰다는 점에서 루 까레 세컨드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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